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2. 2. 선고 2020가합560270 판결

주문

1.

피고 주식회사 C은 원고에게 피고 주식회사 C 발행의 액면가 500원짜리 보통주 181,996주를 표창하는 주권을 인도하라.

2.

원고의 피고 B 주식회사, 피고 D 주식회사에 대한 각 청구 및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피고 D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C 사이에 생긴 부분의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주식회사 C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원고에게, 피고 B 주식회사는 182,396,135원, 피고 주식회사 C은 91,553,225원, 피고 D 주식회사는 240,470,616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피고 B 주식회사 발행의 액면가 500원짜리 보통주 225,033주를 표창하는 주권을 인도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1)

원고는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와 F 사이의 혼외자로, 검사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 2015드단323314호로 인지청구를 하여 2016. 4. 6. 원고를 망인의 친생자로 인지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2)

피고들은 망인이 대표이사, 사내이사 또는 비등기임원으로 재임하면서 그 주식을 보유하였던 법인들이다.

3)

망인은 2015. 5. 24. 사망하였고, 그 상속인으로 배우자 G, 자녀 H, I, J 및 원고가 있다.

나.

퇴직금 포기각서 및 주식증여계약

1)

망인 명의로 2015. 5. 20.자로 다음과 같은 퇴직금 포기각서 3건(을 제10 내지 12호증, 이하 ‘이 사건 각 포기각서’라 한다)이 작성되어, 같은 날 공증인가 법무법인 K의 확정일자를 받았다.

2)

망인과 피고 B 사이에 2015. 5. 20.자로 다음과 같은 주식증여계약서(을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제1 주식증여계약’이라 하고, 증여 대상 주식을 ‘이 사건 제1 주식’이라 한다)가 작성되어, 같은 날 공증인가 법무법인 K의 확정일자를 받았다.

3)

망인과 피고 C 사이에 2015. 5. 21.자로 다음과 같은 주식증여계약서(을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제2 주식증여계약’이라 하고, 증여 대상 주식을 ‘이 사건 제2 주식’이라 한다)가 작성되어, 같은 날 공증인가 법무법인 K의 확정일자를 받았다.

다.

관련 사건의 경과

1)

원고는 서울가정법원 2017드합35618호로 G, H, I, J을 상대로 망인의 상속재산에 관한 상속분상당가액지급 및 상속재산분할 청구를 하였고, G, H은 같은 법원 2018드합275호로 원고, I, J을 상대로 기여분결정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이하 ‘관련 사건’이라 한다).

2)

관련 사건에서 서울가정법원은 2020. 1. 16. ‘G는 3/11 지분, H, I, J 및 원고는 각 2/11 지분의 각 비율로 망인을 상속한 한편, G, H의 기여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G, I, J에 대하여 원고에게 상속분상당가액 및 상속재산분할청구의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의 구체적 상속분에 해당하는 합계 6,031,409,563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가정법원 2017드합35618(본소), 2018드합275(반소)호]. 위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20르20739(본소), 20746(반소)호로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

3)

한편, 원고는 위 관련 사건에서 망인의 피고 B에 대한 퇴직금채권 1,003,178,740원, 피고 C에 대한 퇴직금채권 503,542,739원, 피고 D에 대한 퇴직금채권 1,322,588,386원(이하 ‘이 사건 각 퇴직금채권’이라 한다) 및 이 사건 제1, 2 주식이 각 망인의 상속재산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서울가정법원은 ‘상속재산분할청구의 선결문제로서 제3자에 대한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이 사건 각 퇴직금채권 및 제1, 2주식이 상속재산임이 확정된 후에야 비로소 상속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에 포함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20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을 제1, 2, 10 내지 12호증의 각 현존,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2 주식증여계약서는 그 작성일자에 망인이 의사무능력 상태였거나 건강상태가 매우 악화되어 있었던 점, 그 작성 경위가 지나치게 이례적인 점 등에 비추어볼 때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증거로 삼을 수 없고, 달리 망인의 퇴직금 포기행위 또는 주식 증여행위가 존재한다고 볼 증거가 없으며, 설령 망인의 퇴직금 포기행위 또는 주식 증여행위가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망인의 의사무능력 상태에서 이루어진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2)

퇴직금채권의 법적 성격 및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이 퇴직금청구권의 사전 포기를 금지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볼 때, 망인이 2015. 5. 24. 사망함으로써 퇴직사유가 발생하여 퇴직금채권이 구체적․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전에 이 사건 각 퇴직금채권을 사전 포기한 것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3)

따라서 이 사건 각 퇴직금채권과 제1, 2 주식은 망인의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망인의 사망과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 귀속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퇴직금 중 원고의 법정상속분인 2/11 지분에 따른 돈<1>을 각 지급하고, 피고 B, C은 이 사건 제1, 2 주식 중 원고의 법정상속분인 2/11 지분을 표창하는 주권<2>을 각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2 주식증여계약서는 망인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된 것이고, 망인이 이 사건 각 퇴직금포기 및 제1, 2 주식 증여 당시 의사무능력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

2)

망인의 피고들에 대한 퇴직금채권은 2014. 12. 1.자 각 연봉제 전환에 따라 이미 발생한 상태였고, 망인은 당시 퇴직금 포기각서를 작성하여 2014. 11. 30.까지 발생한 퇴직금을 포기한 바 있으며, 이 사건 각 포기각서는 그 후인 2014. 12. 1.부터 2015. 5.경까지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퇴직금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로 작성한 것으로서 그 유효성이 인정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2 주식증여계약서의 진정성립 여부

1)

진정성립의 추정

가)

사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58조에 의하여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추정은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사람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지거나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반하여 혹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가 위조된 것임을 주장하는 자는 적극적으로 위 인영이 명의인의 의사에 반하여 날인된 것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고, 이 항변사실을 증명하는 증거의 증명력은 개연성만으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다275977, 275984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2 주식계약서에 날인된 인영이 망인의 인장에 의한 것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그 날인행위가 피고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추정되고, 이에 따라 위 각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다만, 원고는 당시 망인이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주된 논거로 하여 위 날인행위가 망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먼저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2 주식계약서 작성 당시 망인이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 다음, 이를 기초로 하여 위 각 문서에 망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인영이 날인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살핀다.

2)

망인의 의사무능력 여부

가)

관련 법리

의사능력이란 자신의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내지는 지능을 말하는바, 특히 어떤 법률행위가 그 일상적인 의미만을 이해하여서는 알기 어려운 특별한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가 부여되어 있는 경우 의사능력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행위의 일상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을 요한다고 보아야 하고, 의사능력의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다29358 판결 등 참조). 의사무능력을 이유로 법률행위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은 그에 대하여 증명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09다53093, 2009다53109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L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M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①

망인은 N병원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고 암 전이 등으로 증세가 악화되어 2015. 4. 30.경 L병원(이하 ‘L병원’이라 한다)에서 항암치료제(신약)의 임상실험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2015. 5. 11. 위 항암치료제 투여를 위하여 L병원에 입원하였다.

②

망인의 의무기록에는 망인이 L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던 중 2015. 5. 19.부터 복수(ascites)가 차고, 통증 제어(pain control)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전신기능(general condition)이 회복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위 항암치료제 투여를 중단하고 진통제를 투입하기 시작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③

망인의 의무기록에는 망인에게 2015. 5. 20. 통증 완화를 위하여 모르핀(morphine)을 투여하였는데, 같은 날 밤 위 모르핀 투여의 부작용으로 호흡 억제(respiratory failure)가 나타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④

망인은 2015. 5. 21. 혈압유지, 호흡보조, 집중감시를 위하여 L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는데, 이때 중환자실 입실 동의서에는 망인의 아들인 H이, 기본심폐소생술 및 연명치료 거부동의서(이하 ‘연명치료 거부동의서’라 한다)에는 망인의 사위인 O이 각 대리인으로서 서명․날인하였다.

⑤

망인은 중환자실로 옮긴 후로도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회복되지 않아 사흘 뒤인 2015. 5. 24. 사망하였다.

⑥

망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M병원 전문의는 ‘망인의 의무기록자료상 2015. 5. 19.부터 2015. 5. 21.까지 망인의 정신상태나 인지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기록이나 단서가 거의 없으므로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실제로 진찰하여 본 주치의 소견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모르핀이 투여되더라도 환자마다 투여 효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모르핀 투여 후 정상적인 일상 활동이 가능한지 여부나 가족 면회가 가능한지 여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다만, 모르핀 부작용으로 인한 호흡 억제가 나타난 단계에서는 정상적인 일상 활동이 불가능하고, 연명치료 거부동의서는 본인이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며 대리인이 작성하였다는 것은 환자의 신체․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동의서를 작성할 수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⑦

망인을 실제 진찰한 L병원은 ‘2015. 5. 20. 및 2015. 5. 21. 당시 망인의 의식상태에 관하여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회신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1)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보면, 망인은 모르핀 투여의 부작용으로 호흡 억제가 나타나기 시작한 2015. 5. 20. 밤부터 연명치료 거부동의서를 직접 작성할 수 없었던 2015. 5. 21.까지 타인과 정상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어려운 신체적․정신적 장애 상태에 놓여있었는바, 망인은 2015. 5. 20.부터 2015. 5. 21.까지 퇴직금채권을 포기하거나 주식을 증여하는 행위의 법률적 의미나 효과를 이해하기 어려운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그러나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통증 완화를 위한 모르핀 투여 후 정상적인 일상 활동과 사리분별이 가능한지 여부나 진행 경과는 환자마다 차이가 큰 점, 망인이 2015. 5. 19. 항암치료제 투여를 중단할 당시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상당한 통증을 호소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후 모르핀 투여가 시작되고 모르핀 투여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일시적으로 통증이 경감됨에 따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갖추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망인의 의무기록상으로도 모르핀 부작용으로 인한 호흡 억제가 나타난 것으로 기록된 2015. 5. 20. 밤 이전까지는 모르핀 투여로 인하여 망인의 인지력이 떨어졌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드러나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2015. 5. 20. 밤 이전에도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망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날인이 이루어졌는지 여부

가)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주식증여계약서의 경우

(1)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주식증여계약서가 2015. 5. 20. 작성되어 같은 날 공증인가 법무법인 K의 확정일자까지 받은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각 문서가 망인이 의사무능력 상태에 빠진 2015. 5. 20. 밤 이후에 작성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주식증여계약서 작성 당시 망인이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다는 이유에서 위 각 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는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주식증여계약서 작성 당시 망인에게 의사능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건강상태가 매우 악화되어 있었으므로 진정성립의 추정이 깨어진다고도 주장하나, 망인이 2015. 5. 20. 밤 이전까지 가족들을 면회할 수 없거나 사리분별이나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수준의 건강상태에 놓여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이와 같은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한편,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즉 망인이 2015. 5. 6.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할 당시 이 사건 각 퇴직금 및 제1 주식에 관한 법률관계까지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거나, 피고 B이 이 사건 제1 주식 증여에 관한 세무처리를 마치지 않았다거나, 망인이 피고들에서 실제로 퇴직한 시점이 이 사건 포기각서가 작성된 2015. 5. 20.인지 망인이 사망한 2015. 5. 24.인지 불분명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주식증여계약서에 망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인영이 날인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이 사건 제2 주식증여계약서의 경우

이 사건 제2 주식증여계약서가 작성된 2015. 5. 20. 당시 망인이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음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이 사건 제2 증여계약서는 망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작성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제2 주식증여계약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반면,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주식증여계약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의 각 퇴직금 지급청구 및 제1 주식 인도청구에 관한 판단

1)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이 되는 법률행위의 존재를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다3083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각 포기각서 및 제1 주식증여계약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고, 망인이 각 법률행위 당시 의사능력이 결여되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망인이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퇴직금을 유효하게 포기하고 피고 B에게 이 사건 제1 주식을 증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나아가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망인이 피고들의 이사 등 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은바, 피고들의 규정에 따라 발생하는 망인의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므로, 망인이 위 퇴직금채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이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퇴직급여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을 제13 내지 제15호증의 각 기재와 같이 피고들이 임원에 대한 퇴직금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 이상, 망인의 퇴직 시점이나 그에 따른 구체적인 퇴직급여액이 미리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위 퇴직금 규정에 따라 장래에 발생할 퇴직금채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없다[이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퇴직금채권의 포기행위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이상, 망인이 2014. 12.경 이미 각 퇴직금채권을 포기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3)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퇴직금 지급청구 및 피고 B에 대한 제1 주식 인도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원고의 제2 주식 인도청구에 관한 판단

1)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제2 주식계약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을 제4,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제2 주식을 피고 C에게 증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설령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망인이 2015. 5. 21. 피고 C에게 이 사건 제2 주식을 증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의사능력 흠결로 인하여 무효이다.

2)

따라서 이 사건 제2 주식은 망인의 상속재산에 해당하므로, 피고 C은 원고에게 이 사건 제2 주식 중 원고의 법정상속분 2/11에 해당하는 181,996주(= 1,000,980주 × 2/11)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B, D에 대한 각 청구 및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성관(재판장) 김용석 김승현

각주1) 피고 B은 182,396,135원(= 1,003,178,740원 × 2/11), 피고 C은 91,553,225원(= 503,542,739원 × 2/11), 피고 D은 240,470,616원(= 1,322,588,386원 × 2/11).

각주2) 피고 B은 이 사건 제1 주식 중 225,033주(= 1,237,680주 × 2/11), 피고 C은 이 사건 제2 주식 중 181,996주(= 1,000,980주 × 2/1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