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서울특별시중구시설관리공단(이하 ‘피고 중구공단’이라고 한다), 피고 서울특별시강동구도시관리공단(이하 ‘피고 강동구공단’이라고 한다), 피고 서울특별시노원구서비스공단(이하 ‘피고 노원구공단’이라고 한다), 피고 서울특별시마포구시설관리공단(이하 ‘피고 마포구공단’이라고 하고, 위 피고들을 통틀어 지칭할 때에는 ‘피고 공단들’이라고 한다)은 지방공기업법과 서울특별시 중구, 강동구, 노원구, 마포구의 각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설립되어 각 구청장이 지정하는 시설 및 사업을 관리,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별지1 원고들 목록 순번 1 내지 58 기재 원고들은 피고 중구공단에, 같은 목록 순번 59 내지 64 기재 원고들은 피고 강동구공단에, 같은 목록 순번 65 내지 179 기재 원고들은 피고 노원구공단에, 같은 목록 순번 180 내지 218 기재 원고들은 피고 마포구공단에 각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하였다가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거나 처음부터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무기계약직 근로자이거나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되어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는데, 원고들이 피고 공단들 소속으로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를 취득한 시점 및 상실한 시점은 별지3 원고들 지위표의 각 날짜 기재와 같다.
피고 대한민국은 2017. 7. 20.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이하 ‘이 사건 추진계획’이라고 한다)을 수립하였고, 위 추진계획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처우개선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 중구공단은 근로자를 일반직, 공무직, 전문지도직, 전문임기직으로, 공무직 근로자를 다시 사무지원직과 고객지원직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별지1 원고들 목록 순번 1 내지 58 기재 원고들은 공무직 또는 전문지도직 근로자로서, 피고 중구공단의 관리규정에 따른 그들의 직무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 강동구공단은 근로자를 일반직, 전문직, 상용직, 기간제로 구분하고 있는데, 별지1 원고들 목록 순번 59 내지 64 기재 원고들은 상용직 근로자로서, 피고 강동구공단의 관리규정에 따른 직무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 노원구공단은 근로자를 일반직, 무기계약직, 기간제로 구분하고 있는데, 별지1 원고들 목록 순번 65 내지 179 기재 원고들은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서, 피고 노원구공단의 관리규정에 따른 그들의 직무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 마포구공단은 근로자를 일반직, 공무직, 현업직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별지1 원고들 목록 순번 180 내지 218 기재 원고들은 공무직 근로자로서, 피고 마포구공단의 관리규정에 따른 그들의 직무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 공단들은 일반직 근로자와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보수규정, 복리후생규정 등을 이원화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중구공단, 강동구공단, 마포구공단은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맞춤형 복지포인트를, 피고 노원구공단은 맞춤형 복지포인트, 명절휴가비를 일반직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거나 원고들에게 일반직 근로자보다 적게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 5, 7 내지 15, 25 내지 28호증, 을가 1 내지 3, 5, 6, 9호증, 을나 3 내지 6호증, 을마 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 공단들에 대하여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맞춤형 복지포인트, 명절휴가비(이하 ‘이 사건 수당’이라고 한다)는 업무의 양과 질, 직급에 관계없이 일률적·보편적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적, 실비변상적 급여로, 근로를 제공하는 재직자라면 누구나 지급대상이 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수당에 차별적 처우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직 근로자와 무기계약직 근로자가 언제나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 공단들의 주요한 사업부서에 편재되어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일반직 근로자와 원고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 공단들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들이 무기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수당을 차등 지급하는 차별적 처우를 하여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였고, 설령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근로계약상의 근로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해서는 아니 되므로, 피고 공단들은 원고들에게 피고 공단들의 차별적 처우가 없었더라면 원고들이 2017. 10.부터 2021. 12.까지 지급받았을 이 사건 수당인 별지2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 공단들의 이러한 차별적 처우는 헌법상 평등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의하여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를 무효로 규정한 민법 제103조를 위반하거나 근로자의 참다운 인격발전을 도모할 사용자의 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 공단들은 원고들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금으로 별지2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추진계획 및 지방공기업법에 근거하여 제정된 지방공기업 인사운영 기준에 따라 피고 공단들이 자행하고 있는 차별적 처우를 관리·감독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럼에도 피고 대한민국은 이러한 관리·감독의무를 소홀히 하여 원고들이 피고 공단들로부터 이 사건 수당에 관한 차별적 처우를 받도록 방치하였으므로, 피고 공단들과 공동하여 국가배상책임으로 별지2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피고 공단들의 주장
피고 공단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닌 일반직 근로자와 원고들에게 보수규정, 복리후생규정 등을 이원화하여 이 사건 수당을 차등 지급하였을 뿐이고,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사회적 신분이 아니며, 원고들과 일반직 근로자는 동일한 가치가 있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를 하지 않았다.
피고 공단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먼저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수당이 복리후생적, 실비변상적 급여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수당과 관련하여서는 일반직 근로자와 무기계약직 근로자가 피고 공단들의 재직자이기만 하면 언제나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살펴본다.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근거를 둔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등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상대적 평 등을 뜻하므로, 이 사건 수당이 복리후생적, 실비변상적 급여라는 성질만을 강조하여 피고 공단들의 재직자이기만 하면 직종이나 업무내용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이 사건 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체의 차등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전제로 한 주장이나 마찬가지다.
나아가 일반직 근로자 사이에서도 본질적으로 동일하지 않은 집단 간에는 얼마든지 차등적 근로조건이 설정될 수 있으므로, 피고 공단들이 현실적으로 일반직 근로자에게는 구체적인 직종이나 업무내용이 다르더라도 이 사건 수당을 동일하게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곧바로 피고 공단들에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도 이 사건 수당을 동일하게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음으로 원고들이 피고 공단들의 주요한 사업부서에 편재되어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수당과 관련하여 일반직 근로자와 원고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살펴본다.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문제되는 차등적 근로조건의 성질뿐만 아니라,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앞서 본 피고 공단들의 관리규정에 의하면, 일반직 근로자와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업무내용이 분리되어 있고, 업무권한이나 책임 및 임용경로에 차이가 있으며, 업무 상호간에 대체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피고 공단들의 주요한 사업부서에 편재되어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앞서 배척된 피고 공단들의 재직자이기만 하면 일반직 근로자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는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고, 자신들이 수행한 업무가 실제 일반직 근로자가 수행한 업무와 동일하였다거나 일부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상당 부분 혼재되어 있었다는 등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일반직 근로자는 원고들의 비교대상자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 공단들은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집단을 다르게 취급하였을 뿐이어서 차별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인지 여부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기계약직’이라는 지위 내지 근로형태는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 공단들이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차등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헌법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는바, 여기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전원재판부 결정).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으로 인한 차별금지는 위 헌법 규정을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화한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는 경우 같은 법 제114조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사회적 신분의 의미는 형벌규정의 적용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국민에게 불리할 여지가 없도록 명확하고 예측가능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고, 이를 확대하여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열거하고 있는 차별금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성별, 국적, 신앙은 모두 사용자의 의사나 사업장에서의 근로형태 등과 관계없이 당해 근로자가 비교적 오랜 기간 이를 유지하면서 쉽게 변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관계에 있어서 근로자가 선택하여 취득할 수 없는 요소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위 요소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이를 기준으로 평가한 사회적 지위에 따라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함을 뜻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고정성 내지 선택불가성’과 ‘사회적 평가 수반’이라는 요소가 전제되어야 한다.
무기계약직이라는 근로자의 지위는 위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사회적 신분의 범위에 포섭되지 않는다. 먼저, 무기계약직이라는 지위 내지 고용형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되어야 성립되므로,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일 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고, 당사자의 의사합치에 따라 그러한 고용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또한 무기계약직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이 정한 대우(보수, 승진 등)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낮을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으므로, 근로자의 특정한 인격과 관련된 표지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차등대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일반직 근로자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에 의하더라도 피고 공단들이 이 사건 수당을 차등 지급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소결론
결국 피고 공단들이 차별적 처우를 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수당의 지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지방공기업법 제63조의5는 ‘행정안전부장관은 공사의 인사운영에 공통적으로 적용하여야 할 사항에 관한 기준을 작성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통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마련된 지방공기업 인사운영 기준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추진계획은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처우개선을 충분한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추진사항’으로 명시한 점, 지방공기업 인사운영 기준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개선을 규정하고 있을 뿐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대한민국이 이 사건 추진계획 및 지방공기업 인사운영 기준에 의하여 피고 공단들이 차등적으로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고 있음을 관리·감독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공단들은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집단을 다르게 취급하였을 뿐이어서 차별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결국 피고 대한민국이 피고 공단들의 차별적 처우를 위법하게 방치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각주1) 원고들은 피고 대한민국이 이 사건 추진계획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확약과 신뢰보호원칙 위반에 근거한 불법행위를 청구원인으로 구성하다가, 2021. 10. 7.자 준비서면 제10쪽에서 이와 같이 청구원인을 변경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