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7. 7. 선고 2020고정1030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 A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가.

피고인 A

피고인은 주식회사 B 소속 기술지원본부장으로 위 회사의 지점인 “(주)C” 등 14개 지점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관리업무 전반에 책임이 있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사업주인 주식회사 B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다.

주식회사 B의 위 지점 소속 영업매니저 D이 2019. 10. 24. 15:15경 서울 종로구 E, F호 베란다에서 당일 A/S 수행으로 교체된 난간 외부의 소자류(케이블 연결부) 사진을 촬영하던 중 외부 지상1층 화단으로 추락(높이≒31.2m)하여 몸통 부위 손상으로 사망한 재해가 발생하였다.

1)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안전모, 높이 또는 깊이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안전대를 작업하는 근로자 수 이상으로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소속근로자 D이 높이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베란다 난간 외부의 소자류 촬영 작업 시 안전모와 안전대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지 않아 촬영 작업 중 외부 지상1층 화단으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① 사업주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이하 “난간 등”이라 한다)의 방호 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며, 덮개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뒤집히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하여야 한다. 이 경우 어두운 장소에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개구부임을 표시하여야 한다.

②

사업주는 난간 등을 설치하는 것이 매우 곤란하거나 작업의 필요상 임시로 난간 등을 해체하여야 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 제2항 각 호의 기준에 맞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소속근로자 D이 추락할 위험이 있는 베란다 난간 외부의 소자류 촬영 작업 시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촬영 작업 중 외부 지상1층 화단으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G에 본점을 두고 종합유선방송업 등을 목적으로 2000. 1. 25.에 설립된 법인인 사업주로서, 서울 중구 H, 3층에서 지점인 ㈜C를 근로자 52명을 사용하여 운영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A의 제1항 기재 내용과 같은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다.

2.

판단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23조 제3항에서 사업주로 하여금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작업수행상 위험발생이 예상되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제3항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을 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은 작업의 종류 등에 따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취하여야 할 필요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구 법 제66조의2에서 사업주가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업주에 대한 구 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구 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2008. 8. 11. 선고 2007도7987 판결,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 작업장에서 구 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피고인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 주식회사 B의 지점인 ㈜C 소속 영업매니저 망 D(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2019. 10. 24. 고객으로부터 A/S 작업 요청을 받고, 같은 날 14:00경 A/S 직원(멀티 오퍼레이션 기사)인 I, J, K와 함께 공소사실 기재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 F호에 방문하였다.

나.

그리고 I 등 A/S 직원들은 위 베란다에서 난간 외측에 위치한 소자류(케이블 연결부) 교체 작업을 실시하였는데, 그동안 영업매니저인 망인은 아파트 내부에서 가입자 고객 응대를 하고 있었다.

다.

그 후 다른 고객인 이 사건 아파트 L호에서도 점검 요청이 와서, 망인과 I 등 A/S 직원들은 위 L호로 이동하여 같은 작업을 수행하였다.

라.

위 A/S 작업들이 모두 마무리된 다음, I 등 A/S 직원들은 망인에게 ‘이제 다 끝났으니 저희는 다른 작업이 있어서 가보겠다.’고 말했고, 망인은 고맙다고 하면서 I 등 A/S 직원들에게 음료수를 사 주면서 10분 정도 대화를 나누었다.

마.

그리고 망인은 A/S 직원들 중 J 팀장에게 ‘가입자를 만나서 사진을 촬영하겠다.’고 말한 다음 이 사건 아파트 F호로 다시 올라갔고, 위 아파트의 거주자들이 있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으러 베란다에 가서 난간 외측의 케이블 연결 부위 사진을 촬영하다가 지상 1층 화단으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바.

결국 망인의 사망은 이 사건 A/S 작업이 공식적으로 모두 마무리 된 이후에 발생한 것이고, 나아가 피고인 주식회사 B의 ‘업무분장규정’은 영업매니저 등 현장영업에 관하여 “현장방문이 필요한 민원(개별가입자/APT) 처리, 단 민원상담 및 협의에 한하며 구체적 진단 및 조치(A/S 등)는 관련 담당에 이관”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2019. 1.경부터 ㈜C의 지사장으로 근무했던 증인 M 역시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영업매니저들이 담당 A/S 기사가 작업을 완료한 것을 확인하고 이를 촬영하여야 하는 공식적인 절차나 규정은 없다.’고 진술하기까지 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 A에 대하여는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고, 피고인 주식회사 B는 대표자가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위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