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13,780,532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3. 15.부터 2021. 12.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할 것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9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어학서적 출판 및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C 계열법인으로 대학 및 기업체 등에 어학 학습프로그램 등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6. 3. 6.부터 2017. 2. 28.까지 피고의 D 소속으로 전화 또는 방문 등의 방식으로 기업을 상대로 피고의 어학 학습프로그램 등을 판매・유치하는 업무를 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자성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영업규정(갑 제3호증의 1) 제1조는 “본 규정은 영업부 직원(이하 ‘사원’이라 칭한다)의 판매활동에 관한 기본적인 원칙을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4조는 “사원은 소비자보호법(방문판매법, 할부판매법) 및 회사가 정한 판매규정 또는 회사가 정한 가격, 판매조건 및 방법에 의해서만 판매활동을 하여야 한다”, 제7조는 “승진은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인사규정에 의하여 시행하되 부서장의 서면품의에 의하여 최고책임자의 결재를 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판매수당지급규정(갑 제3호증의 2)은 수당지급 방법, 수당지급 보류, 반환 및 변상, 상여금, 승진규정 등을 두고 있다.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직접 원고에게 적용되지는 않았으나 위 업무규정 등에 따라 실제 승진에 따른 인사발령이 행해졌다. 원고를 포함한 D 직원들에 대한 승진의 경우 피고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승진내용에 포함시켜 ‘인사발령’을 공고하였다. 원고는 인사발령에 따라 주임, 대리, 과장을 거쳐 차장으로 승진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전화시설 등이 갖추어진 근무장소에서 고객들에게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였다. 피고는 원고 등 영업직원들에게 업무상 사용하는 비품, 업무용 일반전화기와 휴대전화기를 지급하였고, 영업직원들이 업무용 비품 구입시 피고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지급하였다.
원고가 영업활동으로 판매한 교재는 피고가 개별적으로 정해 준 목록과 가격을 토대로 한 것이고, 목록과 가격에 변동이 발생하면 피고의 부서장 내지 해당 관리부 담당자가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는 근무기간 중에 기본적으로 피고가 지정한 사무실로 출근하였고, 출퇴근 시각에 관하여 피고가 별도로 통제하였다고 보이지는 않으나, 피고 사무실의 출입구에는 지문인식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피고 홈페이지는 원고가 근무한 D를 피고 소속 서울사업부의 한 부서로 소개하고 있다.
원고 등 영업부 직원의 보수에 기본급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이는 영업업무의 특성상 영업직원의 수입을 매출과 직접 연계시킴으로써 매출을 독려할 필요가 있음을 고려한 보수체계로 보인다. 다만 피고는 수수료 지급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는 않았다.
[인정근거 : 갑 제3 내지 2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퇴직금 지급의무
피고가 지급할 퇴직금
원고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서 정한 기준에 다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피고에 2006. 3. 6. 입사하여 2017. 2. 28.까지 4,013일간 근무하였고, 퇴사일 직전 3개월 급여로 2016. 12.분 1,561,677원, 2017. 1.분 615,920원, 2017. 2.분 1,582,670원 합계 3,760,267원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1일 평균임금이 41,780원(= 3,760,267원 ÷ 90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므로,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13,780,532원(= 41,780원 × 30일 × 4013/365)이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근로자가 아님을 전제로 원고에게 위탁계약종료에 따른 위로금으로 원고에게 12,848,440원을 지급하였다. 만약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인정된다면 위로금이 실질적으로 퇴직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에서 이를 공제하여야 한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금 액수와 비슷한 위로금을 지급받고도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거나, 피고에게 이중지급의 부담을 지게 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인정사실
2017. 1.경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확약서가 작성됨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위로금으로 12,848,440원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관련 법리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 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이고(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퇴직 무렵 퇴직과 관련하여 받은 위로금이 후불적 임금의 성격을 지닌 퇴직금에 해당하는지는 지급사유, 지급시기, 지급기준, 근로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다12527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에서 든 증거로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확약서의 문언과 작성 경위, 당사자의 의사, 위로금의 지급 대상과 지급 현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지급한 위로금은 퇴직금과 구별되는 성격의 급부로 판단된다.
확약서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위로금 명목의 돈을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피고가 더 이상 영업을 지속하기 힘든 사업분야를 정리함에 있어’라는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돈은 피고의 사업분야 정리에 따라 본인 의사에 반하여 퇴직하게 된 원고에게 명칭 그대로 위로금 또는 퇴직 후 생계보장을 위한 보상금(위 대법원 2006다12527 판결 등 참조)의 성격을 지닌 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가 확약서를 작성할 당시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인식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에게는 확약서상 위로금을 실질적인 퇴직금으로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
확약서에는 원고가 위로금 수령 후 잔여 업무를 차질 없이 진행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로금은 원고의 인수인계 등 잔여 업무와 대가관계 있는 반대급부의 성격도 지닌다고 볼 수 있는데, 사용자가 퇴직금을 근로자의 특정 업무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
확약서에서는 원고의 위로금을 2016년 위탁수수료 지급액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산정하였고, 이러한 산정방법은 법정 퇴직금의 산정방법(퇴직 전 3개월간 평균임금 ÷ 퇴직 전 3개월 간 일수 × 30일 × 근무연수)과는 다르다. 피고는 원고와 같은 시기에 퇴직하는 다른 영업부 직원들에게도 대체로 위와 같은 일률적인 기준(위 대법원 2006다12527 판결 등 참조)에 따른 위로금을 지급하였으나, 그 이전인 2016. 1. 31. 퇴직한 다른 직원에게는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퇴직금이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돈으로서 사용자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하여 법률상 그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과 달리, 위로금은 피고가 법률상 지급의무 없이 계약(확약서)에 따라 지급한 돈이고, 피고의 사업 분야 정리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퇴직하게 된 원고 등 직원에 대한 위로 또는 퇴직 후 생계보장을 위한 보상의 성격을 지님과 아울러 잔여 업무와 대가관계 있는 반대급부의 성격도 지니고 있어 계속근로에 대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위로금을 지급받고도 그와 비슷한 액수의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이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피고에게 이중지급의 부담을 지게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3,780,53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7. 3.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1. 12. 2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위에서 인정한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할 것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김현석 당우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