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관계
주식회사 D은 증권정보제공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2021. 7. 2. 상호가 주식회사 E으로 변경되었다(이하 상호변경 전후를 포함하여 ‘D’이라 한다).
주식회사 F는 텔레마케팅 영업을 목적으로 2020. 12. 14. 설립된 회사인데, 2021. 10. 1. 상호가 주식회사 G(이하 상호변경 전후를 포함하여 ‘소외 회사’라 한다)로 변경되었다. 원고는 텔레마케팅 영업을 목적으로 2021. 9. 30. 설립된 회사이다. 소외 회사와 원고는 모두 D을 구성하던 하나의 회사였으나, 구조조정을 통하여 분할설립된 D의 관계회사들이다.
피고들은 소외 회사와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을 체결하고 통신판매업무를 담당하여 오던 사람들이다.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의 체결 및 해지
피고 B은 소외 회사와 2021. 2. 17.에, 피고 C는 소외 회사와 2021. 5. 24.에 각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소외 회사가 제공하는 고객정보 등을 활용하여 통신판매업무를 하였다. 피고들이 소외 회사와 체결한 이 사건 위촉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들과 같은 텔레마케터의 역할은 소외 회사가 제공하는 DB 정보, 잠재적 회원이나 무료회원을 유료회원으로 전환시키는 데 사용할 통화대본 및 문자발송자료를 이용하여 증권투자에 관심이 있는 잠재적 회원이나 무료회원에게 전화·문자를 이용하여 홍보 및 권유활동을 함으로써 유료회원 계약을 체결하게 하는 일이다.
피고들은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다가 피고 B은 2021. 5. 3.경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하고 퇴사하였고, 피고 C는 2021. 10. 7.경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하고 퇴사하였다.
원고는 2021. 10. 20. 소외 회사로부터 소외 회사가 피고들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각 위촉계약에 따른 약정금 내지 손해배상 채권을 양도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르면, 위촉계약이 해지, 만료된 후라도 환불이 발생하면 피고들은 소외 회사에 환불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하여야 하고(제12조 제1항 제3, 4호), 피고들이 이 사건 위촉계약을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임의로 해지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지급받은 추가보수(프로모션금원) 전액을 소외 회사에 반환하여야 한다(제12조 제4항 단서).
따라서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른 소외 회사의 피고들에 대한 약정금 채권 내지 손해배상채권 등을 양수한 원고에게, 피고 B은 합계 60,127,643원(= 해지고객 환불금의 10%인 19,677,643원 + 프로모션금원 40,45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 C는 합계 29,803,712원(= 해지고객 환불금의 10%인 8,053,712원 + 프로모션금원 21,75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원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피고들에 대한 채권을 양도받은 위 채권양도계약은 오직 이 사건과 같은 소송행위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소송신탁행위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
소외 회사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위촉계약은 근로계약이므로, 소외 회사가 피고들에게 지급하였던 돈은 피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에 해당한다.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금전 반환을 구하는 근거로 제시한 이 사건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제3, 4호의 해지고객 환불금의 10% 반환 약정 및 제12조 제4항의 계약해지시 프로모션금원 반환 약정은 근로자인 피고들에게 마땅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소외 회사에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이고, 그 취지가 소외 회사가 입은 손해의 내용과 정도에 관계없이 곧바로 소정 금액을 소외 회사에 지급한다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하고 있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계약조항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아울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는 것에 해당하여 역시 무효이다.
소외 회사는 종래 환수정책은 없다고 공지함으로써 이 사건 청구와 같은 환수금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다.
이 사건 위촉계약서는 소외 회사가 피고들과 같은 다수의 영업직원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만든 동일한 형식과 내용의 통일된 계약서로서 ‘약관’에 해당하고, 이 사건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제3, 4호의 해지고객 환불금의 10% 반환 약정 및 제12조 제4항의 계약해지시 프로모션금원 반환 약정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1. 9. 30. 설립되어 짧은 기간 내에 다수의 퇴직자들을 상대로 이 사건과 동일한 내용의 소를 제기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원고는 소외 회사와 함께 원래 D을 구성하던 하나의 회사였다가 2021.경 구조조정을 통해 분할되었음이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채권양도의 반대급부로 소외 회사의 D에 대한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소외 회사가 원고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주목적으로 이 사건 채권양도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안에 관한 판단
쟁점의 소재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원고가 청구의 근거로 삼고 있는 이 사건 위촉계약 해당 조항의 효력 여부가 결정되므로, 먼저 피고들을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판단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피고들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증거,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소외 회사는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에게 휴대전화기를 비롯하여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설과 용품 등을 모두 제공해주었고, 피고들은 오로지 소외 회사의 계산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②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위촉계약 체결 당시 피고들로부터 회사의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받았던 점, ③ 소외 회사는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의 근무시간을 구체적으로 감독․통제하였던 점, ④ 소외 회사의 팀장 등 관리자는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에게 업무 매출목표를 할당하고 그 달성 정도를 구체적으로 보고받았던 점, ⑤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이 할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심한 질책과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소외 회사는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에게 고객과의 통화에서 전달할 내용과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고, ‘H’이라는 내부 시스템을 통하여 통화건수, 통화시간 등을 관리하였던 점 등을 통하여 드러나는 피고들의 실제 업무 수행 내용, 업무 수행 방식(근로의 시간적․장소적 제약, 업무방식의 정형성․비자율성, 계속적․ 실질적․전속적인 노무 제공) 내지 소외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의 정도(근태 및 실적관리, 시스템에 의한 업무 성과의 관리), 급여의 산정 및 지급 방식 등을 앞서 살펴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소외 회사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위촉계약은 그 실질이 피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외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환불 약정 및 프로모션 반환 약정의 무효 여부
그렇다면 소외 회사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위촉계약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인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3호, 4호는 피고들이 퇴직한 이후 발생한 고객들의 환불에 관하여 그로 인하여 소외 회사에게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바로 피고들로 하여금 환불금액의 10%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점[피고들은 소외 회사에 재직 중일 때는 매월 보수 지급시 환불금을 차감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고, 을 제5호증(환수정책 관련 카카오톡 공지문)에서도 ‘1년마다 환불 리셋(9개월치) 회사부담(어디에도 환불 회사가 부담해주는 곳은 없다)’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소외 회사는 피고들의 재직 중에는 환불금 환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료회원으로 가입한 고객을 유지시키는 것은 원칙적으로 고객들이 만족할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할 소외 회사의 책임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환불약정은 고객에게 환불하는 사유의 여하를 불문하고, 그 불이익을 근로자인 피고들에게 전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위 약정조항을 단순히 소외 회사와 피고들 사이의 이익 조절을 위한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② 이 사건 위촉계약 제12조 제4항 역시 피고들이 약정한 계약기간 내에 퇴직하면 소외 회사에게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바로 위 피고들로 하여금 프로모션금액 전부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점, ③ 피고들이 위 규정으로 인하여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환불 약정 및 프로모션 반환 약정은 피고들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한다 할 것이므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환불 약정 및 프로모션 반환 약정이 무효인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유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