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2. 선고 2021가단5296192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지위

원고는 온라인 정보제공업 등을 영위하는 유사투자자문회사이다. 원고와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 주식회사 F는 주식회사 G(2021. 7. 2. ‘주식회사 H’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상호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G’이라 한다)을 구성하던 하나의 회사였다가 구조조정을 통하여 분할된 G의 관계회사들이다. 피고들은 각 E와 텔레마케팅 아웃 바운드 업무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에서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나.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 위촉계약

1)

E와 사이에, 피고 B, D은 2021. 3. 2., 각 계약기간을 2021. 3. 21.부터 2021. 3. 31.까지(그 후 계약기간이 2021. 6. 30.까지로 연장됨)로 정하여, 피고 C는 2021. 3.

15.

계약기간을 2021. 3. 15.부터 2021. 6. 30.까지로 정하여 각 원고로부터 고객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아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 위촉계약(이하 피고들이 체결한 각 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각 계약체결일부터 통신판매업무를 수행하였다.

2)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은 모두 동일하고 이 사건과 관련된 계약규정은 다음과 같다(이하 ‘갑’은 E, ’을‘은 각 피고를 가리킨다).

다.

피고들의 업무중단

1)

피고 B이 2021. 7. 7.부터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를 중단하자 원고는 이를 이유로 2021. 7. 16.경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하였다.

2)

피고 C는 2021. 4. 19.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하고 업무를 중단하였다.

3)

피고 D은 2021. 7. 22.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하고 업무를 중단하였다.

라.

채권양도

원고는 2021. 10. 16. E로부터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약정금채권 및 계약해지 등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양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들은 각 계약기간 만료 전 임의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1항 제3, 4호에 따라 해지고객 환불금의 10% 상당액 및 같은 계약 제12조 제4항에 따라 프로모션금을 각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는 위 각 채권의 양수인으로서 피고들에게 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환불금 10% 및 프로모션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환불금 및 프로모션금 반환약정의 존재

1)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1항 제3, 4호는 이 사건 계약이 해지, 만료된 이후라도 환불이 발생한 경우 피고들은 환불금액의 10%에 해당하는 돈을 E에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고(이하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이라 한다) 같은 계약 제12조 제4항은 이 사건 계약이 피고들의 귀책사유로 계약기간 이내에 해지된 경우 피고들은 E로부터 지급받은 추가보수(프로모션금원) 전액을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이하 ’이 사건 프로모션금 반환약정‘이라 한다), 피고 B이 2021. 7. 7., 피고 D이 2021. 7. 22. 각 업무를 중단한 사실, 피고 C가 계약기간 내인 2021. 4. 19. 이 사건 계약을 임의로 해지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다.

2)

다만 피고 B, D과의 계약기간이 2021. 6. 30.까지였음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으므로 그 후 위 피고들이 업무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 및 프로모션금 반환약정의 효력

1)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 및 프로모션금 반환약정은 각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23조 및 제20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2)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다2989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1~3호증, 을나 제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피고들의 실제 업무내용, 업무수행 방식, E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의 정도, 급여의 산정 및 지급 방식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E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은 그 실질이 피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①

피고들은 E가 제공한 스크립트대로 교육을 받아 주식정보제공 서비스를 유료로 받을 것을 권유 및 안내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스크립트에는 피고들이 고객과의 통화에서 전달할 내용과 방법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인 지시 사항이 기재되어 있었다.

②

피고들은 E로부터 고객 정보(DB)를 제공받았고 E가 지정한 장소에서 E가 제공한 휴대폰, 컴퓨터 등 비품을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

③

E는 피고들에게 업무수행과 관련한 준수사항을 적시한 자료를 배포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보수 등의 환수 및 계약해지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하였고 피고들로부터 E의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받았다.

④

피고들은 본부장 직함을 가진 상급자로부터 수시로 교육을 받으며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전달받았고 일일 매출목표를 할당받았다. 피고들은 상급자에게 매일 근무시간, 계약건수를 개별적으로 보고하였고 할당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심한 질책과 압박을 받았다.

⑤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은 E가 피고들의 업무에 지원하는 모든 제반비용(DB 제공, 사무실 제공, 기타 비품 제공 등)은 매월 지급하는 보수에서 차감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E가 실제로 위 제반비용을 직원들의 보수에서 차감한 적은 없다고 보이고, 오히려 위 비용환수에 관한 규정은 피고들과 같은 영업사원의 퇴사를 제한하는 기능을 하였다고 보인다.

⑥

이 사건 계약 제6조 제2항은 피고들이 자신의 업무를 제3자에게 대행시키고자 할 경우에는 제3자의 업무개시일 2주 전까지 해당 제3자의 인적사항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학력, 경력 등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E에 제출하도록 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피고들로 하여금 유사투자자문업 및 투자자문업의 직무를 겸직할 수 없으며, 유사투자자문업 및 투자자문업 외의 다른 직무를 겸직하고자 할 경우에도 겸직개시일 2주 전까지 겸직기관, 겸직내용, 근무형태 등을 위 회사들에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들이 제3자로 하여금 업무를 대행하게 하거나 스스로 다른 업무를 겸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위 각 규정에 따른 제3자의 업무대행 및 겸직을 위한 절차가 엄격한 데다 피고들에 대한 근태 및 실적관리 실태에 비추어 보더라도 제3자의 업무대행 또는 겸직가능성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다고 보인다.

⑦

피고들은 매출실적에 따른 보수를 지급받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고용보험 등 4대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모두 사용자인 E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여지가 크므로 이를 들어 피고들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3)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 및 프로모션금 반환약정의 효력

가)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 및 프로모션금 반환약정은 모두 피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므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①

피고들은 E로부터 실매출액의 10%에 해당하는 기본보수와 E가 재량에 따라 지급하는 추가보수로 프로모션금을 지급받았는데 이는 모두 피고들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은 임금에 해당한다.

②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은 피고들이 퇴직한 이후 고객 환불이 발생한 경우 사용자인 E에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피고들로 하여금 환불금액의 10%에 해당하는 피고들의 기본보수를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다.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재직기간 중에도 기본보수로 고객 환불금을 제외한 실매출액의 10%를 지급받았으므로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이 형식적으로는 퇴직이라는 사유, 즉 근로계약의 불이행을 이유로 피고들에게 임금의 반환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퇴직 후에 근로자가 좌우할 수 없는 외부적 사정으로 인하여 새로이 지급될 임금도 없이 이미 지급된 임금을 반환하도록 한다면 사실상 피고들로 하여금 불리한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도록 하여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실제로 E가 위 환불금 반환약정을 피고들의 퇴직을 제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였다고 보이는 정황도 발견된다. 따라서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은 그 실질이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③

이 사건 프로모션금 반환약정도 피고들이 계약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E에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바로 피고들로 하여금 이미 지급받은 임금인 프로모션금 전부를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들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명백하다.

다.

소결론

이 사건 환불금 반환약정 및 프로모션금 반환약정은 무효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백소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