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택배집배점(피고의 성남지사 C 대리점, 이하 ‘이 사건 택배집배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자이며, D는 원고의 딸이고, E는 원고의 사위이다.
이 사건 계약 및 부속계약의 체결
원고는 2020. 6. 16. 피고와 책임배송지역을 성남시 산성동, 신흥 1 내지 3동으로, 계약기간을 2020. 7. 1.부터 2022. 6. 30.까지로 하는 B 택배집배점 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계약서 및 부속계약서(이하 ‘이 사건 부속계약’이라고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이 사건 해지 통지
이 사건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들은 2021. 7. 1.경부터 원고가 위탁한 택배상품의 배송업무를 전면 거부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1. 7. 5., 2021. 7. 6. 및 2021. 7. 9. 총 3차례에 걸쳐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상 택배 배송의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원고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였다.
피고는 2021. 8. 13. 원고에게 ‘① 이 사건 집배점은 2021. 7. 2.부터 위탁받은 택배상품에 대한 배송의무를 불이행하고 있고, 당사는 이 사건 집배점에 수차례 공문을 발송하여 택배배송 서비스 자칠에 대한 사정과 재발방지를 요청하였음에도 이 사건 집배점은 이 사건 계약상 배송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현재까지도 택배배송 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② 이 사건 집배점을 운영하고 있는 D와 E는 소속 택배기사에 대한 협박․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는 등 다수의 불법행위를 저질렀습니다. ③ 이 사건 집배점은 당사의 동의 없이 이 사건 계약상의 지위, 권리를 위임하였습니다. 이상과 같이 이 사건 집배점은 당사와 체결한 이 사건 계약을 수 차례 위반하였고, 이는 이 사건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하므로, 당사는 이 사건 계약을 2021. 8. 25.자로 해지합니다.’는 내용의 서면통지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지‘라고 하고, 각 해지사유를 순번에 따라 ’제1 내지 3해지사유‘라고 한다), 위 통지가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관련 형사사건 및 가처분 신청의 경과
D는 2021. 9. 10.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에 관하여 협박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고(2021고정397호), 위 판결은 2021. 9. 18. 확정되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 D와 E에 관하여 이들이 노조 가입을 이유로 해고 협박, 욕설, 탈퇴 종용 등을 하였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었고, 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2022. 2. 22. D와 E를「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81조 제4호(부당노동행위) 위반 혐의에 관하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카합21279호로 ‘이 사건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피고가 2021. 8. 25.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해지의 효력을 정지하라.’는 등의 가처분신청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1. 12. 20. ‘피고가 이 사건 해지통보에서 들고 있는 사유가 대체로 사실로 드러났고, D는 택배기사에 대한 불법행위 관련 사유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보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피보전권리에 대한 고도의 소명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을 이유로 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서울고등법원 2021라21400호로 항고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2. 9. 21. 위 항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원고가 재항고하였으나 대법원이 2023. 1. 10. 이를 기각하여 위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2022마6886호).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호증, 을 제2, 3, 5, 7, 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 위탁 택배상품의 배송의무를 불이행한 이유는 이 사건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들의 부당쟁의행위 때문이지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원고는 노조 가입 여부에 따라 불이익을 제공하는 등 택배기사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또한 갑작스런 원고의 뇌졸중 발생으로 딸 D와 사위 E가 원고의 이 사건 택배집배점 운영을 일부 도운 것일 뿐 이들에게 이 사건 택배집배점에 관한 지위나 권리를 위임한 사실이 없고, 설령 D와 E가 이 사건 택배집배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 용인하였다.
따라서 제1 내지 3 해지사유 내지 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7 내지 9, 12항의 사유는 발생하지 않았거나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의 해지사유로 이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지는 무효이다.
판단
이 사건 계약의 해지사유 인정 여부
제1해지사유(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12호) 인정 여부
채무불이행에 있어서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행하여지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고, 다만 그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0다4736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12호는 ‘양 당사자(원고와 피고)는 상대방이 본계약(이 사건 계약)을 위반한 경우 서면 통지로써 그 시정을 요청할 수 있고, 상대방이 시정 최고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서면 통지로써 즉시 본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들은 2021. 7. 1.경부터 원고가 위탁한 택배상품의 배송업무를 전면 거부한 사실, 이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21. 7. 5., 2021. 7. 6. 및 2021. 7. 9. 총 3차례에 걸쳐 택배상품에 대한 배송의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사실, 그러나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지를 통지한 2021. 8. 13.경까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상의 책임배송지역에서 피고가 위탁한 택배상품의 배송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행위는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제1해지사유가 발생하였고, 피고가 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12호에 따라 제1해지사유를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것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위반이 원고의 책임에 기한 것이 아니므로 제1해지사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사실에 이 사건 부속계약 제6조 제1항이 ‘원고가 본계약(이 사건 계약)을 위해 직원을 채용한 경우 고용자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야 하며, 직원 고용에 따른 제반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 만일 그 직원 기타 피용자의 행위에 의해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계약자는 손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위 피용자와 연대하여 피고의 손해를 배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위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제2해지사유(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8, 9호) 인정 여부
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8호는 ‘상품 절도, 택배운임 등의 횡령, 배임, 사기, 주거침입, 업무방해 기타 불법행위를 저지른 때 즉시 본계약(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0조 제1항 제9호는 ‘일방 당사자 또는 그 임직원, 피용자, 다른 집배점 등에 대한 폭행 협박이나 명예 신용을 훼손한 때 즉시 본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D는 2021. 9. 10. 이 사건 택배집배점에 소속된 택배기사 F에 대한 협박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된 사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2022. 2. 22. D와 E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에 관하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의하면 제2해지사유가 발생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8, 9호에 따라 제2해지사유를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였다고 보이므로, 피고의 해지는 적법하고, 이와 배치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제3해지사유(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7호) 인정 여부
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7호는 ‘원고가 제15조에 반하거나 거짓 또는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피고의 동의를 받고 제15조의 행위를 한 경우 즉시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5조 제2항은 ’원고는 본계약(이 사건 계약)의 수행과 관련하여 피고의 사전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본계약 상의 지위 또는 권리 의무의 전부나 일부를 양도 이전 담보 제공하거나 위임 하도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D는 이 사건 택배집배점 소속 택배기사에 대한 협박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이 D와 E를 부당노동행위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D와 E가 실제로 이 사건 택배집배점을 운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계약상의 지위 내지 권리의 일부를 양도받았다고 봄이 타당하여, 제3해지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부속계약 제20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제3해지사유를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것은 적법하고, 이와 배치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제3해지사유를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D와 E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택배집배점을 운영하는 사실을 알면서 용인하였다거나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원고가 D와 E에게 이 사건 계약상의 지위 또는 권리를 위임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피고가 2021. 8. 25.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해지는 적법하므로, 위 계약 해지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원
판사 이진경 이동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