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관광호텔업, 일반음식점업, 환전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서울 용산구 C 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고 한다)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2008. 1.경부터 2020. 6. 30.까지 이 사건 호텔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5. 1.경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주장
주위적으로, 원고는 2016. 1. 1.경부터 2020. 6. 30.경까지 이 사건 호텔에서 근무하면서 매월 212.9시간의 연장근로 및 35시간의 야간근로를 하였으나 이에 대한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미지급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수당으로 합계 218,482,95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일 8시간, 주 6일을 근로시간으로 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면서도, 원고에게 월 기본근로시간 196시간, 연장근로시간 10.86시간에 대한 임금만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매월 54.14시간에 해당하는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49,356,613원의 지급을 구한다.
구체적 판단
원고는 2016. 1. 1.경부터 2020. 6. 30.경 사이에 이 사건 호텔에 상주하면서 별지 표 기재와 같이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를 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6호증의 기재, 증인 D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별지 표 기재 시간 동안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실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상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원고가 당시 피고 대표이사였던 D의 부탁으로 2016. 1.경부터 야간근무시 비상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이 사건 호텔에 상주하였다고 하더라도, 증인 D은 이 법정에서, 자신이 원고에게 이 사건 호텔에 상주하라고 지시하지 않았고, 호텔에 상주하면서 원고가 수행하여야 할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업무내역을 보고받은 적도 없으며, 단지 이 사건 호텔 내부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가끔 원고의 출퇴근 여부를 확인하였다는 것이고, 원고의 출퇴근 시간 또한 일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바, 피고는 원고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파악하면서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거나 원고의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호텔에 체류한 시간을 연장근로수당 산정의 기초가 되는 실근로시간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였던 D이나 함께 근무한 직원들의 사실확인서 기재를 근거로 원고가 상시적으로 연장근로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사실확인서 기재만으로 원고의 구체적인 실근로시간을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가 근무기록지 등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원고가 연장근로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시간 동안 수행한 업무에 관한 자료 역시 제출되지 않았다.
원고는 매월 직원들의 급여 정산내역을 피고 회계업무를 관리하는 회계사무소 직원에게 제공하는 등 피고 소속 직원의 임금계산 및 급여 지급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직원들의 연장근로수당 등이 포함된 급여를 정산하면서 자신의 연장근로수당을 포함시킨 적이 없었고,<1> 2020. 4.에는 2,296,704원의 야간근로수당을 수령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연장근로수당이나 위 야간근로수당 이외에 더이상의 야간근로수당을 청구하거나 위 각 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또한 원고는 2016. 1.경부터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2019. 5. 1.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면서 위 각 수당의 정산이나 지급에 관한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는바, 장기간 임금이 체불되고 있음에도 단지 회사에 대한 애정이나 책임감을 이유로 그 지급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63조 제4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에 의하면,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및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이 배제되는데, ‘관리‧감독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직위와 명칭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직무의 내용, 책임 및 권한, 근무태양, 회사 내에서의 처우 등 그 실체적인 면에 입각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경영방침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 근로조건의 결정 기타 노무관리에 있어서 경영자와 일체적 관계에 있는지, 출퇴근 시간에 관하여 엄격한 제한을 받지 않고 자기의 근무시간에 자유재량권을 가지는지, 관리직 수당 등 그 직위에 따른 특별한 수당을 받고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회사의 감독이나 관리의 지위에 있는 자로서 기업경영자와 일체를 이루는 입장에 있고 자기의 근무시간에 대한 자유재량권을 가지고 있어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자라면 시간외 근무나 휴일근무에 대하여 통상대금 상당의 근무수당을 지급받을 수 없다(대법원 1989. 2. 28. 선고 88다카2974 판결 참조).
설령 원고가 위 기간 동안 연장근로를 한 사실이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호텔의 지배인으로 근무하면서 대표이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직위에서 피고 직원들을 관리‧감독하였고, 이 사건 호텔의 회계 및 자금관리업무까지 담당한 점, 출퇴근시간에 있어 피고로부터 엄격한 제한을 받지 않는 등 근무시간에 상당한 재량 있었다고 보이는 점, 2019. 5. 10.부터는 피고 감사로 등기되기도 한 점, 원고가 매월 지급받은 차량유지비<2>는 일부 직원에게만 차등적으로 지급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63조 제4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에서 규정하는 관리‧감독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및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이 배제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이를 합산 지급함이 원칙이나,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않고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사정 및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기본급과 포괄연장근로수당이 정액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 외 야간근로수당 등은 공란으로 비어 있는데, 피고 취업규칙 제33조<3>에 의하면, 관리‧감독업무에 종사하는 사원의 경우에도 야간에 근로한 경우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점, ② 피고는 원고에게 실제 연장‧휴일시간과 관계없이 월정액의 급여를 지급하였고, 원고는 퇴직시까지 상당 기간 동안 별다른 이의 없이 이를 수령해 온 점, ③ 원고는 야간근로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2020. 4.에는 2,296,704원의 야간근로수당을 별도로 수령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기본임금을 정하고 야간근로수당을 제외한 연장근로수당에 관하여는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것이 원고에게 불리하다거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아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포괄연장근로수당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예비적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