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문화예술공간의 운영 및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사업 추진을 위하여 설립된 법인으로 2016. 3. 15.경 AC 주식회사(이하 ‘AC’라고 한다)와 사이에 시설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사업장의 기계, 전기, 방재, 자동제어, 통신, 건축 등 시설물 일체의 관리 업무를 위탁하였다.
원고들은 2018. 7. 1.부터 피고 시설안전부 소속 공무직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원고들의 정규직 전환 경과
피고는 정부의 2017. 7. 20.자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하여 협의를 진행한 결과 피고 시설물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AC 소속 근로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2018. 7. 1. 당시 AC 소속 직원으로 시설물 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던 원고들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처분 및 관련 소송의 경과
AC는 2016. 4. 25. 원고들이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따라 단속적 근로자에 대한 적용제외 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은 2016. 5. 19. 이를 승인하였다.
이에 원고 AA은 2016. 8. 24.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을 상대로 위 단속적 근로종사자 적용 제외 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7. 9. 14. 위 원고의 업무는 노동력의 밀도가 높다고 볼 수 없고 대기시간이 상당하여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소정의 법정근로시간이나 휴게‧휴일에 관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배제하더라도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여건이 보장되어 있으므로, 위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따른 단속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서울행정법원 2017. 9. 14. 선고 2016구합73092 판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는 2018. 7. 1. 원고들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별도로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을 받지 않았다.
피고 취업규칙 등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공무직 취업규칙 등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4 내지 10, 13 내지 4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을 받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게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입사일인 2018. 7. 1.부터 2021. 6. 30.<1>까지(이하 ‘이 사건 계쟁기간’이라고 한다) 미지급한 주휴수당, 연장근로 가산수당, 휴일근로 가산수당,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의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사람’에 해당하고 피고가 AC의 고용을 승계하였으므로 원고들은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의 효력을 받는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들에게는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주휴수당, 연장근로 가산수당, 휴일근로 가산수당,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가 AC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았더라도, 피고 이전에 원고들을 고용하였던 AC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소정의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았으므로, 원고들이 단속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확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직접 받지 아니하였다는 행정절차상의 흠을 들어 원고들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들이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의 효력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포괄임금제 약정이 체결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시간, 휴일, 휴게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의 적용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는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감시‧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하여 근로시간, 휴일, 휴게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받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바, 여기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은 효력발생요건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감시‧단속적 근로종사자라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등의 적용제외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도771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7,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게는 연장‧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의 지급 등을 포함하여 근로시간, 휴일, 휴게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별도로 원고들에 관하여 단속적 근로종사자로서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제외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들은 2018. 6. 30.자로 AC에서 퇴사하면서 퇴직금 등을 지급받고 피고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을 받았던 AC의 영업을 양수하였거나 AC의 고용관계를 그대로 승계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피고의 직전에 같은 업무를 수행한 AC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것을 피고가 승인을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가, 앞서 본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의 규정의 문언과 그 취지를 고려할 때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은 효력발생요건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AC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원고들에 대하여 ‘감시 또는 단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제63조에 의거하여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사항이 적용되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피고가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을 받지 아니한 이상 계약서상 위 기재만으로 그와 같은 승인이 있었던 것과 같은 효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계약이 포괄임금제 약정으로서 유효한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주휴수당이나 연월차휴가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주휴수당이나 연월차휴가수당을 일당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고(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원고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본급을 기초로 근로시간에 따른 각종 수당을 계산하여 지급하는 대신 매월 초과근무수당을 월 급여에 고정적으로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인정되고, 앞서 본 인정 사실에 갑 제25호증, 을 제9,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쟁기간 동안 원고들의 근무형태는 단속적 근로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고, 위 포괄임금제 약정이 달리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 포괄임금제 약정은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들이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월 급여에는 근로기준법 규정에 의한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장근로수당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원고들의 이 사건 계쟁기간 동안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원고들은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단속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직종별로 기계/제어/전기/방재 등으로 구분되어 각자 자신의 직종별 업무만을 담당하였다. 기계팀은 소화배관 누수점검, 필터청소작업, 배관 점검 등의 업무를, 제어팀은 히트펌프 냉매보충, 누수사고지원, 공조기상태 점검 등의 업무를, 전기팀은 등기구재취부 작업, 교체작업, 차단기 점검 및 차단 등의 업무를, 방재팀은 공연장시설물 점검, 취약지구 순찰, CCTV 녹화상태 체크 등의 업무를 각 담당하는데, 위 각 업무들은 근무시간 전반에 걸친 작업이 아닌 길어도 수 시간 내에 종료되는 작업이다. ② 원고들은 미리 정해 둔 업무를 배정받아 이를 처리한 후 고장신고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까지 사무실에서 대기하였는데, 대기시간 동안 피고 측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고, 업무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휴식을 할 수 있었다.
원고들은 아래와 같이 4일을 주기로 반복된 형태로 근무하되, 토요일‧일요일‧월요일에 주간근무인 경우 휴무를 하고, 당직근무인 경우 정상적으로 당직근무를 하였는데, 당직근무일 다음날에는 휴무가 보장되었고 매월 15~16일만을 근무하여 유급휴일을 따로 보장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여건을 제공받았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16. 5. 19. ‘원고들의 업무는 대기시간이 실 근무시간보다 많아 실제 업무량이 적은 업무이고, 휴게시설이 있으며, 근로감독관집무규정에서 정한 승인요건에 해당’한다는 조사의견에 근거하여 AC의 원고들에 대한 단속적 근로자에 대한 적용제외 신청을 승인하였고, 2017. 3. 31. 원고들의 근로현장을 방문하여 근로형태와 근로시간 등을 추가로 실사한 결과 위 적용제외 승인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내용의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는데, 이 사건 계쟁기간 동안 원고들의 근로형태가 크게 달라졌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서 정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들을 단속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근로기준법상의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포괄임금으로 지급하려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감시‧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러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맺은 포괄임금제 약정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고 있다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근로자들의 임금수준 및 지급형태와 비교하여 불리하다고 볼 자료나 증거가 없고, 원고들의 근무형태, 업무 내용과 성질, 업무강도와 원고들에게 지급된 급여의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약정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거나 원고들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제 약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연장근로 가산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그 액수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원고들은, 위 포괄임금제 약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공무직 취업규칙의 규정에 의하여 연장근로 가산수당 등을 지급하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공무직 취업규칙 제28조에서는, ‘감시‧단속적 업무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 연장근로수당 및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으나, 원고들이 종사하는 단속적 업무에 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공무직 취업규칙 제44조 및 공무직임금 지급내규 제7조에 따라 약정 근로시간 이상 근무한 초과근로에 대한 연장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이기는 하다. 그러나 위 규정에서는 ‘통상임금 × 1 × (시간외 근로시간+휴일근로시간)’으로 감시단속직<2>에 대한 연장근무수당을 산정하고 있으므로(위 내규 제7조 제1항 제2호)<3>, 원고들이 감시단속직에 종사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이를 초과하여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