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 중 원고와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원고가, 원고와 피고 B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C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D로 수료한 후 2004년 E지방검찰청 F지청 검사, 2006년 G지방검찰청 검사, 2008년 H지방검찰청 검사, 2011년 2월 I지방검찰청 J지청 검사(2014년 6월부터 2015년 6월까지는 K대학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2015년 8월 L지방검찰청 M지청 검사로 발령받아 근무하였고, 이후에는 I지방검찰청 N지청(법무부 파견) 부부장 검사로 재직하였다.
피고 B은 사법연수원을 O로 수료한 후 군법무관을 거쳐 1994년 P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하였고, 그 후 법무부 Q단장, 법무부 R실장 등을 거쳐 2015. 2. 11.부터 2017. 5. 21.까지 법무부 S국장으로 근무하였다.
2015년 하반기 검사 인사안의 작성, 확정 및 발표
피고 B은 2015. 2. 11.부터 S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법무부장관의 검사 인사제청권을 보조하여 검찰인사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S국이 마련한 인사안을 확정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S국 및 T과는 2015. 6. 10. 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 계획 초안을 마련한 것을 시작으로, 2015. 7. 20. 세부일정과 내용을 포함한 ‘2015년 하반기 인사구도’를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였고, 2015. 8. 17.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5. 8. 20. ‘2015년 하반기 검사 인사이동내역’을 발표하였다.
2015. 8. 17.자 제107차 검찰인사위원회에서는 인사원칙으로 ‘일반검사의 경우 하반기에는 결원 발생 등 요인에 따라 필요최소한도의 인사만을 시행한다’고 의결하였고, 인사구도로 ‘○ 법무부 및 U지방검찰청 등 주요보직 전출인원이 적고, 지방청의 경우 육아나 가정 상황 등에 따라 유임 희망자가 많은 점을 고려, ○ 근속기간 1년 9월 ~ 2년 미만자는 원칙적으로 유임하고 2년 이상자는 원칙적으로 전보하되, 2016년 상반기 대규모 인사 시 주요보직 발탁 가능성이 있는 경우나 지방청 근무자로서 육아 등 특별한 사정으로 유임을 희망하는 경우 등에는 개별적으로 유임 검토’라는 내용을 의결하였다.
그 과정에서 검사인사담당 검사인 V은 2015. 7. 16.까지 대검찰청으로부터 인사대상 검사들의 감찰.포상자료, 사건통계, 미담사례 등 인사 관련 자료를 송부받고,2015. 7. 17.까지 각급 청으로부터 청별 인사의견을 제출받는 한편, T과 복무관리시스템을 통하여 인사대상 검사들의 보직경로, 희망지, 복무평정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인사기초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인사 기초자료를 토대로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 청별 근무인원 수요에 따라 인사대상 검사들의 전보지를 배치하였다.
이에 따라 V은 당시 부치지청<1>인 I지방검찰청 J지청에서 경력검사로 근무하고 있던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2012. 12. 31.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은 상훈, 2014. 6. 3. 사무감사 시 검찰총장 경고를 받은 감찰자료를 포함한 복무평정, 보직경로 등 인사자료를 기초로 하여 2015. 7. 17. 및 같은 달 19., 20.에는 W지방검찰청에, 같은 달 22., 23., 27., 28. 및 2015. 8. 3., 같은 달 4., 7.에는 X지방검찰청에 각각 배치하였다가, T 과장 Y을 통하여 ‘원고를 J지청에 유임시켜 달라’는 J지청장 Z의 요청을 전달받게 되자 ‘만 6세 아들의 육아를 위하여 J지청에 유임하고 싶다’는 내용의 원고의 유임의사를구두로 직접 확인한 후 2015. 8. 9.에는 원고를 I지방검찰청 J지청에 유임시키는 안을마련하였고, 계속하여 원고를 2015. 8. 12.에는 E지방검찰청 AA지청, AB지방검찰청 AC지청에 순차로 배치하였으며, 2015. 8. 13.부터는 Y에 대한 보고를 거쳐 Y과 함께 인사안을 마련하면서, 원고를 2015. 8. 13.에는 AD지방검찰청에, 2015. 8. 15.에는 AE 지방검찰청에 각각 배치하였다가, 2015. 8. 15., 및 같은 달 16., 17.에는 AF지방검찰청에 배치하였다.
V은 위 인사와 관련하여 검찰인사위원회 심의가 이루어진 이후인 2015. 8. 18. 오후 경부터 2015. 8. 19. 오전 경 사이에 원고를 부치지청인 L지방검찰청 M지청에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하여 Y을 거쳐 피고 B에게 보고하였으며, 이와 같이 보고된 인사안은 그대로 확정되어 2015. 8. 20. 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가 발표되었다.
관련 형사사건의 진행 및 결과
피고 B은 2018. 4. 25.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단2426호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되었고, 위 법원은 2019. 1. 23. 피고 B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 B이 불복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노424호로 항소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9. 7. 18. 피고 B에게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 B은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대법원 2019도11698호로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2020. 1. 9. 피고 B에게 피고 B이 검사인사담당 검사 V으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법령에서 정한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하여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 후 파기.환송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156) 법원은 2020. 9. 29.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 B에게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파기.환송심 판결은 2020. 10. 7.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17, 20, 26, 42, 44, 45, 54, 57, 69, 70, 84, 115, 116 내지 119, 129 내지 133, 135호증,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 B은 2010. 10.경 공개적인 장소에서 원고의 신체를 만지고 쓰다듬는 등의 방식으로 원고를 강제로 추행하였고, 원고는 피고 B의 이러한 강제추행으로 인하여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원고는 또한, 피고 B이 2017. 5.경 이른바 ‘AG’이라 불리는 비위 사건으로 언론에 자주 등장하자, 과거 이 사건 강제추행을 당한 사실이 다시 떠올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2018. 2. 27.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증), 공황장애 등을 진단받는 등의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
피고 B은 원고에 대한 고용주인 피고 대한민국의 중간 간부로서, 성폭력 피해자인 원고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S국장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 당시 법무부 S국 T과장 Y, 검사인사담당 검사 V과 공동으로 또는 Y과 V에게 지시하여 검찰청법에 따른 ‘검사인사의 공정성의 원칙’과 검찰인사위원회를 통하여 정립된 ‘검사 인사원칙과 기준’ 및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에 위반하여 부치지청인 I지방검찰청 J지청에서 또 다른 부치지청인 L지방검찰청 M 지청으로 경력검사인 원고를 부당 전보시키는 인사안(이하 ‘이 사건 인사안’이라 한다)을 작성할 것을 지시하거나 그 인사안을 결정하였다. 누구든지 피해자를 고용하고 있는 자는 성폭력과 관련하여 피해자를 해고하거나 그 밖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되고[구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5. 12. 1. 법률 제135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성폭력방지법’이라 한다) 제8조 제3호], 또한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되므로[구 남녀고용평등과 일ᆞ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2016. 1. 28. 법률 제13932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2항], 피고 B의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는 구 성 폭력방지법 및 남녀고용평등법의 취지에 반하는 불이익조치에 해당하고, 피고 B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인사상 불이익과 정신적 고통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위 강제추행 및 인사안 관련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강제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갑 제18 내지 20, 94, 129, 13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볼 때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 B은 2010. 10. 30. 서울 서초구 소재 AH병원에 마련된 모 검사의 부친상 빈소에서 법무부 Q단장으로서 AI을 수행하여 조문하던 중, 법무부장관 및 다수의 검사들과 같이 앉아 있던 테이블에서 당시 H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인 원고가 자신의 옆에 앉게 되자, 원고에게 몸을 기대고 오른손을 원고의 몸 뒤쪽으로 두르는 방식으로 원고의 오른쪽 허리를 만지고 원고의 엉덩이를 계속하여 쓰다듬는 등 강제로 추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강제추행’이라 한다).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이었던 AJ은 2010. 12. 9. 피고 B의 위와 같은 비위에 관한 첩보를 접하고 진상 확인의 과정을 거친 후, 원고가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 B이나 목격자 등을 조사하지 아니한 채 피고 B에 대한 감찰을 종결하면서 피고 B에게 주의를 주었다.
피고 B의 위 강제추행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에 비추어 넉넉히 인정되므로, 피고 B은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의 손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1, 140, 14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모두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8. 2. 27. 서울 AK의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증)’ 및 ‘공황장애(우발적 발작성 불안)’를 진단받은 사실 및 위 진단에 앞서 2017. 중순경 임상심리사2급 자격증이 있는 AL으로부터 원고가 심리상담을 받기도 하였는데, AL은 위 심리상담에 관하여 “당시 원고가 AL에게 ‘2017. 5.경 피고 B이 AG 때문에 언론에 자주 등장한 것이 트리거가 되어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한 극심한 수면장애, 우울과 불안, 호흡곤란이 동반된 공황장애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여 정신과 치료 및 법적 대응을 권장하였으나, 원고가 심리적 위축으로 용기를 내지 못하고 상담이 중단됨.”이라는 내용의 상담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1 원고는 2018. 2. 27. AK의원에 처음 내원한 날에 담당의사 AM으로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증)’를 진단받은 것인 점, 2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정신적.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것인데, 원고에 대한 위 진단은 원고의 진술에 기초한 정신과적 면접 1회만을 토대로 한임상적 추정에 의한 것인 점, 3 위 상담확인서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B의언론 노출로 인하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의학적 근거가 불분명하고, 원고가 이 사건 강제추행 및 피고 B의 언론 노출을 전후로 지속적인 정신과적 상담 내지 치료를 받은 사실 등을 확인할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손해가 2018. 2.경 발생하여 현실화되었다고 객관적ᆞ 구체적으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 B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B의 주장 원고는 2010. 10. 30. 이 사건 강제추행을 당한 시점에 이미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인데,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8. 11. 2.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서 정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관련 법리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고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ᆞ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ᆞ구체적으로 인식하였는지는 개별 사건에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54686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30440 판결 등 참조). 단기소멸시효는 형사상의소추와는 무관하게 설정한 민사관계에 고유한 제도이므로 그 시효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7577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강제추행일인 2010. 10. 30.경 피고 B의 이 사건 강제추행이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그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음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강제추행이 발생한 날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8. 11. 2.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피고 B의 위 항변이 이유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가 이 사건 강제추행의 경위에 관하여 “처음에 잠깐은 혹시 실수인가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에도 반복되었기 때문에 혼동할 상황이 아니었고 명백하게 추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 B이 강제추행을 한 즉시 또는 그 직후에 바로 그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2 또한 원고가 이 사건 강제추행일에 남편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면서도 ‘(가해자가) 내부에 있어서 고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취지로 이야기하거나, 강제추행 사건 이후로 동료검사인 AN, AO, AP 등에게 피해 사실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강제추행이 발생한 무렵에 위 가해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의 발생 등에 관해서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3 한편 원고는,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위 강제추행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원고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은 2018. 2. 27.경 또는 검찰이 피고 B에 대하여 이 사건 강제추행의 사실에 관한 공소를 제기한 시점인 2018. 4. 25.경을 그 기산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2018. 2. 27.경 원고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의 손해가 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것은 앞서 본 것과 같고, 단기소멸시효는 형사상의 소추와는 무관하게 설정한 민사관계에 고유한 제도이므로 그 시효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진행하는 점(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34126 판결 참조)에 비추어 보면 공소제기 시점을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이유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 등의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 등의 행위가 인사재량권의 일탈.남용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는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등 공무원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인사대상 공무원의 직급과 직종을 고려하여 그 직급에 상응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인사대상 공무원의 전공분야.훈련.근무경력.전문성 및 적성 등을 고려하는 등 위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보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인사권자는 위와 같은 법령의 제한 내에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바, 인사권자가 행한 전보인사는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반하여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또한,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가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반하거나 인사권을 다소 부적절하게 행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그 전보인사가 당연히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고, 인사권자가 당해 공무원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전보인사를 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그 전보인사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당해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판단 기초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의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 등 원고에 대한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검찰청법 제34조 제1항). 한편, 정부조직법 제2조에 의하면 중앙행정기관의 보조기관은 동법과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차관.차장.실장.국장 및 과장으로 하고, 중앙행정기관에는 그 기관의 장, 차관.차장.실장.국장 밑에 그를 보좌하는 보좌기관을 둘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령인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라 S 국장은 검찰행정사항(인사.조직 등)을 분장하면서 법무부장관의 검사 인사제청권한을 보조하고, 검사인사담당 검사는 S국장의 일반검사 인사업무를 보좌한다. 검사에 대한 전보인사는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법령에서 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보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고, 검사는 고도의 전문지식과 직무능력, 인격을 갖출 것이 요구되므로 인사권자는 법령의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전보인사의 내용을 결정할 필요가 있고 이를 결정함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인사권자의 지시 또는 위임에 따라 검사인사에 관한 직무집행을 보조 내지 보좌하는 실무 담당자도 그 범위에서 일정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재량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법무부장관은 검사에 대한 근무성적과 자질을 평정하기 위하여 공정한 평정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위 자질 평정기준에는 성실성, 청렴성 및 친절성 등이 포함되어야 하며, 법무부장관은 위 평정기준에 따라 검사에 대한 평정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직, 전보 등의 인사관리에 반영한다(검찰청법 제35조의2). 검사의 임용, 전보, 그 밖의 인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법무부에 검찰인사위원회를 두고, 검찰인사위원회는 검사의 임용.전보의 원칙과 기준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여 의결한다(검찰청법 제35조). 법무부 S국에서는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축적된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검사인사원칙집’이라는 자료집 형태로 정리해왔고, 법무부 S국장, T과장과 검사인사담당 검사 등을 비롯한 검사인사담당자들은 위와 같은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여 전보인사안을 작성해왔다. 검사인사원칙집에는 검사의전보인사에 관한 인사기준으로 전보 근속기간, 인사시기, 평검사 인사배치, 경력검사 배치원칙, 여성검사 배치, 장기 해외연수 검사 배치 등에 관한 기준을 두고 있고, 기타 인사 시 고려사항으로 근무실적 우수자 등의 경우 희망지 우선반영, 감찰사항 지적자.근무실적 부진자.각종 물의 야기자 등의 경우 상응하는 인사조치 단행, 올해의검사.모범검사 등의 경우 근무희망지 우선 배려, 기관장 복무평가.검사장 인사의견의 최대한 반영 등을 정하고 있다. 그중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가장 최근인 2005. 7. 26. 검찰인사위원회 심의사항에 의할 때, ‘부치지청 경력검사 인사 희망 우선 배려, 부치지청 경력검사는 교체가 원칙이되 인사 희망이나 향후 인사운영구도 등에 따라 일부 유임도 고려, 전입검사는 차기 인사 시 희망지를 우선 배려할 수 있도록 근무성적이나 자질이 탁월한 검사를 엄선하여 배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와 관련한 2015. 8. 17. 검찰인사위원회에서는 관련 심의.의결이 없었다. 이와 같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부치지청에 경력검사를 배치하고 경력검사가 부치지청에서 근무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강도로 근무한 것을 고려하여 차기 전보인사에서 해당 경력검사의 인사희망을 배려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인사안 작성 당시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가 인사기준 내지 고려사항의 하나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치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 또한 관련 법령 등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관련 법령이나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사항 등을 전제로 한 여러 인사기준 또는 다양한 고려사항들 중 하나로서, 검사인사담당 검사가 검사의 전보인사안을 작성함에 있어 지켜야 할 일의적.절대적 기준이라고 볼 수 없고, 다른 인사기준 내지 다양한 고려사항들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찾기 어렵다.
이와 같이 검사의 전보인사에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고, 인사기준 역시 다양한 기준과 고려사항들을 종합적으로 참작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검사의 전보인사는 다수 인사대상자들의 보직과 근무지를 일괄적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상호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인사안의 작성, 확정에 관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나 그의 지시나 위임에 따라 인사안을 작성하는 실무 담당자는 인사대상자 전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여러 기준 또는 고려사항을 종합하여 인사안을 작성할 재량이 있고, 그 과정에서 각 기준 또는 고려사항을 모두 충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량의 범위 내에서 우열을 판단하여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안이 부치지청인 I지방검찰청 J지청에 근무하고 있던 경력검사인 원고를 또 다른 부치지청인 L지방검찰청 M지청으로 전보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의 본질에 반한다거나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에 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 등의 행위가 공무원의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독립한 가해행위가 될 수 있는지 여부 (1) 국가배상책임에 있어 가해행위의 주체는 공무원이고, 공무원의 가해행위란 법령을 위반한 것이어야 하는데,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였다 함은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뜻하고,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 내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국가작용은 국가배상책임에 있어 법령을 위반한 가해행위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3다44720 판결 참조). 국가공무원법은 제56조에서 공무원의 성실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무원으로서 최대한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대법원 1989. 5. 23. 선고 88누3161 판결 등 참조).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5, 103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B은 원고를 강제추행한 자로서 그 정을 모르는 V에게 부치지청에 근무한 경력검사인 원고를 또다시 부치지청으로 배치하는 내용의 이 사건 인사안의 작성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원고에 대한 인사절차에 부적절하게 개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S국장이라는 주요 직위를 담당한 검사로서 피고 B의 개입행위는 검찰 윤리 강령 및 검사 선서에 관한 규정 등에서 정한 검사의 윤리기준에 어긋나고 국가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사건 인사안 작성 당시 검사인사담당 검사인 V은, 이 사건 인사안이 최종 확정되기에 앞서 2015. 7. 17.경부터 검찰인사위원회 개최 무렵인 2015. 8. 17.까지에 걸쳐 원고를 W지방검찰청, X지방검찰청 등 차치지청 이상 검찰청에 배치하였을 뿐 부치지청에는 한 번도 배치한 적이 없다가, 이에 대한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가 이루어진 이후로서 위 인사안 발표 직전인 2015. 8. 18. 오후 경부터 2015. 8. 19. 오전 경 사이에 원고를 M지청으로 전보시키는 내용의 인사안을 갑작스럽게 마련하였고, 그 인사안이 T과장인 Y 및 S국장인 피고 B을 순차로 거쳐 확정되었다.
이 사건 강제추행에 대한 진상조사단의 담당검사가 2018. 2. 14. 작성한 ‘수사보고(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 중 원고 인사안 변동내용)’에는 ”위와 같은 갑작스러운 인사 변동은 V이 T과장(Y), S국장(피고 B)에게 검사안을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수정.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 B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단2426호)도 “피고 B이 2015. 8. 17. 검찰인사위원회 개최 무렵 V에게 부치지청인 J지청에서 근무한 원고를 다시 부치지청인 M지청에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하였고, V은 피고 B의 지시에 따라 2015. 8. 18. 오후 경부터 2015. 8. 19. 오전 경 사이에 원고를 M지청에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하여 Y을 거쳐 피고 B에게 보고하였으며, 이와 같이 보고된 인사안은 그대로 확정되어 2015. 8. 20. 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가 발표되었다.”고 인정하면서, 피고 B이 법무부 S국이 마련하는 인사안 결정과 관련한 S국장의 업무권한을 남용하여 S국 T과 검사인사담당 검사로 하여금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에 반하여 원고를 M지청에 전보시키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함으로써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는 이유에서 피고 B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유죄로 징역 2년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에 대한 피고 B의 항소에 대하여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노424호)은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 B이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자대법원(2019도11698호)은 피고 B이 법령에서 정한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하여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후 파기.환송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156)에서 피고 B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확정되었으나, 파기.환송심 판결에서도 피고 B이 V으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사실은 그대로 인정되어 확정되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인사안 작성 경위에다가 피고 B은 자신이 원고를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내 일부 구성원 간에 이 사건 강제추행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해 2010. 12. 경 법무부 감찰관실이 그에 대한 진상조사까지 한 사실도 들어 알게 되었던 점, 이 사건 강제추행과 관련하여 피고 B은 직접 원고에게 한마디 사과는 물론 해명 비슷한 언명도 하지 않은 점, 일반 검사 인사에 대해서는 법무부 S국에서 마련한 인사안이 대부분 그대로 확정되었다고 보이고 실제 원고를 M지청으로 전보시키는 내용의 인사가 이 사건 인사안대로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해 보면, S국장 직위에 오른 피고 B으로서는 원고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사직을 유도하고자 하는 등의 동기가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 B이 개인적인 의도로 원고에 대한 인사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구 검찰청법(2020. 2. 4. 법률 제16908호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검찰청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은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검사 선서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르면 검사는 취임할 때에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라는 내용의 검사 선서문에 따라 선서하여야 한다.<2> 또한 구 검사윤리강령(2018. 2. 19. 법무부훈령 제1140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검사윤리강령’이라 한다)은 제2조 “검사는 그 직무상의 권한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것임을 명심하여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한다.”, 제4조 “검사는 공.사생활에서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하고, 명예롭고 품위 있게 행동한다.”, 제16조 제1항 “검사는 항상 공.사를 분명히 하고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하여 그 직무나 직위를 이용하지 아니한다.” 등의 규정을 두어 검사의 윤리기준과 행동 준칙을 마련하였다.
나아가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라는 내용의 검사 선서문에 따라 선서하여야 한다.<2> 또한 구 검사윤리강령(2018. 2. 19. 법무부훈령 제1140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검사윤리강령’이라 한다)은 제2조 “검사는 그 직무상의 권한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것임을 명심하여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한다.”, 제4조 “검사는 공.사생활에서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하고, 명예롭고 품위 있게 행동한다.”, 제16조 제1항 “검사는 항상 공.사를 분명히 하고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하여 그 직무나 직위를 이용하지 아니한다.” 등의 규정을 두어 검사의 윤리기준과 행동 준칙을 마련하였다.
나아가 피고 B이 이 사건 인사안 작성을 지시하는 등 원고에 대한 인사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은, 아래 (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성폭력방지법 및 남녀고용평등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피고 B이 이 사건 인사안 작성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원고에 대한 인사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 검사의 윤리기준 등에 위배되고 공무원의 성실의무를 위반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검사인사에 관한 인사권자가 아닌 중간 결재자에 불과한 피고 B의 행위는 검사인사를 결정하는 연속적인 과정 중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고, 이 사건 인사안 작성 당시에는 이 사건 강제추행 사실이 검찰 내부에서 공론화되기 전이어서 검사인사담당 검사인 V이 위 강제추행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이 사건 인사안에 기속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 B의 위와 같은 개입행위 그 자체로 원고에 대한 공권력의 행사로서 독립한 가해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 B이 이 사건 인사안 작성을 지시한 행위에 대한 위법성 평가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그 인사안을 확정한 과정 및 그 인사결과 등을 종합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부치지청인 J지청에서 근무하던 경력검사인 원고를 또 다른 부치지청인 M지청으로 전보시키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인사안에 기초한 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는 인사권자의 인사재량권 범위 내의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한편, 피고 B의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가 구 성폭력방지법 및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구 성폭력방지법 제8조 및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의 문언과 취지 등을 고려하면 위 각 규정은 성폭력피해자를 고용하고 있는 자와 사업주를 각각 그 수범자로 하고 있는데, 피고 B은 이 사건 인사안의 작성, 확정 당시 법무부 S국장의 지위에 있었을 뿐 원고를 고용한 자 또는 사업주의 지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피고 B에게 위 각 규정이 직접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해자를 고용하고 있는 자가 구 성폭력방지법 제8조를 위반하여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형벌법규인 위 법 제36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 사업주 등이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것은 형벌법규인 위 법 제37조 제2항 제2호의 구성요건에 각각 해당하는 것이므로, 구 성폭력방지법 제8조 및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고용자와 사업주 등에 불리하게 확장해석 내지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법무부 S국장 지위에 있는 피고 B이 위 각 규정의 수범자에 해당한다고 이를 확장해석 내지 유추해석하기도 어렵다. 나아가 위 각 법률의 취지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인사안이 인사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원고에게 불이익하거나 불리한 조치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 대한민국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국가공무원인 피고 B이 이 사건 강제추행 및 이 사건 인사안의 작성을 지시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피고 B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B의 강제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B이 2010. 10. 30. 원고를 강제추행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은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따라서 피고 대한민국은 국가공무원인 피고 B의 이 사건 강제추행으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대한민국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대한민국의 주장 원고는 2010. 10. 30. 이 사건 강제추행을 당한 시점에 이미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8. 11. 2.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서 정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관련 법리 국가배상법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 제2항,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제1항(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제1항)에 따르면,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 참조).
판단 원고가 이 사건 강제추행일인 2010. 10. 30. 이미 불법행위의 존재와 그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함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8. 11. 2.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피고 대한민국의 위 항변이 이유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B의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 등의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피고 B의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 등의 행위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 것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따라서 피고 B의 손해배상책임 발생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되,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른 경위, 소송의 경과 및 공평의 견지에 비추어항소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그의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한 행위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인정되므로, 민사소송법 제99조 후단을 적용하여 원고와 피고 B이 각자 부담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웅기(재판장) 양은상 김양훈 각주1) 지방검찰청 소속 소규모 지청으로서 검사장이나 차장검사가 없고 지청장과 부장검사가 배치되어 있는 지청을 말하는데, 부치 지청은 지방검찰청이나 차장검사가 있는 차치지청보다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많아 업무 강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각주2) 검사 선서는 국가공무원법 제55조에 따른 공무원 선서에 대신하여 2008년경 대통령령으로 제정되어 신규임용 검사에게 적용된 제도이고 원피고가 위 선서문에 따라 선서한 것은 아니다. 검사 선서 제도의 소관 부서는 법무부 S국 T과인데, S국장은 검사로 보하도록 되어있다[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 제32969호) 제10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