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3. 15.자 2021카합20060 결정

주문

1.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가 2020. 12. 31. 채권자들에 대하여 한 해고의 효력을 정지한다.

2.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무자는 '건축물 구조 설계, 계산 및 해석', '건축물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등을 목적으로 1999. 12. 3.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발행주식의 총수는 보통주식 30,000주이고, K과 L이 각 50%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나.

K과 L은 채무자 설립 당시 'K과 L이 채무자의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각자 운영하는 별도의 사무소의 대표권을 행사하고, 그 수익도 각 사무소별로 각자 분배받기로 하는 내용'의 수익분배약정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수익분배약정'이라 한다), 이에 K은 서울 성동구 M 소재 사무소(위 주소지는 여러 번 변동이 있었지만 통칭하여 이하 'N 사무소'라 한다)에서 주로 건축물 구조설계 업무를, L은 서울 서초구 O 소재 사무소(이하 'P 사무소'라 한다)에서 주로 건축물 안전진단 업무를 각각 수행해 왔다.

다.

K과 L은 1999. 12. 3. 채무자의 각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L의 배우자 Q는 2002. 12. 3. 채무자의 사내이사로 각 취임하여 재직해 왔고, 채무자는 최초 N 사무소를 본점으로, P 사무소를 지점으로 등기하였다가, 2014. 4. 18. P 사무소를 본점으로, N 사무소를 지점으로 변경하였다.

라.

그 후 사내이사들 사이에 갈등이 반복되자 채무자는 2019. 7. 24. 이사회를 개최하여 K을 제외한 출석 사내이사 2명(L, Q)의 찬성으로 K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기로 결의하였고(K은 사내이사로서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019. 11. 26. 이사회를 개최하여 K을 제외한 출석 사내이사 2명(L, Q)의 찬성으로 N 사무소를 채무자의 지점에서 폐지하기로 결의하였으며, 위 각 결의사항은 그 무렵 채무자 법인 등기부에 기입되었다.

마.

채권자들은 모두 2019. 11. 26. 이전에 N 사무소의 대표 K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N 사무소에서 근무해 온 근로자들인데, 2019. 11. 26. N 사무소의 지점 등록이 폐지되자 채무자의 본점 소재지인 P 사무소의 근로자로 편입되었다.

바.

채무자는 2020. 11. 24. 채권자들에게 관할 노동청의 인사노무 업무지도에 따라 ㉠ 이력서 및 경력증명서, ㉡ 자기소개서, ㉢ 연봉계약서, ㉣ 신분증 사본, ㉤ 비밀유지협약서(이하 '이 사건 개인정보서류'라 한다)가 필요하다며 그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채권자들은 ㉤ 비밀유지협약서는 노동청에서 요구할 수 있는 서류가 아니고, 다른 서류들의 경우 그 근거가 된 노동청의 인사노무 업무지도 사항이 무엇인지 밝혀달라면서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채무자는 채권자들에게 같은 날 노동청의 업무지도에 관해서는밝힐 수 없고 채무자 대표이사의 지시사항으로 사업장별 근로자 명부를 작성하기 위해 이 사건 개인정보서류를 모두 제출할 것을 재차 요구하였고, 2020. 12. 4. 이 사건 개인정보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고하겠다는 통지를 하였으며, 이에 채권자들이 거부하자, 채무자는 채권자들에게 2020. 12. 24. 해고 조치 예정 통보를 보낸 다음 2020.12. 28. 이사회를 개최하여 K을 제외한 출석 사내이사 2명(L, Q)의 찬성으로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어 채권자들을 해고하기로 결의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2020. 12. 30. 그 내용을 통지하였다.

사.

한편, K은 상시 10인 이상 근로자의 사용자로서 2015. 1. 23.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동부지청에 채권자들을 비롯한 N 사무소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신고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채권자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체적으로 하자가 있거나 절차적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이 없으므로, 채권자들은 채무자를 상대로 신청취지 기재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고, 이 사건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채권자들은 생계에 큰 위협을 받게 되는바, 시급히 위 가처분이 발령되어야 할 보전의 필요성도 있다.

1)

이 사건 해고 사유 중 채권자들이 채무자 대표이사 L의 지시에 불응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채권자들은 채무자 지점인 N 사무소의 대표인 K과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였던 사람들이므로 채무자의 대표이사이자 P 사무소의 대표인 L의 지시를 거부하였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없고, 그 지시사항의 경우도, 채무자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이거나 사업장별 근로자 명부를 작성하기 위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므로,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이 사건 해고 사유 중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경쟁회사인 주식회사 R(이하 'R'이라 한다)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채권자들은 그러한 사실이 없으므로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나아가 채무자가 채권자들을 해고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취업규칙 상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심의를 거쳐야 하고(제64조), 징계 대상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제공하여야 하는데(제65조), 이와 같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고 이사회를 개최하여 채권자들을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

3.

판 단

가.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무소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등 참조).

나.

판 단

1)

피보전권리

위 소명사실에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한 해고 사유 및 절차 요건을 갖추지못해 위법하거나 무효라고 볼 여지가 많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해고의 효력 정지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된다.

가)

K과 L은 함께 채무자를 설립하여 대외적으로 채무자 명의로 사업을 영위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수익분배약정에 따라 K은 N 사무소를, L은 P 사무소를 각자 운영하면서, 각 사무소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스스로 채용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등 독자적으로 업무 및 회계처리를 해왔고, 2019. 11. 26. N 사무소에 대한 지점 폐지등기로 채권자들의 소속이 형식적으로 채무자의 본사인 P 사무소로 변경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K은 이 사건 수익배분약정에 따라 종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N 사무소를 운영해 왔는바(다만, 4대 보험료 및 세금의 경우, 지점 폐지로 N 사무소에 부과 통지가 되지 않아 P 사무소로부터 채권자들에 대한 부과액을 통지받으면, K이 지정된 계좌에 이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채권자들의 실질적 사용자는 K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채무자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2019. 7. 24. K이 대표이사의 지위를 상실하였다거나2019. 11. 26. N 사무소가 지점 폐지되었다는 것만으로 그 이후 채권자들의 실질적 사용자가 K에서 L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채권자들의 실질적 사용자가 아니어서 지시권한이 없는 L이 자신의 지시를 불이행했다는 이유로 채권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볼 소지가 있다.

나)

설령,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사업 부문에 소속된 근로자가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인 사용자는 법인체라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18899 판결), 2019. 7. 24. 이사회 결의에 따라 K이 대표이사의 지위를 상실함에 따라 채권자들의 사용자를 L이 단독 대표이사인 채무자라고 보아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 사유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1)

채무자는 채권자들에게 이 사건 개인정보서류의 제출을 요구하였는데, 최초 그 이유는 노동청의 인사노무 업무지도였고, 이에 채권자들이 그 근거의 제출을 요구하면서 ㉤ 비밀유지협약서는 노동청에서 요구할 수 있는 서류가 아니라고 주장하자, 채무자는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사업장별 근로자 명부를 작성하기 위해 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였으며, 최종적인 이 사건 해고 사유도 대표이사의 위 지시를 거부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채권자들은 채무자에게 이미 2020. 2. 3. 2019년도 연말정산을 위한 자료 및 급여 내역을 송부하였고, 2020. 5. 7. 채권자들의 근로계약서를 모두 제출였는바, 채무자는 이미 채권자들에게 요청한 이 사건 개인정보서류 중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었고, 그 이외 추가 서류들의 경우 채무자가 사업장별 근로자 명부를 작성하기 위해 이와 같은 서류들이 왜 필요한지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

(2)

또한 K은 2009. 5. 7.부터 R을 채무자 본점과 동일한 장소에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었고 L도 이와 같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채권자들은 R의 근로자로 소속되어 있지 않았는바,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채권자들이 R의 업무도 함께 수행하면서 채무자의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할 뿐 아니라 채무자가 왜 이제 와서 그와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해고에 나아간 것인지 그 필요성을 인정할만한 소명도 부족하다.

다)

나아가 채무자가 이 사건 해고 과정에서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은 다툼이 없다. 이에 대해 채무자는 이 사건 취업규칙은 N 사무소에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채무자의 근로자로 편입된 채권자들을 해고하는 데 있어 이 사건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①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이에 상시 1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였던 N 사무소의 대표 K은 2015. 1. 23.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 이 사건 취업규칙을 신고한 점, ③ 채무자의 주장과 같이 N 사무소에 대한 지점 폐지 등기로 채무자가 채권자들의 사용자가 되었다면,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채무자로서는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는데, 채무자로서는 이 사건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만 할 뿐 채권자들에게 적용할 새로운 취업규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 ④ 설령 채무자가 채권자들에게 적용할 새로운 취업규칙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데(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참조), 채무자가 이러한 절차를 거쳤다는 아무런 소명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채무자가 채권자들을 해고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거쳤어야 할 것인데, 채무자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2)

보전의 필요성

나아가 채무자가 채권자들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한 이래 채권자들의 근로자 지위를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점, 채권자가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종래의 직무로부터 배제되어 금전으로 전보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보이는 점 등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정지를 명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1. 3. 15.

판사 송경근(재판장) 신일수 원도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