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2가단5221362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6,759,676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2. 21.부터 2024. 5. 23.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설립되어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재보험 업무를 위탁받은 법인으로, 주식회사 D(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과는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자와 보험가입자의 관계에 있다.

나.

피재자(E)는 소외 회사의 하도급업체인 F 소속 근로자로 소외 회사가 시공하는 G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현장에서 거푸집 조립 및 타워크레인 신호수로 근무하였다.

다.

소외 회사는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로부터 피고 회사 소유의(차량번호 1 생략) 건설기계(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를 임차하였고, 피고 C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 차량을 운전하였다.

라.

피고 주식회사 A(이하 ‘피고 A’이라 한다)은 피고 회사와 사이에 피고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내용의 영업용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마.

피재자는 2019. 8. 15. 11:20경 피고 C에게 고소작업대를 이 사건 공사 현장으로 반입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피고 C는 고소작업대를 피고 차량의 샤클(크레인으로 물건을 들어올리기 위한 연결장치)에 결속한 후 이를 들어 올려 공사현장 내부로 이동시킨 후 피재자의 무전 지시에 따라 고소작업대를 내려주었는데 피재자가 동료 근로자와 함께 샤클을 풀고 있는 도중 피고 C가 다시 고소작업대를 들어 올리면서 샤클에 피재자의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피재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좌 수부 무지 원위지골 1/2 이상 절단 등의 상해를 입었다.

바.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산재보험법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하고 2020. 2. 20.까지 피재자에게 휴업급여 10,945,620원, 장해급여 45,530,100원, 요양급여 7,858,73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범위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C는 크레인 운전수로서 작업자의 안전을 위하여 작업자가 샤클을 채우거나 풀고 작업 반경 내에서 이탈한 후 신호수와 송수신을 통하여 샤클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피고 차량을 조작하여야 하고,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작업 현장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면 더욱 더 신호수의 신호를 주의 깊게 들었어야 함에도 작업자가 샤클을 다 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들어 올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는바, 피고 C는 민법 제750조, 피고 회사는 피고 차량의 소유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 한다) 제3조, 피고 A은 피고 차량에 대한 보험자로서 공동하여 피재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재자가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차량의 운전업무를 보조한 운전보조자로 자동차손배법 제3조의 ‘다른 사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구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손배법 제3조 본문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다른 사람’이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 및 해당 자동차의 운전자를 제외한 그 이외의 자’를 지칭하므로, 해당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그 운전의 보조에 종사한 자는 자동차손배법 제3조에 규정된 ‘다른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 운전의 보조에 종사한 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로서 운전자의 운전행위에 참여한 것인지 여부, 운전자와의 관계, 운전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참여 내용, 정도 및 시간, 사고 당시의 상황, 운전자의 권유 또는 자발적 의사에 따른 참여인지 여부, 참여에 따른 대가의 지급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5175 판결), 자신의 업무와 관계없이,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고 운전행위를 도운 것에 불과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의 보조에 종사한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4다236830, 236847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 차량을 이용한 고소작업대 등의 운반 및 하역작업은 피고 C의 업무이고, 피고 회사는 소외 회사의 공사 현장에서 피고 C에게 피고 차량을 운전하게 한 점, 피재자는 소외 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고 당시 소외 회사의 지시를 받아 거푸집 조립 및 신호수의 역할을 하였고, 피재자가 피고 C에게 고소작업대 하역과 관련하여 신호를 보낸 것은 자신의 업무일 뿐 피고 C의 피고 차량의 운행과 관련된 업무라고 볼 수 없는 점, 피재자는 소외 회사로부터 보수를 받았고, 피고 회사로부터 대가를 받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재자가 피고 C의 운전을 보조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다만,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차량 운전석과 고소작업대를 내려놓는 지점이 상당한 거리가 있어 피고 C로서는 피재자의 무전신호에 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재자는 비가 오는 상황에서 신호수와 작업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면서 피고 C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였고, 피재자의 위와 같은 과실 역시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60%로 제한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리고, 손해배상금의 사고 시의 현재가치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1)

소극적 손해 : 48,006,860원

가)

생년월일 : H생

나)

사고일자 : 2019. 8. 15.(사고당시 37세)

다)

가동연한 : 만 65세(2046. 11. 29.까지)

라)

요양기간 : 2019. 8. 15. ~ 2019. 11. 25.(입원 42일, 통원 61일)

마)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30률 : 입원기간 100%, 통원기간 이후부터 가동연한까지 7.5%[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Ⅱ-1-b, 말절골에서 절단된 경우 1/2 감산, 영구장해]

바)

소득 및 가동일수 : I협회 고시 건설부문 보통인부 임금, 월 가동일수 20일<2> 사) 계산

2)

적극적 손해액 : 7,858,730원

원고가 피재자에게 요양급여로 7,858,73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재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에 비추어 적정한 범위 내에 있는 적극적 손해라고 판단된다.

3)

책임의 제한 : 60%

가)

요양기간 중 일실수입 : 1,802,959원(= 3,004,933원 × 60%)

나)

요양기간 이후 일실수입: 27,001,156원(= 45,001,927원 × 60%)

다)

적극적 손해 : 4,715,238원(= 7,858,730원 × 60%)

3.

구상권의 발생 및 범위

가.

구상권의 발생

재해근로자에게 요양급여,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를 지급한 원고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위 각 보험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재해근로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

나.

구상권의 범위

1)

관련 법리

산업재해가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도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하여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되고, 공단은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 재해근로자를 대위할 수 없고 재해근로자를 위해 위 금액을 종국적으로 부담한다. 나아가 위와 같이 공동불법행위로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공단이 제3자를 상대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는 경우에는, 순환적인 구상소송을 방지하는 소송경제적인 목적 등에 따라 공단은 제3자에 대하여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 상당액은 대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공단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에 따라 보험급여에서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한 다음, 여기서 다시 재해근로자가 배상받을 손해액 중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하고 그 차액에 대해서만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원고가 대위할 수 있는 금액은 ① 보험급여에서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한 금액과 ② 재해근로자가 배상받을 손해액(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을 고려한 손해액) 중 적은 것을 한도로 하므로, 위 ② 금액이 위 ① 금액보다 적은 경우에는 위 ②의 손해액에서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7다82059 판결 등에서 선언된 법리 중 위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되지 않은 부분 참조).

2)

소외 회사의 과실

소외 회사는 이 사건 공사현장을 지휘·감독하고 피고 회사로부터 피고 차량을 임차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하였으므로 피고 C가 피고 차량을 이용하여 작업할 때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방해물을 제거하고, 작업자와 신호수를 별도로 배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고, 소외 회사의 위와 같은 과실도 피고 C의 과실과 함께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소외 회사의 과실비율은 50%라고 봄이 타당하다.

3)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지급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권자에게 지급된 보험금의 한도 내에서 그 보험급여와 동일한 성질의 것에 한하여 수급권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할 수 있고(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45419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에 규정한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어서 휴업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손해와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대법원 1994. 4. 26. 선고 94다6628 판결 등 참조), 결국 원고가 대위할 손해배상의 범위는 피재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휴업급여는 휴업기간의 일실수입 손해, 장해급여는 휴업기간 후의 일실수입 손해, 요양급여의 경우에는 치료비 등 적극적 손해의 범위 내로 각 제한된다. 이에 따라 원고가 피재자에게 지급한 휴업급여, 장해급여, 요양급여와 그에 대응하는 피재자의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및 적극적 손해(치료비)를 비교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재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범위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16,759,676원이 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6,759,67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보험급여 최종 지급일 다음날인 2020. 2. 21.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5. 23.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하영

각주1) 원고는 2024. 3. 1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에 ‘피고는 원고에게’라고 기재하였으나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2) 우리나라는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1주간 근로시간의 상한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서 그 시행일을 사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한 결과 2011. 7. 1.부터는 원칙적으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이나 사업장에 적용되는 등 근로현장에서 근로시간의 감소가 이루어졌고, 이와 아울러 근로자들의 월 가동일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 등으로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 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하게 되어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고,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진 점, 또한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통계법에 의해 지정통계로 지정된 법정통계조사인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 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