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1, 원고가 피고의 조합원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1. 6. 1.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에 사고조사 전담직으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이고, 피고는 D노동조합 소속으로 C의 근로자 약 2,700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노동조합이다.
원고를 포함한 C의 사고조사 전담직 근로자 42명은 2020. 2. 12. 노동조합 가입신청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반려하였다. 또한 피고의 대의원대회에서는 2021. 4. 21. 원고와 같은 전담직군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 안건을 부결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노동조합 가입 신청 반려 및 ‘전담직군’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 안건 부결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과 “조합원은 노동조합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사용자를 제외한 C, C의 출자회사 및 관련 회사(도급, 용역계약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로서 소정의 가입절차를 필한 자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 피고의 규약 제5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결의·처분에 대한 시정명령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1. 8.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조합 결의·처분에 대한 시정명령 의결을 요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전담직군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신청을 반려하고 전담직군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 안건을 부결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 및 피고의 규약 제5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2021. 10. 12.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의결요청을 인용하였다(서울2021의결19).
[인정사실] 갑 제 1, 2, 5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조합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 신청을 거부하였고, 이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의결한 바와 같이 노동조합법과 피고의 규약을 위반한 것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노동조합 가입 신청을 한 때에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
피고는 전담직군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위하여 노력하여왔으나, 피고와 C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1장 총칙 제3조 제3호는 C과 피고가 합의한 자는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C이 전담직군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고, 피고의 기존 조합원들도 전담직군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C의 사내 자유게시판에 수차례 일반직군 근로자들을 조롱하는 글을 게시하는 등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 신청을 반려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행위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법 제5조에 의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의 일종으로 보장되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의 조합 가입을 함부로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노동조합 가입거부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가입신청인이 조합 규약상 정해진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이나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그 지위의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의 본래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등 노동조합의 본질적 기능 내지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6. 10. 29. 선고 96다28899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사정이 없는데도 노동조합이 가입신청인의 가입을 거부한다면 이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의 조합원 가입 신청을 거부한 행위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원고는 2020. 2. 12. 조합원 가입신청을 함으로써 피고의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피고가 원고의 조합원 지위를 다투는 이상 원고에게는 이를 확인할 이익이 있다).
피고의 규약 제5조는 “C, C의 출자회사 및 관련회사에 종사하는 노동자로서 소정의 가입절차를 필한 자를 조합원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앞서 본 관련법리와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 본문<1>의 취지를 고려하면 ‘소정의 가입절차’는 조합원 가입을 위한 행정처리 절차 등을 의미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는 C 소속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 신청에 대하여 가입신청인이 노동조합의 본질적 기능 내지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가 제출한 ‘전담직 노동조합 가입에 대한 집행부 의견(을 제4호증)’, ‘노조 지부장의 답변(을 제5호증)’은 모두 피고의 위원장인 E이 작성한 것으로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기존 조합원들이 전담직군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설령 C과 피고의 기존 조합원들이 원고를 포함한 전담직군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이 노동조합의 본질적 기능 내지 존재 의의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피고가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을 거부한 것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2022. 10. 18.부터 2022. 10. 21. 사이에 C 사내 자유게시판에 “정규직 임금이 짜다고 돈 더 달라고 하네요!!!”, “비정규직보다 2배 가까운 임금을 받는 정규직이 돈 더 달라고 징징대며 자기들만 왔다 갔다 하는 사옥 내부 로비에 서서 피켓 세워놓고 잠시 잠깐 쇼 하는 것은 상식이고 20~30년 일해도 단 돈 1만 원도 올려주지 않는 정규직 직원 연봉 수준 밖에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 임금 올려달라는 것은 비상식인 것인지”, “정규직이라며 잘난 척 하면서 비정규직을 무시하려면 좀 앞뒤가 맞고 설득력이 있는 내용으로 씹어주시기를...” 등의 내용이 포함된 글을 게시한 것은 사실이나 피고는 원고가 위와 같은 글을 게시하기 전인 2020. 2. 12.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신청을 반려하였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동은 피고가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을 거부한 것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일반직군 근로자들에 비하여 전담직군 근로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을 적용받고 있음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글을 게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2022. 10. 19. C 사내 자유게시판에 게시한 글에는 “앞장서 발 벗고 노조에 가입시켜줘야 할 중대한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는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 가입 조건이 갖추어져 있고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노조 가입을 방해하고 법무법인 변호인 선임하여 악랄하게 저지하려는 것이 상식인가???”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바 피고가 전담직군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 신청을 반려한 것이 원고가 위와 같은 글을 게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으므로 원고가 일반직군 근로자들에 대하여 다소 적대적인 내용이 포함된 글을 게시하였다고 하여 노동조합의 본질적 기능 내지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각주1)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