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3. 28. 선고 2022가합50965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하수처리시설의 관리·운영 및 유지보수 등을 목적으로 2000. 3. 14. 설립되어 서울시로부터 D, E, F의 G(하수처리시설)을 관리하는 'H'의 관리·운영을 위탁받아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1. 4. 26. 해산되어 2021. 10. 8. 청산종결된 회사이다.

나.

서울시는 서울시의 전체 G을 피고(이하 편의상 '피고 공단'이라 한다)가 운영하도록 하기 위하여 2020. 5. 19. '서울특별시 B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그에 따라 2020. 12. 16. 피고 공단을 설립하였다.

다.

2019. 12. 30.부터 C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원고는 2020. 10.경 피고 공단 임원공개모집에 지원하여 서류심사, 면접심사 등을 거쳐 상임이사(I본부장)로 최종 선발되었다. 원고는 2020. 12. 30. C에서 사임하고 2021. 1. 1.부터 피고 공단에서 근무하였다.

라.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2021. 6. 24.부터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하여 피고 공단 사옥설치공사 관급자재 업체선정 및 시공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2021. 11. 11. 피고 공단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각 징계사유는 그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하고,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

마.

이에 피고 공단은 2022. 1. 13.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2022. 1. 19.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바.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수사기관에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대하여 수사를 의뢰하였고, 해당 사건은 2023. 2. 1. 검찰에 송치되어 현재까지 수사가 계속 중이다.

사.

피고 공단의 임원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내지 11, 2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선결 판단

가.

선결되는 쟁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9. 12. 30.부터 C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2020. 12. 30.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고 2021. 1. 1.부터 피고 공단에서 상임이사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원고가 C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중에 발생하였는데, 원고가 피고 공단에 입사한 이후 피고 공단이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하면서 원고가 C 대표이사 근무 기간에 발생한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핀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말하고 영업이 포괄적으로 양도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간의 근로관계도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할 것이고,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다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다 할 것이며,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3317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갑 제1, 3, 4, 5, 6, 12, 18호증, 을 제21,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에 의하면, C의 물적·인적 재산이 피고 공단으로 이전되었고 피고 공단이 C의 영업을 양수하면서 원고와 C 사이의 근로관계도 피고 공단에 포괄적으로 승계되어 그 계속성이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공단은 원고가 C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기간에 발생한 비위행위에 대하여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 할 것이다.

①

서울특별시 B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부칙(2020. 5. 19.) 제4조는 '이 조례의 시행 전에 C이 업무수행을 위하여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관계인과 체결한 각종 협정, 협약, 계약 등은 공단의 설립등기일에 피고 공단에 승계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 공단은 서울시가 C에 민간위탁하여 운영하였던 H를 L 등과 통합하여 운영하기 위하여 설립된 공기업으로, 피고 공단의 사옥은 C의 H 관리동 일부를 증축하여 설치되었고 C과 피고 공단의 본점 소재지 역시 동일하다.

②

C은 서울시와 사이에 H의 관리·운영 위탁 협약을 체결하고 H를 운영하였는데, 피고 공단이 설립된 이후에는 피고 공단이 서울시와 사이에 H 관리 대행 협약을 체결하고 H를 운영하고 있다.

③

원고가 C에서 피고 공단으로 이직하면서 퇴직 절차를 거치고 피고 공단의 임원모집 계획 공고에 따라 입사 과정을 거치긴 하였으나, 원고는 C의 대표이사직에 상응하는 피고 공단의 상임이사(I본부장)직을 맡아 M 운영에 관한 업무 등 이전에 C에서 담당하였던 것과 동일 내지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였다.

④

피고 공단이 C으로부터 영업을 양수하면서 달리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특약을 체결한 바 없다.

3.

이 사건 해임처분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징계사유의 부존재

가)

제1 징계사유 관련

원고가 피고 공단 사옥 공사 담당자들에게 관급자재를 납품할 특정 업체를 알려준 사실은 있으나 이는 피고 공단 사옥 공사가 짧은 기간 내에 원만하게 진행되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 부당한 지시라 할 수 없고, 위 업체의 제품들은 모두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와 있는 우수한 것들로 피고 공단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지정한 업체들과 C 사이의 관급자재 납품계약은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제3자 단가계약, 다수공급자계약 내지 수의계약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

나)

제2 징계사유 관련

원고가 피고 공단 사옥 공사 담당자에게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을 통신공사에 소요되는 관급자재 납품업체로 추천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원고는 경쟁입찰 결과 통신공사 업체로 선정된 K 주식회사(이하 'K'라 한다)를 대신하여 J이 통신공사를 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였고, 그 과정에 원고가 관여한 바도 전혀 없다.

다)

제3 징계사유 관련

C은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 서울특별시 계약심사 업무처리규칙(이하 '계약심사 규칙'이라 한다) 또는 기술용역타당성심사 및 건설공사 지도·점검 업무개선 등에 따라 계약심사나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받을 의무가 있는 기관이 아니다. 계약심사나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거치지 않아 C에 어떠한 예산 낭비가 초래된 것도 아니고 이는 서울시가 피고 공단 사옥 공사에서 요구하는 촉박한 공기(工期)를 맞추기 위한 적극행정의 일환이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설령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처분은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 내지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3)

이 사건 무효확인 및 임금 청구

따라서 원고는 피고 공단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이 사건 해임처분이 발령된 2022. 1. 17.부터 복직일 또는 원고와 피고 공단 사이의 연봉계약이 종료되는 2023. 12. 15.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연 100,488,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나.

개별적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제1 징계사유

갑 제8, 14, 18호증, 을 제1, 2, 15, 25, 29, 30,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특정업체의 제품이 관급자재로 설계에 반영되도록 지시하는 등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아니하고 피고 공단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피고 공단 임원인사규정 제7조 및 제20조 등에서 정한 문책대상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존재한다.

가)

통상적으로 C이 발주하는 공사에 소요될 관급자재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구매된다. 먼저 설계사가 기본설계를 하면서 시장조사, 물가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사의 내용 및 현장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몇 개의 제품을 정하여 비교검토서를 작성한다. 발주부서는 위 비교검토서를 토대로 가격, 현장적합도 등을 고려하여 그 중 한 개의 제품을 선정하여 해당 업체와 조달청을 통해 관급자재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설계사는 최종적으로 그 제품을 설계에 반영한다.

나)

그런데 원고는 위와 같은 절차에도 불구하고 피고 공단 사옥 공사 총괄담당자 및 기계 분야 담당자에게 메모 내지 구두로 9개 자재에 특정 업체의 제품이 설계에 반영되도록 업체명과 담당자 연락처 등을 알려주었다(이와 같은 사실관계 자체는 원고도 다투지 않고 있다). 위 담당자들은 설계사에게 이를 전달하였고, 설계사는 원고가 지정한 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형식적인 비교검토서를 작성하였으며, 9개의 자재 중 EHP(냉난방공조시스템), 조명기구, 분전반, 제어설비는 원고가 정한 업체의 제품이 설계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금액이 커서 서울시 특정기술 선정심사위원회의 심사 대상에 해당하는 엘리베이터, 환기유니트는 원고가 지정한 업체를 후보군에 포함시켜 선정심사를 의뢰하였고, 최종적으로 원고가 지정한 업체가 계약대상자로 선정되어 설계에 반영되었다.

다)

이처럼 원고는 기본설계 단계에서 특정 업체의 제품이 설계에 반영되도록 지시하여 C이 관급자재 납품업체 선정절차를 통해 제품의 가격이나 성능 등을 비교하여 가장 우수한 업체를 선정할 기회를 박탈하였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엘리베이터나 환기유니트의 경우 서울시 특정기술 선정심사위원회를 거쳐 업체가 선정되기는 하였으나 원고의 지시로 인해 원고가 지정한 업체보다 더 우수한 업체가 심사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할 가능성이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원고의 지시에 따라 바로 설계에 반영된 업체들의 경우와 다르지 아니하다. 결국 관급자재 선정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었다면 좀 더 가격이 낮고 적합한 성능의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납품업체로 결정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위와 같은 원고의 부당한 지시로 말미암아 C은 원고가 지정한 업체들과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금액을 지급하게 됨으로써, 위 금액 상당과 관급자재 선정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었을 경우의 정당한 계약 금액과의 차액 상당인 액수불상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라)

이에 대하여 원고는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가 지정한 업체들의 제품은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시되어 품질과 가격이 검증된 것들로서 현재 피고 공단에 설치되어 그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C 내지 피고 공단에 어떠한 손해를 입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1 징계사유는 원고가 관급자재 선정절차에 부당하게 관여하였다는 것이므로 C이 관급자재 납품업체들과 제3자 단가계약, 다수공급자계약 내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와는 무관하고, 납품된 제품들이 적정한 가격과 품질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이는 사후적인 결과에 불과할 뿐 이미 발생한 위 손해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 징계사유

살피건대, ① 원고가 2020. 9. 4. 이동률에게 피고 공단 사옥 방송 및 통신 배선반공사 업체로 J을 알려주면서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 등을 적은 메모를 전달한 사실, ② C은 2019. 9. 6.부터 2020. 12. 15.까지 N, O, 주식회사 P, Q 주식회사, 주식회사 R, 주식회사 S, T 등과 통신공사 관급자재 납품계약을 체결한 사실, ③ 통신 배선반 공사업체선정을 위하여 2020. 11. 20. 경쟁입찰을 진행한 결과 J은 3순위로 계약상대자가 되지 못하였고, K가 1순위로 선정되어 C이 2020. 11. 25. K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④ 그러나 K가 아닌 J이 2020. 11. 6. 시방서를, 2020. 11. 27. 착공계를 제출하고 통신공사 및 관급자재 시공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호증, 을 제1, 19, 24,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징계사유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피고 공단에 있는바,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K 대신 J으로 하여금 통신공사 등을 시공하게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3)

제3 징계사유

갑 제8, 18호증, 을 제2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공단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에게 계약심사 내지 기술용역타당성심사 관련 업무를 해태한 성실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가)

계약심사 규칙 제2조 제3호는 계약심사 대상사업을 추진하는 '발주부서'를 시 본청의 과·담당관, 시의 직속기관 및 사업소, 시의회사무처, 시자치구, 시지방공기업, 시 출연기관으로 열거하고 있다. C은 서울시로부터 H의 관리·운영 사무를 민간위탁받은 회사로 위 발주부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C과 서울시 사이의 H 관리·운영 위·수탁 협약이나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또는 서울특별시 G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조례 등에서 C이 위 계약심사 규칙에 따라 계약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C이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에 따라 계약 심사 대상기관으로 지정되었음을 확인할 만한 자료도 없다.

나)

기술용역타당성심사 및 건설공사 지도·점검 업무개선(행정2부시장 방침 제20조)에서 추정가격 1,500만 원을 초과하는 기술용역은 불필요한 예산 사용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이는 내부 방침에 불과하여 그 자체로 대외적,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C이 위 방침의 효력을 받는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도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다.

다)

피고 공단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C이 서울시로부터 하수처리 사무를 위탁받아 H를 관리·운영하고 있는 공직유관단체라는 사정만으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이나 계약심사 규칙 또는 위 행정2부시장 방침에 따라 계약심사나 기술용역타당성 심사를 받아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소결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제2, 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갑 제8, 11, 18호증, 을 제15, 22,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의하여 행해진 것으로서,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피고 공단의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으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①

피고 공단의 임원인사규정 제24조 별표 2 문책양정기준에 의하면, '비위의 도가중하고 고의가 있는' 또는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성실의무 위반의 경우 해임을 할 수 있다.

②

원고가 특정 업체의 제품이 관급자재로 설계에 반영되도록 지시한 것은 위 해임사유인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지시의 경위와 내용, 관련 직원들의 진술, 원고의 직위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고의로 위와 같은 비위행위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비위의 도가 극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설령 원고의 비위행위를 그 정도가 약한 것으로 평가하더라도 원고에 대해서는 해임의 징계가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피고 공단의 임원인사규정에서 정한 문책양정기준을 따른 이 사건 해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③

C은 원고가 지정한 업체들과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금액을 지급하게 됨으로써 위 금액 상당과 관급자재 선정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었을 경우의 정당한 계약금액과의 차액 상당인 액수 불상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비록 그 손해액수를 특정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C은 서울시로부터 H의 관리·운영을 민간위탁받아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그 과정에서 대표이사로서 최종 책임자인 원고가 직원들에게 지시하여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하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는 여전히 이 사건 징계사유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비위행위에 관하여 전혀 인정하거나 반성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피고 공단의 임원인사규정이나 문책양정기준에서 특별히 징계감경 사유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즉 서울시가 촉박한 공기를 요구하였다거나 원고가 징계를 받지 않고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해왔다는 점만으로 징계가 감경될 여지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임처분의 근거가 된 징계사유 중 제2, 3 징계행위 등은 징계대상인 비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제1 징계행위 즉 부당한 지시를 함으로써 성실의무를 위반한 행위를 한 점만으로 이 사건 해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의 성실의무 위반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무효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해임처분 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

4.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임처분이 정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