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22. 선고 2022가합511791 판결

주문

1.

원고에게, 피고 B은 30,000,000원, 피고 C은 80,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3. 16.부터 2022. 12.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와 D는 자동차 타이어, 튜브 및 동 부속품의 제조, 재생, 가공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경쟁회사이다.

나.

피고 B은 1992. 12. 7. 원고에 입사하여 2018. 1. 1.부터 마케팅부문장으로 근무하였고, 피고 C은 1990. 12. 10. 원고에 입사하여 2015. 1. 1.부터 구주 마케팅 영업 담당으로 근무하던 중 모두 2020. 1. 1. 퇴사하였다.

다.

피고 B은 2019. 12. 19., 피고 C은 2006. 11. 6. 원고에게 퇴사 후 3년 동안 동종 업종 경쟁회사에 취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 영업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라고 한다).

라.

피고들은 2020. 1. 1. 원고에서 퇴사할 당시 피고 B은 1년간 월 1,677만 5,000원, 피고 C은 1년간 월 1,282만 원의 각 자문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경영자문계약(이하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그 후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도 불구하고 피고 B은 2021. 9. 28.부터 D에서 부사장으로, 피고 C은 2021. 1. 1.부터 D에서 글로벌 마케팅부문장으로 각 근무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4, 6,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피고들은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따라 피고들이 퇴사한 날로부터 2022. 12. 31.까지 3년간 원고의 경쟁회사인 D 및 그 계열회사에 근무하거나, 위 각 회사와 동업, 자문, 고문,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각 회사의 영업 관련 업무 및 그 보조업무에 종사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들은 2022. 12. 31. 이전에 D에 입사하여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을 위반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전직금지약정 위반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일부청구로서 손해배상금 각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들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거나 1년 동안의 전직금지기간에 한하여 유효하다.

①

원고가 보유한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은 타이어 제조 업체에 알려진 보편적인 지식에 불과하여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가격정보 역시 시의성이 중요하므로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보호할 가치가 현저히 줄어든다. 원고와 D는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규모나 위상이 다르므로, D는 원고의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을 실제 차용하기도 불가능하다.

②

피고들은 엔지니어와 같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가 아니고, 일반 관리자에 불과하므로, 피고들이 동종업종에 종사하더라도 원고의 영업비밀이 유출될 염려도 없다.

③

피고 C은 2006. 11. 6.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한 이후, 2020. 1. 1. 향후 1년간 동종업종에 종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을 다시 체결하였으므로, 그의 전직금지기간은 1년으로 변경되었다.

④

피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고, 1년 단위로 연봉계약을 체결하여 계약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음에도, 2020년 인사명령이 발표되기 10분 전에 일방적으로 퇴사 통보를 받았고, 원고의 강요로 부득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3.

판단

가.

전직금지청구에 관하여

1)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의 효력

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참조).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1, 3, 5, 9 내지 12, 15 내지 22 내지 24, 26, 28, 29호증, 을 5, 6, 11,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에게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의한 전직금지의무가 인정되고,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1)

보호할 가치 있는 원고의 이익

원고는 2019년 매출액 약 6조 8,900억 원, 영업이익 약 5,400억 원, 2021년 매출액 약 7조 1,400억 원, 영업이익 약 6,400억 원을 기록한 국내 1위, 세계 6위 타이어 제조기업이고, D는 2019년 매출액 약 2조 3,600억 원, 영업이익 약 300억 원, 2021년 매출액 약 2조 6,000억 원, 영업이익 약 400억 원을 기록한 국내 2위, 세계 18위 타이어 제조기업이다. 2020년 기준 원고는 총 매출액 중 28%를 유럽에서 취득하였고, D는 총 매출액 중 13%를 유럽에서 취득하였다.

유럽 각국의 타이어 관련 규제, 소비자의 취향, 유통체계, 거래 노하우 등이 상이한데, 원고가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유럽에 대하여 보유한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은 대부분의 타이어 업체에 알려진 보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원고만이 가지는 독특한 지식 또는 정보에 해당하고, 이는 피고들이 비밀유지를 서약한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 제1조의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경영상 정보’에도 해당한다.

또한 유럽에는 타이어 업체의 주요 고객인 E, F, G, H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의 본사가 위치해 있고, 원고는 이러한 완성차 업체들과 사이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영업망을 구축하여 왔는바, 이러한 영업망 또한 보호할 필요성이 현저히 높다.

따라서 원고가 유럽에 대하여 보유한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 영업망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보호할 가치 있는 원고의 이익으로 인정된다.

(2)

피고들의 퇴직 전 지위

피고 B은 원고에 입사한 이후 1993. 1. 11.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마케팅 관련 업무를 약 30년 가까이 담당하였고, 2016. 1. 1.부터 국외 마케팅 전략 업무를 총괄하는 글로벌 마케팅전략부문장, 2018. 1. 1.부터 국내외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는 마케팅부문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 B은 마케팅부문장 자격으로 원고 내 최고회의인 경영혁신회의 및 대부분의 중요 회의에 참석하여 제품별, 국가별, 기간별 판매실적, 제품별 성장계획 및 포트폴리오 전략, 원고의 기술 수준과 주력 R&D와 관련한 정보 등을 보고받았다.

피고 C은 원고에 입사한 이후 2004. 2. 1.부터 2009. 3. 31.까지, 2010. 12. 1.부터 퇴사한 2020. 1. 1.까지 유럽에서 해외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고, 특히 2010. 12. 1.부터 원고의 영국 현지 법인장, 2015. 1. 1.부터 유럽에서의 마케팅 및 영업부문을 총괄하는 구주 마케팅 영업담당으로 근무하였다. 피고 C은 구주 마케팅 영업담당 자격으로 제품별, 국가별, 기간별 판매실적,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사업전략, 유럽에 위치한 원고 현지 법인들의 매출원가 등 가격정보와 거래조건 등을 보고받았다.

이와 같이, 피고들은 보호할 가치 있는 원고의 이익인 원고가 유럽에 대하여 보유한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 영업망과 관련한 중요 정보를 모두 지득하고 있었다.

(3)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3년간 지역을 한정하지 아니하고 동종업종에 종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바, 원고가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추어 보면, 지역을 한정할 경우 원고가 보유한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 충분히 보호되기 어렵다고 보이고, 전직금지직종 또한 원고의 동종업종으로 한정한 이상 일응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의 내용이 정하여졌다고 봄이 타당하다(다만, 전직금지기간에 대하여는 아래에서 별도로 그 제한 여부를 살펴본다).

(4)

피고들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피고들은 원고에서 퇴사한 이후 2020. 1.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1년간 별다른 자문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채 피고들이 퇴직 당시 원고로부터 지급받던 월 보수의 80% 상당액을 자문료로 지급받는 내용의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경업금지나 전직금지의 대가로 지급한 돈으로 봄이 타당하다.

(5)

피고들의 퇴직 경위

(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나)

원고에서 퇴사할 당시 마케팅부분장인 피고 B의 직급은 전무, 구주 마케팅 영업 담당인 피고 C의 직급은 상무로, 이들은 원고 대표이사에 의하여 선임된 미등기임원이었던 사실, 피고들이 원고와 사이에 작성한 연봉계약서에 그들의 지위가 ‘사원’으로 표기된 사실, 원고가 피고들에게 월 보수를 지급할 때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를 원천징수한 사실은 각 인정된다.

(다)

그러나 피고 B은 2014. 1. 1., 피고 C은 2018. 12. 31. 임원인 각 상무 직급으로 승진하면서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은 사실, 마케팅부분장은 마케팅부문에서 원고 대표이사 다음 최상위 직책으로 마케팅, 가격, 조직개편과 같은 전사적인 결정권한을 보유한 사실, 구주 마케팅 영업담당은 유럽 주요 7개국의 원고 현지 법인들을 총괄하고, 가격 및 거래조건에 관한 결정권한을 보유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이러한 인정사실에 의하면, 앞서 본 (나)항의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마케팅 업무와 관련하여 위임사무를 처리하여 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자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설령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은 원고에서 의원면직으로 퇴사하였는데, 을 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의 강요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마)

이처럼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위임 내지 근로관계는 원고의 귀책사유 없이 종료되었다.

(6)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여 허용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전직금지기간의 제한

가)

경업금지약정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자의 권리 등을 제한하는 의미가 있으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와의 약정에 의하여 경업금지기간을 정한 경우에도,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퇴직 경위, 근로자에 대한 대상 제공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약정한 경업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라고 인정될 때에는 적당한 범위로 경업금지기간을 제한할 수 있다(대법원 2007. 3. 29.자 2006마1303 결정 참조).

나)

우선 피고 C은,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으로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상 전직금지기간이 1년으로 변경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은 제8조 제2항에서 계약기간인 2020. 1.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1년간 경쟁업체에 취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제8조 제3항에서 제2항을 위반한 효과로 계약기간 동안 피고 C이 지급받은 자문료 ‘전액’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상 계약기간은 자문료 ‘전액’ 반환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기간일 뿐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상 전직금지기간 3년을 대체하는 기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또한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퇴사하는 임직원들로부터 그들이 기존에 영업비밀유지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경우에만 영업비밀유지서약서를 제출받아 왔고, 이에 따라 원고가 피고 C으로부터는 2006. 11. 6. 영업비밀유지서약서를 제출받았기에 새롭게 영업비밀유지서약서를 제출받지 않았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와 피고 C이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상 전직금지기간 3년을 1년으로 변경하려는 의사로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 C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앞서 본 인정사실과 사정들에 더하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의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인정되기는 하나 해외 마케팅과 영업 전략은 원자재 시장 상황, 각국의 정세 등에 따라 시시각각 변동되는 성질을 지니는 점, 피고들이 원고에서 근무하였던 기간이나 경력으로 보아 동종업종과 관련 없는 다른 직종으로의 전직은 용이하지 않다고 보이는 점, 피고들에게 경업금지에 대한 대가로 퇴사 당시 지급받던 보수의 80%에 해당하는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상 자문료가 1년간 지급되었으나, 3년간 전직금지기간에 대한 대가로 충분하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들이 퇴사하면서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물리적으로 반출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는 점, 전직금지기간은 현대사회의 급속한 기술 발달상황 및 경쟁회사의 인적·물적 시설 등을 고려하여 경쟁회사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노력이나 비용을 투자하는 등 합법적인 방법에 의하여 마케팅이나 영업전략, 영업망과 같은 정보를 취득하는데 필요한 상당한 기간 내로 제한되어야 함이 상당한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서 정한 3년의 전직금지기간은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생존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이를 2년으로 제한함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그 전직금지기간을 피고들이 원고에서 퇴사한 날로부터 2년간 제한한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 피고들은 원고에서 퇴사한 날로부터 2년 후인 2021. 12. 31.까지 D 등 동종업종에 종사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하나, 이 사건 변론종결일 기준 2021. 12. 31.이 도과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전직금지기간의 만료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1)

살피건대,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따른 유효한 전직금지기간의 만료일이 2021.

12. 31.임에도, 피고 B은 2021. 9. 28.부터 D 부사장으로, 피고 C은 2021. 1. 1.부터 D 글로벌 마케팅부문장으로 각 근무하고 있다.

2)

원고에게 피고들의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함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렵다고 보이므로, 앞서 든 증거에 갑 14호증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 B이 배상할 손해액을 3,000만 원으로, 피고 C이 배상할 손해액을 8,000만 원으로 각 산정한다.

①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따른 유효한 전직금지기간인 2020. 1. 1.부터 2021. 12. 31.까지 2년간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총 대가는 이 사건 경영자문계약에 따른 자문료로 피고 B은 2억 130만 원(= 월 자문료 1,677만 5,000원 × 12개월), 피고 C은 1억 5,384만 원(= 월 자문료 1,282만 원 × 12개월)인데, 이를 2년간 월 지급액으로 환산하면 피고 B은 838만 7,500원(= 2억 130만 원 ÷ 24개월), 피고 C은 641만 원(= 1억 5,384만 원 ÷ 24개월)이다. 피고 B은 2021. 9. 28.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약 3개월간, 피고 C은 2021. 1.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1년간 전직금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피고들로 하여금 전직금지의무를 위반한 기간에 상응하는 자문료[피고 B은 약 2,516만 2,500원(= 838만 7,500원 × 3개월), 피고 C은 7,692만 원(= 641만 원 × 12개월)]를 보유하게 함은 형평에 맞지 아니한다.

②

피고들은 원고에서 근무하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D의 실적 성장에 기여였으므로, 원고는 D에 일정 부분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여 당초 원고가 얻을 수 있었던 매출액과 영업이익보다 적은 성과를 달성하였다고 보이고, 구체적으로 그 수치를 산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원고에게 ①항에서 살펴본 피고들이 전직금지의무를 위반한 기간에 상응하는 자문료에 해당하는 금액보다는 큰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 B은 3,000만 원, 피고 C은 8,000만 원 및 위 각 손해배상금에 대하여 소장 송달 다음 날인 2022. 3.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판결 선고일인 2022. 12.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각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각주1) 유럽 대륙을 의미한다.

각주2) 기초 연구와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제품화까지 진행하는 개발 업무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