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1. 1. 원고들에게 한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2022. 1. 1.부터 원고 A이 복직하는 날까지 월 6,666,667원의 비 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B에게 2021. 12. 1.부터 원고 B이 복직하는 날까지 월 6,666,66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C, D에게 각 2022. 1. 1.부터 원고 C, D이 각 복직하는 날까지 각 월 3,75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산업용 로봇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 A은 2021. 3. 31. 피고의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 B은 2003. 9. 17. 피고에 입사하여 경영기획본부 본부장으로, 원고 C은 2021. 9. 15. 피고에 입사하여 경영기획본부 본부장으로, 원고 D은 2021. 7. 1. 피고에 입사하여 경영기획본부 과장으로 각 근무하였다.
피고 최대주주 및 임원 변동 내역
F은 2003. 9. 17. 피고를 설립하고 그 무렵부터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피고를 운영하여 왔다.
피고는 2016. 4. 20.경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 제2항의 코넥스시장에 상장되어 있었는데, G이 2021. 2.경 피고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인 F에게 자신이 투자자를 모집하여 피고에 약 64억 5,000만 원을 투자하겠다고 제안하여 F이 이를 승낙하였다. 이에 따라 G을 비롯하여 G이 모집한 투자자들(이들은 투자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G에게 위임하였다)이 2021. 2. 26.경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방식으로 피고 지분 합계 70.87%(발행주식총수 16,077,942주 중 11,395,776주)를 취득하여 G이 사실상 피고의 최대주주가 되었고, G은 피고의 부회장이 되었다.
G이 사실상 피고의 최대주주가 됨에 따라 F은 2021. 3. 31. 임기만료로 대표이사에서 퇴임하였고, 같은 날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 원고 A이 피고의 사내이사로 각 취임하였다.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 경위
G은 피고에 대하여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추진하였는데, 피고의 실적이 저조하여 이전상장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자 2021. 8.경 기강 쇄신 차원에서 피고의 모든 임직원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부사장인 I를 비롯하여 원고 A, B, D 등 모든 임직원들이 그 무렵 피고에게 사직서(또는 사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나(갑 제3호증, 이하 '선행 사직서'라 한다), 실제로 퇴직 처리되지는 않았다.
피고 임직원들의 선행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피고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자, G은 2021. 12.경 또다시 피고의 모든 임직원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였고, 원고 B은 2021. 12. 6., A, C, D은 2021. 12. 9. 각 피고에게 '일신상의 사유(개인 사유)로 사직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또는 사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을 제2호증의 1 내지 4, 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
피고는 2022. 1. 1. 원고들의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고 원고들을 퇴직 처리하였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 18, 25호증, 을 제1, 2, 4, 8, 9, 1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원고 A은 비록 피고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으나, 이는 3명 이상의 등기이사를 선임하도록 한 상법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명목상 등기된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G과 피고의 대표이사인 H으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 B도 피고에 근로자로 입사하여 오랜 기간 근무한 관계로 예우 차원에서 재무이사로 호칭되었을 뿐 피고의 경영관리를 총괄한 사실이 없고,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의 실질적 의사결정권자인 G의 사직서 제출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바, 피고가 원고들이 제출한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하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24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위반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
따라서 주위적으로, 위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피고에 대하여 위 해고일인 2022. 1. 1.부터(다만 원고 B은 2021년 12월분 급여를 피고에게 반납하였으므로 2021. 12. 1.부터) 원고들이 각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의 월 평균액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원고 A, B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거나 피고의 이 사건 사직서 수리 행위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피고에 대하여 피고 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가 약정한 퇴직위로금(원고 A 20,000,001원, 원고 B 133,333,340원, 원고 C, D 각 11,2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 A은 피고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사내이사로서 피고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지 피고와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원고 B도 피고의 재무이사이자 신고담당이사로서 경영관리를 총괄하며 재무, 공시, 인사노무관리 등 업무에 관한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수행하였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 A, B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원고들은 스스로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므로 이를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는바,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A, B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판단
먼저 원고 A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내지 8, 27, 28호증,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 A은 피고 대표이사인 H에게 매일 업무일지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송부하였고, 카카오톡 메시지로도 매일 업무 내용 및 진행 상황을 보고한 점, ② H은 원고 A에게 수시로 업무를 지시하고 지시사항을 이행하였는지 확인하였으며 미흡한 부분은 질책하기도 하는 등 원고 A을 지휘 · 감독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 A은 피고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2021. 3. 31.부터 피고가 이 사건사직서를 수리한 2022. 1. 1.까지 고용 · 산재보험에 피고의 근로자로서 가입된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원고 A이 2021. 3. 31. 피고의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피고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사내이사로 등기되었다 하더라도 그 지위는 형식적 · 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피고 대표이사인 H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 A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피고의 2021. 4. 21.자 이사회 의사록(을 제17호증)에 원고 A이 출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 A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으나, 위 이사회의사록에 날인된 원고 A의 도장은 피고가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A이 2021. 4. 21. 실제로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에 참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갑 제31호증 참조)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 A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원고 B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6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 B은 피고가 설립된 2003. 9. 17. 피고의 근로자로 입사하여 경영기획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였고, 피고에 오랜 기간 근무함에 따라 2017년경부터 피고 내에서 재무이사로 호칭되기는 하였으나 주주총회의 선임결의, 등기 등을 거치지 않아 상법상 이사로서의 직무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원고 B이 경영관리를 총괄하며 재무, 공시, 인사노무관리 등 업무에 관한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원고 D과 피고 대표이사 H의 2021. 12. 2.자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10호증)에 따르면 원고 B이 H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G의 재가 없이는 피고 법인인감, 사용인감, 법인통장 등을 교부할 수 없다고 밝혔는바, 실질적으로 업무에 관하여 G의 지휘 ·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 B은 2020. 8. 4. 퇴직 후 2020. 9. 29. 피고에 재입사하면서 피고와 '피고가 원고 B을 연봉직으로 고용하고, 원고 B은 관리부서 소속으로 일정관리 및 협약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다'는 내용의 연봉계약직 고용계약서를 작성한 점, ④ 원고 B은 2003. 9. 17.부터 2020. 8. 4.까지, 2020. 9. 29.부터 피고가 이 사건사직서를 수리한 2022. 1. 1.까지 고용 · 산재보험에 피고의 근로자로서 가입된 점, ⑤ 피고가 2021. 3. 31. J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을 제18호증)의 '대표이사 등의 확인서명'에 원고 B이 신고담당이사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사업보고서의 작성책임자란에는 원고 B의 직책이 본부장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B도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이 사건 사직서 수리 및 원고들에 대한 퇴직 처리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5, 10 내지 14, 23, 24, 26호증, 을 제6,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2022. 1. 1. 원고들이 제출한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여 원고들을 퇴직 처리한 것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이하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G이 사실상 피고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G의 지인인 I, K, L가 피고의 부사장, 사외이사, 감사로 각 취임하였고, I가 G에게 H을 소개하여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며, G은 피고의 부회장으로서 피고의 인사, 기획 등 경영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권한을 행사함으로써 피고를 사실상 경영하여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G이 2021. 8.경 피고의 저조한 실적으로 인하여 기강 쇄신 차원에서 피고의 모든 임직원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I를 비롯하여 원고 A, B, D 등 모든 임직원들이 선행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실제로 아무도 퇴직 처리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G이 그로부터 불과 약 4개월이 경과한 2021. 12.경 피고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다시 피고의 모든 임직원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였고, 이때에는 피고 대표이사인 H도 피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사직서의 수리 여부 및 수리 기준 등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한 채 선행 사직서를 제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피고의 실적 악화에 책임을 지겠다는 상징적인 의미의 형식적 제출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피고 회사 상부의 결정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였을 것으로 보인다[원고 A, C, D의 2021. 12. 9.자 카카오톡 대화 내용(갑 제5호증)에 따르면 원고 A은 피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2021. 12. 9. "B이사 사표 수리됐다는 게 이제 퇴사 확정이라는 얘긴가?"라고 하자, 원고 C이 "B 이사님한테 톡으로 저도 방금 들었는데 이게 뭔 상황인가 싶네요. 자세한 얘기는 나오셔서 하신다니까 일단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였는바, 당시 원고들은 이 사건 사직서가 실제로 수리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사장이 2023. 5. 8. 피고에게 발송한 고용 · 산재보험 피보험자격 상실 신고명세 통지서(을 제14호증)에는 피고가 2022. 2. 7.경 원고들 외에 피고 부사장 I와 연구소장 M에 대하여도 2022. 1. 1. 고용종료로 인하여 고용 · 산재보험 피보험자격이 상실되었다고 신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 I는 피고의 2022. 3. 10.자 '대표이사 및 내부회계 관리자의 운영실태 평가보고서'(갑 제23호증)에 피고 내부회계 관리자로서 자필 서명한 점, ㉡ 피고는 2022. 3. 31. 주주총회 결의로 I에게 피고 보통주 442,143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였다가 2022. 6. 2. '부여 대상자 퇴사에 따른 주식매수선택권 일부 부여 취소'를 정정사유로 하여 I에게 부여하였던 위 주식매수선택권을 취소하는 내용의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여 공시하였는바, 적어도 2022. 3. 31.까지는 I가 피고에 재직한 것으로 보이는 점, ㉢ M은 '2022. 4. 1. 입사하여 현재도 피고에 재직 중이다'라는 내용의 2023. 2. 1.자 사실확인서(갑 제26호증)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2022. 1. 1.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이 사건 사직서만 선별하여 수리하고 퇴직 처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인 2022. 5.경 근로복지공단에 퇴직사유를 '자진퇴사'에서 '권고사직'으로 정정해 달라는 청구서(을 제6호증)를 제출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들이 스스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근로복지공단에 위와 같이 퇴직사유 정정 청구서를 제출한 주된 목적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굳이 퇴직사유를 '권고사직'이 아니라 '해고'로 정정할 별다른 실익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스스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는, ㉠ 원고들이 이 사건 사직서가 실제로 수리될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2021. 12. 9. 이후 피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의 반환을 요청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원고 D은 2022. 1. 5. 피고 대표이사 H에게 급여 정산을 요청하기도한 점, ㉡ 원고들은 이 사건 사직서 제출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이후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지 않았고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2022. 7. 4.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 원고들이 2021. 12. 21. 및 2021. 12. 22. G과 퇴직위로금에 관하여 협의하면서도 피고가 원고들을 부당해고하였다는 취지의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원고들이 스스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 해고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에도 근로관계 종료일까지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은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점, ㉡ 노동위원회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민사소송인 해고무효확인의 소 중 어느 절차를 진행할지는 근로자의 선택사항인 점, ㉢ 퇴직위로금은 피고 퇴직금 지급규정 제13조에 규정된 것으로서 피고 근로자가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여 퇴직하는 경우에는 퇴직위로금 지급대상에 원칙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바(오히려 퇴직금 지급규정 제13조 제1호는 '피고의 경영사정으로 해고한 경우'를 퇴직위로금 지급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G도 원고들이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여 퇴직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원고들과 퇴직위로금에 관하여 협의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원고들이 스스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한편 피고는 G이 피고의 대표이사가 아니어서 원고들을 해고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G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 지시는 피고의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G은 사실상 피고의 최대주주이자 부회장으로서 피고의 인사, 기획 등 경영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권한을 행사함으로써 피고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점, G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 지시에 따라 피고 대표이사인 H도 피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G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 지시는 피고의 행위로 평가함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22. 1. 1. 원고들이 제출한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여 원고들을 퇴직 처리한 것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 이상,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 사유 및 절차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들에게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을 위반하여 무효임을 인정하여 원고들의 해고무효확인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이상, 원고들의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나머지 주장(근로기준법 제24조 위반 주장)에 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들이 이 사건 해고일 이후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갑 제17호증, 갑 제22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22. 1. 14. 원고 B에게 2021년 12월분 급여에서 소득세 등을 공제한 4,552,257원을 지급하였으나 원고 B은 2022. 1. 17. 위 4,552,257원 전액을 피고에게 반납한 사실, 피고가 2022. 2. 3. 원고 B에게 다시 위 4,552,257원을 지급하였으나 원고 B이 같은 날 위 4,552,257원 전액을 피고에게 반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 B에게 2021. 12. 1.부터 2021. 12. 31.까지의 급여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 날부터 원고들이 각 복직하는 날까지 지급의무가 발생할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갑 제22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일 무렵인 2021년 12월 지급받은 급여는 원고 A, B의 경우 각 6,666,667원(다만 원고 B은 이를 피고에게 반납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 C, D의 경우 각 3,75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① 원고 A에게 이 사건 해고일인 2022. 1. 1.부터<각주1> 원고 A이 복직하는 날까지 월 6,666,667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② 원고 B에게 위 2021. 12. 1.부터 원고 B이 복직하는 날까지 월 6,666,667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③ 원고 C, D에게 각 이 사건 해고일인 2022. 1. 1.부터 원고 C, D이 각 복직하는 날까지 각 월 3,75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각주1) 갑 제11호증, 갑 제22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A, C, D은 피고로부터 2021. 12. 31.까지의 급여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