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11. 선고 2022노12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6,650,000원을 추징한다.

이유

1.

소송의 경과

가.

원심은 공소사실 기재 법률상담과 법률 관계 문서의 작성 및 제출은 공인노무사법에서 정한 공인노무사의 직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고, 이에 검사가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환송 전 당심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원심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이에 검사가 상고를 제기하였고, 대법원은 환송 전 당심판결에는 공인노무사의 직무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환송전 당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근로감독관의 이중적 지위, 근로기준법 등 현행 노동관계법령에서 행정구제와 형사처벌을 구분하고 있는 점, 수사 및 형사절차에 관한 대리, 대행 업무는 법령의 근거가 있는 자만이 수행할 수 있다고 엄격히 해석하여야 하는 점, 공인노무사법의 목적, 입법취지 및 개정이유 등을 종합하면, 공인노무사의 직무는 관계 행정기관에 대한 신고, 신청 등에 한정되고 형사절차에 속하는 영역에 대한 대리, 대행은 공인노무사의 직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노무법인 B(이하 ‘B’ 이라 한다)의 대표 노무사로서 임금체불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에 대한 법률상담을 해주고 고소장을 작성한 후 이를 관할 노동청에 제출하고 착수금 및 성공보수를 받기로 위 노무법인 소속 공인노무사인 C, D과 모의하였다.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하고 수사기관에서 취급 중인 수사 사건에 관하여 대리, 법률상담, 법률관계 문서작성 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B 소속 공인노무사인 위 C는 위와 같은 모의에 따라 2008. 5.경 의뢰인 E과 체불임금에 대한 법률상담을 한 후 2008. 8. 11.경 F(주) 대표이사인 피의자 G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의 고소장을 작성하고 이를 서울지방노동청 서부지청에 제출하고 위 E으로부터 2008. 5. 29.경 착수금 명목으로 20만 원, 2008. 12. 24.경 성공보수금 명목으로 280만 원을 각각 H 명의의 I은행 계좌로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4회에 걸쳐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에 대하여 법률상담을 하고 고소장 또는 답변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총 98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C, D과 공모하여 특별사법경찰관인 근로감독관이 취급하는 수사사건에 관하여 법률상담, 법률관계 문서작성을 하고 금품을 송금받았다.

나.

구체적 판단

1)

근로기준법 제102조 제1항은 근로감독관은 사업장, 기숙사, 그 밖의 부속 건물을 현장조사하고 장부와 서류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사용자와 근로자에 대하여 심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감독 기관에 대한 신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104조는 제1항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 또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시행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으면 근로자는 그 사실을 고용노동부장관이나 근로감독관에게 통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은 그와 별도로 제102조 제5항에서 근로감독관은 근로기준법이나 그 밖의 노동 관계 법령 위반의 죄에 관하여「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이하 ‘사법경찰직무법’이라 한다)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제105조 본문은 ‘이 법이나 그 밖의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현장조사, 서류의 제출, 심문 등의 수사는 검사와 근로감독관이 전담하여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근로기준법 제105조 본문이 규정하는 현장조사 등은 행정기관으로서의 현장조사나 서류 제출 요구, 심문과는 구별된다.

2)

고소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나 그와 일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이고(형사소송법 제223조 등), 고발은 고소권자와 범인 이외의 사람이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로서(형사소송법 제234조), 범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요구하지 않는 단순한 피해신고는 고소·고발에 포함되지 않는다. 고소·고발은 서면 또는 구술로써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37조 제1항), 사법경찰관이 고소 또는 고발을 받은 때에는 신속히 조사하여 관계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하며(형사소송법 제238조), 고소는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의 소추조건이 된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 제6호).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고소, 고발한 사람은 무고죄로 처벌을 받는다(형법 제156조).

이와 같이 고소·고발은 형사사건에 관한 사법작용의 시발이 되는 행위로서 단순한 법령 위반 사실의 신고와 구분되고, 고소·고발장의 작성업무는 변호사 외에 형사소송절차에 관한 법률소양을 갖춘 법무사에게 허용되나 일반 행정사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2000. 7. 20. 선고 98헌마52 결정 참조).

3)

또한 고용노동부 훈령인「근로감독관 집무규정」제33조는 ‘신고사건’이란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노동 관계 법령의 위반행위로 권익을 침해당한 자 또는 제3자가 그 위반사항에 대하여 문서·구술·전화·우편·기타의 방법으로 행정관청에 진정·청원·탄원·고소·고발 등을 한 사건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고소·고발사건은 별도로 범죄사건부에 기재하고(위 규정 제34조 제1항), 고소·고발사건을 접수하였을 때에는 관련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범인과 범죄사실을 수사하고 그에 관한 증거를 수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위 규정 제46조 제1항), 행정기관으로서의 절차와 수사절차를 별개의 절차로 취급하고 있다.

4)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근로감독관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계 법령 위반 사실을 신고하는 행위라도 범인에 대한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는 고소·고발은 노동 관계 법령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사법경찰직무법 등에 근거한 것으로서, 구 공인노무사법(2020. 1. 29. 법률 제16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공인노무사가 수행할 수 있는 직무로 정한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신고 등의 대행 또는 대리’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고소·고발장의 작성을 위한 법률상담도 구 공인노무사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노동 관계 법령과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지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02조 제5항, 제105조에 따라 근로감독관이 노동 관계 법령 위반의 죄에 관하여 사법경찰관으로서 수행하는 수사 역시 개별 노동 관계 법령에 정해진 절차가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수사절차의 일환이라고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법위반으로 고소당한 피고소인이 그 수사절차에서 근로감독관에게 답변서를 제출하는 행위 역시 구 공인노무사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공인노무사가 대행 또는 대리할 수 있는 행위인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진술’에 해당한다거나 그 답변서가 같은 항 제2호에 정한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모든 서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5)

따라서 피고인과 C, D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법률상담과 법률 관계 문서의 작성 및 제출을 한 행위는 공인노무사법 제2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에서 정한 공인노무사의 직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변호사가 아니면서 수사 사건에 관하여 법률상담 및 법률 관계 문서를 작성하고 금품을 지급받은 이상 변호사법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공인노무사의 직무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