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3. 선고 2022노313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D은 피고인에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미루다가 결국 작성하지 못하게 된 것이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의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명문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근로제공에 관하여 D을 지휘·감독하였으므로, D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직권 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사업장에서 2016. 6. 1.부터 2020. 5. 31.까지 근무하고 퇴사한 근로자 D’ 부분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2014. 6. 1.부터 2020. 5. 31.까지 근무하고 퇴사한 근로자 D’로 변경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판결은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된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하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변경된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건물 지하1층에 있는 주식회사 C 대표이사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스포츠센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4. 6. 1.부터 2020. 5. 31.까지 근무하고 퇴사한 근로자 D에 대한 퇴직금 11,454,941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변경 전 공소사실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D과 사이에 근로계약 내지 고용계약 등의 형태로 된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나아가 D이 제공하는 골프레슨 용역은 원래 스포츠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에 대하여 당연히 제공하여야 하는 필요 불가결한 성격의 것이 아닌 점, ② D은 골프레슨을 하면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은 적이 없고, 골프레슨 과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은 적도 없는 점, ③ 고객들로부터 받은 레슨비에서 부가가치세,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 카드 수수료 등을 제외한 금액 중 일부를 스포츠센터에 지급하고 나머지를 정산받았으나 2016. 1.경부터 그 전액을 받은 점, ④ 고객과 약정한 골프레슨 시간에 맞추어 근무하였고(스포츠센터에서 출·퇴근 미준수에 대한 제재 내지 불이익을 준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 고객의 요청이 있으면 피고인의 지휘·감독 없이 외부 골프라운딩을 진행하였으며 고객으로부터 받은 대가는 스포츠센터와 정산하지 아니하고 D이 취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조 제1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시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는바, 아래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살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D은 2014. 6. 1.부터 2020. 5. 31.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의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레슨을 하던 골프강사로서, 고객이 골프레슨 계약을 한 이후부터는 고객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업예약을 진행하였고, 레슨비 환불 여부도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

나)

D은 피고인에게 외출, 지각, 결근 등의 사안이 발생할 경우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지각 등의 사유를 피고인에게 보고한 것은 1회 정도에 불과할 뿐 지속적으로 보고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반면 위 스포츠센터에 근무하였던 H, I의 사실확인서에 의하면 D은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웠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이 D에게 출·퇴근 시각 내지 근무시간, 휴식시간 등을 구속하였다거나 이를 어길 경우 어떠한 불이익을 주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다)

D은 골프채와 골프공을 위 스포츠센터의 고객들에게 판매하여 개인적으로 수익을 취하거나 다른 사업장에서 성우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피고인에게 보고를 올리거나 피고인으로부터 별다른 지시 내지 제재를 받지 않았다.

라)

피고인은 D에게 위 스포츠센터의 청소, 골프기구관리 등의 지시를 하고, 업무관련회의나 교육 등에 참석하도록 하고, D으로부터 일일업무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는 위 스포츠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정보 공유 등의 차원에 이뤄진 것일 뿐 D에게 이를 준수하거나 이행하도록 강요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위 스포츠센터에 근무하였던 F, E, G 역시 공통되게 D이 위 지시를 잘 따르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점, 나아가 피고인이 D의 지시 준수 및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감독하거나 제재를 가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일일업무보고는 D의 정산을 위해 필요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이 골프레슨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위 스포츠센터의 관리업무를 거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D이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마)

피고인은 D에게 지급할 정산금에서 3.3%의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은 피고인의 스포츠센터에서 약 6년을 일하는 동안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바)

D은 2015. 7. 1.부터 2020. 5. 2.까지 위 스포츠센터 소속 근로자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자신의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하여 필요하다는 D의 요청에 따라 프리랜서임에도 불구하고 D의 편의를 위하여 뒤늦게 가입하여 준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고, D이 원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입사 후 1년 뒤에 비로소 4대 보험에 가입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아이 어린이집 보낼 때 필요하기도 하고 원래 처음에 직원으로 일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물어보았는데 그러면 8%를 제외하겠다고 하여 4대 보험에 가입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경위로 4대 보험에 가입시켜주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