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28.자 2022카합20179 결정

주문

1.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가 2022. 1. 24. 채권자들에 대하여 한 각 휴업명령의 효력을 정지한다.

2.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소명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주식회사 M는 2016. 11. 1. 프린팅솔루션 부문을 물적분할하여 N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채무자는 O회사가 2017. 11. 1. N 주식회사를 인수하여 설립된 회사이다.

나.

채무자는 직접 수행하던 Asset Verification<1> 업무를 2019. 4.경 주식회사 P에 도급주었다가 2020. 2.경 다시 위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로 하면서 소속 근로자인 채권자들을 2020. 5.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사이에 Asset Verification 부서로 인사이동 하였다.

다.

채무자는 Asset Verification 부서를 다시 도급 전환하기로 결정한 후 2022. 1. 24. 채권자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2>, 취업규칙 제112조<3>에 의하여 ‘2022. 2. 1.부터 같은 해 7. 31.까지 6개월간의 휴업명령’(이하 ‘이 사건 휴업명령’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2.

채권자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휴업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수행직무에 따른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행위에 해당하여 취업규칙에 반하고, 헌법상 근로권 보장의 요청에도 반한다. 나아가 채무자가 채권자들과 개별 면담을 실시하여 퇴사, 희망퇴직, 의원면직 등을 유도할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예컨대 회사의 자금난, 자재결핍, 사업장의 시설부족, 경영난 등으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없게 된 경우 회사에게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할 것을 강제하는 규정일 뿐이지, 회사가 위 휴업수당을 지급하기만 하면 모든 휴업명령이 적법하고 정당한 것으로 되는 규정은 아니다.

2)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라 할 것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휴직”이라 함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능이거나 또는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한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그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개별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 의한 휴업을 실시한 경우, 이러한 휴업 역시 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직”에 해당하는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휴직명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으며,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하여 휴직명령이 취해진 경우 그 휴직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휴직명령 등의 경영상의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휴직명령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그 휴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1)

인용 부분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휴업명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나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로 보아야 할 개연성이 상당히 높으므로, 그 효력 정지를 구하는 채권자들의 신청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있다.

가)

채무자는 현재 코로나19의 여파로 프린터 개발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있어 채무자도 인력과 조직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나, 채무자의 내부감사보고서에 나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 변동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휴업명령 당시 즉각적인 인력조정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오히려 채무자는 이 사건 휴업명령 후에도 채권자들이 Asset Verification 부서에 배치되기 전에 소속되었던 부서에 내부인력 채용공고를 통해 추가인원을 배치하기도 하였는바, Asset Verification 부서의 외주화로 인해 채권자들이 배치될 부서 내지 자리가 없었다는 채무자의 주장은 타당성이 떨어진다.

다)

Asset Verification 부서원은 채권자들을 포함하여 21명에 불과한데, 채무자의 회사 규모와 소속 직원의 수 등을 고려할 때, Asset Verification 부서의 외주화를 위해 기존에 소속되었던 채권자들을 다른 부서에 재배치하려는 등의 노력도 없이 6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휴업명령을 내리는 것이 경영상 불가피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채무자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Asset Verification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방식과 외부업체에 맡기는 방식을 번갈아가면서 사용해 온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이는 Asset Verification 업무의 성격상 외부업체에 도급을 주는 것이 불가피하기 보다는 단지 업무효율과 비용을 고려한 경영상 선택의 문제로 보인다.

마)

채권자들은 휴업명령 기간 중에 평균임금의 70%만 지급받을 뿐만 아니라, 개인연금, 건강검진 비용, 자녀 학자금, 문화체육비 등 기타 복리후생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당히 큰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바)

채무자는 2020년경 주로 업무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아 성과 향상 프로그램을 적용받는 대상자들을 Asset Verification 부서에 재배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로부터 1년 8개월 후에 그 부서의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부서원 전체에 대하여 휴직명령을 한 것은 사실상 업무평가에 따른 불이익 처분으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사)

채무자들은 2022. 1. 5. 전체 설명회를 개최하였는데, 그 설명회에 노동조합 측에서도 3명이 참석하고 2022. 1. 14.부터 같은 달 20.까지 사이에 채권자들에 대하여 개별면담을 실시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휴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아)

채권자 A이 권고사직에 합의하여 2022. 10. 31. 퇴사할 예정이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채권자에 대한 휴업명령의 효력을 정지할 필요성이 부인되지는 않는다.

2)

기각 부분

가)

채권자들은 이 사건 휴업명령의 효력정지 외에도 결정일로부터 7일 내에 채권자들에 대한 업무를 부여할 것과 사직, 희망퇴직, 의원면직 등을 내용으로 하는 면담금지 및 집행관 공시도 함께 구하고 있다.

나)

그러나 앞서 인용된 부분만으로도 이 사건 신청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현 단계에서 사직, 희망퇴직, 의원면직 등을 내용으로 하는 면담을 금지할 필요성까지 소명되지는 않은 점, 사안의 성질상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대하여 집행관 공시를 하는 것이 가처분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유효적절한 방법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위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2. 6. 28.

판사 송경근(재판장) 신일수 신동웅

각주1) 새롭게 개발한 프린터의 인쇄 성능을 테스트하는 개발 검증 업무

각주2)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

각주3) 취업규칙 제112조: 회사는 업무형편상 휴업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사원에게 휴업을 명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