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0. 1. 1.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G(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와 제작PD 전속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예능제작국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2. 5. 10.자 조직개편 및 인사발령에 따라 2022. 5. 20.부터 제작사업부 제작1팀 팀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피고 B은 2022. 6. 14.부터 2023. 6. 14.까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하였고, 피고 C은 2022. 5.경 경영지원실장, 피고 D은 경영지원팀장, 피고 E은 경영기획팀 팀원, 피고 F은 제작사업부장 겸 제작1팀장이었다.
소외 회사를 비롯한 H그룹 계열사로부터 감사 등 업무를 위탁받은 H그룹경영협의회 경영진단실은 2021. 5. 2.부터 2021. 5. 20.까지를 감사기간으로 하여 소외 회사의 예능제작국을 대상으로 '외부PD 특혜 제공 행위, 외주제작 부정행위, 외주제작 관리 부실, 개인 부정행위 정황' 등에 관하여 감사를 실시하고(이하 '1차 감사'라 한다), 2022. 5. 26. 소외 회사에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의견을 비롯한 총 21인에 대한 징계 의견과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할 것을 요청하는 감사보고서를 전달하였다.
소외 회사는 위 경영진단실의 감사 의견에 따라 2022. 6. 16.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한 후 2022. 6. 22. 원고에게 '2022. 7. 1.자 징계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2. 6. 27. 이 사건 징계해고 처분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였고, 소외 회사는 2022. 6. 30.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 처분을 철회하고 추가 조사(재감사) 후 재징계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2. 7. 8.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소외 회사, 피고 B, F을 가해자로 하여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진정을 제기하였다(이하 '1차 진정'이라 한다). 이에 소외 회사는 노무법인 I에 사실관계 조사 및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을 의뢰하였는데, 위 노무법인은 조사를 실시한 후 2022. 10. 4. 소외 회사에 '소외 회사와 위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사건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2. 10. 26.경 다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소외 회사의 감사팀 소속 피고 E 외 7인을 가해자로 진정을 제기하였고(이하 '2차 진정'이라 한다), 2022. 11. 4. 소외 회사에도 동일한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소외 회사는 노무법인 J에 사실관계 조사 및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등 후속 조치를 위임하였고, 위 노무법인은 조사를 실시한 후 2022. 12. 9. 소외 회사에 '주장된 피해 사실에 대하여 모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사건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3. 1. 19.과 2023. 3. 8. 각 1, 2차 진정 사건에 대하여 '법 위반 사항 확인되지 않음'을 이유로 종결하였다.
소외 회사는 2023. 2.경 원고에 대한 재감사를 진행하여 '(1) 청탁금지법 등 회사 제규정·규칙·지침 위반, (2) 제작 및 외주제작사 관리 부실, 외주사 법인카드 사용관리감독 책임 소홀 등'의 비위사실을 확인하였다(이하 '2차 감사'라 한다).
소외 회사는 2023. 2. 2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게 진술 기회를 부여한 후 2023. 2. 28. '2023. 3. 6.자 견책' 처분을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6 내지 8, 25, 26, 38, 39, 을 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의 아래 각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3,000만 원, 적극적 손해로서 치료비 789,300원 합계 30,789,300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피고 B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인사위원장, 피고 C은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원고를 해고할 계획을 세운 뒤 원고에게 사전 고지나 설명 없이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2022. 5. 10. 원고를 예능제작국장에서 예능제작1팀 팀원으로 강등하였다(이하 '부당 강등' 주장이라 한다).
피고 B과 C은 피고 D과 E으로 하여금 2022. 5. 24. 원고의 업무와 무관한 PD 외주제작사 법인카드 및 외주제작비 관리에 대하여 1차 감사를 시행하게 하였고, 그 과정에서 2022. 6. 16. 원고를 오전 3시간 동안 대기시킨 후 점심시간에 소명기회를 부여하고 2022. 6. 22.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를 통보하였다. 또한 피고 B, C, D은 이 사건 징계해고 철회 후 소외 회사의 감사규정을 위반하여 오로지 원고를 적발하기 위한 목적에서 2차 감사를 실시하였고, 감사규정 제12, 13조에 따라 감사 전에 감사계획을 수립하고 원고에게 통보하여야 함에도 하지 않았으며, 원고에게 과다한 자료를 요청하고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 등 원고를 괴롭혔다(이하 '부당 감사 주장'이라 한다).
피고 B과 C이 위 가. 및 나. 기재 과정을 거쳐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고, 지위상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이하 '부당해고 주장'이라 한다).
피고들은 2차 감사 기간 중 원고 스스로 굴욕감을 느끼고 자진 퇴사를 하도록 하기 위하여 K 제작센터 근무지에서 원고의 책상을 기둥 앞에 두었다(이하 '부당 인사 주장'<1>이라 한다).
피고 B과 C은 이 사건 징계해고를 철회하였다가 원고를 재징계하겠다고 하면서 피고 D, E, F을 시켜 원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원고를 2022년도 하반기 업무계획 등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의도적으로 배제하였다(이하 '부당 업무 배제 주장'이라 한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2019.2. 22.)'에 의하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되는지에 대하여는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또는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되,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
화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며, 직장 내 괴롭힘은 다음 핵심 요소를 모두 충족하여야 하는바, 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할 것(기본적으로 지휘명령 관계에 놓여있지 않더라도 회사 내 직위·직급 체계상 상위에 있음을 이용한다면 지위의 우위성 인정 가능), ②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을 것(그 행위가 사회통념에 비추어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 양태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어야 함), ③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일 것(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이란,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 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이 모두 인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부당 강등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2022. 5. 10.자 조직개편 및 인사발령 공지에 따라 소외 회사의 예능제작국장에서 제작사업부 제작1팀 팀원으로 강등됨으로써 원고의 근무환경이 악화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34, 35, 37, 을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B은 위 인사발령 당시 대표이사로 취임조차하지 않았고, 피고 C이 인사개편에 관여하였다는 사정도 없는 이상 위 피고들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위와 같은 조직개편의 배경은 '경영기획실 폐지, 제작조직 통합 및 관리팀 신설'이 주된 목적이고, 이를 위해 기존 예능제작국이 제작1팀으로 통합되고 기존 채널 제작PD와 제작2팀이 통합되었으며 외주제작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제작관리팀이 신설된 것인바, 위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발령에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점, ③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사전에 인사대상자에게 고지나 통보를 하여야 한다는 소외 회사의 규정이 없는 이상 원고에 대한 사전 통보 없이 인사발령을 한 것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주장사실과 같이 피고 B과 C이 원고를 해고할 목적으로 합리적 이유 없이 예능제작국장에서 제작사업부 제작1팀 팀원으로 강등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당 감사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본 관련 법규정 등의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1, 2차 감사가 원고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었을 것으로는 일응 추단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33 내지 37, 을 12, 19,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① 1차 감사의 경우 피고들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였거나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고, ② 2차 감사의 경우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1차 감사의 경우
H그룹경영협의회 경영진단실은 소외 회사의 예능제작국의 매출액이 저조하던 차에 '예능제작국 소속 직원이 외주사 카드를 1,000만 원 가량 유용하였다'는 협력사의 제보를 받고 소외 회사의 예능제작국을 대상으로 1차 감사를 진행하였다.
1차 감사 결과, 2021. 5. 2.부터 2021. 5. 20.까지 소외 회사가 원고를 비롯한 여러 명의 제작PD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인당 수억 원에 이르는 면책금(위약금)을 대납한 사실, PD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내부 규정을 위반하여 고정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한 사실, 여러PD들이 외주제작사의 법인카드를 소지하고 사용한 사실, 특정 PD가 제작비를 소홀하게 관리하고 외주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사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 등 소외 회사의 예능제작국 경영 및 재정 관리·운영 부실 문제가 다수 발견되었다.
1차 감사에서 원고 외에도 소외 회사의 예능제작국 소속 PD들과 임직원들 다수가 위 문제에 관련된 것으로 조사되었으므로, H그룹경영협의회의 경영진단실로서는 그룹 차원에서 소외 회사 예능제작국의 관련자 징계 및 문제 개선방안 등 감사 의견을 소외 회사에 제시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차 감사 보고서는 2022. 5. 26. 제출되었고, 피고 B은 2022. 6. 14.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므로, 위 피고가 그 전에 이루어진 그룹 차원의 1차감사를 지시하였거나 1차 감사 과정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C 역시 이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피고들이 1차 감사에서 직장내 지위나 우위를 이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 B이 1차 감사 보고서의 의견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를 통보한 것은 앞서 본 것과 같이 그룹계열사 차원의 경영쇄신등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오전 3시간을 대기하게 하고 점심시간에 잠깐 소명 기회를 부여하였다는 원고 주장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2차 감사의 경우
피고 B이 피고 D에게 원고에 대한 2차 감사를 지시하고 이에 따라 피고 D, E 외 4인이 감사팀을 구성하여 2022. 7. 25.부터 2023. 2. 17.까지 원고에 대한 2차 감사를 실시한 것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행위라고 볼 수는 있다.
소외 회사의 감사규정에 따르면, '정기감사 외 당사 업무부서 또는 임직원에 대한 일시적 감사사유가 발생한 때 수시감사가 가능'하고(제4조), '경영지원팀이 감사를 실시하기 전에 감사계획을 수립하되, 감사계획이 결정되거나 변경이 있으면 이를 피감사부서장에게 사전에 통보하여야 하나 부득이한 경우 사전 통보를 생략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제12, 13조). 그런데 2차 감사가 이루어지게 된 경위는, 원고의 이 사건 징계해고에 대한 재심 청구가 있자,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징계해고 처분을 철회하고 추가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2차 감사는 감사규정 제4조에서 정한 '소외 회사가 임직원에 대한 일시적 감사사유가 발생한 때에 실시하는 수시감사'에 해당하고, 원고에 대한 위 통보로써 감사의 목적과 사유에 관하여 사전에 통보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2차 감사의 업무상 필요성과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모두 인정된다.
피고 D과 E은 2차 감사를 실시하기에 앞서 2022. 7. 25. 원고에게 재감사 통보서와 함께 '개인 이메일, CCTV, 문자 등을 제공하고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즉시 본인의 변호사와 상담한 후 이에 서명하지 않았다. 위 피고들의 동의서 서명 요청은 2차 감사에서 원고의 개인정보를 불가피하게 이용하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미리 원고의 동의를 받으려던 것으로, 그 과정에서 위 피고들의 강압적인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2차감사의 조사과정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D과 E은 2022. 8. 23. 원고에게 법인카드 소명자료를 3일 내에 작성하도록 하였고 원고의 요청으로 2022. 9. 19.까지 제출기간을 연장하고 관련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1차 감사 결과, 원고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법인카드 사용액이 52,138,000원으로 PD 중에서 가장 높았고, 유형별 사용액도 원고의 주말 사용, 집근처 사용, 고액 사용건수가 가장 많았던 점에 비추어 볼 때 2차 감사에서 위 피고들이 원고에게 상당한 기간을 주고 자료를 요청한 것은 업무상 적정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되고, 원고 주장사실과 같이 소명 기회를 극도로 제한하거나 요청 자료가 부당하게 과다하여 원고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원고는, 소외 회사가 2022. 12.경 원고에 대하여 업무상 배임, 업무방해의 혐의로 서울종로경찰서에 고소하여 위 사건이 모두 무혐의로 종결된 점에 비추어 2차 감사가 부당하다고도 주장하나, 위 혐의 외에 원고에 대한 비위사실이 추가로 존재한 이상 소외 회사가 그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한 것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도 볼 수 없다.
부당 해고 주장에 대한 판단
소외 회사가 경영진단실의 감사 의견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한 후2022. 6. 22.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를 통보하였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것으로 원고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에는 해당한다.
그러나 을 4,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22. 6. 13. 인사위원회로부터 이메일로 징계사유를 통보받았으므로 2022. 6. 16. 인사위원회 개최까지 의견을 진술할 시간과 기회를 제공받은 점, ② 위 이메일에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점, ③ 소외 회사가 징계사유를 해당 징계처분 대상자들에게만 이메일로 통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거나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부당 인사 주장에 대한 판단
갑 3, 4호증의 각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예능제작국장에서 제작1팀 팀원으로 이동하면서 1인 사무실에서 기둥 앞 책상 자리로 배치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예능제작국장에서 제작1팀 팀원으로 직책이 바뀐 이상 사무실 자리 이동은 필수적으로 수반되고, 소외 회사가 국장급에게 제공하던 개인사무공간을 팀원급에게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할 의무는 없으므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그 행위로 인하여 능력을 발휘하는 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는 근무환경 악화로는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원고의 자리 배치에 관하여 피고들이 관여하였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 주장사실과 같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을 5,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기둥 앞 책상 자리는 원고가 처음에 스스로 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당 업무 배제 주장에 대하여
외부 일정 보고
갑 9, 을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제작사업부장 겸 제작1팀장인 피고 F을 비롯한 예능제작국 소속 PD들이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외부 일정을 공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외주사와의 회의·제작 등 회사 밖에서의 업무량이 상당한 PD 업무 특성상 외부 일정을 상호간에 공유하는 것은 회사 업무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보이고, 외부 일정을 보고하거나 공유하는 것으로 인하여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거나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PD들이 위와 같이 외부 일정을 공유하게 된 경위는 2022. 5.경 예능제작국 감사 당시 L 팀장이 긴급회의를 소집하면서 근태 관련 내용을 남기도록 제안하고, 다른 PD들과의 협의를 거쳐 단체 카카오톡방을 개설한 것인 점, ② 오히려 피고 F은 2022. 9.경 제작2팀장에게 이후 일정을 공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 점, ③ 피고 B과 C 등이 PD들 간의 외부 일정 보고에 관여하였다는 사정은 드러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이 원고 주장사실과 같이 원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회의 배제
원고는, 피고 F이 다른 PD들과의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등 업무 회의에서 원고를 배제하여 직장 내 따돌림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1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업무 배제
원고는 제작1팀 팀원이 된 후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였고 2022년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배제되는 등 부당 업무 배제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을 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22년 소외 회사의 업무계획에 원고의 기획안이 채택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원고가 2022. 6. 27. 업무계획 제출 당시 징계해고 처분을 받은 상태였고, 이후 징계해고가 철회되자 2022. 9.5. 기획안을 실제로 제출하기도 한 점, ② 2022년 하반기 업무계획에 원고의 기획안만 채택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예산 등을 고려하여 일부 다른 PD들의 기획안도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2022. 7.경부터 진행된 재감사 절차 등으로 인하여 원고가 2022년 하반기에 현실적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주장사실과 같이 피고들이 원고를 의도적으로 업무에서 배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기타 주장(형사 고소)에 대한 판단
그 외에도 원고는, 피고들이 원고를 괴롭히기 위하여 소외 회사 명의로 형사 고소를 하였고, 위 고소 사건이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지어진 것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의 형사 고소 사실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므로, 추가로 살펴본다. 갑 18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회사가 2022. 12.경 원고를 업무상 배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종로경찰서에 고소한 사실, 위 고소 사건이 2023. 7.경 모두 무혐의로 종결된 사실이 인정되고, 이로써 원고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으로 추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을 1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정들, 즉 ① 피고들이 소외 회사 명의로 원고를 고소하기 전에 관련 비위사실에 관하여 2차 감사 중 소명자료를 요구하였으나, 원고가 절차상 위법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한 점, ② 원고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소외 회사 등을 가해자로 진정을 제기함으로써 2차 감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밖에 없었던 점, ③ 1차 감사 보고서에도 원고에 대한 동일한 혐의가 적시되어 있어 소외 회사로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주장사실과 같이 형사 고소 사실만으로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직장 내 괴롭힘 행위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유성
각주1) 원고는 2025. 1. 13.자 준비서면 중 '부당 인사' 항목에서 부당 해고, 부당 강등과 중복되는 내용을 주장하면서 부당한 자리 배치 관련 주장을 하므로, 이를 '부당 인사주장'에 포섭시켜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