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사무용 기계기구 및 전자 기계기구의 제조와 국내 및 수출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 근로자로 근무하였거나 근무 중인 사람들로, 원고 A는 2022. 2. 28., 원고 B은 2024. 8. 31., 원고 C는 2023. 2. 28., 원고 D은 2022. 10. 31. 각 정년 만료로 퇴직하였고, 원고 E, F은 현재 재직 중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시행 및 개정
피고는 기존에 직원의 정년을 ‘만 55세가 되는 해의 생일’로 정하고 있었는데, 2013. 5. 22.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에 따라 2016.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고, 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및 필요한 조치를 할 필요가 생겼다.
피고는 2015. 3.말경부터 임금피크제 운영기준을 마련하여 2015. 4. 8.부터 2015. 4. 17.까지 본사 및 영남권, 강원, 충·호남권 등 각 사업장에 임금피크제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전체 직원 1,288명 중 800명의 동의를 얻어 2015. 6. 1.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제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임금규정(이하 ‘제1차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개정하였으며, 2016. 1. 1.부터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피고에 2018. 4. 2. 과반수가 아닌 노동조합이 설립되었고, 피고는 노동조합과 단체교섭 결과 G2 직급<1> 이하와 G3 직급 이상의 감액률을 달리 규정하고, 인사평가에 있어 고과에 대한 절대평가제 도입하는 등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기로 하고, H 법인이용권 제도, 고교입학축하금 신설, 초/중학교 입학축하금 확대, 리프레쉬휴가제도, 정년퇴직자 포상품, 장기근속포상 제도를 도입하며, 안산사업소에만 지급되던 간식대를 폐지하기로 합의하였다.
피고는 2020. 9. 28. 피고 직원들에게 메일로 위와 같이 인사제도를 변경할 것임을 안내하면서 부서별로 동의서를 작성하여 취합 후 발송할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 전체 직원 1,218명 중 1,075명의 동의를 얻어 2020. 10. 1. 임금규정 중 임금피크제 규정인 제46, 48조를 아래 내용과 같이 개정하고(이하 2020. 10. 1. 개정된 임금규정을 ‘2차 취업규칙’이라 한다), 2021. 1. 1.부터 시행하였다(이하 ‘제2차 임금피크제’라 하고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와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46,524,872원, 원고 B에게 77,263,923원, 원고 C에게 71,028,910원, 원고 D에게 83,348,008원, 원고 E에게 53,377,544원, 원고 F에게 49,995,953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5, 16, 33 내지 3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6,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청구원인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은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에서 실제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절차적 위법성
1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1차 취업규칙은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인데,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았고, 근로자들이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제공하지 아니하였으며, 근로자들이 동의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1차 취업규칙은 그 절차적 요건인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갖추지 못한바, 1차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다.
2차 임금피크제로 내용을 변경한 2차 취업규칙은 G2 이하 직급의 경우 피크연봉 대비 임금삭감률이 줄었으므로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변경되었으나, G3 이상 직급의 경우 피크 연봉 대비 임금삭감률이 유지되었고 인사고과상 감액률은 증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 그러나 피고는 근로자들에게 2차 임금피크제에 대한 공지 및 설명을 제공하지 아니하였고, 근로자들은 충분한 의견교환과 토론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람 형식으로 동의서를 제출하였으며, 피고는 2차 임금피크제에 대한 직급간 이해관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괄적으로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하였으므로, 2차 임금피크제로 내용을 변경한 2차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갖추지 못한바, 2차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실체적 위법성
피고가 정년을 연장한 것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에 불과하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대상조치를 시행하지 아니하였고,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원고들의 업무 내용과 업무량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 증가하였으며,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게 인사고과를 낮게 부여하여 원고들은 높은 임금감액률을 적용받아야 했고,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확보한 재원을 신규채용 등 합목적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한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1차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인지 여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인지 여부
1차 임금피크제는 기본적으로 정년연장으로 연장된 근로기간 즉, 근로자가 55세가 되는 다음 달부터 정년인 60세가 될 때까지, 매년 직전년도 연봉의 10%를 감액하는 것인바, 정년의 연장과 임금의 감액이 본래적 성질상 서로 대가관계에 있다거나 유기적·동종적 관련성이 있는 근로조건이라 보기 어렵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정년의 연장과 임금의 감액은 그 기초가 다르고 산술적 비교도 불가능하여 그 변경이 전체적으로 불이익한지를 단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바, 정년연장과 임금감액 부분을 개별적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정년연장이 근로자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하더라도 임금감액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1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1차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하자 존부
⑴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참조).
⑵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가 1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피고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였던 사실, 1차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피고의 전체 직원 1,288명 중 800명의 동의서가 제출된 사실이 인정된다.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동의서가 작성, 제출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40 내지 41호증, 을 제15, 16, 26, 27, 29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1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1차 취업규칙은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불이익한 변경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어 개정되었다.
피고는 2015. 3. 31. 내부적으로 임금피크제 설명회 일정을 정한 뒤 2015. 4. 8.부터 2015. 4. 17.까지 본사 및 영남권, 강원, 충·호남권 등 각 사업장에 23회에 걸쳐 설명회를 진행하였고, 설명회를 진행하기 전 본사 및 각 사업장 소속 직원들에게 설명회 참석 인원 명단을 첨부하여 설명회 일정에 대한 메일을 보냈다.
원고들이 소속된 안산사업소의 경우, 2015. 4. 16. 13:00부터 14:00까지, 14:30부터 15:30까지, 16:00부터 17:00까지 3차에 걸쳐 임금피크제 설명회가 실시되었고, 피고는 2015. 4. 13. 17:58 원고들을 포함한 안산사업소 직원들에게 임금피크제 일정에 관한 메일을 보냈다(원고들은 위 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원고들이 소속된 개발생산본부, 중앙물류센터 등 각 부서를 수신인으로 하여 전체 메일을 보낸바, 위 각 부서에 소속된 직원들에게도 피고의 메일이 전달되었다고 보인다). 위 메일에는 직원들이 참석할 설명회 차수를 병기한 참석자 명단이 첨부되어 있고, ‘제조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3차 설명회로 배정되어 있으나 소사장의 경우 지속적으로 근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소사장 생산을 지원해야 하는 부서 및 비상 대기자는 첨부파일 담당별로 논의 후 변경하여 주시길 부탁드린다(변경내용은 사업소 지원 담당 I 책임 앞 송부)’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바, 안산사업소 설명회가 진행될 동안 생산 라인이 가동되기는 하였으나 직원들은 업무 상황에 따라 참석자 명단에 기재된 차수가 아닌 다른 차수의 설명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안산사업소 참석대상자 552명 중 335명<2>이 동의서에 서명하였는데, 설명회에 참석한 후 동의서에 서명하지 아니한 근로자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적지 않은 인원이 설명회에 참석하였다고 볼 수 있고, 피고가 직원들로 하여금 설명회에 참석할 수 없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설명회 자료<3>에는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과 배경뿐 아니라 피고의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는 점, 만 55세부터 60세까지의 임금이 피크 임금 대비 기본 40%이고, 평가 차등 반영시 23~66% 감액될 수 있으며 누계감액률이 130%가 되도록 감액률을 결정한다는 점, 퇴직연금이 DC형으로 전환되는 점, 임금피크제 전환 시기 및 방법 등이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의 설명회에서 1차 임금피크제의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설명이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고, 위 자료에는 ‘Q&A’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설명회에서 질문과 의견교환도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여기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직원들에게 임금피크제 설명회 일정에 관한 메일을 미리 송부하였던 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직원들에게 반드시 설명회 종료 직후 서명하도록 강요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동의서에 서로 다른 차수에 배정된 피고 직원들의 서명이 뒤섞여 있는바, 직원들은 당시 반드시 정해진 차수의 설명회에 참석하여야 했다거나 설명회 직후에 반드시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했다고 보기 어렵다)을 보태어 보면, 피고 근로자들은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피고는 설명회에 동의서를 구비해 두고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위 동의서에 자신의 부서, 이름, 서명을 수기로 작성하도록 한바, 이와 같은 회람 방식은 무기명, 비밀투표와 같은 방식과 비교하였을 때 자칫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기는 하나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라고 할 수 없고, 부서장 등 상급자가 동의서 중간 또는 말미에 서명한 경우도 있고 근로자들 중 서명을 하지 않은 경우도 다수 있는 점,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직원들이 동의서를 작성, 제출하는 과정에 피고가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동의서<4>가 1차 임금피크제 설명회 개최 무렵에 피고 직원들에 의해 정식으로 작성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 위 동의서에는 임금피크제 설명회가 이루어진 기간의 날짜가 기재된 워터마크가 표시된 점,<5> ㉡ 서로 다른 차수에 배정된 직원들의 서명이 뒤섞여 있기도 하나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직원들이 정해진 차수의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거나 모두가 설명회 직후에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 서로 다른 지사 소속 직원들의 서명이 뒤섞여 있기도 하나 이는 피고 직원들 중 일부가 다른 지사 소속이더라도 같은 영업장을 사용하기 때문이거나 외근 등으로 다른 지사의 설명회를 참석하였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 전체 직원 1,288명 중 800명이 동의하였던 점, ㉤ 1차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뒤 직원들의 이의제기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1차 임금피크제 도입할 때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직원들로부터 동의서를 징구하였다고 인정되고, 단순히 필체가 유사·동일한 것처럼 보이는 이름, 서명 기재가 여럿 있다거나 동일인에 의해 기재된 2017년 동의서의 필체와 위 동의서의 필체가 달라 보인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 동의서가 정식으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거나 피고가 임의로 직원들을 동원하여 사후에 작성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차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인지 여부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2차 임금피크제는 2차 취업규칙에 포함된 H 법인이용권 제도 등 여러 제도 신설 및 간식대 폐지와는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2차 임금피크제 개정만을 개별적으로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불이익변경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2차 임금피크제는 G2 이하 직급의 경우 피크연봉대비 감액률을 낮추고 평가감액에 따른 감액률도 낮춘바 G2 이하 직급에는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개정되었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G3 이상 직급의 경우 NI, UN등급(기존 A3, B등급)을 받게 되면 종전에 적용되는 임금 감액률보다 높은 임금 감액률이 적용되어 불리하게 되나 G등급(기존 A2 등급)을 받으면 종전 임금 감액률이 유지되고 EX, VG 등급(기존 E, A1 등급)을 받으면 임금이 감액되지 않거나 종전 임금 감액률보다 낮은 감액률이 적용되므로 유리하게 되는 점, 1차 임금피크제에서 평가감액률 기준이 되는 인사고과는 등급별 구성비를 정해놓고 상대평가에 따랐으나 2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절대평가에 따르는 점이 인정되는바, G3 이상 직급의 경우라도 2차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28, 35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2차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라고 보더라도 2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2차 취업규칙은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한바, 불이익한 변경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어 개정되었다.
피고는 2020. 9. 28. 피고 직원들에게 2차 임금피크제 포함한 2차 취업규칙 설명회 자료를 배포하였고 위 자료에는 2차 임금피크제의 핵심적 내용인 2차 취업규칙 제47, 48조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2020. 9. 28. 피고 직원들에게 2차 취업규칙 설명회 자료를 배포하면서 동의서 취합 기간을 2020. 9. 28.에서 2020. 9. 29.로 정한바 위 동의서 취합 기간이 집단적 동의가 이루어지기 위한 충분한 기간이라고 보기 어렵기는 하다. 그러나 ㉠ 2차 임금피크제를 포함한 2차 취업규칙으로의 변경은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통하여 2020. 9. 28. 이전에 합의하여 정해진 것인 점, ㉡ 피고 직원들이 작성한 동의서<6>에 기재된 워터마크 표시에 비추어 보면 실제로 2020. 10. 5. 이후에도 동의서가 작성, 제출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 전체 직원 1,218명 중 1,075명이 2차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직원들은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하여 동의 여부를 결정하였다고 보인다.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참조). 2차 임금피크제가 G2 이하 직급의 경우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것이고, G3 이상 직급의 경우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나, G2 이하 직급 직원들도 G3 이상 직급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2차 임금피크제 중 G3 이상 직급에만 적용되는 부분도 피고 직원 전부와 직접적 또는 간접적, 잠재적으로 관련되는 점, 당시 G3 직급 이상 직원들이 G2 이하 직급 직원들보다 많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2차 임금피크제가 G3 이상 직급에만 불리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직원 전부로부터 동의서를 받는 방식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무효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판단
앞서 본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7, 18 내지 32, 39, 43 내지 49호증, 을 제7 내지 9, 11 내지 14, 17 내지 25, 38, 3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상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은 타당성 및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 정년 연령인 만 55세를 만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이 연장된 만 55세부터의 임금을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인바,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대신 고용기간을 연장하여 근로자의 안정적인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개정되면서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으로 하여금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채용의 감축 등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 아니라 노동조합 또는 과반수 근로자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면서 이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은 이미 예정된 것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조치를 고려하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취급의 방법과 정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
1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기본적으로는 만 55세부터의 임금을 매년 직전 연봉의 10%를 감액하고(총 누계감액률은 130%, 즉 만 55세의 연봉은 피크연봉의 90%, 만 56세의 연봉은 피크연봉의 81%, 만 57세의 연봉은 피크연봉의 73%, 만 58세의 연봉은 피크연봉의 66%, 만 59세의 연봉은 피크연봉의 60%가 된다), 인사고과에 따라 기본감액률(10%)에서 조정된 감액율, 최저 5%에서 최대 15%의 감액율이 적용되도록 한 것이다. 인사고과로 평균등급인 A2 등급을 부여받는 경우, 근로자들은 기본감액률(10%)의 적용을 받게 되는바, 임금총액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액수(피크연봉의 370%)를 지급받게 되었고, 가장 낮은 등급인 B 등급을 매년 부여받았다고 하더라도 매년 감액률 15%를 적용받는 결과 임금총액의 측면에서는 피크연봉의 약 315%를 더 지급받게 되므로, 근로자들이 1차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차 임금피크제는 2차 임금피크제는 G3 이상 직급과 G2 이하 직급을 나누어 감액률을 달리 정하고 있는데, G2 이하 직급의 경우 매년 직전년도 연봉의 6.5%를 감액하게 되는 것으로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변경되었으므로, G2 이하 직급은 더 많은 임금총액을 지급받게 되었다(평균등급인 G 등급을 매년 부여받게 되는 경우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피크연봉의 410%를 지급받게 된다). G3 이상 직급의 경우에는 1차 임금피크제와 동일한 임금 감액률을 적용받으므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평균등급인 G 등급을 유지할 경우 종전과 같이 피크연봉의 370%를 지급받게 되고, EX 등급을 유지할 경우 임금이 감액되지 않아 피크연봉의 500%를, 최저 등급인 UN 등급을 받을 경우 피크연봉의 270% 정도를 지급받게 되는바, 인사평가에서 최저 등급을 받을 경우에도 근로자들은 임금총액의 측면에서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고,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미감액된 임금을 받을 수도 있게 된바, 2차 임금피크제 시행으로도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원고들은 피고가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 대하여 실제 업무 수행 내역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낮은 등급의 인사고과 등급을 부여하여 높은 임금 감액률을 적용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대상자라는 이유로 임금피크제 비대상 근로자들과 차별하여 인사평가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임금삭감률과 정년이 연장된 기간의 임금총액을 종합하여 보면, 임금 감액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식대 보조, 체력단련비, 자녀학자금 지원 등 복리후생제도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도록 하여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퇴직금 손실을 방지하는 조치를 하였다.
한편 원고들은 임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 기간 동안 업무량과 업무내용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를 조정한다는 내용이 없기는 하고 실제로도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게 임금피크제 대상자라는 이유로 업무량 또는 업무 강도를 저감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원고 F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원고 F은 임금피크제 적용받은 2022. 11. 1. 이후인 2021. 1. 품질보증팀에서 기술팀 내 제품기술담당으로 이전하였으나 이는 임금피크제 적용과는 무관한 부서 이동으로 보인다)은 종전의 업무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업무량 또는 업무 강도가 증가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이 된 정년 연장 자체가 근로자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받는 가장 중요한 대상조치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하면,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저감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고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상 차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근영
각주1) 피고 회사 직원의 직급체계는 간부급과 일반 직원급으로 구분되어 있고, 일반 직원급은 다시 G3 직급 이상 직원급(G3,G4)와 G2 직급 이하 직원급(G2, G1)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주2) 그중 공장에서 직접 일하는 생산 부분 직원들은 206명 중 98명
각주3) 을 제3호증의 1
각주4) 을 제3호증의2
각주5) 을 제3호증의2 중 일부(25쪽부터 34쪽까지)에는 위 워터마크 표시가 있지 않으나, 이는 담당자가 동의서를 인쇄할 때 워터마크를 표시하지 않도록 설정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일 뿐이다.
각주6) 을 제5호증의2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가단5154902
판결선고
2024. 11. 1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