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들의 지위와 위탁관계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이라 한다)는 경북 포항시 남구 D에 위치한 포항공장을 운영하면서, 그 시설물 중 하나인 덤웨이터(간이 화물용 승강기)를 소유한 회사이다.
피고 B은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하여 2019. 10. 31.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라 한다)와 구내식당운영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공장 내 시설물등의 사용 및 안전관리를 위탁하였다.
피고 C는 주식회사 E와 식자재 납품계약을 체결하였다.
주식회사 E는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와 물류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F는 G 주식회사(이하 'G'라 한다)와 제품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G와 망 H 사이의 지입계약
망 H(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5. 12. 8. G(사업자등록번호 1 생략)라는 상호로 업태/종목이 운수/화물인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망인은 2009. 2. 15. G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위수탁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망인은 G가 F로부터 위탁받은 물품을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에 따라 위 포항공장에 배송하였다.
사망사고의 발생
망인은 2021. 1. 4. 01:50 위 포항공장 협력동 사내식당에서 식자재 납품을 위하여 간이리프트를 사용하여 1층에서 2층으로 식자재를 운반하던 중 리프트 탑 프레임과 운반구 사이에 머리가 끼어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의 유족급여 등 지급
원고는 2023. 11. 24. 이 사건 사고를 산재보험법에 의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망인의 유족에게 보험급여 185,623,420원(= 유족급여 169,936,940원, 장의비 15,686,480원)을 최종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항변의 요지
망인의 유족은 2021. 2. 24. 피고들과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작성한바, 이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부제소합의를 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대위할 수 있는 청구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의 유족들을 대표하여 망인의 배우자인 A이 피고들과 2021. 2. 24. 「위 유족들에게 지급할 합의금은 산재급여 및 국민연금 등을 제외하고 별도로 산정한 민형사상 일체의 금원으로서 그 금액은 320,000,000원으로 한다」고 기재된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합의금이 산재급여를 제외한 별도의 합의금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위 합의서를 통해 체결된 부제소합의의 범위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부분까지 포함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망인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내지 제758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지급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권자에게 지급된 보험금의 한도 내에서 그 보험급여와 동일한 성 질의 것에 한하여 수급권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바,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아래 표의 기재와 같은 돈을 대위청구한다.
(단우: 원)
6·m▪금㎥ ⓒ ㎥㎥ ③률②된⁸_
피고들의 주장
망인은 G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가 망인의 유족에게 지급한 유족급여 등은 산재보험법에 따라 적법하게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피고들에 대하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기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
피고들은 각 도급인, 원수급인에 해당하고 망인 소속 사업장은 하수급인에 해당하며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이 규정한 제3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사, 피고들의 책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승강기 유지관리는 망인의 역할이 아니었고 망인으로서는 승강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승강기 보수 업체에 충분히 연락할 수 있었으며, 피고들이 충분한 안전조치를 마련해두었음에도 망인이 이를 무시하고 위험한 행동을 한 점 등을 감안하여 상당부분 책임제한이 인정되어야 한다.
망인이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2다5704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기초사실에 갑 제7, 9, 12, 13, 갑나 제1 내지 5호증, 을 제13, 2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경산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망인을 G의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G는 자신이 위탁받은 F의 제품운송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망인과의 사이에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망인의 기본적인 업무내용, 업무시간 및 장소는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더욱이 F가위탁한 물류업무는 운송일정과 운송경로가 고정되어 있어 G가 별도로 업무내용 등을 정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운행 중 사고 · 고장 등 특이상황 발생 시의 보고의무(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 제20조, 제25조) 역시 운송물에 대한 손해 방지를 위한 통상적 절차로 보이지 그것을 근로관계상의 감독적 지시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망인은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화물트럭을 G에 지입하였다. 아울러 망인은 차량 운영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고, 사고 발생시 그 사고비용도 부담하였다. 망인은 G에 운송비, 통행료, 유류지원비 등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고, G는 운송비, 통행료, 유류지원비 등에서 관리비, 제세공과금 등을 공제한 돈을 망인에게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망인은 운송업무의 수행으로 인한 이윤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부담하였다. 결국, 망인은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여 자체 운송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운수회사인 G에게 화물트럭을 지입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운송수익을 보장받는 대신에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에 따른 독립적인 운송사업자로서의 일정 부분의 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G는 망인을 비롯한 지입차주들에게 다른 영업행위를 금지하고 있지 않았다. 망인 역시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 제8조에 따라 스스로 화물차량을 운전하거나 종업원을 고용하여 운송을 할 수 있었다. 실제로 망인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주식회사 I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근로소득을 얻었다(원고는 명의대여라고 주장하나, 임금 귀속의 실질과 별개로 망인이 다른 업체의 근로자로 등록할 수 있었던 점이 중요하다).
G는 망인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4대보험 신고를 하거나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G는 망인에게 취업규칙 · 복무규정 ·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징계권을 행사한 일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G가 망인의 근무태도 불량, 단체행동, 교통법규위반, 차량사고 등의 경우에 일정한 제재를 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긴 하나, 이는 성실하고 안전한 차량 운행을 유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제품운송이 정확하고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모두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로 간에 양해된 사항으로 보인다. 즉, 근로계약이 아닌 계약을 통해서도 일방 상대방에게 위와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징표만으로는 근로계약관계를 추단하기 부족하다.
원고는 망인이 배송량, 운전거리에 상관없이 고정급으로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망인의 기본적인 업무내용이 F와 G 사이의 운송계약에 따라 정해지므로, 상당기간 고정된 운송일정과 운송경로에 따라 일정한 금원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운송계약의 내용과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즉, 망인이 정액의 운송용역비를 지급받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 자체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고는 G가 네이버 밴드, PDA, GPS 등으로 지입차주들의 출발, 도착시간, 이동경로, 화물의 적정온도 등을 감독하였고, 차량일지, 운행보고서 등의 분석을 통해 화물차 운행 업무에 대하여 지휘 · 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운송 대상제품이 식품이어서 관련 법령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이거나, 운행기록 확인을 통한 유류비 정산을 위한 절차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