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25. 선고 2023가합3204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 C 주식회사에 대한 주위적 청구 및 피고들에 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 한다)는 부동산투자회사로부터 자산을 위탁받아 부동산 개발 등의 방법으로 이를 운영하는 자산관리회사이고, D(이하 'D'라 한다)는 피고 C이 2021. 3. 22.경 출자하여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한 회사로서 그 지분 중 80%를 위 피고가 보유하고 있다.

2)

원고는 2023. 11. 3. D와 사이에 외부고문 계약(이하 '이 사건 고문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미국 텍사스주의 E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부동산 관련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고, 피고 B은 2010. 9. 3.부터 2024. 1. 19.까지 피고 C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이 사건 고문 계약의 체결 경위

1)

원고는 2002. 7.경부터 국내외 법인에서 부동산 개발 컨설턴트로 근무했고,2021. 11.경부터는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F(이하 'F'라 한다)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하였다.

2)

F는 2023. 8. 28. G(이하 'G'라 한다)와 사이에 이 사건 사업의 부동산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하는 서비스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F를 대표하여 위 서비스계약서에 서명하였다.

3)

원고는 2023. 9. 1. D의 대표이사인 H에게 D에 합류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면서 원고가 소속된 F에는 1년간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였다.

4)

원고는 2023. 9. 13. H, 피고 B과 피고 C의 본점에서 만남을 가졌고, 2023. 9.15. H에게 '포지션: 전무, 급여: 미화 200,000달러, 인센티브: G 순이익의 비율'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채용조건'이라 한다), 2023. 9. 22. F에서 퇴사하였다.

5)

H은 2023. 10. 11. 원고에게 'D 신규채용 관련'이라는 제목으로 'C 본사의 인사팀에서 원고 채용 관련 평판조회를 진행하고자 하는데 동의 여부를 알려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3. 10. 12. H에게 'C 채용에 필요한 조회에 동의한다.'는 내용으로 회신하였다.

6)

H은 2023. 10. 13. 원고에게 '현재 채용은, ① 피고 C 입사 후 D로 파견보내는 방법, ② D에 외부 고문으로 들어오셔서 추후 정식으로 들어오는 방법을 본사 및 D에서 협의 중에 있다. 참고를 위하여 외부 고문 계약서 초안을 보내드린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7)

원고는 2023. 11. 3. D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고문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의 이 사건 사업 관련 업무수행 등

1)

원고는 2023. 10. 6. 피고 C의 실장 I에게 'D에 고문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이메일 1 생략)의 이메일 계정에 접속할 수 없어 H 대표로부터 실장님 이메일을 받아 연락드린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2)

D의 이사 J는 2023. 10. 19. 피고 C의 과장 K에게 '이번에 D에 고문으로 합류하게 된 원고가 국내 기업들의 미국 부동산 진출 관련 마케팅 활동을 위하여 필요한 인쇄본 40부를 요청드린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3)

H은 2023. 10. 23. 주식회사 L의 담당자에게 '원고를 통하여 이 사건 사업 관련양해각서 초안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들었다. 참고를 위하여 양해각서 초안을 보내드린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D는 2023. 11. 3.경 주식회사 L와 사이에 이 사건 사업 추진을 위한 서비스계약을 체결하였다.

4)

원고는 2023. 11. 8.부터 2023. 11. 16.까지 H, J와 미국 출장업무를 수행하였고, D는 위 업무에 소요된 항공권, 숙소 비용을 결제하였다.

라.

D의 이 사건 고문계약에 대한 해지통보

D는 2023. 11. 20.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고문계약에 대한 해지통보를 하였다.

마.

원고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진정사건 종결

원고는 2023. 12. 13.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체불을 이유로 피고 C을 진정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4. 2. 15. 피고 C이 원고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법위반없음'의 행정종결 처리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5, 7, 15, 17, 19 내지 21, 23, 24, 29 내지32, 4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 내지 7,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고문계약은 실질적으로 피고 C과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위 피고의 지휘·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인 피고 C을 상대로 2023. 9. 14.부터 2025. 12.까지의 임금, 인센티브 및 경비의 합계액인 1,403,513,333원<1> 중 일부인 1,400,000,000원 상당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D와 피고 C은 모자회사 관계에 있는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고문계약 체결 이전인 2023. 9. 13. 피고 C의 대표이사인 피고 B과 만남을 가졌고,2023. 10. 12. H에게 피고 C의 채용에 필요한 평판조회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한 사실, H은 2023. 10. 13. 원고에게 채용과 관련하여 피고 C 입사 후 D로 파견하는 방법과 D에 외부 고문으로 근무하다가 추후 정식으로 들어오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한 사실, 피고 C 소속 직원들이 원고의 이메일 계정 접속이 가능하도록 협조하고, 원고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인쇄본 40부를 준비한 사실이 각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든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C과 근로계약관계에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C이 원고에게임금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및 내용을 인정하는 것이 원칙인데(대법원 2011. 8. 25. 선고 2008다47367 판결 등 참조), 원고와 D는 이 사건 고문계약의 당사자로서 위 계약서에 서명하였으나 원고와 피고 C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정을 확인할 수 있는 처분문서가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

②

D는 피고 C과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미국 법인이고 H은 D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고문계약을 포함한 D 명의의 이 사건 사업 관련 계약을 직접 체결하였는바, 모회사인 피고 C이 사업의 일부로서 D를 운영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D에 대하여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거나 D의 법인격이 피고 C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볼 만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주로 D의 대표이사인 H과 논의하여 진행방향을 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C이 자회사의 대표인 H을 통하여 업무수행을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H이 피고 C이나 위 피고의 대표이사인 피고 B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고, 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피고 C과 지배·종속 관계에 있다거나 위 피고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D의 대표이사인 H의 행위를 피고 C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

④

원고와 H이 이 사건 고문계약 체결 이전에 원고가 피고 C에 입사하는 방법을 논의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원고는 2023. 11. 3. 최종적으로 D와 이 사건 고문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고문계약 제9조는 추후 원고와 D 사이에 정식의 근로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최종적으로 이 사건 고문계약이 종료된 이후에 피고 C이 아니라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 C 소속 직원들이 원고의 이 사건 사업 관련 업무를 보조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미국법인인 D가 국내에서 수행해야 할 일부 업무에 관하여 모회사인 피고 C에게 조력을 구한 결과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앞서 든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C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오히려 원고는 2023. 10. 6. 피고 C 소속 I에게 본인을 D의 고문으로 합류하였다고 소개하며 D의 도메인 주소인 '(인터넷주소 1 생략)'을 사용한 이메일 계정의 접속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사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발생한 출장비용을 D가 이 사건 고문계약 제2조에 따라 결제하였으므로, 원고 스스로도 D의 고문으로서 이 사건 사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그 비용을 D로부터 보전받은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에 따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도 원고를 피고 C의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가 제기한 진정을 행정종결 처리한 바 있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 B은 2023. 9. 13. 원고에게 피고 C의 채용내정 의사를 표시하여 이를 믿은 원고로 하여금 기존 직장인 F를 퇴사하게 하고도 원고를 채용하지 않았는바, 이는 피고 B의 채무불이행 또는 직무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 B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피고 C은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각 부담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F를 퇴사함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서 원고가 F를 퇴사한 2023. 9. 22.부터 가동연한인 65세가 되는 2040. 1. 31.까지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인센티브의 합계액인 3,004,134,952원<2> 중 일부인 1,400,000,000원 상당의 지급을 구한다.

나.

관련 법리

1)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계약의 체결에 있어 특정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 낙성 · 불요식의 계약이다. 한편, 채용내정이란본채용 전에 채용할 자를 미리 결정하는 것으로서 그로 인해 사용자와 채용내정자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채용내정의 통지 및 최종합격자 통보 등을 통해 사용자의 채용내정자에 대한 채용의사가 외부적 ·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표명되었을 것이 요구된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2)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등 참조).

3)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주식회사가 대표이사의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이어야 한다. 여기에서 '업무집행으로 인하여'라는 것은 대표이사의 업무 그 자체에는 속하지 않으나 행위의 외형으로부터 관찰하여 마치 대표이사의 업무 범위 안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포함한다. 행위의 외형상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설령 그것이 대표이사의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거나 법령의 규정에 위배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주식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9. 26. 선고 2014다27425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이 원고에게 피고 C의 채용내정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원고를 채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채무를 불이행하였다거나 직무상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 B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피고 B이 업무집행에 관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러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 C에 대한 예비적 주장 또한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피고 B이 2023. 9. 13. 원고 및 H과 만남을 가진 사실이 인정되기는하나, 당일 피고 B이 원고에게 피고 C의 채용의사를 외부적·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원고는 이후 H과 피고 C에 입사하는 방법과 D의 외부 고문으로 근무하다가 정식으로 입사하는 방법을 논의한 끝에 D와 이 사건 고문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추후 D에 정식으로 입사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② 원고는 H에게 이 사건 채용조건을 제안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피고 C에 위 채용조건으로 입사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H에게 이 사건 채용조건을 제안한 것을 두고 피고들에게 위 조건을 제안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이후 원고와 D 사이에 위 조건과 다른 이 사건 고문계약이 체결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당시 피고 B이 위 채용조건을 수용할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가 원고에게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피고 C 소속 직원이 원고에게 일부 업무적인 조력을 제공한 사정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는 위 피고의 자회사로서 미국법인인 D가 국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위 피고가 일부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이를 두고 피고 B이 원고에게 채용내정에 대한 정당한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주위적 청구 및 피고들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성원(재판장) 오민지 문창남

각주1) = 이 사건 고문계약에 따라 2023. 9. 14.부터 2024. 2. 28.까지 지급받기로 한 월 5,000,000원 상당의 임금 합계액 27,833,333원[= 2,833,333원(= 5,000,000원 × 2023. 9. 14.부터 2023. 9. 30.까지 17일/30일) + 25,000,000원(= 5,000,000원 × 2023. 10.부터 2024. 2.까지 5개월)] + 이 사건 채용조건에 따른 2024. 3.부터 2025. 12.까지의 연 미화 200,000달러 상당의 임금 합계액 470,680,000원[= 연 268,960,000원(환율 1344.80원 기준) × 1.75년] + 이 사건 채용조건에 따른 인센티브 약 900,000,000원(≒ 이 사건 사업으로부터 발생할 순수익 260,000,000,000원 × 피고 C이 취득할 수 있는 통상적인 컨설팅 수수료 비율 3.5% ×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비율 10%) + 원고가 피고 C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지출한 경비 5,000,000원

각주2) = 2023. 9. 22.부터 2040. 1. 31.까지 지급받기로 한 월 8,333,333원 상당의 임금 합계를 현가로 계산한 1,912,134,952원 + F가 약정한 인센티브 1,092,000,000원(= 이 사건 사업으로부터 발생할 순수익 260,000,000,000원 × F가 취득할 수 있는 통상적인 컨설팅 수수료 비율 3.5% × F가 원고에게 약정한 인센티브 수수료율 1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