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5,425,800원 및 그중 별지 표 '미지급 보수'란 기재 각 돈에 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2024. 12. 19.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안마의자 등의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23. 1. 25.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원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직위는 부사장, 직책은 C 1팀 팀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하였다.
피고는 2023. 2. 6. 원고에게 '원고는 피고의 회장 및 경영총괄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칭하던 D, E이 추천한 자로, 이들이 무단으로 신설한 C에서 활용할 예정으로 입사하였으나, 이들이 사기, 횡령, 배임 등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사실이 발각되어 2023. 2. 6. 이사회에서 해임되었고, C도 존립 근거가 사라졌으므로, 이 사건 위촉계약 제4조 제3항 제5호의 기타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2023. 3. 5.자로 해촉한다.'라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촉통보'라고 한다).
피고는 2023. 2. 10.(금요일) 원고에게 재택근무를 하라고 통보하였고, 원고가 2023. 2. 13.(월요일) 피고의 사업장에 출입하려고 하였으나 출입이 금지되었고 업무수행을 위한 그룹웨어 접속도 금지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3. 2. 15. 피고에게 일방적인 해촉 통지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하면서 원상복귀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으나, 피고는 2023. 2. 20. 원고에게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할 정당한 사유가 충분하다고 답변하고, 2023. 3. 5.자로 원고를 해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대표이사인 F 등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였고, 근무시간도 정해져 있었으며, 피고의 취업규칙을 준수하며 피고에 전속하여 업무를 수행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8,333,34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업무에 관하여 자율적이고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여 업무를 수행할 권한이 있었고, 관리감독자로서 소속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였으므로,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13 내지 20,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가 피고에 입사한 후 다른 입사자들과 함께 직장 내 교육(OJT, On the Job Training)을 받은 사실, ② 원고가 대표이사 F로부터 각 홈쇼핑 업체의 대표, 본부장, 임원 등의 성향이나 경력을 파악하고, 외근 리스트 및 컨택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받은 사실, ③ 원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 체결일인 2023. 1. 25.부터 피고로부터 재택근무 통보를 받은 2023. 2. 10.까지 매일 피고의 사업장에 출근한 사실(피고는 을 제1호증을 근거로 원고의 사업장 출입 횟수가 4일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을 제1호증의 출입기록은 원고가 제출한 다른 객관적인 증거들의 내용과 배치되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④ 원고가 피고 소속 등기이사나 감사에 비하여 3~7배 정도 적은 연봉 1억 원을 보수로 지급받기로 한 사실, ⑤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하는 보수에 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원고는 2023. 1. 25.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로부터 재택근무 통보를 받은 2023. 2. 10.까지만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이후에는 사업장에의 출입 및 업무수행을 위한 그룹웨어 접속이 금지되어 사실상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업무를 수행한 기간은 보름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아가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원고의 실제 업무수행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
또한 원고가 근무한 C 1팀은 원고가 피고에 입사하면서 신설된 팀으로서 그 업무내용 및 범위가 명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전임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피고 소속으로 업무를 수행한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원고가 수행한 업무내용 등을 살펴보아야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와의 사용종속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앞서 2)항에서 인정한 사실이 근로자성 인정에 유리한 징표로 해석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근로자성 인정 여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하는바, 회사의 임원도 입사 후 적응을 위하여 일정한 교육이 필요하므로 원고가 입사 후 직장 내 교육을 받은 사실만으로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원고가 대표이사 F로부터 업무와 관련된 구체적인 요구를 받은 사실만으로 곧바로 이를 근로관계에서의 상당한 지휘·명령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위임관계에서도 업무수행을 위한 협의 내지 요청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원고가 매일 출근하지 않았을 경우 어떠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원고가 비등기임원인 이상 법적인 책임에서 차이가 있는 등기임원이나 감사에 비하여 보수가 낮은 것은 자연스럽다. 나아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와 같은 사정은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있어서 핵심적인 징표로 보기 어렵다.
반면,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위촉계약의 내용을 보면, 이 사건 위촉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즉, 이 사건 위촉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회사의 경영 및 업무집행에 관한 권한을 일부 위임받아 자신의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독자적으로 의사결정하며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할 의무와 권한을 갖는다(제2조 제1항, 제2항). 또한 원고는 위임받은 업무에 관하여 관리감독자로서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고, 회사를 대표하며, 등기임원을 비롯한 다른 임원들과 함께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제2조 제3항). 나아가 원고에 대한 퇴직금은 피고의 임원 퇴직금 규정에 따를 뿐 아니라 원고가 수행하는 위임업무의 독자성을 보장하기 위해 약정에 따른 업무시간이나 특정된 업무일을 별도로 정하지 않고(제3조 제3항), 피고는 원고에게 회사의 등기임원과 동일한 수준의 복리후생 등 편의를 제공할 수도 있다(제3조 제5항). 반면, 이러한 이 사건 위촉계약의 내용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뚜렷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 제4조 제3항 제5호의 '기타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해촉통보를 하였는데, 피고가 주장하는 해촉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촉통보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1년간의 보수 1억 원에서 원고에게 기지급한 보수를 공제한 88,440,85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이 사건 해촉통보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부득이한 사유 없이 원고의 불리한 시기에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민법 제689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인 위 가)항의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의 전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총괄사장인 E과 D 회장의 추천 및 면접을 통해 피고에 입사하였는데, 그 후 E, D는 피고에 대한 횡령, 배임 등의 범죄를 저질러 피고로부터 해임되었을 뿐 아니라 형사고소를 당하였다. 또한 원고가 맡았던 C팀은 대표이사의 감독을 벗어나 E, D에 대한 비선보고를 수행할 목적으로 신설된 것으로서 현재 폐지되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이는 이 사건 위촉계약 제4조 제3항 제5호의 '기타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촉통보는 유효하다.
이 사건 해촉통보가 원고의 불리한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고, 오히려 원고가 피고로부터 해촉된 날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은 2023. 4. 1. 새로운 회사에 취업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촉통보는 원고의 불리한 시기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사건 해촉통보의 효력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은 임의규정에 불과하므로 당사자의 약정에 의하여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그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다. 그리고 당사자가 위임계약의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에 관하여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과 다른 내용으로 약정을 체결한 경우, 이러한 약정은 당사자에게 효력을 미치면서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거래의 안전과 이에 대한 각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단순히 주의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당사자가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에 규정된 바와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을 정하였다면,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이 이러한 약정과는 별개 독립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약정에서 정한 해지사유 및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당사자 간 법률관계도 위 약정이 정한 바에 의하여 규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다53265 판결 참조).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 제4조 제3항에서 민법 제689조 제1항과 달리 위촉계약의 해지사유 및 절차를 별도로 정하고 있고, 이와 달리 민법 제689조 제1항이 독립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 제4조 제3항 각 호에서 정한 해촉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에 살피건대, 피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 제4조 제3항 제5호의 '기타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2, 21, 22, 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기타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해촉통보는 원고에게 효력이 없다.
이 사건 위촉계약 제4조 제3항은 '피고는 위촉기간 동안 원고의 위임업무 수행을 보장하여야 한다.'라고 하면서, ① 원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상의 제반 의무를 위반한 경우, ②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업무에 대한 처리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③ 원고가 질병, 부상 등의 사유로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④ 원고가 범죄를 저지르거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회사의 사업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의 손해를 입힌 경우, ⑤ 기타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피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피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⑤의 사유는 ① 내지 ④의 사유와 같이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위촉계약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준하여 더 이상 위촉계약의 유지가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먼저 피고는 피고의 전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총괄사장인 E과 D 회장의 추천 및 면접을 통해 원고가 입사하게 되었는데, 그 후 E, D는 피고에 대한 횡령, 배임 등의 범죄를 저질러 피고로부터 해임되었을 뿐 아니라 형사고소를 당하였다는 사정을 주요 해촉사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E, D에 대하여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인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서울강남경찰서는 E, D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에 관하여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그 후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가 있었으나 서울강남경찰서는 보완수사 이행결과 기존의 결정을 유지하기로 한 사실만 확인될 뿐이다. 설령, E, D가 피고에 대하여 횡령, 배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범죄에 원고가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정황도 없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사정이 곧바로 원고에 대한 해촉사유가 될 수는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맡았던 C팀은 대표이사의 감독을 벗어나 E, D에 대한 비선보고를 수행할 목적으로 신설된 것으로서 현재 폐지되었다는 사정을 해촉사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원고와 같은 시기에 피고에 입사한 G은 C 2팀 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원고와 동일하게 재택근무로 전환되었으나, 그 후 H부서로 보직이 변경되어 현재 위 부서의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역시 원고와 같은 시기에 피고에 입사한 I는 C팀 팀원이었다가 J팀으로 보직이 변경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맡고 있던 C팀이 폐지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직변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곧바로 원고에게 이 사건 해촉통보를 한 것은 형평에 반하는 조치에 해당하고, C팀이 폐지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위촉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그 밖에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거나,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위촉계약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해촉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미지급 보수 청구
피고의 이 사건 해촉통보는 무효이므로, 이 사건 위촉계약은 그 위촉기간인 2023. 1. 25.부터 2024. 1. 24.까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위촉기간에 대하여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보수 1억 원에서 원고가 2023. 1. 25.부터 2023. 3. 5.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보수로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11,559,146원<1>을 공제한 88,440,85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주위적 청구가 인용될 경우를 가정하여 중간수입 공제 항변을 하였으나 예비적 청구의 경우에도 이 사건 해촉통보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이득인 이 사건 해촉통보 후 원고가 주식회사 K(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지급받은 근로소득 합계 33,015,054원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임인의 귀책사유로 위임계약이 해지된 수임인이 위임기간에 얻은 이익 중 위임계약에 따른 의무를 면한 것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이익은 민법 제538조 제2항에서 말하는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이익은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때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제46조가 정한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에 한해서만 공제를 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갑 제23, 2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성동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는 2021. 1. 4.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한 후 경영자문 등을 통해 수입을 창출해 온 사실, ② 원고는 이 사건 해촉통보 이후인 2023. 4. 10. 이 사건 회사와 계약기간 2023. 4. 1.부터 2024. 3. 31.까지, 연봉 1,200만 원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③ 원고는 2023. 4.부터 2023. 12.까지 이 사건 회사로부터 근로소득으로 30,40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촉통보 후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일정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이익은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른 의무를 면한 것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근로소득의 실질은 이 사건 회사가 '과거'에 창출하여 유보되어 있던 영업이익을 1인 주주인 원고에게 배분한 배당에 불과하여 원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른 의무를 면한 것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사실을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가 이 사건 해촉통보 이후인 2023. 4.부터 2023. 12.까지 얻은 이익인 30,400,000원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월 이익은 3,377,778원(= 30,400,000원 ÷ 9개월, 원 미만 반올림, 이하 같다)이 된다. 이 사건 위촉계약의 종기는 2024. 1. 24.이고, 원고는 2024. 1.에도 위와 같은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단되므로, 원고의 보수에서 공제해야 할 중간수입은 총 33,015,054원[= 30,400,000원 + 2,615,054원(= 3,377,778원 ×24/31)]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5,425,800원(= 88,440,854원 – 33,015,054원) 및 그중 별지 표 '미지급 보수'란 기재 각 돈에 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예비적 청구금액에 관하여 2023. 3. 6.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이 사건 위촉계약 제3조 제2항에 의하면, 1억 원의 보수를 12분의 1로 나누어 매월 10일에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고, 갑 제19,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해당 월의 보수를 그 다음 달 10일에 지급해 왔으므로, 원고가 구하고 있는 각 해당 월의 보수는 그 다음 달 10일에 지급일이 도래한다. 따라서 위 인정 범위를 넘어서는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