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의 피고 대표이사 취임 등
피고는 종이포장과 프라스틱 코팅된 종이상자, 백지 및 두루마리 등을 포함한 관련제품의 제조, 마켓팅, 배포, 판매, 수입 및 수출 등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 주식회사 C에서 2022. 8. 2. 현재의 상호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피고가 속하였던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인 D은 2021. 7. 13.경 원고에게 피고의 'General Manger<1>' 직위를 제안하였다. 원고는 위 제안을 수용하여 2021. 8. 1.부터 피고에서 근무하였고, 2021. 12. 31. 피고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등기임원)로 취임하였다(이하 피고의 2021. 7. 13.자 채용제안과 원고의 수용을 합하여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고의 대주주 변경 및 원고의 피고 등기이사 사임 등
D은 2022. 5.경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인 E에 피고를 매각하기로 하였다. E는 D에 '현지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지 않는다'는 내부정책을 근거로 원고를 등기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D은 2022. 5. 23. 원고에게 '피고 매각절차가 완료되기 전 피고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사임하여 주기를 요청한다. 위 사임이 원고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던 직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원고는 D에 '원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사임이 General Manager 지위에 영향이 없다는 점을 확인받고 싶다'고 답하였다. 이에 D은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날부터 원고는 피고의 General Manager로 근무할 것이고, 고용조건은 계속해서 완전한 효력을 유지한다'는 내용으로 F가 서명한 확인서(갑 제5호증, 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를 교부하였다.
원고는 2022. 8. 2. 피고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사임하였고, 스위스국인 G가 같은 날 피고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지통보
피고는 2023. 3.경 원고에게 퇴사를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피고는 2023. 7. 28. 원고에게 "피고는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위하여 새로운 리더쉽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와의 위임계약관계를 민법 제689조에 따라 해지하고자 하며 본 통지를 통해 이를 예고합니다. 해지의 효력은 2023. 8. 11.부로 발생할 예정입니다."는 내용의 통지(이하 '이 사건 해지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는 2023. 7. 31. 피고에게 "원고는 대주주의 변동 이전의 고용 계약에서 최소한 3년 간의 근무기간을 보장받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대주주의 변동과정에서 이전 대주주로부터 기존의 계약을 그대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과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는 사실을 보장받는 서류도 작성하였고, 이에 대한 인수회사의 확인도 받았습니다."는 내용을 포함하여 이 사건 해지통보가 무효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23-1, 28 내지 37, 3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47호증의 각 기재, 갑 제23호증의 2의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주위적 청구의 요지
원고는 2021. 7.경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총괄관리인(General Manager) 지위에서, 2021. 8. 1.부터 수습직원으로, 2021. 12. 31.경부터 대표이사(등기임원)로 근무하였는데, 이때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의 대주주이자 본사인 D이다.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등기임원)가 된 지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에 피고의 대주주가 변경되었고, 피고의 요청으로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등기임원)에서 사임하였지만 계속해서 피고의 총괄관리인(General Manager)으로 근무하였고, 이때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의 변경된 대주주이자 본사인 E이다.
이처럼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의 대주주 변경은 있었지만,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정기적으로 고정된 급여를 지급받았고, 근태관리를 받으며 피고의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이 적용되었으며, 피고의 대주주 승인 없이는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등 피고의 대주주의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하였다.<2>
그런데 피고는 2023. 8. 11. 피고 취업규칙에 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원고를 징계해고하였고 이에 관한 적법한 해고통지도 없었으며, 그 해고사유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2023. 8. 11.자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함과 함께,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으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다음날인 2023. 8. 12.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14,737,6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의 요지
소의 이익이 없거나 이 사건 계약이 위임계약에 해당하여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원고의 주위적 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우선 피고의 정관에 의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서 임기 3년을 보장하였으므로 임의규정인 민법 제689조의 적용은 배제된다.
한편 상법 제385조 제1항에 의하면, 이사는 언제든지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이를 해임할 수 있지만,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이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때 민법 제689조의 적용은 배제된다.
이 사건 확인서를 통해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서 3년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3년의 임기가 보장된 원고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상법 제385조 내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2023. 8. 11.부터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임기만료일인 2024.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 245,785,135원과 미지급 퇴직금 합계 61,534,527원의 합계 307,319,662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2. 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청구의 요지
피고는 피고의 대주주가 변경된 이후인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연봉인상에서 원고를 배제하거나 원고가 회의에 참석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으로 원고에게 퇴사 압박을 가하였고, 이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피고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원고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지급의무로서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주위적 청구 부분)<3>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다298775, 298782 판결 등 참조)
상법상의 이사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사장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반면에, 등기된 상법상의 이사가 아닌 미등기 이사, 공장장 등의 임원 내지 간부직원 중에서도, 자율적인 위임사무의 처리를 하고, 경영상의 결정에 개입하는 사람도 있어, 법인등기부상 이사 등으로 등기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런 사람을 근로자로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1. 7. 13.자 채용의뢰서에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General Manager' 직위를 제안받았고, 원고는 D의 부사장(Vice President)인 H<4>에게 업무상 보고를 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며, 피고용자로서 갖는 권리(Rights as an Employee), 6개월의 수습기간(6-month probation period)이라는 표현이 명시된 사실, ② F가 원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사임 과정에서 피고 'Director'로서 서명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 확인서에 "고용조건은 계속해서 완전한 효력을 유지한다(Employment Terms will remain in full force and effect)"는 문구가 기재된 사실이 각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한 모든 시기 동안 피고와의 관계에서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 있던 I의 추천을 받아 피고로부터 General Manager라는 직위를 제안받고, 다섯 차례의 면접을 거쳐 2021. 8. 1. 피고에 입사하였다. 비록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직후부터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되기까지 일정한 수습기간을 거쳤지만, 해당 수습기간에도 '사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면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의 명함에도 원고의 직위가 '사장'이라고 명시되었다. I은 2021. 9. 24. 임기만료로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물러났고, 원고는 2021. 12. 31.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2021. 9. 24.부터 2021. 12. 31.까지의 기간에도 인사발령문 등 피고의 내부 문서에 사장으로서 결재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리고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등기된 2021. 12. 31. 이후부터는 당연히 원고가 피고 대표이사로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의 명함에는 원고의 직위가 "대표이사/사장"이라고 명시되었다.
피고의 대주주가 변경될 무렵 원고는 피고의 새로운 대주주인 E의 요청으로 피고의 등기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사임하였지만, 피고 내부적으로 'General Manager'의 직위는 유지하였고, 호칭도 계속하여 '사장' 또는 '대표이사'라 불렸다. 또한 이 사건 해지통보가 있을 때까지 피고의 등기된 대표이사인 스위스국인 G는 단 한 차례도 피고의 대한민국 내 사업장에서 근무하지 않았고, 대표이사 G의 명의로 발송되는 공문에도 원고가 사장으로서 최종결재를 하였으며, G는 이에 대하여 결재를 하지 않았다. 나아가 인사발령, 금전지출 등 피고 내부 문서에는 G의 명의가 표시되지도 않았고, 원고가 최종적인 결재권자로서 그 권한을 행사하였다. 그리고 스위스국인 G에게 보고하기 위해 영어나 외국어로 기재된 피고의 대, 내외 문서도 증거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이를 위 ①항의 사정과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2021. 8. 1. 피고에 입사한 직후부터 이 사건 해지통보를 받을 때까지 계속하여 피고 내에서 사장 또는 대표이사로 불리면서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피고 내에서 다른 직원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거나 근태를 점검받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 스스로도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의 대주주였던 D이나 E였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피고 내에는 원고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취지로도 이해된다. 또한 피고는 피고의 대주주와는 별도의 정관, 취업규칙, 단체협약, 급여규정 등을 갖고 있었고, 재무·회계 등도 분리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다국적기업은 국적이 다르고 법적으로 분리된 여러 기업으로 구성된 기업집단으로서의 특성을 보이게 되는데, 기업집단으로서의 다국적기업은 구성기업들의 대등한 연합체가 아니라 지배기업인 모기업이 기업집단의 정점에 위치하여 다국적기업에 대한 모든 사항을 총괄해서 결정하고, 종속기업은 지배기업인 모기업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되어 지배기업인 모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에 지배종속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배기업인 모기업의 대표이사 등 임원들과 종속기업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 사이에도 지배기업과 종속기업의 지배종속관계가 투영되어 일정한 수준의 지휘·감독관계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하나의 기업 내에서의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지배종속관계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지배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의 '기업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지배종속관계라는 점에서 구별되어야 한다. 따라서 비록 종속기업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과 모기업 임원들 사이에 일정한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종속기업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을 종속기업의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가 피고의 General Manager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에게 경영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거나 그로부터 일정한 수준의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다국적기업인 피고의 대주주가 현지 법인들에 대한 관리 및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추상적이고 간접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에 불과하다. 특히 원고는 2022. 12.경 우유 업체의 입찰에 참여하기에 앞서 피고의 대주주와 가격인상범위(4%)에 관하여 협의하고 승인을 받았는데, 승인 내용과는 다르게 8.5%의 가격인상범위를 우유 업체에 제안하고, 5%의 가격 인상을 합의한 이후에 피고의 대주주에게 거래승인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의 대주주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내에서 종이팩에 생수를 담는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도 하였다. 이를 보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상당하고도 독자적인 재량권을 가지고 피고의 의사결정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그 과정에서 원고의 사전보고 내지 사후보고와 이에 대한 피고의 대주주의 승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으로 원고를 곧바로 피고의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직전의 피고 대표이사였던 I을 제외하면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 사업장 내에서 'General Manager', '사장', '대표이사'로 불린 사람은 원고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 조직도의 최상단에는 원고가 기재되어 있다. 또한 원고는 피고를 대표하여 피고 직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피고 직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피고의 대주주에 보고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다국적기업인 E는 피고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 속한 소속 기업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하였는데, 원고는 피고를 대표하여 워크숍에 참석하고 발표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가 피고 내에서 수행한 역할을 고려하면, 원고의 피고 내에서 'General manager'로서의 역할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보다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 즉,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대외적인 기고문에서 스스로를 피고의 대표이사로 지칭하면서 본인 스스로가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임을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 직원들에 대한 취업규칙이 아닌 임원에 대한 기준을 적용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피고 직원들이 월 급여의 12분의 1, 임원들이 월 급여의 12분의 2에 각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연금으로 적립 받는 데 반해, 원고는 월 급여의 12분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연금으로 적립 받았다. 또한 원고는 연간 한도가 30,000,000원인 법인카드를 피고로부터 지급받았고, 그 사용내역에 대하여는 피고의 대주주에게 형식적으로 사후보고만 한 것으로 보인다(피고의 대주주가 그 사용내역을 문제 삼아 원고에게 법인카드 지출금을 반환하라고 요청한 내역이 증거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로부터 법인차량, 운전기사 및 비서를 지원받았는데, 이는 피고의 직원들이 받는 근로의 대가나 지원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대주주가 E로 변경된 이후에, 기존에 E를 위해 한국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법인인 J(K이 대표이사로 있으며 무균제품 사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와 피고의 조직체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적교류가 있었고, 원고가 J의 대표이사로부터 업무와 관련한 요청도 받기는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회사들이 소속 기업집단의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업무와 조직이 혼재된 사실만을 근거로 그 회사들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고 단정하고 원고가 K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 관계라고 할 수 없다. 피고와 J는 이 사건 해지통보 무렵에도 별개의 조직과 재정을 통해 운영되고 있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원고에게 3년의 임기가 보장되는지 및 상법 제385조가 적용되는지에 관한 판단(예비적 청구 부분)
피고 정관<5> 제23조는 "이사의 임기는 취임일로부터 3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 정관에서 하나의 주주총회에서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고자 하는 경우 상법에 규정된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점(제21조 제2항), 이사와 감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고 규정한 점(제22조), 이사의 임기가 최종의 결산기에 관한 정기주주총회 전에 만료될 경우에는 그 총회의 종결 시까지 그 임기를 연장한다고 규정한 점(제23조 제1항) 등을 고려하면, 피고 정관 제23조 이사의 임기는 등기된 이사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피고의 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등기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에 스스로 동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보 당시 피고 정관 제23조는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피고의 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원고의 기존 근로조건을 보장하겠다(remain in full force and effect)는 내용의 이 사건 확인서를 서명·날인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고, 이는 현재 피고의 대주주인 E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므로 원고가 등기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인정된 3년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변경 전 피고의 대주주인 D 소속 부사장 F가 피고에 대하여 어떠한 대표권을 가지는지 명확하지 않은 "Director EP Korea"라는 지위<6>에서 서명·날인한 이 사건 확인서(이 사건 확인서와 달리 이 사건 계약에는 F의 지위가 D의 부사장이라고 기재되어 있다)에 피고 또는 아무런 서명·날인을 하지 않은 현재 피고의 대주주인 E가 구속되는지 의문이며, 이 사건 확인서에는 원고가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재직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근무한 기간도 피고의 고용기간으로 인정된다"<7>는 기재가 있을 뿐, 원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서의 잔여임기 동안 고용기간이나 위임기간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정관 또는 이 사건 확인서에 의하여 원고에게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서 3년의 임기가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원고가 등기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를 사임한 후에 상법 제385조를 적용할 여지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에 관한 판단
민법 제750조에 의하면,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피고에서 내쫓기 위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하였단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주위적, 예비적 청구 및 위자료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주위적, 예비적 청구 및 위자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백승영 송서윤
각주1) 'General Manager'의 피고 내에서의 지위 등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으므로 영문 그대로 표기한다.
각주2) 원고는 소장에서 2021. 12. 31.부터 2022. 8. 2.까지는 피고 대표이사로, 2022. 8. 3.부터 피고 직원으로 각 근무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이후 변론 과정에서 원고의 피고 내 지위 변화와는 무관하게 계속적으로 피고의 대주주로부터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각주3) 피고는,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전제로 하여 본안전항변으로 2023. 12. 31. 원고의 정년이 도과하였으므로 2023. 8. 11.자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본안전항변을 하고 있다. 본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판단하지 않는다.
각주4) 이 사건 확인서에 서명한 F와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
각주5) 이 사건 증거기록으로 제출된 피고의 정관은 피고의 대주주가 D에서 E로 변경된 이후에 시행된 정관이기는 하나, 피고 등기사항전부증명서(갑 제1호증)에서 피고의 등기임원들이 3년 주기로 취임, 중임하거나 임기만료로 물러난 점 그리고 갑 제16호증의 기재 내용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에도 피고의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임기가 3년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도 이를 다투지는 않는다.
각주6) 피고 등기사항일부증명서(갑 제1호증)에 의하면, 기타비상무이사의 지위에서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7) We also confirm that your continuation of service including your previous period of service as the Representative Director and inside Director of the Company will be acknowledged as your employment period with the Company.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