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24. 선고 2023가합8165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C은 피고의 창업주이자 전 대표이사로 피고 대표이사 D는 C의 아들이다.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와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는 피고와 마찬가지로 모두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E과 피고는 각 본점 전출 전 오산시 G에 본점 소재지를 같이 하였고 F의 본점 소재지에 피고의 병점사무소가 소재하였으며 E의 공동대표이사인 H는 C의 딸이고, F의 공동대표이사인 I는 C의 아내로, 피고와 E, F은 사실상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되었다.

나.

원고는 1996. 9. 3. 피고의 전신인 J에 입사하여 피고가 설립된 2000. 8. 1.부터 피고 내지 E에서 근무하다 2023. 3. 9.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 무렵 사직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 설립 당시부터 피고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었다가 원고가 피고에서 퇴직한 후 2024. 3. 31. 임기만료되었다.

라.

피고 정관 제35조 제3항은 이사의 퇴직금의 지급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라 한다)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대표이사, 이사, 감사 등 임원의 퇴직금 지급에 관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은, 임원의 퇴직금에 관하여 ‘퇴직한 날부터 소급하여 3년 동안 지급받은 총 급여의 연평균환산액 × 1/10 × 근무기간/12 × 지급배수’의 산식에 의하여 산정한다고 정하면서, 대표이사, 이사, 감사의 지급배수를 ‘3’으로 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11, 17호증, 을 제7, 11,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증인 K의 일부 증언,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원고는 2003. 8. 1.부터 2023. 3. 9.까지 피고의 등기이사로서 사장 직급으로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라 산정한 원고의 퇴직금은 2,915,170,286원이다. 원고는 재직 중 퇴직금 중 일부로 222,031,317원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693,138,969원(= 2,915,170,286원 – 222,031,31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나.

피고

원고는 형식상 등기이사에 불과할 뿐 피고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다298775, 298782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23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의 적용을 받는 임원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1, 7, 10, 12, 13, 14, 15, 16호증, 을 제1 내지 17, 19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 증인 K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고 독립적인 사무를 수행하였다기보다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가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요 논거는 원고가 피고 법인등기부등본(갑 제1호증의 1)상 2003. 8. 1.부터 등기이사였다는 것이다. 원고는 1996. 9.경 피고 전신인 J에 사원으로 입사하여 피고 설립 시부터 등기이사였으나 피고 내지 E에서 2005. 10.경 차장, 2006. 5.경 부장, 2008. 9.경 상무이사의 직급이었고, 2018. 1.경부터 피고 사장으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사원, 차장, 부장 등의 직급이었던 기간에도 피고에 종속되어 일정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피고의 위임사무를 처리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다. 또한 피고의 폐쇄등기부등본(을 제7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가 설립된 2000. 8. 1.부터 피고의 이사로 등기된 이래 계속 중임되었는데, 원고는 최초 피고의 이사로 등기된 2000. 8. 1.이 아니라 한 차례 중임된 2003. 8. 1.부터 피고의 임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이유에 관하여 별달리 설명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2)

피고 전 대표이사 C은 2000. 8. 1. 피고를 설립하면서 액면가 10,000원으로 30,000주를 발행하였고 이에 따른 자본금으로 3억 원을 납입하였다. C은 위 30,000주 중 9,000주는 아내 I에게 증여하고, 원고와 형제들인 L, M에게 각 3,000주를 명의신탁하였다. 그 후 몇 차례 유상증자를 할 때에도 모두 자본금은 C이 납입하였고 다만 보유한 주식 비율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주주들의 보유 주식수가 증가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5년경 자신이 보유한 주식 전부를 C의 자녀들인 D, H, N에게 양도하였는데, 이는 C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가 D 등에게 그 대가를 받은 바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설립 시 주주로서 피고의 이사에 취임한 것으로 보이나, C은 자신과 배우자, 형제들, 자녀들 내지 원고 명의로 피고 회사 주식을 전부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1인 주주로 독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였을 뿐, 원고가 피고의 등기이사나 주주의 지위에서 피고의 경영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3)

원고는 2020년경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이는 피고가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에 따라 피고의 다른 근로자들과 작성한 표준 근로계약서와 동일한 양식으로 작성되었다. 위 계약서는 계약기간, 근로시간, 연봉액 등이 기재되어 있고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 주 5일로 정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휴일과 법정휴가를 부여하며 월 급여의 1/12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의한 퇴직연금으로 적립하는 것으로 정하는 등 원고가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규정하고 있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서의 내용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위 근로계약서가 실질적으로 2020년의 연봉계약서로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위 계약서 제7조에 월 급여액 43,833,333원, ‘위의 월급여의 기간은 2020. 1. 1.부터 2020. 12. 31.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원고가 근로자라 하더라도 연봉은 매년 달리 정해질 수 있는 것이므로 위 기재만으로 위 근로계약서의 모든 내용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원고는 2018년경부터 화성시에 소재한 피고의 병점사무소에서 가장 높은 직위인 사장으로서 플랜트 사업부의 업무를 총괄하기는 하였으나, 상급자인 대표이사에게 공사 수주, 계약 체결, 업체 선정, 직원 채용 및 징계 등 주요 사안에 대하여 보고하고 그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하였다. 병점사무소 운영과 관련한 업무보고서나 지출결의서의 내용을 보면 원고가 결재나 검토를 요청한 사안에 대하여 C이 이를 반려하기도 하는 등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플랜트 사업부의 업무를 피고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처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병점사무소의 가구나 노트북 등 비품 구매, 방범시스템 설치 등 비교적 사소한 사안도 진행과정 및 결과를 보고하고 C의 승인을 거쳐 이루어졌다.

5)

원고는 피고의 사장으로 근무하던 2020. 8. 28. 퇴직급여법 제22조에 따라 무주택자의 전세금 마련을 위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적립금 중도인출을 신청하여 2020. 9. 1. 145,807,766원을 지급받았고, 2022. 6. 16. 전세금 마련을 위하여 퇴직금을 지급받고자 자발적 퇴직 처리하여 2022. 6. 20. 76,223,551원을 지급받았는데, 이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하는 연봉에 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는 출장, 휴가 시 피고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여 근무시간에 실질적으로 구속되었다.

6)

원고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비교적 높은 급여를 받았고, 차량과 법인카드를 부여받아 사용하는 등의 우대를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에게는 임원보수 지급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원고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이사의 보수 한도인 5억 원보다 많은 보수를 지급받았다. 급여와 대우는 회사에 대한 기여도, 업무량과 난이도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원고가 담당하는 플랜트 사업부가 높은 성과를 거두어 피고가 원고에게 높은 연봉을 부여하는 등으로 우대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이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주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출퇴근 시간 등에 구애되지 않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원고가 수행하는 영업 등 업무가 그 특성상 반드시 지정된 근무시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할 필요가 적었기 때문이고 이러한 원고의 근무방식에 대하여 피고도 양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들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임원으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적용됨을 전제로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각주1) 원고의 2024. 9. 25.자 준비서면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