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19. 선고 2023노286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①

피해자가 2022. 5. 3. 피고인을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당시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임금채권 중 일부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소멸된 임금채권에 대한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

②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F 지분인수대금채권 등으로 상계 또는 공제 하여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

③

따라서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임금채권 시효소멸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임금 등의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는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와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74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피고인에 대한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E이 퇴직한 2020. 5. 14.경으로부터 14일이 지난 2020. 5. 29.경 성립하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 미지급 부분은 2018. 11.부터 2020. 5.까지의 임금 합계 17,851,610원의 미지급에 대한 것이므로, 범죄 성립 당시 미지급 임금채권 전부의 소멸시효(3년)가 완성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부분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않은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그 미지급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임금 및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법 제43조 제1항). 따라서 사용자가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고 자신의 근로자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거나, 임금채권 일부를 부당하게 공제한 후 나머지를 지급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처럼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 또는 공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을 임의로 상계하거나 공제하면 임금을 유일한 생계수단으로 하는 근로자는 생활에 위협을 받게 되고 나아가 인신구속을 강요받게 될 우려가 있는 등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18553판결, 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피해자와 피고인이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채권과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F 지분인수대금채권 등을 상계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주장하는 상계 합의가 근로자인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피고인은 오직 구두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할 뿐 상계합의문서나 정산합의문서는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고, 경찰에서도 ‘합의한 사실은 없고 정산할 생각입니다. 중략. 그러나 상계처리 즉 정산하려고 수차례 제가 E에게 요청하였으나 E이 일방적으로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82쪽)],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선고 후 피고인의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고<1>,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등 진지한 반성이 부족해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해일(재판장) 최진숙 김정곤

각주1) 피해자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D을 상대로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81295)를 제기하였는데, 피고인이 위 사건에서 피해자의 청구를 인낙하였고, 피해자가 2023. 8. 11. 위 청구인낙조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제3채무자인 서울 강남구에 대하여 채권전액을 압류·추심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은 이미 원심의 양형단계에서 모두 고려한 사정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