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2,967,043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12. 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구리시 D에 위치한 집합건물인 ‘A’(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합니다)의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으로 2023. 4.경 관리인 등을 선임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관리업무를 개시하였다.
이 사건 건물은 2022. 9. 1. 사용승인을 받았는데, 피고는 2022. 7.경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여 분양한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관리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관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22. 9.경부터 2023. 5. 31.까지 약 9개월 동안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2022. 9.분부터 2023. 5.분까지 이 사건 관리계약에 따른 도급비(인건비, 일반관리비, 기업이윤)를 모두 지급받았는데, 위 도급비 중 인건비에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고 소속 직원들이 퇴직할 경우 피고가 직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적립금 합계 62,967,043원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건물 관리업무의 인수인계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제반서류 및 관리업무 일체를 2023. 5. 31.까지 포괄적으로 인수인계하기로 하는 내용의 인수인계서(이하 ‘이 사건 인수인계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를 새로운 관리업체로 선정하였고, F는 2023. 6. 1.부터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관리계약의 성격은 위임계약이고, 원고는 E의 위임인 지위를 승계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관리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용역비에는 피고 소속 직원들이 퇴직할 경우 퇴직금으로 지급하기 위한 퇴직적립금 합계 62,967,043원이 포함되어 있고 위 퇴직적립금은 수임인인 피고가 위임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미리 청구하여 받은 선급비용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위 퇴직적립금을 실제로 지출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퇴직적립금 합계 62,967,04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
이 사건 관리계약은 도급금액을 총액으로 계약하여 피고가 도급계약의 범위 내에서 자기의 책임 하에 각종 경비를 부담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이지 피고의 실 지출액을 기준으로 한 정산을 전제한 위임계약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가 실제로 퇴직적립금을 지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 관리계약의 성격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관리계약은 위임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관리계약 제2조에 따르면, E은 피고에게 관리행정, 시설, 보안, 안내, 주차, 미화 관리업무 등 이 사건 건물의 전반적인 관리를 위탁하였다. 이러한 전반적인 관리업무 수행이 관리업무 수행 활동 자체를 넘어 어떠한 일의 완성 및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E과 피고는 이 사건 건물 관리업무의 완성을 평가할 기준도 정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관리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성실하게 계약업무를 이행하여야 하고(제7조 제1항, 제15조 제1항), E은 피고의 관리업무 수행 상태 등 계약에 따른 피고의 의무이행에 관하여 지시․감독할 수 있으며(이 사건 관리계약 제7조 제3항), 피고는 관리업무에 대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작성하여야 하고 E은 필요시 피고에게 관련 서류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제9조). 이는 일의 완성을 목표로 하여 그 수행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독립적 지위가 보장되는 도급계약과는 달리 신임 관계를 기초로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 스스로 위임사무를 처리하고, 사무처리에 관하여 위임인의 지시나 감독이 가능한 위임계약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이 사건 관리계약의 명칭이 “도급계약”으로 되어 있고, 제1조에서 “… 도급하고, … 도급 업무를 수급 받아 성실히 이행한다.”, 제2조에서 “도급업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 이 사건 관리계약 전반에 “도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떠한 계약이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는 계약의 명칭 또는 형식적인 문언을 떠나 그 실질을 중시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관리계약의 명칭이나 문언만으로 이 사건 관리계약을 도급계약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지출 퇴직적립금의 반환의무에 대한 판단
수임인은 위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비용의 선급을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687조), 실제로 지출되지 않은 선급비용이 있는 경우 이를 수임인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위임인에게 반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다22737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 관리계약이 위임계약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관리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용역비 중 퇴직적립금 합계 62,967,043원은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선급비용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이를 실제로 지출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E로부터 이 사건 관리계약상 지위를 승계한 원고에게 이 사건 관리계약에 따라 위임사무 처리의 선급비용으로 받았으나 지출하지 아니한 퇴직적립금 합계 62,967,043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및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인수인계서 제5조 제3항, 인원관리 표 등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가 고용한 근로자 G 외 24명(이하 ‘승계 대상 근로자’라 한다)에 관한 근로계약을 2023. 5. 31.부터 포괄승계하기로 합의하였다.
승계 대상 근로자에 대한 퇴직적립금 합계 48,980,29원은 부당이득반환의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승계 대상 근로자 25명 중 12명만을 고용승계하였다는 것인데, 원고는 이 사건 인수인계서상 포괄승계합의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신의성실 내지 공평의 원칙에 따라 상당 부분 감액되어야 한다.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1>를 위반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관리계약을 종료할 것을 통고하고 이 사건 인수인계서상 포괄승계합의를 위반하여 승계 대상 근로자 중 H, I를 고용승계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H, I에게 해고예고수당 총 5,355,919원(= H 2,647,181원 + I 2,708,738원)을 지급하게 하는 손해를 입혔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 5,355,91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위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
판단
피고의 위 주장 및 항변은 이 사건 인수인계서상 피고 소속 근로자에 대한 포괄승계합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살피건대,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인수인계서에 “본 인수인계서에 명시한 인수인계 시점부터 이 사건 건물에 대해 인계자(피고를 이름)가 관리인으로서 업무 수행한 모든 사항을 인수자(원고를 이름)가 연대하여 포괄 승계한다(제5조 제3항)“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 소속 직원들의 부서, 직급, 성명, 입사일 등이 기재된 인원관리 표가 첨부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 소속 근로자에 대한 포괄승계합의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 및 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퇴직적립금 합계 62,967,043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인 2024. 12. 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미진
각주1) 근로기준법 제26조 (해고의 예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이하 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