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3. 24. 선고 2024가단5283425 판결

퇴직금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95,835,477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4. 13.부터 2026. 3. 24.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른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3. 12. 4.경 피고와 사이에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24. 3. 29. 퇴사하였는데, 위 기간 주된 업무는 피고와 추심위탁계약을 체결한 C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채권추심업무 등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4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갑 제2, 3, 17내지 3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위임계약의 실질적 내용

가)

원고는 피고가 미리 작성한 위임계약서에 서명날인을 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임계약서에 따르면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는 '1. 수임사실의 통보, 2. 채무자 소재파악, 방문 및 재산조사, 3. 채권의 회수, 변제 독촉(전화, 서면, 방문 등) 및 상담, 4. 채권추심, 신용조사업무의 유치 및 접수, 5. 소멸시효관리를 위한 제반업무 및 채권추심과 관련한 법적 절차 진행 업무, 6. 그 밖에 채권추심업무의 영업 및 채권추심업무와 관련된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위임계약서 제2조).

나)

피고는 원고에게 채권추심 가이드라인과 채권 관리업무요강을 제공하여 이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의무를 부여하고, 신용정보법과 그 하위 법령 · 감독 규정,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및 그 하위법령, 개인정보보호법 및 그 하위법령을 준수할 의무를 부여하였으며, 이 사건 위임계약에서 원고가 위 각 법령을 위반하거나 그밖에 사유로 인하여 영업 및 추심업무의 계속적인 수행이 곤란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피고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면서, 업무상 발생한 손해나 부당이득에 관하여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위임계약서 제5조, 제9조, 제11조).

다)

이 사건 위임계약은 통상 6개월이나 12개월 단위로 체결되었는데,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반복적으로 갱신되었다.

2)

업무 수행 방식 및 보수 지급 방식

가)

원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라 피고와의 계약관계를 유지하면서, 피고와 소외 회사 사이에 체결된 채권추심위임계약에 따라 소외 회사 사무실로 출근하여 소외 회사에서 위탁받은 채권추심업무를 하였다.

나)

원고는 소외 회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피고로부터 업무에 필요한 우편비용 등을 제공받았고, 피고로부터 실적의 독촉, 입금내역 이나 마감예상금액 보고, 오피스 사용 관련사항 전달, 관련 교육실시나 교육수료의 요구 등 업무적인 지시와 연락을 받으며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다)

피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원고가 회수한 채권액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따로 지급하지 아니하면서 소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위 수수료의 54%를 용역비 또는 수수료 명목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라)

피고는 원고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이고,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원고에 대한 건강보험, 국민연금은 모두 지역가입자로 가입되었다.

다.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각 증거들과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1)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을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하고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채권추심원의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2다20550 판결 참조).

2)

원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4항에 따라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고, 이 사건 위임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년 자동적으로 갱신되어 계속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3)

피고는 2025. 7. 4.자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된 다른 근로자들은 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위임받은 채권추심 업무를 담당하여 원고와 지위에 있어 큰 차이점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 차이는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본질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와의 이 사건 위임계약에 의해 파견의 형태로 소외 회사의 사무실로 출 · 퇴근하며 소외 회사의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지, 소외 회사와 사이의 별도 계약관계에 따라 위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 아니다. 결국 원고가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근무장소나 채권추심업무의 대상을 선택한 것이 아니고, 피고의 지시에 따라 근무장소와 원고가 수행할 채권추심업무가 정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4)

원고는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의 누출 방지를 위한 신용정보법과 그 하위 법령 · 감독 규정,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및 그 하위법령, 개인정보보호법 및 그 하위법령 등에 따른 각종 규제를 준수하여야 하고, 원고가 이를 위반하거나 그 밖에 피고에게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 피고가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되어 있으므로,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5)

피고는 보수(수수료)를 원고의 채권추심실적이라는 근로의 결과물에 따라 비례하여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수수료의 지급이 원고의 업무량이나 업무시간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위와 같은 보수 지급 방식은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의한 것일 뿐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의 성격을 지니지 아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6)

피고는 원고에게 신용정보법 등 각종 법령 및 채권추심 가이드라인과 채권 관리업무요강을 준수할 의무를 부과하고, 원고로부터 매월 전월 실적, 당월 회수달성목표율 등을 보고받아 이를 평가하고, 채권회수액을 보고받아 목표달성율을 평가하는 등으로 채권회수 목표의 설정에서부터 업무 수행 과정에 이르기까지 원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하고 관리 · 감독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7)

원고로서는 채권회수실적이 저조하거나 목표달성율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수수료율이 차감되거나 위임계약 갱신을 거부당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관리 · 감독과 채권회수실적 목표 달성을 위한 각종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8)

비록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임계약서'가 작성되어 원고에게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것과 같이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그 실질을 살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이상위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으며, 원고가 직장의료보험 적용 등의 각종 사회보장혜택을 받지 아니하였으며 피고가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면서 그 외관만을 독립한 개인사업자로 하여 채권추심업무 용역을 주는 형태를 취한 것에 따라 발생한 사정이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4.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원고가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95,835,477원이라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으로 95,835,47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 날인 2024. 4. 13.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3. 2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지연손해금 중 일부만 기각

하므로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한다).

판사 정선희

1원고는 미지급 퇴직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36조, 제37조 제1항에 따라 근무기간 말일로부터 14일째 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37조는 임금체불을 예방하고 체불임금의 조기청산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그 권리자가 근로자이고 의무자도 이를 알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 자체는 위임계약이었고, 그 실질에 있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건과 같이 법원의 종국적인 판단이 있기 전까지는 알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법원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는 피고가 그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를 다투는 것은 적절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퇴직금채무에 대한 지연이자 발생일로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에 따라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이율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상법에 정한 연 6%의 이율을적용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