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23. 선고 2024가단5356125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

원고는 건축설계 및 감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2018. 12. 17. 피고C를, 2019. 2. 26. 피고 B을, 2021. 2. 15. 피고 D을 각 고용하였다.

○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는 '계약연봉 금액에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퇴직금이 포함되고, 위 금액을 12등분하여 매월 25일에 지급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피고들은 위 근로계약서와 함께 원고에게 '본인은 계약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지급되어짐에 동의합니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

피고 B은 2023. 2. 25., 피고 C는 2023. 10. 17., 피고 D은 2024. 1. 19. 각 퇴사하였고, 원고는 2023. 10. 25. 피고 C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4,083,333원을 지급하였다. ○ 피고들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임금 체불 건으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서울강남지청은 원고에게 '2024. 8. 23.까지 퇴직금으로 피고 B에게 14,683,963원, 피고 C에게 15,243,780원, 피고 D에게 17,610,382원을 각 지급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내렸다.

○

원고는 2024. 8. 23. 위 시정지시에 따라 피고 B에게 14,472,313원, 피고 C에게 14,953,550원, 피고 D에게 17,124,602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연봉에 퇴직금을 포함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매달 급여와 함께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였음에도, 관할 노동청의 시정지시등에 따라 피고들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결국 원고는 피고 B에게 14,472,313원, 피고 C에게 19,036,883원(= 4,083,333원 + 14,953,550원), 피고 D에게 17,124,602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한 셈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 각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및 동의서에 퇴직금을 연봉에 포함시켜 매달 분할 지급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2, 3, 4호증, 을 제1, 2, 3,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근로계약서나 동의서에 퇴직금의 액수나 비율 등이 전혀 특정되어 있지 아니한바, 피고들이 급여에 포함되어 임금과 구분되는 퇴직금의 존재와 그 범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퇴직금에 관한 근로조건에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급여명세표, 급여이체내역에서도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확인할 수 없는 점, ③ 수주의 불확실성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근로자인 피고들에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④ 피고들의 연봉이 동종 업계 평균급여보다 높게 책정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설령 피고들이 다소 높은 급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급여 책정에는 여러 요소가 고려될 수 있는 점, ⑤ 피고들이 연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에 동의하고 수년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들이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민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