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29. 선고 2024가합61245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울산, 아산, 전주 등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아산공장에서 의장, 엔진 등의 공정의 담당하는 근로자들이다.

나.

선행소송의 경과 등

1)

원고 B, C, D, E, F, G, H, I, J, K, L, M(이하 위 원고들을 통틀어 칭할 때는 '원고 B 등'이라 한다)는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협력업체 최초입사일'란 기재 각 해당 일부터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같은 표 '소속업체'란 기재 각 사내협력업체들(이하위 사내협력업체들을 통틀어 '사내협력업체'라고만 한다)에 소속되어 피고의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2010. 11. 4. 피고를 상대로 피고와 사내협력업체 사이 체결된 도급계약은 그 실질이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는데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2년을 초과하여 원고 B 등을 계속 사용하였으므로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하고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과 개정 경과를 구분하지 않고 통칭하는 경우에는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및 2007. 10. 1.부터 2011. 12. 31.까지의 임금 내지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12450 등<1>). 위 법원은 2014. 9. 18. 원고 B 등이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고용간주시점'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피고에 고용된 것으로 의제되어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고, 피고는 원고 B등에게 피고가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위 기간 위 원고들이 받았을 임금, 즉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이 받은 임금에서 위 원고들이 같은 기간 사내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임금과의 차액 상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2017. 2. 10.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4나51666 등<2>),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2022. 10. 27. 기각되어(대법원 2017다14581 등<3>)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원고 N, O, P, Q, R(이하 위 원고들을 통틀어 칭할 때는 '원고 N 등'이라 한다)은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협력업체 최초입사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같은 표 '소속업체'란 기재 사내협력업체들(이하 위 사내협력업체들을 통틀어 '사내협력업체'라고만 한다)에 소속되어 피고의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2016. 8. 31. 피고를 상대로 피고와 사내협력업체 사이 체결된 도급계약은 그 실질이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는데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2년을 초과하여 원고 N 등을 계속 사용하였으므로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및 2013. 9. 1.부터 2016. 12. 31.까지의 임금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52388). 위 법원은 2019. 10. 31. 원고 N 등이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고용간주시점'란 기재 각 해당일

부터 피고에 고용된 것으로 의제되어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고, 피고는 원고 N 등에게 위 기간 위 원고들과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한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이 받은 임금에서 위 원고들이 같은 기간 사내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고 원고 N 등은 부대항소하면서 임금 청구 일부를 교환적·추가적 변경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21. 10. 27. 위 제1심판결과 같은 취지로 원고 N 등이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면서 원고 N 등의 임금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19나2054550),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2022. 10. 27. 기각되어(대법원 2021다298027)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원고들과 피고 사이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등 소송을 통틀어 '선행소송'이라 한다).3) 피고는 선행소송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여 별지2 청구금액표 '대상기간'란 기재 각 기간 원고들이 합리적 이유 없이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게 하였으므로, 이러한 차별적 처우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에게 위 각 기간 피고 소속정규직 근로자들이 받았던 임금에서 원고들이 사내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임금을 공제한 나머지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비교대상근로자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았거나 통상적인 사용사업주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를 알 수 있었는데도 파견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데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으로 파견근로자가 비교대상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고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이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이 경우 사용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금 차별을 받은 파견근로자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때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파견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의미한다.그리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과 정도, 불리한 처우가 발생한 이유를 기준으로 파견근로자의 업무의 내용과 범위·권한·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먼저 원고들의 별지2 청구금액표 '대상기간'란 기재 각 기간 중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고용간주시점'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의 청구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로부터 2년의 파견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인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고용간주시점'란 기재 각 해당일에 직접고용이 간주되어 그때부터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게 되므로, 원고들이 위 '고용간주시점'란 기재 각 해당일 이후에도 파견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파견법 제21조 제1항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 N, O, P, Q의 청구 및 위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고용간주시점'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별지2 청구금액표 '대상기간'란 기재 각 종기까지 기간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 N, O, P, Q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별지2 청구금액표 '대상기간'란 기재 각 시기부터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고용간주시점'란 기재 각 해당일 전날까지의 기간<4> 부분 청구에 관하여 본다.

1)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용사업주의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파견근로자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 수행에 관한 사용사업주의 고의 또는 과실, 파견근로자의 임금 결정에 대한 사용사업주의 관여 또는 영향력 행사, 파견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의 여부 내지 그 방법·정도, 파견근로자의 업무의 내용과 범위·권한·책임 등 차별에 대한 합리적 이유 부존재 등의 요건이 구비되었음이 주장·증명되어야 할 것인데, 원고들은 선행소송에서 근로자파견의 징표로 인정한 사정들을 나열할 뿐 파견사업주인 피고가 합리적 이유 없이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에 대해 차별적 처우를 하였음을 구체적으로 증명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원고들을 파견근로자로 사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가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2)

다만 위와 달리 가정적으로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이 인정됨을 전제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피고는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청구하는 것이므로 그 소멸시효 기간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3년이고,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각 변제기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나, 원고들은 피고의 파견법 제21조 제1항 위반 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그 소멸시효 기간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의 소멸시효에 관한 민법 제766조가 적용된다. 원고들이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기하여 구하는 손해가 임금 상당액이라 하더라도 이는 구체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결과 인정되는 손해가 임금 상당이라는 의미에 불과하고, 근로관계의 성립에 기초한 임금채권과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채권은 그 법적 성질을 달리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9조의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은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라 시효로 소멸하였다고도 주장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라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 시효로 소멸한다 할 것인데, 원고들의 이 사건 소가 피고가 파견근로자였던 원고들에게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각 임금 지급일로부터 10년이 경과된 후인 2024. 4. 12.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선행소송의 제기로 인하여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재항변한다.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의 청구에는 그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 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 법률관계의 확인청구가 이로부터 발생한 권리의 실현수단이 될 수 있어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도 이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2. 3.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원고들과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음을 전제로 피고가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들에게 차별적 처우를 하였으므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선행소송에서 피고와의 근로자파견관계를 주장하면서 근로자지위확인 청구를 하였는바, 선행소송에서 원고들은 이 부분 손해배상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를 하여 그 채권 실행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선행소송 소 제기는 이 부분 손해배상채권의 시효중단 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은 선행소송 소 제기로 중단되었다가 그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2022. 10. 27.부터 새로이 진행된다 할 것인데(민법 제178조 제2항)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에 제기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는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은 때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을 것이므로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은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시효로 소멸하였다고도 주장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22249 판결 등 참조).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원고들은 같은 공정에서 공동 작업을 하는 등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혼재되어 근무하였으므로 수행하는 업무가 동종 또는 유사하다는 점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인 점, 사내협력업체에 속하였던 원고들과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의 임금 차이가 적지 않았고 피고 소속 정규직근로자들과 같은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며 상당 기간 근무하였던 원고들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파견법은 1998년 제정 당시부터 파견사업주로 하여금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었고,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S 노동조합은 2004. 5.경 피고와 사내협력업체들이 파견법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지방노동사무소에 진정을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2005. 1.경 피고를 상대로 불법파견의 정규직화, 사내하청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는 등 그 무렵부터 지속적으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의 파견근로자임을 주장하여 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로 어느 정도 근무한 이후부터는 원고들이 파견근로자로서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사이에 임금 차별을 받고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이고, 이러한 인식 시점은 원고들의 사내협력업체 최초입사일을 고려하여 보면 늦어도 선행소송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 전인 원고 B 등의 경우에는 2007. 11. 4., 원고 N 등의 경우에는 2013. 8. 31.보다는 이른 시기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 N, O, P, Q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별지2 청구금액표 '대상기간'란 기재 각 시기부터 별지3 원고별 근무내역표 '고용간주시점'란 기재 각 해당일 전날까지의 기간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모두 이 사건 소 제기는 물론 선행소송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여 위 선행소송 소 제기로 인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3)

결국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