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26. 선고 2024가합70584 판결

해고무효확인 등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서비스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5.1.경부터 피고의 모회사인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에서 근무하다가 2021.1.경부터 피고의 3D아트팀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23.10.2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해고예고 및 해고통보서를 교부하였다.

다.

피고는 경영상 이유로 원고를 2023.11.20.자로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

가.

피고는, ① 원고를 해고대상자로 선정한 후 원고에 해당하는 내용을 해고기준으로 설명할 뿐 정리해고에 관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한 바 없고, ② 근로자 대표와 50일 전 해고기준 등에 관하여 성실하게 협의한 사실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기간 동안 받을 수 있었던 임금(2023.12.부터 2025.3.까지 매월 20일 지급하였을 임금에서 2024.7.8.부터의 중간이익을 공제한 금액)과 이자의 합계 77,419,505원 및 지연손해금과 2025.4.2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에서 중간이익을 공제한 월 3,879,73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정리해고의 요건 및 판단 방법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르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②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④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데,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1.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 을 제5, 6, 7, 10,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는 2021년경부터 투자를 받아 ‘D’ 게임 개발에 착수하였으나 게임 출시가 늦어짐에 따라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었던 점, ② 피고는 2022년경 매출액이 약 719만 원에 불과하고 당기순손실은 약 38억에 이르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던 점, ③ 피고가 2022년에 인건비로 지출한 금액은 약 33억 원으로 손실액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는바, 게임 개발이라는 피고의 업종 특성상 인건비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점, ④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가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존립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인건비 절감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 을 제8, 9,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는 2023.10.경 직원들에게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단축근무 또는 무급휴직을 제안한 점, ② 직원들 대부분은 피고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당 3일 근무하고 기존 급여의 60%를 지급받는 내용의 단축근무 동의서(단축근무기간 : 최대 3개월) 또는 무급휴직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휴직 동의서(휴직기간 : 최대 6개월)를 제출한 점, ③ 피고의 경영진들 또한 무급으로 일하거나 급여를 삭감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는 2023.10.11.경 이 사건 해고에 앞서 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자를 모집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있다.

3)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였는지 여부

가)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는바, 이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5.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취지 참조).

나)

피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관한 명시적 규정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는바, 앞서 든 증거, 갑 제12호증, 을 제2,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해고예고 및 해고통보서(갑 제3호증)에는 ‘평가 등급, 징계 이력, 근로시간단축 등 조치 이후 인건비 수준, 향후 업무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원고를 해고대상자로 선정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는 ‘평가 등급, 징계 이력, 인건비 수준, 업무 필요성’을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선정기준은 근로자의 주관적 사정을 반영하지 않은 측면이 있기는 하나, 피고 근로자 수가 약 30명 정도인 상황에서 근로자 개인의 주관적 사정을 반영한 선정기준을 마련하면 오히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정리해고가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위 선정기준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2)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최종 고가평가로 최하등급(Unsatisfactory)을 받았고, 2022.12.경 피고로부터 조직 관리 미흡을 이유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으며, 원고 외에 징계처분을 받은 다른 근로자는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팀장급으로 근무하여 상대적으로 고액의 임금을 받고 있었고, 원고가 3D아트팀 팀장으로서 담당하던 업무는 아트 작업물 제작과 관련된 것으로 피고 사업 전체를 기준으로 중요도가 낮아지는 추세에 있었으며, 업무의 내용상 다른 근로자가 대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앞서 본 ‘평가 등급, 징계 이력, 인건비 수준, 업무 필요성’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이를 공정하게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해고대상자를 선정한 후 원고에 해당하는 내용을 해고의 기준으로 설명하였을 뿐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2023.10.6.경 직원들에게 경영상 이유로 인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며 이에 따른 주요사항은 팀장 및 실장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송부한 점, 이후 2023.10.20.경 개최된 팀장 회의에서 선정기준을 논의하고 원고를 해고대상자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해고의 기준으로 삼은 ‘평가 등급, 징계 이력, 인건비 수준, 업무 필요성’은 정리해고 사안에서 통상적으로 언급되는 객관적 기준으로서 특별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근로자대표에게 사전통보 및 협의하였는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24조제3항이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근로자대표)에 대하여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은 같은 조제1, 2항이 규정하고 있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라고 할 것이므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 그 협의의 상대방이 형식적으로는 근로자 과반수의 대표로서의 자격을 명확히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대표자라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다면 위 절차적 요건도 충족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1.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인정근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모든 근로자에게 구조조정 계획을 미리 알리고,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팀장 및 실장들과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등에 관하여 협의를 거친 후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였으므로,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는 2023.10.6.경 전 직원에게 ‘D 향후 계획 안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어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하여 구조조정 및 근로시간 단축 등을 피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관한 주요사항은 각 팀장 또는 실장과 최대한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므로 궁금한 내용은 각 실장 또는 운영진을 통해 문의해 달라’고 안내함으로써 근로자들에게 구조조정 계획을 알리고 팀장 내지 실장들을 통하여 근로자들의 의견을 청취하였다.

(2)

피고는 2023.10.11.경 각 팀장들에게 단축근무 및 무급휴직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으나 휴업 시도에 동의하지 않는 직원들에 한하여 희망퇴직 안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알리며 각 팀장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사내 메시지를 보냈는바, 피고는 팀장 및 실장들과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등 정리해고의 세부적인 사항에 관하여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는 2023.10.20. ‘경영난 해소를 위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을 안건으로 한 팀장회의를 개최하였고, 여기에는 피고의 아트실장, PD, QA팀장, 개발팀장, 개발실장이 참석하였는데, 팀장 및 실장들의 논의를 거쳐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을 ‘평가 등급, 징계 이력, 인건비 수준, 업무 필요성’으로 정하고 이에 따라 원고를 해고대상자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는 팀장 및 실장들과 해고의 기준 및 해고대상자 선정에 관하여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4)

한편, 피고 회사는 약 30명 남짓의 직원이 근무하는 소규모 회사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으므로,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근로자대표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등에 관하여 협의하여야 하는데, 피고가 협의를 진행한 상대방인 팀장 및 실장은 형식적으로는 근로자 과반수의 대표로서의 자격을 명확히 갖추지 못하였으나, 근로자 지위에 있는 자들로서 각 팀에 소속된 근로자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5)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근로자 대표와 50일 전까지 협의한 사실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4조제3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4조제3항이 정한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이므로 이를 위반하더라도 해고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2003.11.13. 선고 2003두4119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설령 피고가 50일의 협의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더라도, 피고가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어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2023.10.6.경으로부터 약 45일이 지난 2023.11.20. 이 사건 해고가 있었는바, 해당 기간은 피고가 근로자들과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기에 부족한 기간으로 보이지 않는다.

5)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 적법하므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고, 이 사건 해고가 적법한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최누림

판사 이수경

판사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