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22. 선고 2024가합92300 판결

임명처분등무효확인등

주문

1.

피고 주식회사 D이 2024. 3. 29. 피고 E을 신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한 처분과 2025. 1. 6. 소외 F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한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 E은 보도본부장으로서의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원고 A노동조합, 원고 A노동조합 B지부의 나머지 청구 및 원고 C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 A노동조합, 원고 A노동조합 B지부와 피고 주식회사 D 사이에 생긴 부분 중 20%는 위 원고들이, 나머지는 위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A노동조합, 원고 A노동조합 B지부와 피고 E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E이 부담하며, 원고 C과 피고 주식회사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C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노동조합(이하 '원고 조합'이라고 한다)은 언론, 출판 등 매체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주된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0. 11. 24.경 설립된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원고 A노동조합 B지부(이하 '원고 지부'라고 한다)는 원고 조합 산하의 노동조합으로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원고 C은 2022. 11. 15.부터 2024. 11. 14.까지를 임기로 하여 원고 지부의 대표자였던 자이다.

2)

피고 회사는 종합 뉴스프로그램의 제작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E은 2024. 3. 29. 피고 회사의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된 자이다.

나.

보도국장 임면동의 협약 및 2023년 단체협약 체결

1)

원고 조합, 원고 지부와 피고 회사는 2017. 5. 1. '보도국장 임면동의 협약'을 체결하였는데, 2020. 4. 14.자 개정을 거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위 협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2)

원고 조합, 원고 지부와 피고 회사는 2023. 6. 9. '2023년 단체협약'(단체협약 제21조를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과 '공정방송을 위한 D 노사협약'(이하 '이 사건 노사협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는데, 이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다.

이 사건 보도본부장 및 보도국장 임명처분

1)

피고 회사는 대표이사 G이 취임한 2024. 3. 29. 조직 개편을 하면서 보도본부장을 비롯한 7개 본부장직을 신설하고, 피고 E을 신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이라고 한다).

2)

피고 회사는 2024. 4. 1. H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하였다가, 2025. 1. 6. H을 해설위원실로 전보하고 F을 보도국장으로 임명하였는데(이하 F에 대한 보도국장 임명을 '이 사건 보도국장 임명처분'이라고 하고,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과 통틀어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이라고 한다), 위 각 보도국장 임명 과정에서 이 사건 규정에 따른 보도국 구성원들의 임명동의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

라.

이 사건 각 임명처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등

1)

원고 조합 및 지부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카합50154호로 '피고 회사가 2024. 4. 1. H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한 처분과 2024. 3. 29. 피고 E을 신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한 처분은 위 각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의 본안소송판결 확정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는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24. 7. 18. 'H과 E이 이 사건 신청의 당사자가 아닌 이상 피고 회사를 상대로 그 임명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더라도 결국 H과 E이 각 피고 회사의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행위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 조합 및 지부로서는 신청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어서 이 사건 신청은 신청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 원고 조합 및 지부의 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다.

2)

위 결정에 대하여 원고 조합 및 지부가 모두 항고하였고 항고심 단계에서 간접강제 및 집행관 공시 신청을 추가하였는데, 서울고등법원은 2024. 12. 27.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위 각 항고를 모두 기각하고, 위 추가된 신청을 모두 각하하였으며, 그 무렵 위 결정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8, 15호증, 을 제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1)

원고 조합 및 지부

가)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

이 사건 규정은 피고 회사가 보도국장 임명시 보도국 구성원들의 사전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보도국장 임명처분은 위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이다. 또한 피고 회사는 보도본부장직을 신설하여 보도본부장이 보도국장이 수행하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등을 정한 2023년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을 탈법적으로 회피하였으므로,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 역시 무효이다.

나)

피고 E에 대한 직무집행 금지 청구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은 무효이므로, 피고 E은 보도본부장으로서의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

피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피고 회사의 이 사건 규정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 조합 및 지부는 조합 활동 위축 및 조합의 교섭력 약화 등 무형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위자료 내지 비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원고 조합및 지부에게 각 5,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 C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규정을 위반하여 원고 조합 및 지부의 조합원인 원고 C에게 정신적 고통을 입혔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 C에게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5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피고 회사

가)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 관련

(1)

원고 지부는 원고 조합의 산하 조직에 불과하여 당사자능력이 없고, 원고 조합 및 지부에게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

(2)

보도국장은 피고 회사가 송출하는 모든 뉴스의 내용과 형식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인데, 이 사건 규정은 보도국장 임명을 선거인 재적 과반수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의 찬성으로 좌우할 수 있게 함으로써 피고 회사의 경영권과 인사권, 방송법상 편집권, 언론의 자유 등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103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3)

피고 회사의 정관 제33조 제1항은 이사회가 회사 업무의 주요 사항을 의결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사회 운영규정 제7조 제2항 제18호는 '정관 및 사규에서 이사회에 부의하도록 규정한 사항'을 이사회에 부의하여 의결하도록 정하고 있다. 보도국장에 대한 임명은 피고 회사의 인사권 행사인 동시에 피고 회사의 언론사로서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대한 경영상 판단으로서 회사 업무의 주요 사항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규정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규정에 관하여 이사회 결의를 거친 사실이 없고, 이에 관하여 원고 조합 및 지부의 악의, 중과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규정은 효력이 없다.

(4)

설령 이 사건 규정이 유효하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규정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 규범적 효력이 인정될 수 없고, 이 사건 규정에서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를 보도국장 임명의 '효력'요건으로 정한 것도 아니므로,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보도국장 임명처분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은 서로 다른 역할과 업무를 수행하는 별도 직책으로서, 보도본부장은 이 사건 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며,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이 이 사건 규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나)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관련

(1)

이 사건 규정은 민법 제103조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 회사가 보도국장을 임명함에 있어 이 사건 규정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 책임이 인정될 수 없다.

(2)

설령 이 사건 규정이 유효하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이 노동조합법상 불법행위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은 피고 회사 내부에서 발생한 법률행위이므로 원고 조합 및 지부의 명예나 신용에 영향을 끼칠 여지가 없으며, 달리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를 입증할 자료가 없다. 보도국장이나 보도본부장 직위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원고 C이 이 사건 각 임명처분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볼 수도 없다.

2)

피고 E

이 사건 규정은 보도본부장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고, 보도본부장이 사실상보도국장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직책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직무집행 금지 청구는 이유 없다.

3.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 관련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지부의 당사자능력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된 조직체로서 활동을 하는 경우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이는 그 분회나 지부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7조의 규정에 따라 그 설립신고를 하였는지 여부에 영향받지 아니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299 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갑 제1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지부는 원고 조합의 하부조직이지만 독자적인 규약(지부 운영규정)을 제정하고 지부 총회, 대의원회 등을 설치하여 독립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피고 회사와 사이에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는 등 독자적인 조직체로서 활동한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 지부는 법인격 없는 사단으로 소송상 당사자 능력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확인의 이익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확인의 소에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된다(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68650 판결 등 참조). 확인의 소는 반드시 원·피고 간의 법률관계에 한하지 않고 원·피고의 일방과 제3자 또는 제3자 상호 간의 법률관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그 법률관계와 관련하여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이 야기되어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아 원·피고 간의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23388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4다208255 판결 등 참조).

원고 조합 및 지부, 피고 회사는 2023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규정에서 피고 회사의 보도국장 임명에 관하여 '보도국장의 경우 사장의 내정자 지명 및 보도국 구성원들의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 보도국장 내정자의 국 운영방침 공표 후7일 이내(휴일 제외)에 선거인을 대상으로 임명 동의 투표를 실시해 임명을 확정하며, 선거인 확정 등 구체적인 방법은 보도국장 임면동의 협약에 따른다. 보도국장 임명의 효력은 선거인 재적 과반수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의 찬성으로 발생한다. 선거인 재적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을 경우 동일 내정자를 대상으로 재투표를 실시하고, 재투표에서도 정족수에 미달하면 부결로 처리한다. 투표 결과 내정자가 임명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사장은 7일 이내(휴일 제외)에 새로운 내정자를 지명해 임명 동의 절차를 진행하며, 임명 동의 투표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라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러한 규정에 의하면 원고 조합 및 지부는 2023년 단체협약의 당사자로서 피고 회사로 하여금 보도국장 임명에 관하여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 회사의 이 사건 각 임명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보도국장 임명에 관한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권 행사가 침해되어 원고 조합 및 지부의 위 권리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이 사건 각 임명처분에 대한 무효 확인 판결을 받게 되면 피고 회사가 다시 보도국장 및 보도본부장에 대한 임명 절차를 거치게 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불안·위험을 제거하는데 있어 이 사건 각 임명처분에 대한 무효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하므로, 원고 조합 및 지부는 2023년 단체협약의 당사자로서 피고 회사에게 이 사건 규정에 정한 보도국장 임명동의 절차를 요구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1>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조합 및 지부의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각 임명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1> 이 사건 규정의 효력 인정 여부

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인한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이 민법 제103조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될 수는 없으므로 단체협약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된다면 그 법률적 효력은 배제되어야 한다. 다만 단체협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단체협약이 헌법이 직접 보장하는 기본권인 단체교섭권의 행사에 따른 것이자 헌법이 제도적으로 보장한 노사의 협약자치의 결과물이라는 점 및 노동조합법에 의해 그 이행이 특별히 강제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법원의 후견적 개입에 보다신중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6다24899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두20406 판결 등 참조). 인사권이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그 권한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에 의하여 조합원의 인사에 대한 조합의 관여를 인정하였다면 그 효력은 협약규정의 취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대법원1992. 9. 25. 선고 92다18542 판결 참조).

사용자인 피고 회사는 스스로 경영권, 인사권, 방송의 자유 등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 조합 및 지부와 사이에 임의로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보도국장에 대한 임명동의 절차를 규정할 수 있고, 그 내용이 강행법규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지 않는 이상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

방송법(2025. 8. 26. 법률 제21043호로 일부 개정되어 같은 날 시행된 것)은 제4조에서'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된다'(제1항),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제2항), '방송사업자는 방송편성책임자를 선임하고, 그 성명을 방송시간 내에 매일 1회 이상 공표하여야 하며, 방송편성책임자의 자율적인 방송편성을 보장하여야 한다'(제3항), '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는 방송프로그램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취재 및 제작 종사자의 의견을 들어 방송편성규약을 제정하고 이를 공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제4조 제4항), 제21조를 신설하여 '제20조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방송사업자는 독립성이 보장된 상황에서 공정하고 공개적인 절차를 거쳐 보도책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제1항), '제1항에 따른 방송사업자의 보도책임자는 방송사업자의 대표자가 보도분야 직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임명한다'(제2항), '제2항에 따라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하는 보도책임자의 범위와 동의 절차 등 세부사항은 제4조의2 제2항에 따른 편성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방송편성규약으로 정한다'(제3항)라고 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 회사가 원고 조합 및 지부와 사이에 체결한 2023년 단체협약은 제19조에서 '회사와 조합은 공정방송이 조합원들의 핵심적인 노동조건임을 인정한다'라고 정하면서(제1항), '회사는 공정방송 실현을 위해 사장 선임 및 보도국장 임면 과정에 조합의 참여를 보장한다'라고 정하였으며(제3항),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제21조 내지 제24조에서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보도국장 긴급평가제, 공정방송위원회, 시청자위원회에 관하여 규정한 사실, 2023년 단체협약과 같은 날 체결된 이 사건 노사협약도 공정방송 실현을 위하여 같은 취지로 규정한 사실은 각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사정들 및 개정 방송법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정방송의 의무는 방송법 등 관계법규에 의하여 피고 회사의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원칙이고, 보도국장은 보도의 총책임자로서 피고 회사가 보도하는 모든 뉴스의 내용과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적인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규정을 통해 보도국장 임명에 대한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 절차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게 된 것이며, 보도국 구성원들에게 보도국장 임명동의권을 부여하면서도 보도국장 내정자 지명권은 피고 회사의 사장에게 부여함으로써 노사 양측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규정이 피고 회사의 경영권, 인사권, 방송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정도에 이르러 민법 제103조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사회 결의 흠결로 인한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규정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이사회 의결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위 규정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회사의 이사회 운영규정은 '정관 및 사규에서 이사회에 부의하도록 규정한 사항'을 이사회에 부의할 의결사항으로 정하고(제7조 제2항 제18호), 피고 회사의 정관은 제33조 제1항에서 '이사회는 이사로 구성하며 본 회사 업무의 주요 사항을 의결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설립 이후 2023년 단체협약 체결시까지 보도국장 임명에 있어 이사회 의결을 거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 회사의 정관이나 이사회 운영규정에 대표이사의 선임(이사회 운영규정 제7조 제2항 제14호) 외에 임원에 대한 인사권 행사 또는 인사에 관한 사항에 대한 규정의 개폐와 관련하여 이사회 의결을 받도록 정한 사실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보도국장 임명에 관한 사항이 회사 업무의 주요 사항으로 이사회 의결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합의를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한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참조). 설령 보도국장 임명 동의권에 관한 이 사건 규정 체결이 이사회 의결사항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2023년 단체협약은 피고 회사가 원고 조합 및 지부와 사이에 보도국장 임명에 관한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권에 관하여 정하고 쌍방이 서명날인 한 것으로 피고 회사의 이사회 의결 없이도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보도국장 임명처분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인사협의(합의)조항의 구체적 내용이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사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나 승낙을 얻어야 한다거나 노동조합과 인사처분에 관한 논의를 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처분을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22100 판결,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32074 판결, 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34940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규정은 '보도국장의 경우 사장의 내정자 지명 및 보도국 구성원들의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 보도국장 내정자의 국 운영방침 공표 후 7일 이내(휴일 제외)에 선거인을 대상으로 임명 동의 투표를 실시해 임명을 확정하며, 선거인 확정 등 구체적인 방법은 보도국장 임면동의 협약에 따른다. 보도국장 임명의 효력은 선거인 재적 과반수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의 찬성으로 발생한다'라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노사협약도 제4조에서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보도국장 임명 동의에 관하여 마찬가지로 정하고 있으며, 제18조 제1항에서 '공정방송협약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사규와 제도적 장치는 그 부분에 있어서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공정방송협약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규정은 보도국장 임명시 보도국 구성원들의 임명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정하면서, 임명의 효력은 선거인 재적 과반수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의 찬성으로 발생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그 문언에 비추어 볼 때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 절차 및 일정 비율 이상의 동의가 보도국장 임명의 효력요건으로 규정된 것임이 분명하고, 피고 회사가 단순히 보도국장 임명에 있어 보도국 구성원들에게 의견 제시 기회를 부여하고 피고 회사가 이러한 의견을 참고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도국장을 임명한 것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2024. 4. 1. H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하였고, 2025.1. 6. H을 다른 직책으로 전보하면서 F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하였는데, 위 각 임명과정에서 이 사건 규정에 따른 보도국 구성원들의 임명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H 및 F을 보도국장으로 임명한 처분은 보도국 구성원들의 임명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 회사가 이에 대해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 조합 및 지부의 이 사건 보도국장 임명처분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는 이유 있다.

3)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은 편성, 보도에 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보도국장 임명에 있어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보도국장 임명에 대한 피고 회사 경영진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를 견제하고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9, 23 내지 26호증, 을 제28, 29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이 사건 노사협약 제1조 제6항은 '편성, 제작, 보도상의 실무 책임과 권한은 보도국장에게 있으며, 사장과 경영진은 편성, 제작, 보도상의 모든 실무에 대해보도국장의 권한을 보장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바, 보도국장이 피고 회사의 편성, 제작, 보도의 총책임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이는 점, ② 피고 회사는 2015. 4. 20.경부터 2019. 4. 14.경까지는 보도본부장 내지 보도혁신본부장을 임명하였으나, 2019. 4. 14.경 이후 2024. 3. 29. 이전까지는 보도혁신본부장을 임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남겨두었으며, 2024. 3. 29. 보도본부장직을 신설하면서 피고 E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하였던 점, ③ 2023. 5. 22.자 피고 회사의 조직도에 따르면 보도혁신본부장은 8개의 국·실·센터(보도국, 디자인센터, 보도제작국, 기술국, 해설위원실, 2TV국, 글로벌센터, 사이언스TV국)를 관리하였고, 2021. 10.부터 2024. 3.말까지 피고 회사의 보도국장직을 수행한 I은 '보도혁신본부장은 보도국장보다 상위 직급이었지만 보도국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도에 관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 보도혁신본부장이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는 직책은 아니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바, 보도혁신본부장은 편성, 제작, 보도 업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8개의 국·실·센터 사이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등의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반면 2024. 4. 15.자 피고 회사의 조직도에 따르면 2024. 3. 29. 7개의 본부(전략기획본부, 경영본부, 보도본부, 채널본부, 디지털본부, 영상본부, 기술본부)가 신설되면서, 기존에 보도혁신본부장이 관리하던 디자인센터, 기술국, 2TV국, 글로벌센터, 사이언스TV국은 다른 본부장이 관리하게 되었고, 보도본부장은 보도국, 보도제작국, 해설위원실만을 관리하게 되었는바, 그 업무가 보도혁신본부장에 비하여 보도, 제작 등 관련 업무에 보다 집중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 회사는 2024. 4. 1. 상벌규정과 연수(교육훈련) 규정을 개정하여 기존에 보도국장이 위원으로 참가하였던 포상심의위원회 및 국내외연수선발위원회에 대하여 보도본부장을 비롯한 7개 본부의 본부장들이 위원 또는 위원장을 담당하는 것으로 변경한 점, ⑦ 피고 회사는 2016. 2. 4. 방송사고 대책위원회 업무 및 운영규정을 개정하여 보도본부장 내지 보도혁신본부장이 위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도록 하였다가 2024. 4. 1.자 개정을 통해 보도국장이 위원장을 맡도록 하였으나, 2024. 8. 7. 방송보도 개선위원회 업무 규정으로 전면 개정하여 보도본부장이 위원장을, 보도국장이 위원을 담당하는 것으로 정한 점이 각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2024. 3. 29.자로 신설된 보도본부장은 이전에 존재하였던 보도혁신본부장에 비하여 보도, 제작 등에 관한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직책에 해당하는바, 피고 회사가 2024. 3. 29. 피고 E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보도국장 임명에 있어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정한 이 사건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은 2023년 단체협약을 위반한 인사처분으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 회사가 이에 대해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 조합 및 지부의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도 이유 있다.

나.

원고 조합 및 지부의 피고 E에 대한 직무집행금지 청구

부작위를 명하는 판결은 일종의 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로서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기할 수 있는바, 여기서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 함은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았거나 조건 미성취의 청구권에 있어서는 채무자가 미리부터 채무의 존재를 다투기 때문에 이행기가 도래되거나 조건이 성취되었을 때에 임의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다25576 판결,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2다3891 판결 등 참조). 부작위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는 장차 상대방이 부작위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부작위를 명한 확정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대체집행 또는 간접강제 결정을 받는 등으로 부작위의무 위반 상태를 중지 또는 제거하기 위한 소이다. 따라서 부작위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는 상대방의 부작위의무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이미 부작위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장차 위반할 개연성이 있어 법원으로부터 집행권원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는 경우에 그 소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은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변론종결일 기준으로 피고 E은 피고 회사의 보도본부장으로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여 왔으므로, 원고 조합 및 지부가 피고 E에 대하여 직무집행금지를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 조합 및 지부의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다.

다.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1) 원고 조합 및 지부의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규정은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보도국장 임명에 관한 보도국 구성원들의 동의 절차를 정하게 된 사실,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보도국장 임명처분 당시 2023년 단체협약에 정한 이 사건 규정을 위반하였고, 이 사건 보도본부장 임명처분을 통하여 이 사건 규정을 실질적으로 잠탈한 사실은 각 앞서 본 바와 같고,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임명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규정을 통해 제도적으로 보장하려 한 방송의 공정성 및 독립성이 침해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 회사가 원고 조합 및 지부와 체결한 2023년 단체협약을 위반한 행위는 원고 조합 및 지부에 대한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의 위 단체협약 위반의 원인과 목적, 그 경위, 그로 인한 결과 등에 비추어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원고 조합 및 지부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으며, 피고 회사의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2023년 단체협약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 조합 및 지부의 조합 활동 위축 및 교섭력 약화등 무형의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조합 및 지부의 피고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다.

2)

원고 C의 청구에 관한 판단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2023년 단체협약을 위반한 행위가 원고 조합의 조합원이자 원고 지부의 대표자였던 원고 C 개인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 또한 원고 C은 2023년 단체협약의 당사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보도국장 임명 동의권 행사 주체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는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원고 C에 대한 채무불이행 책임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C의 청구는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 조합 및 지부의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각 임명처분 무효 확인 청구와 피고 E에 대한 직무집행 금지 청구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원고 조합 및 지부의 피고 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원고 C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백승영 송서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