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11. 선고 2024노218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원심 및 당심의 소송비용은 모두 피고인이 부담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과 변호인은, (1) 피고인이 'C D점'(이하 '이 사건 영어학원'이라 한다) 개업 및 운영과 관련하여 피해근로자 E(1976년생 여성)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단지개업 과정에서 'C' 브랜드 프랜차이즈 본사 '주식회사 G'(이하 '가맹본부'라고 한다) 직원이 피해근로자를 데리고 왔기에, 가맹본부 측에서 데려온 개업 및 원생 유치를 도와주는 사람일 뿐이거나, 피해근로자와 사이에 정지조건부 채용약정(피해근로자가 원생 40명을 유치하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로 하는 약정, 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한 약정상대방으로 봤을 뿐인데 피해근로자가 이 사건 약정상의 정지조건을 맞추지 못하여 이 사건 약정은 그 효력이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피고인의 체불임금 미지급 사건이 아니라 가맹본부의 '갑질'로 인해 가맹업자인 피고인이 손해를 입고 우롱(愚手)당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파기를 구하고(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 (2) 설령 견해를 달리하여 유죄로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1도11675 판결 참조).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과 원심 변호인이 원심에서 주장한 것과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 원심은 판결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① 내지 ③에 그 판단을 자세히 적어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 내용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 ④ 내지 ⑥ 사실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 E를 사용하여 이 사건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사용자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만으로는 이러한 근로관계 인정에 아무런 합리적 의심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다.

④

이 사건 영어학원은 가맹본부의 직영이 아니라 피고인이 직접 운영한 것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 영어학원 부분을 직접 임차하고, 가맹본부 측 'C' 서울본부장 F의 추천으로 E를 '부원장'으로 삼아 이 사건 영어학원을 개원하고 실질적으로 이 사건 영어학원을 운영하였다. 비록 피고인도 E와 사이에 고용계약서 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으나, 피고인은 E의 근로일자 및 근로시간을 확인하고 그 근로시간에 대하여 최저임금 기준으로 급여를 계산하여<1> ③에서 본 바와 같이 E에게 160만 원을 직접 지급하기도 하였으며, E는 가맹본부가 아니라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영어학원에 출근하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영어학원을 홍보하고 학부모들과 상담하였으며 이 사건 영어학원 원생에게 강의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E와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E와의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지급의무는 처음부터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것이지 E를 추천한 가맹본부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다.

⑤

심지어 피고인은 이 사건 2023. 8. 21.자 정식재판청구서에서조차도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영어 학원에서 (E와.의 )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나왔데 (E가) 일한 시간만콤 (임금을) 다 지불하였고 식비및 하}루 월차분의 수당까지 다 지급을 하였으므로, 벌금이 나온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로 밝히고 있으므로, 당초 피고인이 E와의 근로관계를 다툰 것으로 보기 어렵기까지 하다.

⑥

설령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처럼 원생 40명의 확보를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가정(假定)하더라도, 이는 원생 40명 확보를 정지조건으로 한 근로계약 체결로 볼 것이 아니라, E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운영의 이 사건 영어학원

을 위하여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여러 형태의 근로를 제공한 이상, 수습기간 중 합격기준 이상의 점수를 얻은 경우에만 신입사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대법원1992. 8. 18. 선고 92다15710 판결 참조)와 마찬가지로, 시용(試用)근로관계(Probearbeitsverhaltnis), 즉, 근로자를 조직에 최종적으로 편입시키는 데에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곧바로 정규사원으로 임명하지 않고, 2~3개월 정도의 기간을 설정하여 그 기간 내의 근무상황 등을 고려하여 근로자의 직업적성,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을 판단하여 정식직원으로 채용하는 근로관계로 볼 것이다.<2> 그리고 이러한 시용근로관계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계속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시용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정식채용 여부는 통상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와 동일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어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면 피고인은 정식채용을 거절할 수 있을 따름이다(대법원 1994. 1. 11. 선고 92다44695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당심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특별히 새로운 양형자료가 현출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과 변호인이 양형부당사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 판단이 너무 무거워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원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원심 및 당심에서 생긴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191조 제1항, 제186조 제1항 본문을 각 적용하기로 하여[형사소송법 제186조 제1항은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91조 제1항은 "재판으로 소송절차가 종료되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때에는 직권으로 재판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소송비용의 부담은 형이 아니고 실질적인 의미에서 형에 준하여 평가되어야 할 것도 아니므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8. 4. 10. 선고 2018도1736 판결 참조)]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중호(재판장) 엄철 윤원묵

각주1) 검사 증거순번2, 증거기록 12쪽.

각주2) 김형배, 노동법(제27판), 박영사(2021), 324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