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0. 17. 선고 2025가합10287 판결

근로에관한 소송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근로계약의 체결 경위

1)

C의 대표자인 원고는 2024. 1. 17. 경력직 변호사 채용공고를 하였는데, ‘고용형태: 정규직, 모집인원: 1명, 급여 상세내용: 세전 월 800만 원 이상(경력에 따라 협상 가능합니다), 경력 구분: 경력(2년 이상), 접수기간: 2024. 1. 17. ~ 2024. 1. 24.’로 기재하였다.

2)

변호사인 피고가 그 무렵 원고에게 제출한 이력서의 ‘경력사항’ 란에는, ① D(근무기간: 2015. 2. ~ 2018. 2., 담당업무: 송무, 기업자문), ② E(근무기간: 2018. 3. ~ 2020. 2., 담당업무: 부동산 PF 자문), ③ F(근무기간: 2020. 3.~, 담당업무: 송무, 기업자문)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3)

원고는 2024. 1. 22.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월급은 기본급(세전) 월 9,0240,000원, 상여금 설날․추석 각 200,000원, 계약기간 2024. 1. 22.부터 2025. 1. 21.까지(계약기간 만료 2개월 전까지 어느 일방 당사자의 계약 종료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 자동 연장한다)로 정하였다.

나.

원고의 근로계약 해지 통보

1)

원고는 2024. 11. 28. 피고에 대하여, ‘① 고객(의뢰인) 불만의 빈번한 발생(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의뢰인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여 컴플레인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임. 수임료 환불 이슈 및 변호사 교체 요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 ② 담당 직원과의 갈등(담당 직원에게 강압적인 의사소통으로 인해 업무환경이 악화되었음)’을 해지사유로, 해지일자를 ‘2024. 11. 29.’로 기재하여 근로계약 해지통보를 하였다.

2)

피고는 2025. 2. 2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비실명처리 과정에서 생략), 2025. 5. 21. 근로계약 해지통보가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취지로 기각 결정이 내려졌고, 그 무렵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청구를 하였다(비실명처리 과정에서 생략).

다.

피고의 근무경력

1)

F은 2020. 7. 24. 설립등기가 마쳐졌는데, 피고가 구성원(임원)으로 등재되었다가 2020. 11. 30. 지분 전부를 양도하여 탈퇴한 사실이 2022. 7. 12. 등기되었다.

2)

피고는 이 법원이 ‘2020. 11. 30.부터 2024. 1.경까지 근무내역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는 취지의 석명을 한 것에 대해, 2025. 6. 25. 석명사항에 대한 답변서에서, ‘① 2020. 11. 30. ~ 2021. 11. 1. G, ② 2022. 10. 4. ~ 2023. 2. 3. H’이라고 답변하였다.

3)

원고의 신청에 따라 ‘피고의 2015. 2.경부터 2024. 1.경까지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이 내려졌으나, 원고가 피고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지 않음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5. 8. 4. 회신불가 통지를 하였고, 원고가 ‘근로계약 해지통보서(갑 제4호증)’에 피고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였음에도 피고의 주민등록번호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통신사 3곳에 대하여 한 사실조회촉탁신청은 채택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 을 제3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실조회 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

피고는 허위의 이력서를 기초로 원고를 기망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정신적 손해로 3,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구체적 판단

1)

먼저,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제출한 이력서의 ‘경력사항’ 란의 주요내용이 허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기망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2024. 1. 17. 게시한 경력직 변호사 채용공고의 내용에 ‘2년 이상의 경력 변호사’에게 ‘세전 월 800만 원’의 급여를 책정하였고 ‘경력에 따라 협상 가능함’까지 명시된 점에다가 원고가 근로계약 체결 당시 세부적인 경력기간에 비례하여 또는 이를 주된 근거로 삼아 급여를 책정하였음을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의 경력이 5년 남짓에 불과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정한 급여액인 세전 월 9,0240,000원이 상당히 과다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기망에 따라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거나 그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기망에 따른 불법행위가 성립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기망에 따른 불법행위가 성립하더라도,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유가 없다.

가)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따라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가해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다38334 판결 등 참조). 또한 위자료는 불법행위에 따른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는 금액에 한정되어야 하므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의 확정이 가능한 경우에 위자료의 명목 아래 재산상 손해의 전보를 꾀하는 일은 허용될 수 없고(대법원 1984. 11. 13. 선고 84다카722 판결 등 참조), 재산상 손해의 발생에 대한 증명이 부족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1다108057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따른 원고의 채용공고의 내용, 피고의 이력서 내용, 근로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불법행위가 성립하였다고 보는 경우에 재산상 손해를 산정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큰 이상, 함부로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의 발생 여부조차 불분명한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

1)

원고는 피고의 허위 이력서로 인해 피고가 9년차 변호사임을 전제로 급여를 세전 월 9,024,000원으로 책정하여 지급하였는데, 기망에 따른 의사표시로 체결된 피고와의 근로계약을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서 취소한다.

2)

원고는 피고의 실제 경력을 최대 5년으로 판단하였다면, 급여로 세전 월 7,000,000원을 지급하였을 것이므로,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경력을 속임으로써 취득한 합계 20,240,000원[= 월 2,024,000원(= 월 9,024,000원 - 월 7,000,000원) × 근무기간 10개월]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구체적 판단

1)

우선,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한 이상,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대한 취소의 의사표시가 적법․유효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계약의 취소를 전제로 한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2)

설령, 피고의 허위 이력서 제출에 따른 기망행위로 인하여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그 자체로 이유가 없다.

가)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참조) 기본적으로 법적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그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1689 판결 등 참조). 다만 그와 같이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그동안 행하여진 근로자의 노무 제공의 효과를 소급하여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취소의 의사 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참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2024. 11. 29. 종료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지만, 적어도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계약에 관한 취소의 의사표시를 기재한 이 사건 소장 부본이 2025. 5. 13. 송달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한 이상, 원고의 주장과 같이 근로계약이 취소되었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이후의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되는 것이고,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되기 이전의 법률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데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취소의 의사표시로 인하여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이유가 없다.

4.

결론

원고의 주위적․예비적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이수경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