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금원지급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이화학기기 도소매 및 자연과학 연구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4. 3. 25.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4. 4. 15. 퇴사한 사람이다.
원고의 채용 및 퇴사 경위
피고는 2024. 3.경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인 '사람인'에 채용공고(을 제1호증)를 게시하였다. 원고는 2024. 3. 6. 피고와의 면접에서 피고와 구두로 원고의 업무내용을 무역 마케팅, 연봉을 44,000,000원, 입사일을 2024. 3. 25.로 정한 뒤 2024. 3. 25. 피고에 출근하였다.
원고는 2024. 4. 15. 피고의 대표이사 C과 원고 자신의 연봉 44,000,000원은 기본급만을 의미한다면서 수차례 언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원고는 2024. 4. 15. 퇴사하였고, 피고는 2024. 4. 25.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에서 근로한 기간에 대한 급여로 2,446,108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 중 금원지급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사소송에서 청구취지는 그 내용 및 범위를 명확히 알아 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고, 그 특정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에 법원은 피고의 이의 여부와 상관없이 직권으로 보정을 명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소를 각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17090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7다506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소 중 금원지급청구 부분의 청구취지는 "임금상당액은 법에 따라 5,850만원 정도이고 부당해고에 대한 정신적 피해, 금품 미청산 금액과 그에 따른 정신적 피해, 경력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금 및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금 등을 지급하라."는 것인데, 금전지급청구임에도 그 청구금액이 특정되지 않았고, 미청산한 금품, 정신적 손해 등을 특정할 수 있는 다른 요건들도 모두 그 대상, 내용,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확히 특정되어 있지 않다("임금상당액은 법에 따라 5,850만 원 정도이고" 부분이 임금 액수의 확인을 구하는 것인지 임금지급청구인지도 불분명하다).
원고는 당초 소장에서 이 부분과 관련하여 청구취지에 "해고는 무효이며 임금 상당액 이상(임금 + 금품 미청산 금액 + 금품미청산 정신적 피해 + 각종 정신적 피해등)의 손해 배상금을 지급하라."라고 기재하였다. 이 법원은 2025. 4. 10. 원고에게 청구하는 금액을 특정하라는 취지의 보정명령을 하였으나, 원고는 2025. 4. 21. 현재와 같은 기재대로의 청구취지 변경을 신청하였는바, 원고는 청구취지 금액을 특정하지도 않았다. 이 법원은 2026. 4. 2. 변론기일에서 청구취지 금액을 특정하라는 취지로 청구취지 변경을 검토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원고는 청구취지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밝혔다.
따라서 이 부분 청구취지는 불특정·불명확하여 청구의 내용과 범위를 명확히 확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 중 금원지급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1>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취지 중 "피고가 원고에게 행한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는 부분은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취지로 선해하여 판단한다.
당사자 주장 요지
원고
피고가 2024. 4. 15.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부당하다.
피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그 성립 요건인 임금액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없었으므로 성립하지 아니하였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2024.4. 15. 자 '협의 불가' 또는 '지속 불가' 의사표시에 따라 착오를 이유로 취소 또는 해지되었다. 피고는 위와 같은 원고의 의사를 수용한 것일 뿐이고, 원고에게 해고를 통보한 사실이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4. 4. 15. 종료하였는데, 원고는 이후 피고가 지급한 정산금을 수령하고 어떠한 연락도 없다가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청구는 사회상규 및 신의칙상 합리적인 청구라고 할 수 없다.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가 2024. 3. 6. 원고의 연봉을 44,000,000원으로 구두 합의한 사실, 원고와 피고의 대표이사 C이 2024. 4. 15. 위 44,000,000원이 기본급만인지 아니면 성과급 등을 포함한 것인지 등을 두고 갈등이 있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원고는 온라인 구인·구직사이트에 게시된 피고의 채용공고를 통해 피고를 알게 되었고 피고는 2024. 3. 6. 원고와의 면접을 거쳐 원고를 채용하기로 하고 원고의 업무내용, 연봉, 입사일을 결정하였는바, 피고의 청약의 유인에 대하여 원고가 면접 제의에 응함으로써 근로계약의 체결을 청약하였고 피고가 면접을 거쳐 원고를 채용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원고의 청약을 승낙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단기간이긴 하나 실제로 원고가 피고에서 2024. 3. 25.부터 2024. 4. 15.까지 근무하였던 점, ③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연봉 44,000,000원의 범위를 두고 다툼이 있기는 하였으나, 당초 원고와 피고는 구두 합의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연봉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원고의 출근 이후 확정하기로 하는 묵시적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계약관계가 이와 같은 해고 때문에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4. 2. 28. 자 2013두23904 판결(심리불속행 기각)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3. 10. 16. 선고 2012누34756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2024. 4. 15. 원고를 피고의 일방적 의사로 해고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C과 자신의 연봉 액수와 관련하여 계속 언쟁하였으나, 서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가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자신이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피고의 의견은 근로기준법위반이므로 따를 수 없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말하면서 피고가 제시하는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계속 거부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당시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피고에서 더 이상 근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원고는 자신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피고에서 더 이상 근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는바, 원고 주장과 같이 C이 원고가 사용하던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변경시키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더 이상 피고에서 근무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한 행동으로 보이고,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킨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금원지급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태(재판장) 송서윤 강윤구
1서울고등법원 2025. 8. 27. 선고 2024나2048825 판결(원고가 상고하지 아니하여 확정됨),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5. 8. 선고 2025가합101149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