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것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인 경우라도 그 해고가 무효라는 사유만으로는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 ( 1999.06.15, 서울지법 98가합63297 )
[요 지] 이 사건 대기발령 및 그에 이은 자연면직처분은 모두 근로자인 원고에게 인사상 매우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이 유효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위 법조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요한다. 특히 자연면직의 경우에는 그것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자체를 종료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어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 유효요건으로서의 정당한 이유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거나 부득이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고 할 것이다.
·사건 / 1999.6.15 선고, 서울지법 제14민사부 98가합63297 대기발령무효확인 등
·원고 /유재성,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선수, 김도형
/주식회사 두산, 대표이사 한일성,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정 담당변호사 김학세
·변론종결 /1999.5.25
[주 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1998.7.21자 총무팀 대기발령 및 같은 해 10.26자 자연면직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998.10.27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금 234만4,693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이를 6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 제1, 2항과 같은 판결 및 피고는 원고에게 금 500만원 및 이에 대하여 1998.7.22부터 1999.6.15까지는 연 5푼,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4호증, 갑 제6호증의 3, 25, 갑 제7호증의 2, 을 제1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73.12.21 피고회사에 합병되기 전의 두산상사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1994.7월경부터 위 회사 화학제품 사업2팀에 배치되어 근무하던 중, 1998.7.21 합병된 피고회사 인사규정 8.4.2호 소정의 “인사고과의 결과 연속 3회 최하위 5%에 해당된 경우”에 해당된다고 하여 총무팀 대기발령을 받았고, 같은 해 10.26 대기기간이 만 3개월을 초과한 자에 해당된다고 하여 피고회사 인사규정 11.4.8호에 의해 자연면직되었다.
피고회사 인사규정 중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에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사규정]
보 직
8.4. 대 기사원이 아래 각호에 해당할 경우에는 대기를 명 할 수 있다.
8.4.1. 회사의 형편상 필요한 경우
8.4.2. 인사고과의 결과 연속 3회 최하위 5% 에 해당된 경우
8.4.3.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 중 대표이 사가 명한 경우
8.4.4. 기타 당해 직책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 다고 판단되는 경우
면 직
11.1. 면직구분사원의 면직은 의원면직, 정년면직, 자연면직, 해 임 및 회사 형편에 의한 면직으로 구분한
11.4. 자연면직
자연면직이라 함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 로서 취업할 의사가 없거나 정상적인 취업의 불 가 내지 업무수행능력이 없다고 인정된 경우에 면직하는 것을 말한다.
11.4.8. 제8조 8.4항 8.4.2호, 8.4.3호 및 8.4. 4호의 경우 대기기간이 만 3개월을 초과한 자 다. 한편, 원고는 1988년경 피고회사에 노동조합이 설립될 때 발기인으로 참여한 이래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그 이후 현재까지 계속 부위원장으로 활동하여 왔다.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은 ① 사유의 사전통지, 변명기회의 부여 등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처분에 있어서 거쳐야 할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② 실체적으로도 정당한 이유가 없으며, ③ 원고의 적극적인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여 이루어진 불이익처분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각 무효라고 주장한다.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피고회사의 인사규정상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은 징계처분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변명기회 부여 등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고, ② 원고는 1997년 상반기, 같은 해 하반기, 1998년 상반기의 연속 3회에 걸친 인사고과 결과가 최하위 5%인 `E'에 해당하여 피고회사는 위 인사규정에 따라 원고를 대기발령하게 되었고, 그 후 대기기간이 만 3개월을 초과하여 역시 위 인사규정에 의해 원고를 자연면직하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③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다툰다.
판 단
절차상 하자에 관하여
을 제1호증의 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인사규정 및 상벌규정상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은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각 처분을 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 할 것이어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하는 원고의 무효주장은 이유 없다.
정당한 이유의 존부에 관하여
을 제3호증의 8, 을 제8호증(갑 제9호증과 같다) 내지 제13호증(가지번호가 붙은 서증을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1997년 상반기, 같은 해 하반기, 1998년 상반기의 연속 3회에 걸친 인사고과 결과가 모두 `E'로서 고과대상자의 최하위 5%에 해당한다.
{을 제1호증의 3(고과 하위자 현황) 기재의 '96상, '96하, '97상은 '97상, '97하, '98상의 각 착오기재임이 인정된다}
피고회사의 인사고과규정에 의하면 고과는 정기고과와 수시고과로 구분되고, 정기고과는 11.1부터 4.30까지의 기간으로 5월 중 실시하는 상반기고과와 5.1부터 10.31까지의 기간으로 11월 중 실시하는 하반기고과로 나뉘어진다. 또한 고과는 1차고과와 2차고과로 구분하여 1차고과는 피고과자의 차상위자, 2차고과는 1차고과자의 차상위자가 함을 원칙으로 한다.
고과항목은 업적, 업무능력 및 지식, 업무태도로 분류하여 인사고과표에 의해 항목별로 A, B, C, D, E의 5단계로 평가하고, 개인최종점수는 각 개인별 1차평가자점수×가중치×1차 조정계수+각 개인별 2차평가자점수×가중치×2차 조정계수에 의해 산정된다. 여기서 가중치는 1차 평가점수 60%, 2차 평가점수 40%이며, 조정계수는 부서간 점수의 균형을 위한 것으로서 일정한 산식에 따라 각 개인의 고과점수를 조정하게 된다. 한편, 상벌, 근태, 교육 및 기타 필요한 사항을 감안하여 가점 및 감점이 가능하며, 등급결정 및 등급조정에 관하여도 규정을 두고 있다.
피고회사는 위 인사고과규정에 따른 고과를 구체적으로 시행함에 있어 피고과자별 차원과 요소를 나누어 점수로 환산, 계산하여 평가하기 위하여 능력고과 사용자 메뉴얼을 개발, 사용하고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인사고과규정 자체는 그 시행방식이나 평정기준, 절차 등에 있어 일응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인사고과규정에 따른 원고에 대한 인사고과결과가 대기발령사유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 대기기간이 3개월을 초과함으로써 자연면직사유에 해당한다고 하여 곧바로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이 당연히 유효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니,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대기발령 및 그에 이은 자연면직처분은 모두 근로자인 원고에게 인사상 매우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이 유효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위 법조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요한다. 특히 자연면직의 경우에는 그것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자체를 종료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어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 유효요건으로서의 정당한 이유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거나 부득이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입증책임은 당연히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용자측이 부담하여야 한다.
우선 이 사건 대기발령의 경우를 보건대, 피고가 그 근거사유로 들고 있는 바로서 원고가 인사고과결과 연속 3회 최하위 5%에 해당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앞에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속한 마케팅 영업직 사원에 대한 인사고과는 업무능력 차원이 50%로 평가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에 대한 인사고과를 담당한 고과자들도 원고의 업무수행능력 부족을 주된 이유로 삼아 위와 같은 고과평정을 내린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의 업무수행능력이 실제로 어느 정도, 어떻게 부족했는지, 또 그로 인하여 업무수행에 무슨 차질이 있었는지 등에 대하여는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아무런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의 인사조치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아니할 수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자연면직의 경우를 보건대, 위에서 본 대로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이 무효인 이상 이를 기초로 한 자연면직처분도 유효하다고 볼 수 없거니와 가사 위 대기발령이 유효하다고 본다 하더라도, 피고의 인사규정상 자연면직은 대기기간이 만 3개월을 초과한 대기발령자 중에서 취업할 의사가 없거나 정상적인 취업이 불가능하거나 업무수행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자를 그 대상으로 삼는 것임은 이미 위에서 본 바인데, 원고가 대기발령을 받은 후 3개월을 지나서도 스스로 취업할 의사를 갖지 않았다거나 정상적으로 취업할 수 없었다거나 또는 업무수행능력이 전혀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 밖에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다든가 부득이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도 피고는 이 사건 변론에서 아무런 주장입증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자연면직처분도 역시 정당한 이유를 수긍하기 어렵다.
결국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 할 것이고(따라서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다), 피고가 위 각 처분이 유효하다고 다투는 이상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근거 : 민법 제538조 제1항
월 평균임금 : 금 234만4,693원{갑 제5호증, 변론의 전취지(상여금 부분)}
판 단
따라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자연면직한 다음 날인 1998.10.27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금 234만4,693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피고회사가 1998.5.30 원고에게 사전연락이나, 원고와의 아무런 협의도 없이 원고의 보직을 박탈하고 근무장소까지 없애버린 것은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하고, ② 그 후 위와 같이 정당하지 않은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 처분을 함으로써 원고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이 또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이에 관한 위자료로 금 5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 단
1998.5.30자 업무조정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김기성의 일부증언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1998.5.30 화학제품 사업2팀의 업무조정을 하면서, 원고가 담당하던 울산하치장 업무를 소외 오영세 차장에게, 인천하치장 업무를 소외 오정환 사원에게 인수인계토록 조정한 사실은 인정되나, 업무조정을 포함한 근로자의 직무내용의 변경은 원칙적으로 경영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여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위 업무조정은 사용자의 재량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정당하다 할 것이다.가사 이를 1998.7.21자 대기발령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무보직처분으로 이해하여 위 대기발령에 정당한 이유가 없는 이상 원고의 보직을 박탈한 위 업무조정 또한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판단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인격권침해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사회상규위반 등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사정이 존재하여야 할 것인데,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업무조정이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자료청구는 그 액수에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것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인 경우라도 그 해고가 무효라는 사유만으로는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고, 다만 징계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로 징계해고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이 해고사유로 되지 않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이를 이유로 징계해고하는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해고가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법리는 대기발령 및 그에 이은 자연면직처분과 불법행위의 성립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 및 그에 이은 자연면직처분이 위와 같이 사회상규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자연면직처분이 정당한 이유가 없어서 무효라고 하여도 위 각 처분이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원고의 위자료청구는 그 액수에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균(재판장), 오현규, 진상범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