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1. 5. 29. 선고 2000구1444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변론의 전취지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1.9.1 공동주택의 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원고회사가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서울 노원구 중계동 소재 건영2차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관리사무소의 기관주임으로 근무하던 중 1999.9.30 해고되었다.

나.

참가인은 위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00.1.26 중앙노동위원회에 2000부해65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0.4.12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하였으며 원고는 참가인을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중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재심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아파트는 1998.10.1부터 난방방식이 종전의 중앙난방식에서 지역난방식으로 변경되었는 바, 그로 인한 관리사무소 전기실, 기관실 직원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참가인은 스스로 퇴직할 의사를 수차례 밝혔고, 다만 해고수당 명목으로 3개월분의 봉급을 지급받을 목적으로 해고절차를 밟아줄 것을 요구하였던 것인데, 1개월분의 봉급만이 지급되자 이에 대한 불만으로 해고를 원하지 않았다고 허위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2)

가사 참가인이 해고를 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아파트 난방방식의 변경으로 인하여 기관실 인력수요가 줄었고, 특히 열관리기능사 자격을 가진 직원(참가인)이 불필요하게 되었으므로, 그 결과 직제개편을 통하여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해고대상자 선정에 있어서 불공평하거나 불합리하다 할 수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처음에는 참가인을 해고하지 않고 임금을 조정하려고 하였으나 참가인을 포함한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참가인의 해고를 요구하여 왔기 때문에 이를 수용한 것일 뿐이다. 또한, 이 사건과 같이 사실상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고용, 보수 등의 결정권한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에서 직제개편을 하여 참가인의 해고를 요구하여 오면 원고로서는 달리 참가인의 고용을 유지할 방도가 없다. 결국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 내지 15호증, 갑 제19, 20호증, 갑 제21호증의 1, 2, 갑 제22, 23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1, 2, 을 제5 내지 7호증,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 내지 12호증, 을 제13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증인 정철승, 박상선, 전대식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오재수의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1)

이 사건 아파트는 1998.10.1부터 난방방식이 중앙집중식에서 지역난방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2)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주자대표회'라 한다)는 1999.2.11 일반관리비 절감을 위한 관리사무소 직원의 구조조정에 대해 논의한 결과 `전기실 직원 1명과 후문경비 2명'을 감원하고 전 직원의 상여금 중 50%를 반납받기로 결의하였고, 직원들 또한 이에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직원은 전기실 3명, 기관실 4명을 포함하여 27명이 되었으며, 한편 위 논의과정에서 기관실은 지역난방공급 초창기라 하자 발생이 심하고 전기실 인원 감축시 하자처리 협조로 4명의 인원은 필수적으로 소요되므로 감축할 수 없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3)

그 후 입주자대표회는 1999.5월경 다시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급여삭감을 추진하였고, 이에 대하여 기관실과 전기실 직원들은 연맹으로 입주자대표회측에 `1999년도 직원급여조정(안)'을 제출하였으며, 위 조정안에는 1안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고 제수당 및 식대만 감액하는 안'과 2안으로 `기관실을 구조조정(기관주임 1명 감축)하되, 급여는 감소 없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안'이 제시되어 있고, 그 중에서 2안의 채택을 건의하는 내용(단, 기관주임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고수당 3개월 지급 건의)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 건의안에는 참가인의 서명, 날인도 있으나 참가인은 위 건의안에 서명, 날인한 사실이 없고, 다만 기관반장 전대식으로부터 위 건의안의 내용을 전해 듣고 “그와 같은 건의안을 제출한다고 하여 급여삭감을 철회하겠느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고 한 사실이 있을 뿐인데, 위 전대식이 참가인의 동의 없이 위 건의안에 참가인의 이름을 쓰고 참가인 도장을 날인하였으며, 참가인이 모른 채 입주자대표회에 제출하였다.

(4)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에서는 기관실과 전기실 직원들이 제시한 위 건의안을 수용하지 아니하고(1999.5.7 있었던 입주자대표회와 위 직원들의 만남에서도 입주자 대표회장은 위 건의안을 안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하였다), 1999.5.11 위 직원들의 기본급을 일률적으로 5% 삭감하기로 의결하고 같은 해 6.1부터 시행할 것을 원고에게 통보하였으며, 이에 따라 위 직원들의 급여가 삭감되었다.

(5)

이에 대하여 기관실과 전기실 직원들은 공용부분 이외의 세대보수를 중단하기로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였고, 1999.6.3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1999.6.9 `인력감축과 급여삭감에 따른 노동조합 입장'이라는 공고문을 통해 `1999.2월에 고통분담 차원에서 상여금 50% 반납, 전기기사 1명, 경비직 2명 감원을 수용하였고, 그 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위와 같은 수당 삭감안과 인원 감축안까지 제시하였음에도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또 다시 급여삭감을 강행하는 것은 일반관리비 절감차원보다도 직원에 대한 감정적인 처사'라고 반박하였다. 한편, 원고의 대표이사는 위와 같은 일방적인 급여삭감으로 노동사무소에 고발되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약식기소 되었다.

(6)

위 급여삭감 후 참가인이나 노동조합에서 아파트 관리소장이나 입주자대표회측에 참가인의 해고를 요구한 바는 없고, 1999.6월경 원고의 대표이사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방문하였을 때에도 위 급여삭감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뿐 참가인의 해고문제가 거론되지는 않았다.

(7)

입주자대표회는 1999.8.13 난방방식이 위와 같이 바뀜에 따라 에너지관리자(열관리기능사) 선임이 불필요하게 되었음을 이유로 들어 기관주임 직제를 없애는 내용의 직제개편을 의결하고 같은 달 16일 원고회사에 이를 통보하였다.

(8)

원고는 참가인이나 노동조합과의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1999.8.18 참가인에게 입주자대표회의 위 직제개편에 따라 1999.9.30자로 기관주임인 참가인을 해고하겠다는 내용의 해고예고 통보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1999.8.20 원고에게 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한편, 원고는 1999.10.11 참가인의 제일은행 계좌에 해고위로금조로 1,320,660원을 입금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같은 달 13일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하여 경리직원에게 “안 받으려고 하는데 왜 보냈느냐”고 이의를 제기하였다.

(9)

입주자대표회는 1999.9.15 기관실 및 전기실 직원들에 대한 급여를 삭감하지 않고 원래대로 환원하여 1999.10.1부터 지급하기로 의결하였다.

(10)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 외에도 강남구 소재 개포8단지, 개포6단지 아파트, 노원구 소재 상계4단지 아파트 등 10개 이상 아파트단지의 관리를 위탁받아 하고 있으며, 원고의 인사 및 복무규정에 의하면, 단지간 전보 등에 관한 규정이 있다.

한편,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후 참가인을 위 상계4단지 아파트로 전보발령한 바 있으나, 종전 근무지와 계속근로를 인정해 주지 않고 신규입사 서류를 요구하며 급여를 삭감하겠다고 하여, 참가인은 위 전보발령을 거절하였다.

다.

판 단

(1)

자진퇴진 여부

입주자대표회의 급여삭감 추진에 대한 기관실과 전기실 직원들의 건의안에 기관주임 감축안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인정사실과 같이 기관주임인 참가인은 위 건의안에 동의하여 서명, 날인한 사실도 없고, 입주자대표회의 반대로 위 건의안 자체가 수용되지 아니하였으며, 그 후로는 참가인의 해고 문제가 제안된 바 없다(원고 주장과 달리 급여삭감 이후 노동조합의 공고문이나 직원들의 반발은 위 급여삭감 자체에 대한 항의를 표시한 것이고 참가인의 해고를 제안하는 내용이 아니며, 1999.6월경에는 입주자대표회와 당시 관리사무소장 오재수, 노조지부장, 참가인이 면담을 가진 사실조차 없는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해고예고 통보를 받은 이후 아무런 협의도 없이 자신을 해고한 조치의 부당성을 즉시, 그리고 계속하여 다투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스스로 퇴직할 의사를 밝힌 결과 이 사건 해고에 이르게 되었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당초 급여삭감 논의 과정에서 참가인이 한때나마 다른 근로자의 급여 미삭감 및 3개월분의 해고수당 지급을 조건으로 자진퇴직할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있다 할지라도, 위와 같이 그 조건 자체가 수용되지 아니하고 일방적인 급여삭감 및 이 사건 해고에 이르게 된 이상, 참가인의 퇴직 의사표시는 위 급여삭감 당시에 이미 철회되었다 할 것이다)

(2)

해고의 정당성 여부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아파트 난방방식의 변경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바, 이처럼 기업이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과 이에 따른 해고 대상자의 선정,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의 통보 및 성실한 협의를 거쳐야만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근로기준법 제31조),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회사가 부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경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란 기업의 일부 영업부문 내지 영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또 해고회피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99.4.27 선고 99두20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과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 외에도 위탁관리를 맡고 있는 아파트단지가 많이 있고, 단지간의 전보 또한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는 바, 원고가 그가 운영하고 있는 모든 아파트관리소의 수효, 총직원수, 영업수입, 회사의 규모, 회사의 자산 및 부채 등 회사 전체의 경영실태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이상(법원의 석명에 따라 원고가 제출한 갑 제23호증에는 원고가 관리하고 있는 아파트명, 세대수, 평수, 소재지, 전화번호만이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가 직제개편을 통해 감축시킨 인원에 대한 급여를 원고가 부담하게 됨으로써 발생하게 된 일개 관리소에서의 영업이익의 감소 내지 손실때문에 반드시 인원삭감을 하여야 할 정도로 원고에게 긴박한 경영상의 긴박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따라 참가인을 전보발령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아파트단지의 관리소나 본사로 전근시키는 등 회사의 전체 사업장의 실정에 맞추어 직원을 재배치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므로 참가인의 해고가 회피할 수 없는 부득이한 조치라고 할 수도 없고(한편, 전근의 경우에는 종전 근무지와의 계속근로는 당연히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고 아파트단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신규입사 형식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대표에 대한 통보 및 협의절차 또한 거치지 아니하였다.

결국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31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