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한 사업장에 전국규모의 산업별 단위노조지부가 이미 설립돼 있더라도 기업별노조를 설립하는 것은 복수노조금지에 해당되지 않는다(서울행법 2000구9860
[요 지]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는 그 설립의 기초가 된 조직변경 결의가 위법하고 전국보건의료노조 규약상의 지부 설립 절차인 중앙집행위원회와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거치지 아니하여 유효하게 설립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가사 유효하게 설립된 것이라 하더라도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 소정의 기존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 지부가 유효하게 설립된 것으로서 같은 조항 소정의 기존 노동조합에 해당함을 전제로 원고 조합 동부지부가 같은 조항에서 금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고 하여 한 이 사건 시정명령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 사건/2000.6.29 선고, 서울행법 제1(나)부 2000구9860 노동조합결의처분시정명령취소
* 원고/대한적십자사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김용운,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구진, 정철
* 피고/서울특별시장 소송수행자 이교영, 양효석
* 변론종결/2000.5.18
[주 문]
피고가 2000.3.7 원고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 결의·처분 시정명령은 이를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시정명령의 경위
[채택증거 : 갑1, 2, 9, 10, 갑11의 1, 2, 을1의 1, 2, 을2의 1, 2, 을5의 3 내지 5, 을8의 1, 을10의2, 변론의 전취지]
원고 조합은 소외 대한적십자사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1999.3.6 설립신고를 마치고 같은 달 8일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바, 1999.9.1 대한적십자사 산하 서울특별시지사 소속 기관인 (서울)동부적십자혈액원에 산하지부를 설치할 것을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하고, 같은 달 8일 위 혈액원 근로자 26인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원고 조합 동부적십자혈액원지부(이하 `원고 조합 동부지부'라고 한다)의 창립총회를 개최한 다음 2000.3.24 서울특별시 노원구청장에게 원고 조합 동부지부에 대한 설립신고를 마치고 같은 달 27일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피고는 위 동부적십자혈액원에 이미 소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전국보건의료노조'라고 한다) 서울지역본부 서울적십자기관지부(이하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라고 한다)가 조직되어 있어 이 사건 결의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이미 조직된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1항에 위반됨을 이유로 같은 법 제6조 제2항에 의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2000.3.7 원고 조합에게 이 사건 결의의 시정을 명하는 이 사건 시정명령을 하였다.
이 사건 시정명령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는 대한적십자사 직할기관인 중앙적십자혈액원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된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중앙혈액원지부의 지부총회에서 조직대상을 중앙적십자혈액원과 다른 사업장인 동부적십자혈액원 등 소속 근로자에게로 확대하기로 하는 조직변경 결의를 하여 설립된 것인데, 위와 같이 한 사업장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 또는 노동조합지부가 그 조합원 자격을 다른 여러 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까지 확장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동일성이 유지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민주성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지부는 사업장 단위 또는 기초자치단체행정구역별로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도록 규정한 전국보건의료노조 규약 제9조 제1항에도 위반하여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며,
가사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의 설립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1항 소정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서 말하는 노동조합이란 기업별단위노동조합으로서 설립신고가 되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가진 것이라야 할 터인데,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는 수개의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기업별단위노동조합이 아닐 뿐만 아니라 설립신고도 된 바 없이 독자적인 단체교섭 권한을 가지지 못하므로 위 법조 소정의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 없어 결국 원고 조합 동부지부가 같은 조항에서 금하는 이른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위 지부가 복수노조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시정명령은 위법하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시정명령은 처분사유와 관계법령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채택증거 : 갑6, 7, 8, 을4의 3, 을8의 1 내지 12, 변론의 전취지]
위 전국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산업 근로자 등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1998.3.9 설립신고를 마치고 같은 달 13일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전국 규모의 산업별 단위 노동조합으로서 이미 전국 병원 등 보건의료기관별로 조직되어 있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을 조직형태 변경을 통하여 산하지부로 편입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125개 지부를 두고 있는데, 위 중앙적십자혈액원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1989.3.7 조직되어 있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중앙적십자혈액원노동조합도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통하여 전국보건의료노조 산하 지부로 편입되었다.
위 전국보건의료노조 중앙혈액원지부는 1999.3.2 지부 정기 조합원총회에서 조직대상을 위 중앙적십자혈액원 외에 위 동부적십자혈액원, 남부적십자혈액원, 서부적십자혈액원 소속 보건의료산업 노동자로 확대·변경하고 지부명칭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서울적십자기관지부'로 변경하는 내용의 지부운영규정개정안을 의결(이하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라고 한다)하였는데,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 과정에는 당시 동부적십자혈액원에 근무하던 근로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아니하였고, 다만 그 후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에는 1999.8.24 동부적십자혈액원에 근무하는 근로자 김연주 등 7명이 조합원으로 각 가입하였고, 당초 중앙적십자혈액원에 근무할 당시인 1997.4.2 중앙적십자혈액원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가 1998.8월과 1999.8.1 동부적십자혈액원으로 각 전근한 소외 심흥숙과 권송근이 여전히 위 지부조합원으로 있게 되어 이 사건 결의시인 1999.9.1 현재 동부적십자혈액원 소속 근로자로서 위 지부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자는 모두 9명이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규약은 지부의 설치(신설, 분할 및 병합)는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제9조 제1항 단서, 제32조 제8항), 지부의 운영규정은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제9조 제2항, 제28조 제5항)는 취지의 규정을 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에 의하여 마련된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의 새로운 지부운영규정 개정안도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된 날로부터 이를 시행한다는 취지로 규정(부칙 제3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시정명령 당시까지도 위 지부운 영규정 개정안에 대하여 전국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회의 승인이 되거나 지부의 변경에 대하여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바 없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는 현재까지도 관계 당국에 지부 설립신고를 한 바는 없다.
중앙적십자혈액원과 동부적십자혈액원 등 대한적십자사 산하 혈액원은 각각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회계는 특별회계로 독립되어 있으며 조합 가입대상인 4급 이하 직원의 임용권은 원칙적으로 당해 혈액원장에게 위임되어 있다.
판 단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가 노동조합의 성질상 허용되는지 여부
무릇 노동조합이 존속 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은 변경 후의 조합이 변경 전의 조합의 재산관계 및 단체협약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직변경의 효과에 비추어 볼 때 변경 전후의 조합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인정되고, 노동조합은 구성원인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어느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대법원 1997.7.25 선고 95누4377 판결 참조), 여기에서 말하는 노동조합에는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된 산업별·지역별·직종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도 포함된다 할 것인 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당초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중앙혈액원지부가 조직대상으로 하고 있던 근로자의 소속 기관인 중앙적십자혈액원과 동부적십자혈액원(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에서 조직대상 기관으로 확장한 남부적십자혈액원과 서부적십자혈액원도 마찬가지이나 이 사건과 직접관련이 없으므로 이하 동부적십자혈액원만을 언급하기로 함)은 각 회계 및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이 분리·독립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독립하여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별개의 사업장이라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중앙혈액원지부가 각 별개의 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이 참석한 별도의 지부 창립총회에서 지부확장 내지 창립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기존의 위 지부 총회에서 당초의 조직대상 사업장인 중앙적십자혈액원과는 별개의 사업장인 동부적십자혈액원 소속 근로자들이 참석하지 아니한 가운데 조직대상을 동부적십자혈액원 소속 근로자들에게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그 지부규약을 변경하기로 한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는 조합의 인적구성에서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지 아니하여 허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중앙혈액원지부의 결의에 의하여 독립한 사업장인 동부적십자 혈액원에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그 조직형태나 가입자격 등이 결정되는 결과로 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민주성에도 반하게 되므로 이 점에서도 허용될 수없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는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의 전국보건의료노조 규약 위반 여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전국보건의료노조 규약이 지부는 사업장 단위 또는 기초자치단체행정구역별로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에 의하여 조직된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가 사업장 단위 또는 기초자치단체행정구역별로 조직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위 규약의 규정은 원칙을 선언한 규정에 불과하여 위 지부의 설치가 규약에 위반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나, 지부의 설치(신설, 분할 및 병합)는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한 전국보건의료노조 규약 제9조 제1항 단서, 제32조 제8항은 이 사건과 같이 지부의 조직대상을 확장하고 그에 따라 지부의 명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지부의 신설 또는 병합에 준하여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을 얻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지부의 운영규정은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한 같은 규약 제9조 제2항, 제28조 제5항은 지부의 운영규정을 변경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할 것이며 위 각 규정에 위반한 지부의 설치 또는 운영규정의 변경은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의 설치 및 지부 운영규정의 변경을 포함한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모두 중앙집행위원회 및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그 효력이 없다할 것이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가 하나의 사업(장)의 기존 노동조합에 해당하는지 여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서 말하는 노동조합(이하 편의상 `기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은 기업별단위노동조합 또는 이에 준하는 경우, 즉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로서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단위노동조합의 위임에 의하지 아니한 독립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이른다고 보아야 할 것인 바,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위 관계법령에서 본 구 노동조합법(1996.12.31 법률 제5244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로 1997.3.1 폐지된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3조 단서 제5호 전단은 노동조합이 분열되면 교섭력의 약화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고 노동조합 상호간의 경쟁 및 교섭창구의 다원화로 말미암아 노사관계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각종 형태의 단위노동조합은 물론 상급 연합단체의 경우에도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복수노조의 설립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였으나, 이러한 복수노조 설립금지규정은 일단 노동조합이 설립되면 기존의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없게 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침해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1997.3.13 법률 제5310호로 공포·시행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현행노조법'이라고 한다)은 제5조에서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한편 구 노동조합법 제3조 단서 제5호와 같은 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복수노조의 설립을 전면 허용하면서, 1980.12.31 법률 제3350호로 개정·시행된 구 노동조합법 제13조 제1항에서 단위노동조합의 형태를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을 단위로 한 기업별노동조합으로 할 것을 법률상 강제한 이래 기업별단위노동조합이 주축이 된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사정하에서 교섭창구의 단일화 방안이 마련되지 아니한 상태로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까지 복수노조를 즉시 허용한 경우 교섭창구의 다원화로 인한 단체교섭상의 혼란, 노노간의 갈등 등 문제점이 야기될 것을 예상하여 부칙 제5조 제1항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는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복수노조의 설립을 2001.12.31까지 한시적으로 금지하되 같은 조 제3항에서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위 기한까지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복수노조의 허용으로 인한 산업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은 위 입법취지에 비추어 구 노동조합법상의 복수노조금지의 원칙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만 한시적이나마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것일 뿐 금지의 정도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 바, 종래 복수노조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던 구 노동조합법 제3조 제5호 전단 소정의 `조직이 기존의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같은 법 제14조 제4호, 제7호가 노동조합의 설립시 조직대상을 규약에 필요적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있어서 기존 노동조합의 조직대상이 규약에 기재되어 있으므로 일응 기존 노동조합의 규약에 정하여진 내용을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이지만 조직대상의 동일성 여부는 동일한 형태의 노동조합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문제이어서 단순히 규약의 조직대상에 관한 형식적인 규정내용만을 기준으로 하여서는 아니되고 규약이 정하고 있는 조직형태와 실제 노동조합 구성원들의 실체와 구성범위 등을 고려하여 기존 노동조합이 새로 설립하려는 노동조합과 동일한 형태의 노동조합인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어(대법원 1993.5.25 선고 92누14007 판결, 대법원 2000.2.25 선고 98두8988 판결 참조) 구 노동조합법 제3조 단서 제5호 전단의 복수노조가 되기 위하여는 기존 노동조합과 조직형태가 같을 것이 전제로 되었었다.
그런데,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입법취지가 하나의 사업장 단위에서 단체교섭 창구의 다원화로 인한 혼란 방지에 있다는 점 및 같은 조항이 기존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는 점만을 강조하여 같은 조항에서 말하는 기존 노동조합이란 기업별단위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사업 또는 사업장에 지부·분회 등 노동조합의 조직을 두고 있거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있는 지역별·직종별·산업별 단위노동조합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예컨대 수개의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산업별단위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으나 각 사업장에 독립한 노동조합의 실체를 갖춘 지부 또는 분회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위 조합과 조직형태를 달리함에도 불구하고 그 중 어느 사업장에도 기업별단위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는 것이 되어 사업장 단위에서는 구
노동조합법상의 복수노조금지의 원칙이 더 강화되는 부당한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기존 노동조합에 기업별단위노동조합 외에 다른 조직형태의 단위노동조합이 포함된다고 할 때 초래되는 부당한 결과 및 같은 조항이 기업별단위노동조합이 주축인 산업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여 마련될 것이라는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같은 조항의 기존 노동조합은 기업별단위노동조합만을 말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구 노동조합법에서는 위와 같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는 제한 없이 전면적으로 복수노조를 금지한 데에 비하여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라고 하여 법문상 명백하게 기존 노동조합의 조직대상인 근로자의 소속 범주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이때 `하나의 사업'이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3.10.12 선고 93다18365 판결 참조)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어 위 조항에서 말하는 노동조합이란 법조항의 문리해석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단위로 조직된 기업별단위노동조합을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이 복수노조의 설립을 금지한 구 노동조합법의 규정이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현행노조법이 표명하고 있는 노동조합 설립 자유의 원칙에 대한 한시적인 예외 규정으로 마련된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 비추어 가급적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요컨대,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기존 노동조합은 기업별단위노동조합을 말하고, 다만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로서,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단위노동조합의 위임에 의하지 아니한 독립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노동단체도 포함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초기업적인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로서 기업별단위노동조합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시행령 제7조에 따라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는 것이 요건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위와 같은 설립신고를 하여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현행노조법상 독립한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취득하게 되므로 위 기업별단위노동조합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하게 된다 할 것임).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는 전국 규모의 산업별단위 노동조합인 전국보건의료노조의 지부로서 기업별단위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전국보건의료노조 규약(갑7호증)은 전국보건의료노조 내 모든 단체교섭의 대표자는 위 노조위원장이 되며, 위 노조위원장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지부장 등을 지명하여 교섭권을 위임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어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가 독립하여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는 데다가 달리 노동조합지부 설립신고를 한 바도 없음을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독립한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어 기업별단위노동조합에 준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는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 소정의 기존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소결론
그렇다면,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적십자지부는 그 설립의 기초가 된 조직변경 결의가 위법하고 전국보건의료노조 규약상의 지부 설립 절차인 중앙집행위원회가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거치지 아니하여 유효하게 설립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가사 유효하게 설립된 것이라 하더라도 현행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 소정의 기존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 지부가 유효하게 설립된 것으로서 같은 조항 소정의 기존 노동조합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고 원고 조합 동부지부가 같은 조항에서 금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고 하여 한 이 사건 시정명령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호영(재판장), 여훈구, 임영호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