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을 해고실시 60일 이전까지 근로자대표에게 통보하게 한 취지는 소속근로자의 소재와 숫자에 따라 그 통보를 전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그 통보를 받은 각 근로자들이 통보 내용에 따른 대처를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근로자대표가 성실한 협의를 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으로 상정ㆍ허여하자는 데 있는 것이고, 60일 기간의 준수는 정리해고의 효력요건은 아니어서, 구체적 사안에서 통보 후 정리해고 실시까지의 기간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부족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며, 정리해고의 그 밖의 요건은 총족되었다면 그 정리해고는 유효하다.
원고 회사의 사용자측 대표들이 근로자측 대표들과 교과서 발행권 축소로 인한 기업정상화방안에 대하여 2004.8.16. 협의를 하였으므로 원고 회사가 그 무렵 근로자측 대표에게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을 통지하였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의 해고일인 2004.11.10.은 2004.8.16.경부터 60일이 지났으므로 원고 회사가 근로자 대표에게 60일 전에 통보하였다 하겠다.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 9. 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5부해181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 회사는 서울 ○○구 ○○동 ○○에 본사를, ○○시 및 충북 ○○읍에 공장을 두고, 상시근로자 900여명을 사용하여 인쇄ㆍ출판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1995. 10. 16.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여 왔다.
원고 회사는 ○○교과서 발행권이 50%로 감소하여 회사 경영이 악화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2004. 11. 10.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을 정리해고 하였다(참가인 이외에도 그 무렵 7명이 정리해고 되었다, 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정리해고에 불복하여 2004. 12. 1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2004부해676, 2004부노85)을 하였으나 2005. 2. 17. 기각결정을 받고, 2005. 3. 15.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181, 2004부노53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 9. 7. 부당해고구제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을 취소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발령하였고(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회사의 주장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교과서 발행권 감축 및 과다한 투자 등으로 인한 경영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일부 사업부 업무를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매각하고, 다른 회사로 직원들의 이직을 지원하는 등 해고대상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참가인에 대하여도 취업을 알선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절하였다.
그 후 원고 회사는 위와 같은 이직 지원 및 장려 등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정리해고를 단행하기로 결정하였고, 부서별 고과성적이 최하위에 해당하고 평소 근무태도가 불량한 참가인을 해고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어 적법하므로 위 정리해고를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규정
[근로기준법]
제31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사용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ㆍ인수ㆍ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
사용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이하 “근로자대표”라 한다)에 대하여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9호증의 1 내지 3, 갑 제10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김○○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⑴ 원고 회사의 경영 상황
㈎ 원고 회사는 1948. 9. 설립되어 교과용 도서를 발행ㆍ보급하여 오다가, 1998. 5. ○○주식회사(이하 ‘○○’라 한다)의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되, 정부에서 ○○ 의 발행권을 2001년까지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를 흡수합병하였다. 원고 회사는 그 무렵 ○○ 직원 602명의 고용을 승계함에 따라 그 직원이 1,105명에 달하게 되었다.
㈏ 원고 회사에 대한 ○○교과서의 발행권 보장기간이 2001년에 만료되고, 2004. 6. ‘○○도서 발행자 선정심사 추진계획’이 실시되어 ○○교과서의 발행권이 주식회사 K, 주식회사 ○○교육, 주식회사 G출판사 등에게 배분됨에 따라 원고 회사의 발행권은 50%로 감소되었다. 원고 회사의 ○○교과서 발행권 매출이 2004. 8. 결산기준(제56기) 1,016억 원이었으나 위와 같은 발행권 감소로 2004. 8. 이후 매출감소액이 506억 원에 이르러 막대한 경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 되었다. 또 원고 회사는 제56기 결산기준 총매출액 1,669억 원 중에서 교과서 매출액이 1,016억 원으로 총매출액 중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교과서에 대한 매출액은 과목별 정가를 정부가 정하여 결정되는 만큼 발행부수가 확정되면 매출액도 거의 확정되므로 매출손익이 사전에 예측가능하다.
㈐ 한편 원고 회사는 ○○ 합병 후 1998년부터 2004년까지 공정개선 등 시설투자 목적으로 물류팀 창고 매입에 40억 원, ○○교과서 박물관 신축에 30억 원, ○○공장 보수에 50억 원, ○○ 공장 기계 도입에 70억 원, ○○공장 기계 도입에 100억 원 등 총 400억 원을 투자하였다.
⑵ 노동조합과의 협의 및 노력
㈎ 원고 회사는 기업운영 합리화 계획에 따라 ○○공장에서 구조조정위원으로 사용자측에서 유○○ 본부장, 김○○ 상무, 이○○ 상무가 참석하고, 근로자측에서 강○○ 조합장, 김○○ 사무국장, 이○○ 부조합장이 참석하여 아래와 같이 3차례에 걸쳐 구조조정 방안 및 해고회피 방법,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에 대하여 노사협의를 하였다.
2004. 8. 16. 교과서 발행권 축소로 인한 기업정상화방안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강구하기로 하고, 발행이권 상실에 따라 축소 운영되는 공정과 작업공정 자체가 상실되는 사업분야의 잉여인원 등을 감안하여 사업별 T/O를 재조정하고,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을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고 그 인상을 유보하기로 합의하였다.
2004. 8. 19. ○○공장의 교과서 생산물량의 감소에 따른 유휴근무시간은 근로시간의 단축, 연ㆍ월차 휴가 사용장려 등으로 극복하며, 그에 따른 연장수당의 감소를 감내하고, ○○공장은 월간지, 상업인쇄 등을 대폭 증가시켜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며, 사업부별 아웃소싱(outsourcing)을 통한 고용보장을 하기 위하여 편집기획부 전자조판팀의 경우에는 소속직원 16명 전원의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이 부분 업무를 제3자에게 양도하기로 합의하였다.
2004. 8. 23. 사업부별 잉여인력 및 전체 유휴인력 약 30%에 대한 전면 구조조정방안은 향후 기업운영현황 추이를 지켜보며 당분간 유보하되, 1차로 50명(아웃소싱 사업부 인력 포함)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우선순위를 정하여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하고, 대상자 선정과 세부실행을 원고 회사에 일임하기로 합의하였다.
㈀ 교과서 발행권 관련 과목이 타 회사로 이관된 부서
㈁ 교과서 매출 관련 부서 및 생산공정 인원
㈂ 인사고과 불량자 및 취업규칙 준수 미이행자
㈏ 원고 회사는 2004. 9. 1. 편집팀 3명을 중등교재개발팀으로 2명, 편집기획관리팀으로 1명, 2004. 10. 1. 전자조판팀 4명을 제판부로 1명, 편집기획으로 1명, 아동출판으로 2명, 2004. 9. 14. 생산총괄팀 1명을 제본부로, 윤전과 3명을 매엽과로 각 전환배치하여 총 11명의 전환배치를 완료하였고, 전자조판팀의 업무부분을 ○○출판 주식회사에 매각하여 2004. 10. 31. 아웃소싱업체인 위 회사에 전자조판팀 8명을 고용승계하게 하였으며, 그 외에도 타사로 10명을 이직 지원하였으며, 합의퇴직(3명) 및 정년퇴직(4명), 계약직 재계약 미체결(1명)로 합계 8명의 인원을 감축하였다.
⑶ 해고의 경위
㈎ 참가인이 생산본부 제판부 소부에 근무하였는데, 제판부는 촬영, 소첩, CTP, 첩입, 소부, 교정, 진행 등 7개 공정별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소부의 인원은 8명이다.
㈏ 원고 회사는 2004. 9. 1. 구조조정대상자 선정을 위하여 선정기준을 ① ○○교과서 발행권 조정에 따라 감소된 해당 교과목 담당자 선정, ② 개인별 직무분석을 통한 T/O를 산정하여 비효율적인 인원 선정, ③ 최근 3년 인사평가 결과를 반영하여 인원 선정, ④ 조직 통폐합 검토에 따른 유휴 인원 선정 등 4가지로 정하였다.
㈐ 원고 회사는 1차 구조조정 실시에 있어 감축대상 인원을 23명으로 하되, 부서별로 편집직 10명, 사무직 3명, 생산직 10명으로 정한 다음, 생산직은 제판부 2명, 윤전부 2명, 공급관리 2명, 전자조판 5명으로 계획하였다.
㈑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제판부 소속 근로자 31명(2002년 37명, 2003년 41명) 중 3년 평균 인사고과의 최하위는 소부 공정의 한○○이고, 그 다음 하위자는 필름 공정의 문○○과 촬영공정의 김○○이며, 그 다음 하위자가 참가인이었다. 한편 참가인은 미(2001년), 양(2002년), 가(2003년)로 근무성적이 나빠졌고, 문○○은 가, 양, 미로 개선되고 있으며, 김○○은 양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문○○은 필름 공정을 단독으로 수행하고 있고, 김○○은 이○○과 촬영 공정을 수행해 왔다.
㈒ 따라서 제판부는 교과서 발행권 감소 및 작업방식의 디지털화로 업무량이 20%이상 감소하였음에도 8명이 업무를 수행한 소부와 그 외 단독 또는 2인 공정체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는 첨입의 공정 근로자 중에서 3년 평균 인사고과 최하위자인 한○○과 참가인을 해고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문○○과 김○○이 참가인보다 3년 평균인사고과가 낮으나 문○○은 단독 공정을, 김○○은 2인 공정체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는 첨입의 공정 근로자 중에서 3년 평균 인사고과 최하위자인 한○○과 참가인을 해고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문○○과 김○○이 참가인보다 3년 평균 인사고과가 낮으나 문○○은 단독 공정을, 김○○은 2인 공정을 담당하고 있어 그 공정을 인원조정대상에 포함할 수 없었다.
㈓ 원고 회사는 2004. 9. 17. 참가인에게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 대상자에 선정되었음을 통보하고, 참가인에게 원고 회사에서의 급여(기본급 1,090,000원, 월 연장근로수당 800,000원)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인쇄(서울 ○○동 소재, 기본금 1,800,000원, 월 연장근로수당 별도)에 취업할 수 있도록 알선하였으나 참가인이 거부하자, 2004. 10. 9.에 이르러 해고일자를 2004. 11. 10.로 하여 해고예고를 통보하였다.
판단
⑴ 정리해고의 요건
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 실시일 60일 전까지 통고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⑵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는지 여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9. 5. 11. 선고 99두1809 판결 등 참조).
원고 회사는 ○○를 흡수합병하면서 원래 직원인 502명보다 603명이나 많은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교과서의 발행권을 2001년까지 보장받았으나, 2004년에 이르러 교과서 발행권이 50%로 감소함에 따라 매출액 중 60% 이상에 달하는 교과서 매출액이 5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1998년 흡수합병 후 2004년까지 공정개선에 따른 신규투자가 과다하였는데, 이러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발행권 감소로 인하여 축소ㆍ운영되는 공정과 작업공정 자체가 상실되는 사업분야의 잉여인력을 사업부별로 재조정하고 감축하기 위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할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
⑶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 정리해고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ㆍ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참조).
참가인 회사는 정리해고에 앞서 3차례에 걸쳐 일부 근로자들을 다른 사업부로 배치전환 하였고, 3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하여 유리한 조건에서 자발적으로 퇴직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정년퇴직자 4명에 대하여도 보충을 위한 신규채용을 억제하고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체결을 거부하였고, 유휴인력에 대하여 근로시간의 단축, 연ㆍ월차 휴가 사용장려 등으로 연장근로수당, 연월차휴가보상금을 절감하였으며, 학자금 지원금 인상을 유보하였음은 물론 편집기획부 전자조판팀을 매각하고 고용승계를 하여 주는 등 정리해고를 피하고 그 범위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 점, 우선 1차적으로 50여명에 해당하는 인원만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2차적으로 경영사정을 보아가면서 구조조정을 하도록 정리해고 시기를 조절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사정을 감안하면, 원고 회사로서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하여 가능한 노력을 다하였다.
㈏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인쇄부 기계실의 경우 근무 인원이 부족하여 기계 가동을 중단하는 때가 많은데 위와 같이 다른 직원들을 전환배치 하듯이 참가인을 일손이 부족한 인쇄부로 전환배치하는 것이 가능하고, 특히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 CTP 공정에는 4명의 직원을 새로 고용하였음에도 참가인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원고 회사의 인쇄부 기계실이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할 당시 인원이 부족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한편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회사가 디지털 작업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CTP 공정에 전문기술인력으로서 4명의 직원을 채용한 사실, 작업방식이 아날로그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됨에 따라 업무량이 감소한 아날로그 작업 방식 부분에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나 업무량이 증가하는 디지털 방식 작업 부분에서는 전문기술인력의 고용이 불가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기업환경 아래서 새로운 인력을 채용한 것만으로 바로 해고회피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다.
결국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⑷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하였는지 여부
원고 회사가 교과서발행권 축소로 인한 기업정상화 방안에 대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 이전인 2004. 8. 16.부터 3차례에 걸쳐 조합장을 포함한 노동조합 대표 3명과 사이에 구조조정 및 해고회피 방안, 정리해고대상자 선정기준 등에 관하여 협의를 하여 정리해고에 이른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정리해고에 앞서 노동조합 및 근로자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거친 것이다.
⑸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기준에 의한 것인지 여부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 역시 확정적ㆍ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우선 원고 회사는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으로서 ① ○○교과서 발행권 조정에 따라 감소된 해당 교과목 담당자 선정, ② 개인별 직무분석을 통한 T/O를 산정하여 비효율적인 인원 선정, ③ 최근 3년 인사평가 결과를 반영하여 인원 선정, ④ 조직 통폐합 검토에 따른 유휴 인원 선정의 4가지로 정하였는데, 이는 2004. 8. 3. 노사협의회에서 정한 1차 구조조정 우선대상자 기준을 보다 구체화 한 것이고, 당시 원고 회사의 여건이나 상황 등에 비추어 나름대로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
㈏ 해고기준 적용의 적정성 여부
위 선정기준에 따라 제판부에서 2명의 인원을 선정함에 있어서 제판부 소속 근로자 31명 중 최근 3년 평균 인사고과의 최하위자는 한○○, 문○○, 김○○, 참가인 순으로 참가인이 최하위 4위였고, 참가인과 한○○이 소속된 제판부 중 소부는 교과서 발행권 감소 및 작업방식의 디지털화로 업무량이 20% 이상 감소하였음에도 8명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나, 참가인보다 하위자인 필름 공정의 문○○은 필름 공정을 단독으로 수행하고 있었고, 김○○은 이○○과 촬영 공정을 두 명이 수행하고 있어 인원조정이 용이하지 아니하였으며, 참가인은 근무성적이 점차 나빠지고 있는 반면 문○○은 점차 개선되고 있고 김○○은 계속 유지를 하고 있었던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는 참가인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절차와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은 먼저, 원고 회사가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을 ‘개인별 직무분석을 통한 T/O를 산정하여 비효율적인 인원 선정’으로 정하고도 ‘세부 공정별 인사고과’를 적용하여 참가인을 선정함으로써 원고 회사가 정한 기준을 어겼으므로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원고 회사가 정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은 앞서 본 바와 같이 4가지로서 위 기준을 해석ㆍ적용함에 있어서는 각 항목을 종합하여 보아야 할 것인바, 위 기준의 ② ‘ 개인별 직무분석을 통한 T/O를 산정하여 비효율적인 인원 선정’을 전제로 둔 것이고, 위 기준 ③, ④ 또한 위 ①의 기준을 전제로 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위 선정기준을 종합적으로 보면 이는 발행권 조정에 따라 축소된 생산공정별로 개인별 직무분석을 통한 T/O를 산정하고 그에 따라 인사고과를 적용하여 유휴인원을 선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원고 회사가 위 선정기준을 벗어나 자의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참가인은 다음으로, 해고회피 기간 및 해고예고 기간 동안 충분한 인수인계가 가능하므로 제판부 내 인사고과가 참가인보다 낮은 문○○이 맡고 있는 필름 공정이나 김○○이 맡고 있는 촬영 공정으로 참가인을 전환배치 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 갑 제19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촬영 공정은 글씨, 그림, 컷, 삽화 등 중요부분들을 특수 카메라로 적정량의 노출 조정과 농도, 정확한 사이즈와 핀트 조정을 하여야 하며, 특히 종이 지질과 그림의 종류, 날씨, 온ㆍ습도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고도의 정밀 작업인 사실, 필름 공정은 24만 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필름을 항목별, 계열별, 업체별로 분류 관리해야 하고, 또 전산으로도 관리해야 하므로 최소한 컴퓨터 엑셀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정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사실, 필름 공정에서는 제판부 전체의 공정흐름을 잘 알고 작업지시서에 따라 전후 공정 작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교과서만도 4만 장이 넘는 필름이 있어 오랜 숙련과 경험이 없는 경우 사고의 염려가 크고, 특히 교과서의 개편으로 신간 편찬시 유사 필름으로 작업되면 교과서 내용의 오류로 회복할 수 없는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사실, 외부에서 입고시 필름과 데이터 및 페이지가 뒤섞여 있어 공정별로 필름을 분류하는 것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촬영 공정은 전문 기술을 필요로 하고, 필름 공정 역시 단순히 보관과 출납 업무만이 아니라 세밀한 분류와 전산관리 능력과 함께 숙련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업무는 맡아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필름, 촬영 공정은 모두 단독 또는 2인이 맡고 있어 그 중 1인을 해고할 경우 후임자로 하여금 그 전문기술이나 업무를 습득하여 업무의 계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 그 전문기술을 익히거나 업무를 숙지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요하므로 해고예고나 해고회피 기간만으로는 업무유지능력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더구나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된 자의 경우 후임자에게 업무인계를 성실히 할 개연성이 거의 없으므로 향후 업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이 불공정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⑹ 근로자대표에게 60일 전에 사전통보를 하였는지 여부
㈎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을 해고실시 60일 이전까지 근로자대표에게 통보하게 한 취지는 소속근로자의 소재와 숫자에 따라 그 통보를 전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그 통보를 받은 각 근로자들이 통보 내용에 따른 대처를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근로자대표가 성실한 협의를 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으로 상정ㆍ허여하자는 데 있는 것이고, 60일 기간의 준수는 정리해고의 효력요건은 아니어서, 구체적 사안에서 통보 후 정리해고 실시까지의 기간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부족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며, 정리해고의 그 밖의 요건은 총족되었다면 그 정리해고는 유효하다(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두4119 판결 등 참조).
원고 회사의 사용자측 대표들이 근로자측 대표들과 교과서 발행권 축소로 인한 기업정상화방안에 대하여 2004. 8. 16. 협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이므로 원고 회사가 그 무렵 근로자측 대표에게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을 통지하였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의 해고일인 2004. 11. 10.은 2004. 8. 16.경부터 60일이 지났으므로 원고 회사가 근로자 대표에게 60일 전에 통보하였다 하겠다.
㈏ 가사, 해고실시 60일 이전까지 근로자대표에게 통보가 되지 않았더라도, 원고회사가 2004. 8. 16.부터 근로자측 대표와 3차례에 걸쳐 충분한 협의를 통하여 대상자 선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2004. 9. 17. 참가인에게 대상자로 선정되었음을 통보하고 2004. 10. 10.에 해고날짜를 2004. 11. 10.로 하여 해고예고를 통지한 점에 비추어 보면, 해고 기준 등의 통보를 전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그 통보를 받은 근로자가 통보내용에 따른 대처를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근로자대표가 성실한 협의를 할 수 있는 기간이 부족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도 없다.
⑺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에서 요구하는 정리해고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보고 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종관(재판장), 정승규, 홍승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