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은 제주시 B에서 상시 근로자 300여 명을 고용하여 C병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고, 원고는 C병원의 노동조합인「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 제주지역지부 C병원분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의 분회장이다.
원고 및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은 2007. 4. 6.「참가인들이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 C병원 내의 조합사무실 제공을 거부한 행위」에 대하여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에 2007부노5호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던바,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는 2007. 5. 31. '참가인들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취지의 결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 및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이 2007. 6. 14. 위 기각결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7부노17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던바, 중앙노동위원회는 2007. 10. 15. 위 기각결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취지의 재심판정(이하 그 중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7. 10. 15.(소장 기재 '2007. 10. 31.'은 오기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2007부노176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들은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C병원 내에 조합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노조의 운영에 지배·개입할 의사로 C병원 내의 조합사무실 제공을 거부하였으므로,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지배·개입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참가인들은 2006. 12. 22.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1조(근무시간 중의 조합활동)
병원은 업무에 차질이 없는 한 비전임 조합간부에 대하여 근무시간 중이라도 병원 내에서의 자유로운 조합 활동을 보장한다.
제14조(병원시설의 이용 및 시설편의 제공)
병원은 2007. 1. 1.까지 조합사무실을 제공하며 그 외 조합운영에 필요한 인터넷 및 전화를 설치 제공한다.
병원은 조합의 각종 회의·교육·행사에 필요한 장소와 시설을 협의하여 제공하며, 조합과 관련된 상급단체나 다른 노조 등 외부인의 자유로운 조합사무실 출입을 보장한다.
제16조(노조 재정 자립) 병원은 조합이 조합 사무실에 자판기(커피·음료 등)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을 허용한다.
참가인들은 2007. 1. 이후 'C병원 내의 조합사무실 제공'을 요구하는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 'C병원 내에서는 공간이 부족하여 조합사무실을 제공할 수 없으므로, 그 대신 C병원 밖의 건물인 제주시 D, 1층(이하 '이 사건 원외사무실'이라 한다)을 임차하여 이를 조합사무실로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위 요구를 거부하여 왔다.
C병원과 이 사건 원외사무실 사이의 거리는 직선으로 671m이고, 도보로는 왕복 20여 분이 걸린다.
한편, 참가인들은 2007. 2.경 C병원 방사선과 소속 근로자이자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인 E에 대하여 '출근시간에 3분 지각하였다'는 이유로 견책(시말서 징구)의 징계처분을 하였고, 2007. 3.경부터는 위 방사선과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근무시간 중 근무장소(촬영실) 이탈시 그 시간과 사유를 기록하도록 하여 왔는데, 위 방사선과 소속 근로자 11명 중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은 8명으로서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 16명 중 절반에 해당한다.
갑 제4 내지 13, 39호증, 갑 제40호증의 1 내지 14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참가인들이 이 사건 노조에게 C병원 내에 조합사무실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 그러한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그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비록 이 사건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에는 참가인들이 이 사건 노조에게 제공하여야 할 조합사무실의 위치가 명시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나, ①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조합사무실이 C병원 내에 위치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다른 규정들(제14조 제2항, 제16항)이 있는 점, ② 갑 제1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협상의 구체적 경위, 이 사건 단체협약 제14조의 표제에 '병원시설의 이용'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의 '조합사무실'은 이를 'C병원 내의 조합사무실'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참가인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노조에게 C병원 내에 조합사무실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참가인들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들은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 C병원 내의 조합사무실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할 것이나,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의무불이행에 있어서 참가인들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의 '조합사무실'이 'C병원 내의 조합사무실'로 해석됨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나, 그와 같은 결론이 이 사건 단체협약 자체의 문언상 명백하지 아니하므로, 참가인들이 자신들의 의무불이행사실을 명확히 인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현재 C병원 내의 공간은 모두 그 용도가 이미 정하여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참가인들이 C병원 내에 조합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공간의 기존 용도를 변경하고 그에 따라 공사나 건축법령상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의 현실적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이상 위 의무불이행은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라 부득이한 결과일 소지가 있으며, C병원 내의 공간들에 대한 원고의 여러 주장사실 및 갑 제20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만 가지고는 이러한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노조에게 이 사건 원외사무실을 제공하였던바, 이 사건 노조의 조합사무실이 C병원 외부에 있을 경우에는 그것이 내부에 있을 경우에 비하여 조합활동에 다소 불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C병원과 이 사건 원외사무실 사이의 거리 및 왕복시간을 감안할 때 그러한 불편이 사회통념상 이 사건 노조의 운영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대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고, 원고도 이 사건 변론기일에 '만약 이 사건 단체협약상 참가인들이 C병원 외부에 조합사무실을 제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면, 이 사건 원외사무실은 선택가능한 적절한 위치에 있음'을 자인하였다.
참가인들이 E에 대하여 한 위 징계처분이나 방사선과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한 조치 등은 근로자의 당연한 의무이행을 강제하는 취지로서 일응 정당한 이유가 있고, 설령 위 조치들이나 참가인들의 야간근무수당 미지급 등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노조에 대한 혐오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참가인들에게 단순한 혐오감을 넘어선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참인들이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 C병원 내의 조합사무실 제공을 거부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구(재판장) 이진석 정욱도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07구합42874
판결선고
2008. 3. 28.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