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당연퇴직처분한 것은 그 실체적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2008.6.3, 서울행법 2008구합6776)
[요 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구 근로기준법 제30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인사규정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위와 같은 의미의 해고의 일종이고, 다만 그 절차에서 다른 일반의 해고절차와 구분하기 위하여 회사가 내부적으로 그 명칭과 절차를 달리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조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불구속 기소되었고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할지라도 그 형의 집행이 유예되었기 때문에 참가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데 있어 아무런 장애가 없는 점,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폭력행위 또한 원고가 유발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홍순영 일행이 먼저 원고를 향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며 원고는 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극히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점, 위 폭력행위는 조합원들 사이의 의견충돌로 인한 감정싸움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관련된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 공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히 훼손하거나 거래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와 같은 근무지에서 근무하는 다수의 직원들이 원고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어 위 집행유예 판결로 참가인 공사 내 다른 직원들과의 신뢰관계나 인간관계가 손상된다거나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참가인 공사가 지방공기업이라는 특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직원에 대해서까지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고, 직원을 새로 채용하는 경우에는 채용될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해당자가 잃는 이익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일단 채용된 직원을 퇴직시키는 것은 직원이 장기간 쌓은 지위를 박탈해 버리는 것이므로 당해 직원이 잃는 이익은 대단히 크다는 사정을 더하여 볼 때, 원고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집단ㆍ흉기등상해)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그 실체적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 사 건 / 2008.6.3 선고, 서울행법 2008구합6776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변론종결 / 2008.5.6
* 판결선고 / 2008.6.3
[주 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08.1.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7부해902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2호증의 각 1, 2, 갑제3호증의 1, 2(을제4호증의 1, 2와 각 같다), 을제1호증의 1, 2, 3, 을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지방공기업법(이하 ‘법’이라 한다)과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설치조례에 의하여 서울특별시 지하철도의 운영으로 도시교통의 발전과 시민복리증진에 기여하기 위하여 1994.3.15 설립된 서울특별시 산하 지방공기업으로서 서울 ○○구 ○○동 223-3에 주사무소를 두고 상시근로자 6,900여 명을 고용하여 서울시 지하철 5, 6, 7, 8호선의 시설유지 및 운영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는 1997.4.16 참가인 공사에 전자직 직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5.11.경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집단ㆍ흉기등상해)죄로 불구속 기소되어 2006.7.26.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원고의 항소,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은 2007.5.11 확정되었다.
참가인 공사는 위 판결이 확정되자 원고의 위와 같은 집행유예 판결의 확정이 참가인 공사 인사규정 제38조 제1호(이하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 한다)에서 정한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7.5.16 인사위원회 심의ㆍ의결을 거쳐 2007.5.18.자로 참가인을 당연퇴직 처리(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라 한다)하고, 다음 날인 같은 달 17.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07.8.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06부해1054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법원은 2007.10.1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2008구합677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8.1.17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아래의 기재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인사규정은 무효이고, 이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 또한 무효이다.
법 제69조 제1항은 ‘공사의 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장이 임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사를 대표하고 그 일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사장에게 직원에 대한 임면 권한을 주되 정관에서 그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함으로써 임면권자의 자의적인 권한 행사를 방지함으로써 직원의 신분을 보장하려는 취지라 할 것임에도 참가인 회사 정관은 하위규정인 인사규정에 직원의 임면에 관하여 ‘포괄 재위임’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인사규정에서 당연퇴직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은 상위 법령에서 실질적으로 위임한 바 없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참가인 회사 인사규정에서 규정하는 직원에 대한 당연퇴직 사유는 공무원에 대한 사유와 비슷하게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과 임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공공성, 직접성 및 그에 따른 윤리성이나 도덕성의 정도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에도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만 당연퇴직토록 되어 있는 공사 임원에 대한 사유보다도 그 범위가 더 넓으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 및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 규정으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인 참가인 공사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① 위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원고의 범죄행위는 원고와 참가인 공사 사이의 근로관계나 원고가 공사 직원으로서 수행하는 업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며 그로 인해 참가인 공사의 존재가치 내지 경제활동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도 없음에 비추어 정당한 이유가 없다 할 것이며, ② 원고에게 자신의 입장을 변명하고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기에 실체적,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
관계규정
[지방공기업법]
제58조 (임원의 임면 등)
공사의 임원은 사장을 포함한 이사 및 감사로 하며, 그 수는 정관으로 정한다.
사장과 감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방공기업의 경영에 관한 전문적인 식견과 능력이 있는 자중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면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사장을 임명할 때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된 자중에서 임명하여야 한다.
다만, 제4항의 규정에 따라 연임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는 사장추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장의 경영성과에 따라 임기 중 해임하거나 임기종료에도 불구하고 연임시킬 수 있다. 이 경우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제58조의2의 규정에 따른 경영성과계약 이행실적
제78조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따른 경영평가 결과
제78조제3항의 규정에 따른 사장의 업무성과 평가결과
제4항의 규정에 따른 사장의 연임 또는 해임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승인을 얻어 사장이 임면한다.
제59조 (임기 및 직무)
공사의 사장ㆍ이사 및 감사의 임기는 3년으로 한다.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임기가 만료된 임원으로 하여금 그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행하게 할 수 있다.
제60조 (임원의 결격사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공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
금고 이상의 실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이 법에 위반하여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공사의 임원이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게 되거나 임명당시 그에 해당하는 자이었음이 판명된 때에는 당연 퇴직한다.
제63조(직원의 임면)
공사의 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장이 임면한다.
공사의 직원의 임용은 시험성적ㆍ근무성적 그 밖의 능력의 실증에 의하여 행하여야 한다.
제78조의2 (부실 지방공기업에 대한 조치)
행정안전부장관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경영진단 결과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공사의 사장 또는 공단의 이사장에게 당해 지방공기업의 임원의 해임, 조직의 개편등 경영개선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제3항의 규정에 따라 명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공사의 사장 또는 공단의 이사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이에 응하여야 한다.
제81조 (벌칙)
공사 또는 공단의 임원(감사를 제외한다)이 제65조ㆍ제66조제2항(제76조제2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의 규정에 위반한 때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정관]
제16조(직원의 임면)
공사의 직원은 인사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장이 임면한다.
직원의 임용은 시험성적·근무성적 그 밖의 능력의 실증에 의하여 행하여야 한다.
[인사규정]
제8조(인사위원회의 기능) 인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사무를 관장한다.
채용 및 승진에 관한 사항
인사제도와 인사에 관한 중요기본방침
직권면직, 명예퇴직 및 징계재심에 관한 사항
기타 인사에 관한 사장의 요구사항 심의
제11조(결격사유)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
제31조(신분보장)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휴직, 면직 또는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
제38조(당연퇴직) 직원의 다음 각 호에 해당될 때에는 당연퇴직 된다.
제11조 및 제39조의 규정에 해당될 때. 다만 제11조 제5호에 해당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39조(정년) 직원의 정년은 58세로 한다.
[단체협약]
제4조(협약의 우선) 이 협약에 의해 규정하는 모든 기준은 근로기준법, 공사가 정한 모든 규칙, 규정, 내규, 여타의 개별적 노동계약에 우선하며 이 기준에 미달 또는 저촉되는 일체의 사항 결의는 무효로 하고 본 협약 기준에 따른다.
제28조(징계의 특례)
공사는 자가운전자의 운전상 과실로 인하여 벌금형 이하의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는 별도의 징계 및 처벌조치를 아니한다.
조합원의 금고형 이상의 형 선고를 받을 경우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처리한다.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갑제4호증, 갑제5호증(을제5호증의 1과 같다), 갑제6호증(을제6호증의 1과 같다), 갑제8, 10, 11호증, 갑제12호증의 1 내지 18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공사 노동조합은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됨에 따른 근로조건 악화를 막기 위한 인원충원 및 근로형태 개선 등을 요구하며 서울메트로 노동조합, 인천ㆍ대구ㆍ광주 지하철공사 노동조합, 부산교통공단 노동조합, 전국철도 노동조합 등 6개 노조와 함께 전국궤도노동조합연대를 결성하여 2004.7.21 궤도연대 총파업을 단행하였다.
당시 서울메트로 노동조합 차량지부 군자정비 지회장이었던 홍○○을 비롯한 차량지부 지회장 5명은 2004.7.23 성명서를 내고 ‘파업지도부는 즉각 파업 유보 후 교섭 재개를 선언하라’라고 촉구한 바 있고, 2004.7.24 노조원들의 참여율이 높지 않고 여론이 부정적인 점 등으로 인하여 위 궤도연대 총파업은 철회되었다.
참가인 공사 노동조합 사무처장이었던 원고는 2005.6.27 서울 ○○구 ○○동 58-3 소재 ‘○○○○’ 호프집에서 참가인 공사 직원 김○○, 김○○, 박○○, 김○○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서울메트로 직원인 위 홍○○과 차량지부 군자정비 대의원 김○○, 엄○○이 위 호프집에 들어오자, 위와 같이 홍○○이 궤도연대 총파업을 반대하며 파업철회성명서를 발표한 것으로 인하여 평소 홍○○에 대하여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원고는 위 홍○○ 일행을 향해 ‘씨발’ 등의 욕설을 하면서 ‘712 파업(궤도연맹 총파업)을 말아먹은 놈, 어용 같은 놈’이라고 말하였다.
홍○○이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시비가 붙게 되자, 홍○○은 주먹으로 원고의 얼굴을 수회 때리고 멱살을 잡아 넘어뜨리고, 김○○은 테이블 위에 있던 맥주병 3개를 차례로 들어 원고의 머리를 3회 때리고, 엄○○은 맥주병을 들고 원고를 때릴 듯이 위협하였으며, 원고 또한 주먹으로 홍○○의 얼굴을 때리고 멱살을 잡아 넘어지게 하면서 테이블에 있던 맥주병을 들고 홍순영의 머리를 1회 때렸고, 그 과정에서 원고와 홍○○은 상해를 입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위 폭력행위와 관련하여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었고(홍○○ 등도 마찬가지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그에 따라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하였다.
참가인 공사 노동조합은 2007.5.30 참가인 공사에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므로 취소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후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는 원고 동료직원 260여 명은 원고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판단
이 사건 인사규정의 유효성 여부
포괄 재위임 주장에 대하여
법 제63조 제1항은 공사의 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장이 임면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공사의 직원의 임용은 시험성적·근무성적 그 밖의 능력의 실증에 의하여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임용에 관한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 규정의 취지는 공사 직원의 임면권이 사장에게 있음을 선언하면서 다만 이러한 임면권이 사장의 고유권한이라 하더라도 직원의 임용에 관한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고, 정관에 일정한 기준을 규정하도록 함으로써 그 권한의 자의적인 행사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은 매우 다양하고 참가인 공사가 처한 여건에 따라 그 기준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정관에 직접 규율하기보다는 인사규정에 이를 규정할 필요성이 있는 점, 법 제56조 제1항은 공사의 정관에 기재할 사항을 규정하면서 그 제5호로 '임·직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을 뿐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특별히 정관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참가인 공사의 정관 제16조 제1항은 공사의 직원은 인사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장이 임면한다고 규정하여 그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인사규정에 재위임하고는 있으나 그 제2항에 직원의 임용은 시험성적·근무성적 그 밖의 능력의 실증에 의하여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 임용에 관한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점과 참가인 공사는 인사규정을 개정할 때마다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척 시행하여 왔으며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 제28조와 같은 징계특례규정을 두는 등 직원이 임면에 관한 사항이 정관 규정에 따라 인사규정에 위임되어 규정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사장의 자의적인 임면권 행사가 용이해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참가인 공사 인사규정에서 규정하는 직원에 대한 당연퇴직 사유가 다른 공기업에서의 직원에 대한 당연퇴직 사유와 비교하여 특별히 광범위하게 규정함으로써 직원의 신분보장을 저해할 위험성이 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직원의 임면에 관하여 정관에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는 할 것이지만, 정관에서 인사규정에 포괄적으로 재위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인사규정을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평등원칙 위배 주장에 대하여
지방공기업 임원은 그 임기가 3년으로서(법 제59조) 직원과 달리 신분보장이 되지 아니하며 직원과 임원의 직무 성격과 책임 범위 등에 있어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법 제81조에서 임원이 법 제65조(예산), 제66조(결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한 때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법 60조 제2항은 그 경우를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78조의2 제3항에 의하면 행정안전부장관은 경영진단 결과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방공기업 임원에 대해 해임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그 임기 동안에도 다른 규제 수단에 기하여 임원의 부적절한 업무수행 등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임원에 대하여 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가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되어 있지 않음에도, 동일한 사유가 직원에 대하여는 인사규정에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인사규정이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지방공기업은 그 사업내용이나 목적에 있어 사기업에 비하여 공공적 성격이 강하고, 그 조직·운영·이용관계 등에 있어서도 강한 공법적 특수성이 인정되며, 또한 지방공기업의 임원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지방공기업의 소유와 이익의 귀속주체인 지방 자치단체의 이익을 대변할 지위에 있는 자들로서 국고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 비추어 볼 때(헌법재판소 2004. 12. 16.자 2002헌마333·451(병합) 전원재판부 판결 참조), 공무원에 대한 당연퇴직 사유와 유사하게 규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인사규정이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의 절차적 정당성 여부
참가인 공사 단체협약 제28조 제2항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로 인한 당연퇴직의 경우 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참가인 공사는 원고를 당연퇴직 처리하면서 2007. 5. 16.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쳤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참가인 회사 인사규정 등에 당연퇴직 처리를 함에 있어서 소명기회를 부여하는 등 절차에 관하여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참가인 공사가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에게 소명기회 등을 주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 절차에 있어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의 실체적 정당성 여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30조(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인사규정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위와 같은 의미의 해고의 일종이고, 다만 그 절차에서 다른 일반의 해고절차와 구분하기 위하여 회사가 내부적으로 그 명칭과 절차를 달리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조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불구속 기소되었고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할지라도 그 형의 집행이 유예되었기 때문에 참가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데 있어 아무런 장애가 없는 점(특히, 당시 원고는 노동조합 사무처장으로서 노조전임자의 지위에 있었다),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폭력행위 또한 원고가 유발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홍○○ 일행이 먼저 원고를 향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며 원고는 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극히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점, 위 폭력행위는 조합원들 사이의 의견충돌로 인한 감정싸움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관련된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 공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히 훼손하거나 거래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와 같은 근무지에서 근무하는 다수의 직원들이 원고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어 위 집행유예 판결로 참가인 공사 내 다른 직원들과의 신뢰관계나 인간관계가 손상된다거나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참가인 공사가 지방공기업이라는 특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직원에 대해서까지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고, 직원을 새로 채용하는 경우에는 채용될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해당자가 잃는 이익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일단 채용된 직원을 퇴직시키는 것은 직원이 장기간 쌓은 지위를 박탈해 버리는 것이므로 당해 직원이 잃는 이익은 대단히 크다는 사정을 더하여 볼 때, 원고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집단·흉기등상해)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그 실체적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장찬, 허이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