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0. 3. 16. 선고 2009구단663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08. 6. 11.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기재와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8. 1. 25. 현대건설 주식회사가 시공하는 오산시 B 아파트 신축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난간대에 머리를 부딪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제3-4경추간 추간판탈출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받았다. 그 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요양신청을 하였다.

나.

이에 피고는 2008. 6. 11.경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을 입은 점은 인정되지만, 원고는 위 신축공사의 하도급업체인 소외 주식회사 광진건업(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으로부터 형틀공사를 재하도급을 받은 사업주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요양신청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소외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임에도,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한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소외 회사는 현대건설 주식회사로부터 위 신축공사 중 골조일괄공사를 하도급받았다.

(2)

원고를 포함한 6명(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2007. 10.경 소외 회사와 사이에 위 신축공사 중 형틀공사에 대하여 ㎡당 단가를 약정하고 원고 등이 노임을 정하여 공사에 필요한 인부들을 모집하여 공사하기로 하는 내용의 하도급계약을 구두로 체결하고서, 2007. 10. 13.경부터 위 신축공사현장에서 원고 등이 모집한 노무자 약 8명과 함께 형틀공사를 하였다.

(3)

소외 회사는 원고 등에게 매월 작업 실적에 약정한 ㎡당 단가를 적용하여 산출한 공사금액에서 원고 등이 피보험자로 가입된 고용보험료,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액 및 식대 등을 공제한 금원을 지급하였다. 원고 등은 소외 회사로부터 수령한 위 금원에서 자신들이 모집한 노무자들의 임금을 지급하고 그 나머지를 원고 등의 각 작업일수에 따라 배분하였다.

(4)

소외 회사는 원고 등이 위 신축공사현장에서 형틀공사를 하는 동안 원고 등에게 작업 장소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노무자 교체 · 보충 또는 작업 내용 정정 등을 요구하였으며, 원고 등의 출석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관리하였다.

(5)

형틀공사는 골조공사의 하나로 합판 등을 이용하여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일종의 거푸집을 제작하는 공사인데, 원고 등은 소외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합판 등 건축자재와 중장비를 이용하여 그 모집한 인부들에 대하여 구체적 작업지시를 하며 공사를 진행하였다.

(6)

한편, 소외 회사의 직원인 C는 이 사건 사고 이후인 2008. 4.경 원고를 사업주로 한 근로계약서 양식에 원고 등이 모집한 노무자들의 서명날인을 받아 이를 피고 측에 제출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건설업과 관련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갑 제4호증의 1 내지 14, 갑 제5, 6, 12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3, 갑 제9호증의 1 내지 15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광진건업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의 일부,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같은 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하는 외에 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가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이러한 사용종속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필요성도 고려하여야 하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관한 여러 징표 중 근로조건에 관한 일부의 사정이 결여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두13939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등이 소외 회사측과 위와 같은 약정하에 그들 스스로 인부 수와 노임을 결정하여 공사에 필요한 인부들을 모집하여 형틀공사를 하고 그 과정에서 인부들에 대하여 작업지시를 직접 하기도 한 점을 알 수 있으나, 이는 하도급업체인 소외 회사가 하도급받은 공사의 각 세부공사 작업의 복잡성을 고려하여 세부공사들의 일부를 노임도급형식으로 진행하여 그 효율성을 올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에서 본 바에 의하면, ① 소외 회사는 원고 등에게 위와 같이 산출한 금액을 공사금액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원고 등의 고용보험료를 공제하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② 소외 회사가 원고 등이 진행하는 공사에 필요한 건축자재를 공급한 점, ③ 원고가 도급의 형식으로 소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다 하더라도 그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공사 진척도, 공사 내용 등에 관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관리, 감독을 받는 등으로 소외 회사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면서 위 공사현장에서 특정한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④ 소외 회사측이 이 사건 사고 이후에 비로소 원고가 사업자로 된 근로계약서 양식에 원고 등이 모집한 근로자들의 서명날인을 받아 이를 피고측에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도급형식으로 소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기는 하였지만 소외 회사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라 할 것이므로,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행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