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2. 25. 선고 2010구합3911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서울 송파구 D에서 상시근로자 150여 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자

2)

참가인은 2007. 7. 2. 원고에게 채용되어 영업용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2010. 3. 23.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받은 자

나.

불복절차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 : 2010. 5. 26.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함

2)

중앙노동위원회 : 2010. 9. 14.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함(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

사유 : 원고가 이미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정상적인 승무를 하면 매월 80만원의 초과수입금을 받을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징벌에 해당하고 아무런 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며 기간의 정함도 없었던 점에 비추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정직기간 중 관리직 사원과 충돌을 야기하여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하였고 징계 사유인 교통사고 다발에 대한 자숙과 개선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등 참가인과 더 이상의 근로관계의 지속이 어려웠음에도 근로능력 향상과 성실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자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것이고, 대기발령은 사용자의 인사명령권으로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징계가 아니고 대기발령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면 급여도 지급되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적법하다.

나.

관련 규정

별지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참가인이 2007. 7. 2.부터 원고의 영업용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2009. 7. 25.까지 가해․피해를 포함한 12건의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다는 이유로 2009. 9. 11. 징계해고를 하였다.

2)

이에 참가인은 2009. 9. 1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11. 3. 징계양정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2010. 1. 14.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을 유지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위 재심판정이 확정되었다.

3)

이에 원고는 2009. 12. 10. 참가인을 2009. 12. 15.자로 복직시키면서 2009. 12. 15.부터 같은 달 22.까지 8일간 승무정지를 명하고, 2009. 12. 2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정직 3개월(2009. 12. 23.~2010. 3. 22.)로 감축하였다.

4)

참가인은 위 승무정지 8일 및 정직 3개월에 대하여 2009. 12. 2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2010. 2. 11. 구제신청이 기각되었고 참가인이 이의하지 아니하여 위 판정이 확정되었다.

5)

참가인은 노동조합의 대의원으로서 정직기간 중인 2010. 3. 2. 회사 내 노조사무실에서 열린 노동조합의 석회에 참석하였는데 원고의 총무부장 E이 정직기간 중임을 들어 참가인에게 회사 내에서 퇴거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정직 중이라도 노동조합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불응하였고 이에 E이 경찰에 신고하였으나 출동한 경찰들이 당사자간의 원만한 해결을 요구하면서 돌아간 적이 있었다.

6)

참가인은 3개월의 정직기간을 마치고 2010. 3. 23. 05:00경에 출근하였으나 배차가 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귀가하였다가 다시 같은 날 10:00경 출근하였는데 위 E으로부터 “정직기간 중 자숙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근로자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아 대기발령 조치하며, 추후 개전의 정을 판단하여 배차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7)

참가인은 2010. 3. 23. 원고에게 서면으로 장기간의 정직기간을 마친 후 첫 출근하였는데 아무런 통고도 없이 임의로 대기발령하고 배차를 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하면서 대기발령의 사유와 법적 근거를 물었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같은 달 25.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답변하였다.

8)

참가인이 정상근로를 한 기간 동안 기본급여액(월 90여만 원) 이외에 사납금을 납부하고 남는 금액으로 2009. 6. 881,963원, 같은 해 7. 885,400원, 같은 해 8. 1,011,078원의 수입이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 단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번잡한 징계절차를 회피하면서도 사실상 징계의 효과를 얻기 위하여 대기발령을 하였다면 이는 징계대체적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또한 대기발령은 근로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 일정기간 이후 미보직시 퇴직하게 될 수도 있는 점, 주로 기본급만 지급되는 점 등 신분상․경제상 불이익이 크다는 점에서 업무상 필요성이 없이 행해진 대기발령은 실체적 정당성이 없으므로 위법하게 된다.

살피건대 원고가 내세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사유는 참가인이 정직기간 동안 자숙하지 아니하였다는 것과 운전업무를 할 경우 교통사고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가인이 정직기간 중 자숙하지 아니하고 관리직원의 지시를 따르지 아니하여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회사의 정직처분으로 노동조합 대의원으로서의 권리가 제한된다는 규정이 없는 이상 참가인이 정직기간 중 노조행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회사에 출입하는 것이 위법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기발령은 과거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징계가 아님에도 업무상 필요성이 아닌 징계대체적 목적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지 않았는가라는 의심이 드는 점, 원고는 참가인이 다수의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다는 사유로 이미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으므로 다시 같은 사유로 제재적 처분을 할 수 없는 것이고, 특별한 방안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대기발령을 한다고 하여 참가인이 향후 교통사고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대기발령의 필요성을 쉽사리 인정하기 어려운 점, 원고는 참가인이 3개월의 정직기간을 마치고 출근하자마자 아무런 사전 통지나 협의도 없이 그 기한도 정하지 아니한 채 그 필요성에 대한 아무런 고지도 없이 무기한 대기발령을 함으로써 최소한 요구되는 신의칙상의 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점,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기본급 이외에 사납금을 공제하고 남은 부분에 대한 추가 수입의 기회를 잃게 되어 경제적 불이익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근로자로서 출근을 하여도 본래의 근로제공을 하지 못하게 되어 인격적 침해를 받을 수도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그밖의 징벌’에 해당하거나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므로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석준(재판장) 김영식 이재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