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8. 12. 선고 2011구합234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의 지위

1)

참가인 : 위 주소지에 사업장을 두고 상시근로자 200여 명을 사용하여 보험업법에 따른 생명보험의 판매업 등을 운영하는 자

2)

원고: 2004. 5. 31. 계약직 직원으로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0. 5. 30.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사유로 근로계약이 해지된 자

나.

불복절차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10. 9. 14.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함

2)

중앙노동위원회 : 2010. 12. 15.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함(중앙2010부해003,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의 업무는 상시적인 것으로서 2004년 이후 매년 형식적으로만 계약의 갱신절차를 반복해 왔을 뿐이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그 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경우에 해당한다.

2)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참가인이 2009년 6월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새로운 인사평가 제도를 만들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참가인은 원고가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 동안에 해고를 한 잘못이 있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KB국민은행은 2003.경 방카슈랑스 업무가 허용되자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주식회사 한일생명보험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자산부채인수(P&A) 방식으로 인수하여 2004. 5. 31. 참가인을 설립하였다. 참가인은 한일생명보험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중에서 원고를 포함한 일부 근로자를 선별하여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근로자로 채용하였다.

2)

참가인은 설립일인 2004. 5. 31.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최초로 체결한 이래 2009. 5. 31.까지 5회에 걸쳐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였고, 2009. 5. 31. 체결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편, 참가인은 2005년 및 2006년 원고에게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여 지급하였고, 2007년부터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였다.

3)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이 2007. 7. 1. 시행됨에 따라 그 시행일 이후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기간제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도록 되었고(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2항 참조), 참가인은 이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계약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거나 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하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2009. 6. 15. 정규직 전환을 위한 기준으로 'KB생명 신인사제도 구축계획에 의한 정규직 전환 및 보상체계(안)'을 마련하였다.

4)

참가인은 2009. 7.경 정규직 전환 평가대상자인 156명의 계약직 근로자들에게 '개인별 담당직무 기술 및 기여도(성과) 요약'을 제출하도록 하고, 그 무렵 부서장으로 하여금 부서원을 평가하도록 하여 제1차 평가를 실시하였다. 참가인은 제1차 평가 결과 평가점수 상위 85% 정도의 근로자 13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나머지 하위 15%의 근로자 24명을 정규직 전환 유예자로 분류하였다.

5)

위 제1차 평가에서 원고는 69점으로 고객서비스부의 13명의 직원 중 12위의 성적을 받아 정규직 전환 유예자로 분류되었다. 원고에 대한 부서장 의견란에는 '목표 및 성과관리, 일정 관리에 있어 매우 취약하고 통계 및 분석의 정확함과 품질이 매우 낮으며 후배 육성 및 관리가 미흡하여 관리자로서 성장하기 위한 역량이 미흡함.'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6)

참가인은 2009. 8. 26. 아래와 같은 정규직 전환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성과주의 신인사제도 도입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각 부서로 발송하여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았다.

7)

참가인은 2010. 1. 내지 5.경 정규직 전환 유예자로 분류된 근로자를 대상으로 제2차 평가를 실시하였고, 그 평가 결과에 따라 80점 이상을 받은 근로자(제1차 평가에 따른 정규직 전환 유예자 중 8명)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70점 미만을 받은 근로자는 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하였다. 원고는 2010. 3. 23.경 이루어진 제2차 평가에서 67점을 얻어 '계약종료'의 의견을 받았고, 이에 따라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인 2010. 5.30. 원고에 대하여 계약기간만료를 사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였다.

8)

한편, 참가인은 계약직 근로자 중 계약기간의 만료에 따라 2004년 1명, 2005년 4명,2006년 2명, 2009년 7명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해지한 사실이 있다.

9)

원고는 2010. 4. 22. 참가인이 주최한 'KB사장배 족구대회'에 참가하였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어 같은 날부터 입원하여 휴업하였는데, 2010. 6. 1.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부상으로 요양결정(2010. 4. 22.부터 2010. 6. 2.까지 입원 42일, 2010. 6. 3.부터 2010. 7. 14.까지 통원 42일)을 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3, 5 내지 8호증, 갑 제10호증의 1,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내지 6, 을 제4, 5, 8호증, 을 제9호증의 1 내지 10, 을 제10호증의 1 내지 8,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관계가 형성되었는지 여부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최초 근로계약의 체결 및 계약 갱신의 경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2004. 5. 31.부터 이 사건 계약해지일까지 별도의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5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약 6년 동안 근무하여 왔고, 퇴직금 중간정산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던 사정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상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원고에게 재계약 체결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1항, 제2항, 제9조 및 취업규칙 제12-1조 제5항에는 원고와 같은 계약직 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경우 그 근로계약은 당연 해지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어디에도 참가인에게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재계약 의무를 부담시키거나 재계약의 절차와 요건을 규정하는 조항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② 참가인이 도입한 성과주의 신인사제도에 의하면, 만 2년 근무자의 경우 계약만료 전 평가를 통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계약을 종료한다는 것인데, 원고로서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위와 같은 참가인의 인사제도는 엄격한 평가를 통하여 자질이 부족한 최소한도의 인원에 대해서는 2007. 7. 1. 시행된 기간제법 제4조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의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여러 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이 갱신되었고 담당 업무가 참가인의 상시적인 업무에 해당하며 종래 계약기간의 만료에 따른 근로계약의 해지 사례가 극히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재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설령 원고에게 재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 포함)이 있었다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기간제법의 시행 이후 원고와 같은 계약직 근로자를 2년 넘게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여 상당수 계약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고자 2009. 6. 15. 정규직 전환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였고, 2009. 8.경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어 '성과주의 신인사제도'를 도입, 시행하였는바,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 또는 계약해지 대상자의 선정을 위한 기준 내지 평가가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이러한 기간제법 시행 이후의 상황 및 이에 따른 신인사제도의 도입 취지를 고려하여야 하는 점, ② 참가인이 시행한 제1차 평가는 부서장에 의한 평가로서 '성과', '업무능력(전문지식, 정보분석)', '실행능력(계획 및 실행, 의사결정)', '조직(직업관, 커뮤니케이션)', '개인(도전의식, 성실성)'의 5개의 항목에 각각 50, 10, 10, 15, 15의 배점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평가항목 선정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이 의심스럽다거나 원고에 대한 부서장의 제1차 평가에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③ 그 후 시행한 제2차 평가는 '성과' 및 '업무능력' 항목에 대한 배점을 30으로 낮추는 대신에 '실행능력', '조직', '개인' 항목에 대한 배점을 각각 25, 25, 20으로 높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정규직 전환 유예자에 대한 제2차 평가인 만큼 비계량적인 요소에 보다 높은 배점을 부여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보이는 점, ④ 원고는 제1차 평가에서 하위의 성적을 얻어 정규직 전환 유예자로 선정되었고, 그 후 제2차 평가에서도 70점 미만의 점수를 얻어 최종적으로 '계약종료'의 의견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해지는 참가인의 정당한 평가에 따른 조치로서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이 사건 계약해지에 해고금지 위반의 하자가 있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해고를 제한하는 규정이므로, 그 실질이 계약기간의 만료인 기간제 근로계약의 재계약 미체결에 대하여는 그러한 재계약 미체결이 재계약의 기대권 침해 등의 사유 때문에 해고와 동일하게 평가될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재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도 없으며, 설령 그러한 기대권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침해하는 부당한 갱신 거절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해고를 전제로 한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의 아킬레스건 파열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부상에 해당되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 때문에 이 사건 계약해지가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4)

따라서 이 사건 계약해지는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석준(재판장) 양순주 이재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