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2. 8. 17. 선고 2011구합3690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1. 9. 2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1부해546/부노142 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의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 부분의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 참가인에 입사하여 생산직원으로 근무하던 자로서 C노동조합 B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지회장이고, 2011. 3. 10.자로 징계면직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라 한다)을 받은 자

2)

참가인 : 위 소재지에서 상시근로자 100여 명을 사용하여 비닐하우스 아연도 강관, 구조용 강관 등 철강재를 생산, 판매하는 법인

나.

불복절차

1)

경북지방노동위원회 : 2011. 5. 23. 원고의 구제신청 중 부당해고 부분만을 인용함

2)

중앙노동위원회 : 2011. 9. 22.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 참가인의 부당해고 부분에 대한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그 부분에 대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함(중앙2011부해546/부노142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부당해고 부분

가)

절차상 하자

(1)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

(2)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변경된 취업규칙 중 해고의 절차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 종전 단체협약(이하 '구 단체협약'이라 한다) 중 해고의 절차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함에도 참가인이 변경된 취업규칙 중 해고의 절차에 관한 규정에 따라 원고를 징계면직한 것은 부당하다.

(3)

설령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에 변경된 취업규칙 중 해고의 절차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변경된 취업규칙은 원고를 징계함에 있어서 구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임에도 구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던 노조원들의 과반수 동의를 거치지 않았고, 동의 절차에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존재하였으며, 토론이 부존재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적법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에 적용될 수 없다.

나)

징계시효의 도과

원고에 대한 비위사실들은 대부분이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에 벌어진 일들로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2010. 10. 11.자 징계면직처분(이하 '제1차 징계면직처분'이라한다) 당시 징계절차에 관하여 정하고 있던 구 단체협약 제36조 제2항에 의할 때 이미 징계시효가 도과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 역시 징계시효가 도과하였다.

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참가인이 주장하는 징계사유들은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지회장으로서 참가인과 업무에 관하여 성실한 협의를 하려는 도중에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거나 참가인의 신의칙에 위반한 부당한 정리해고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에 불과하므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라)

징계양정의 부적정

이 사건의 발단은 참가인의 부당한 정리해고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참가인의 위법행위가 원인이 되어 원고의 징계사유가 발생한 점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은 너무 과중하여 부당하다.

2)

부당노동행위 부분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지속적인 적자상태가 계속되어 긴박한 경영위기의 상황에 이르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현장직원 중심의 배치전환을 통하여 하도급 공정을 직영화하기 위하여 2008. 1. 15.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노사협의를 시도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2)

참가인은 2008. 3. 17. 'B 경영현황설명회'를 통하여 임금삭감,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을 내용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였고, 2008. 3. 18. 이 사건 노동조합에 정리해고에 대한 협의개시를 요구하여 2008. 3. 19.부터 2008. 5. 7.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정리해고와 관련한 해고회피노력방안,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등 세부사항을 논의하였으나 정리해고 대상자의 범위와 선정기준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하여는 노사간의 의견차이로 합의를 이루지 못하였다.

3)

참가인은 2008. 5.경 독자적인 선정기준을 정하여 전체 생산직 사원 101명을 대상으로 선정기준에 따른 평가점수를 부여한 다음 하위점수를 받은 40명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결정하고, 2008. 5. 16. 위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해고예고통보를 한 후 2008. 6. 20. 해고예고를 통보한 근로자 중 32명에 대하여 1차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해고된 근로자들은 위 정리해고에 대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08. 9. 3. 위 정리해고가 부당해고인 동시에 부당노동행위라는 취지의 판정을 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08. 10. 22. 해고자 전원을 원직에 복직시켰다).

4)

참가인은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08년 임금협상 및 단체교섭을 진행하던 중 2008. 6. 3.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였다.

5)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은 1차 정리해고 및 이에 대한 구제절차가 진행 중이던 2008. 5. 19.경부터 같은 해 9. 17.경까지 집단 연월차를 내고 의도적으로 작업속도를 늦추는 등 태업을 하거나 부분파업을 하였고, 참가인이 2008. 11. 28. 다시 소속 근로자 26명에 대하여 2차 정리해고를 단행하자, 해고된 근로자들과 이 사건 노동조합조합원들은 그때부터 다시 참가인의 본관동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벌이면서 참가인의 임직원 및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출근을 방해하고 본관 사무동 내 사무실에 들어가 담당 직원에게 폭언하는 등 업무를 방해하였다.

6)

참가인은 2009. 12. 7. 직장폐쇄를 단행하였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10. 8. 26.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참석한 조합원들의 만장일치로 쟁의행위 중단과 생산복귀를 결의하자, 참가인은 2010. 9. 8. 직장폐쇄를 철회하였다.

7)

원고는 쟁의행위와 그에 따른 일련의 업무방해와 관련하여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09고단79, 683(병합), 684(병합), 695(병합), 1510-1(분리)(병합), 1602(병합), 2010고단649(병합)호로 기소되어 2011. 2. 8.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에 불복하여 대구지방법원 2011노772호로 항소하였으나 2011. 8. 23. 1심과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8)

원고에 대한 제1차 징계면직처분의 경과

가)

참가인은 2010. 9. 9. 이 사건 노동조합에 원고를 비롯하여 그 동안의 쟁의행위를 계획·주도하고 참가한 노동조합의 간부들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니 그에 대한 노동조합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고 징계위원회 구성을 위하여 노동조합의 대표 1명을 선정하여 징계위원회에 참석토록 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나)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0. 9. 15. 참가인에게 원고를 비롯한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를 최소화하여 달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의 노동조합 대표로 수석부지회장인 F을 추천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0. 9. 17. 및 2010. 9. 30. 각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였는데, 참가인 측 징계위원 5명은 모두 징계면직의 의견을 제시한 반면 F은 정직 3개월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라)

참가인은 2010. 10. 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위원회 의결 결과를 제시하면서 2010. 10. 6.자 징계면직을 통보하였다.

▶ 징계위원회의 의결 결과 징계면직 5명, 정직 3월이 1명이었으나 원고의 비위사실을 볼 때 이 사건 노동조합이 만장일치라는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이고 원고의 해고사유가 명확하며 노동조합 측 대표의 항변은 타당한 이유가 없어 무조건 반대는 권리남용에 해달아여 조합대표의 표결행위는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나머지 징계위원의 만장일치로 징계면직하기로 의결함

마)

원고 측의 재심청구가 있자 참가인은 2010. 10. 8. 재심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당초 의결과 같은 내용으로 의결한 후, 같은 날 원고에게 2010. 10. 11.자 징계면직 처분을 통보하였다.

바)

원고는 참가인의 2010. 10. 11.자 징계면직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1. 1. 17. 구 단체협약 제35조에 따른 해고 의결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으며, 이에 참가인이 이 법원 2011구합21560호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이 법원은 2012. 4. 26. 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현재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2누15663호) 계속 중이다.

9)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의 경과

가)

참가인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위 초심판정이 난 후인 2011. 2. 16.부터 2. 17.까지 사이에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과 의견교환 끝에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97명(조합원인 생산직 근로자 15명, 비조합원인 생산직 근로자 50명, 사무직 근로자 32명) 중 과반수인 79명의 동의를 얻어 구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을 신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이하 신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을 통틀어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으로 개정한 후, 2011. 2. 21.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에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의 변경신고를 하였고, 2011. 3. 1.부터 개정된 이 사건 취업규칙을 시행하였는데, 이 사건 취업규칙 중 신 취업규칙 제48조 제2항은 징계내용과 징계절차는 인사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였고, 그에 따른 신 인사규정 제26-1조는 인사위원회에서 사원의 징계심의를 하고자 할 때는 별도의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며 대표이사가 추천하는 회사 측 4명, 근로자대표(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가 추천하는 근로자 측 1명으로 구성하되, 징계위원회는 징계위원 과반수 이상 참석으로 개회하며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1. 3. 8.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 중 신 인사규정 제26-1조에 따라 참석위원 5명(사측 위원 4명, 근로자측 위원 1명) 중 과반수인 4 명의 찬성으로 2011. 3. 10.자로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을 의결하였고, 2011. 3. 9. 원고에게 징계면직처분을 통보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1. 3. 17. 재심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을 재의결하였고, 2011. 3. 18.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10)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제1차 징계면직처분과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에서 적시한 비위사실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 내지 8, 3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1, 2, 을 제3호증의 1 내지 4, 을 제4호증의 1 내지 8,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호증의 1 내지 3, 을 제8, 9호증, 을 제32, 33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부당해고 부분에 관한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에 적용되어야 할 근거 규정

(1)

이 사건의 쟁점

징계처분의 근거 규정과 관련한 이 사건의 쟁점은 구 단체협약이 실효된 이후 구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던 해고에 필요한 의결정족수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한 경우 변경된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사후에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의 의결요건을 적용하여 원고를 직권면직한 것의 정당성 여부이므로, 우선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에 적용되어야 할 근거 규정을 확정하여야 할 것인데, 아래에서는 ① 구 단체협약이 실효된 경우 해고에 관하여 적용되는 근거 규정(구 단체협약이 실효되었음에도 그 효력이 유지되는지 여부), ②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의 변경절차가 적법한지 여부(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필요한 절차를 갖추지 못하였다면 애당초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은 불가능하다), ③ 징계사유 발생 시와 징계처분 시의 각 해고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이 서로 다를 경우 적용되는 근거 규정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본다.

(2)

구 단체협약이 실효된 경우 해고에 관하여 적용되는 근거 규정

구 단체협약 제115조 제1항, 제3항은 협약의 유효기간은 2006. 4. 1.부터 2008. 3. 31.까지로 하되 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갱신체결시까지 효력이 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경우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 따라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구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일 이후인 2008. 6. 3. 단체협약 해지통보를 하였으므로 구 단체협약은 6개월이 경과한 2008. 12. 3. 이후 실효되었다고 볼 것이다.

다만,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게 되는데, 단체협약 중 해고사유 및 해고의 절차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도 이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구 단체협약이 실효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었다거나 원고의 개별적인 동의를 얻었다는 사정이 없다면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구 단체협약 중 해고의 절차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3)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의 변경절차가 적법한지 여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참조).

참가인이 징계면직처분을 하는 경우 구 단체협약 제35조에 의하면 징계위원회 참석위원 전원의 동의로 의결하여야 하지만 이 사건 취업규칙 중 인사규정 제26-1조에 의하면 징계위원 과반수 참석으로 개회한 후 과반수의 찬성만으로 의결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 중 해고의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은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서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 명백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구 단체협약에 규정된 근로조건의 내용을 취업규칙의 변경을 통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1>를 얻어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었음은 물론 변경된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전체 근로자 97명 중 과반수인 79명의 동의를 얻어 이 사건 취업규칙을 변경하였고, 달리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절차에 위법한 점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근로자들이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의 변경에 동의하는 절차에서 참가인의 개입이나 간섭이 존재하였다거나 자유로운 토론이 부존재한 상태에서 이루어졌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기 위하여 필요한 동의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4)

징계사유 발생 시와 징계처분 시의 각 해고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이 서로 다를 경우 적용되는 근거 규정

이 사건 취업규칙이 정당한 취업규칙 변경절차에 따라 변경된 이상 이 사건 취업규칙이 시행된 이후의 징계사유나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 전후에 걸쳐져 있는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것이나, 나아가 이 사건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의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의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이 구 단체협약 또는 구 취업규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절차와 관련하여서도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 구 단체협약에서 정한 해고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징계절차 규정을 정하고 있던 구 단체협약이 해지되어 2008. 12. 3. 이후로 실효되었으나 해고의 징계의결에 있어 참석위원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구 단체협약 제35조가 소위 여후효(餘後效)에 따라 근로계약 내용으로 남아 있던 것을 정당한 취업규칙 변경절차를 거쳐 관련 규정이 개정된 후, 개정된 이 사건 취업규칙 소정의 절차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나, 해고 의결요건이 '참석위원 전원 동의'에서 '과반수 참석으로 개회하고 과반수의 찬성'으로 변경되어 근로자에게 명백히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고, 이처럼 불이익하게 변경된 이 사건 취업규칙 중 해고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은 다른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한 이상 당연히 이 사건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의 징계사유에 소급적용된다고 볼 수 없는데(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더라도 그 효력은 원칙적으로 장래에 향하여만 효력이 미치고 소급효는 없다고 할 것이지만 변경된 취업규칙에 소급효를 인정하는 규정을 두거나 이미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사후에 소급하여 동의하는 방법은 가능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불이익하게 변경된 해고의 의결요건에 관한 개정규정을 이 사건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의 징계사유에 소급하여 적용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은 채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았을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불이익하게 변경된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 내용은 장래에 향하여만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

징계사유 발생 시와 징계처분 시 존재하는 규정이 다를 경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 등의 의사표시는 의사표시의 시점에 시행되고 있는 신 단체협약·취업규칙 소정의 절차에 따라 행하면 될 것이나,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은 징계가 근로자에게 있어서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문제가 되어 있는 징계사유 발생 시 시행되고 있던 구 단체협약ㆍ취업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취지로 설시한 대법원 판결이 있는바<2>대법원 1994. 12. 13. 선고 94다27960 판결,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참조<3>),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이 징계가 근로자에게 있어서 불이익한 처분이라는 이유로 징계사유 발생 시에 시행되고 있던 구 단체협약·취업규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면 징계절차에 관한 규정이라도 그 변경된 내용이 징계권의 유무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이 또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는 측면에서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과 달리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

구 단체협약에서 '참석위원 전원 동의'를 요구하던 해고의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을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과반수 참석으로 개회하고 과반수의 찬성'으로 변경한 것은 해고절차에 대한 단순한 보완이 아닌 해고 여부 그 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요건에 대한 중대한 변경에 해당하고 그 불이익의 정도도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소급적용한다는 경과규정조차도 없이 절차에 관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의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의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해고의 의결요건에 관한 구 단체협약의 의미 및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정도 등을 고려해 볼 때 매우 부당해 보인다.

○

즉 해고의결에 있어 참석위원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구 단체협약 제35조의 의미는 사실상 참가인이 해고에 관한 한 이 사건 노동조합에 징계재량권의 일부를 넘겨줌으로써 사용자의 징계재량권이 축소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비록 징계해고 시 의결정족수에 관한 규정이 해고의 절차에 관한 것이긴 하지만 이 사건에 있어서의 해당 규정은 단순한 절차에 관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징계권(특히 해고권)의 유무를 정하는 것에 버금가는 성질을 지닌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이 사건 노동조합이 원고에 대한 제1차 징계면직처분 당시 해고와 관련한 단체협약상의 징계의결권을 남용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이 사건 노동조합은 F을 대표로 징계절차에 참여하게 한 후 의결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의견으로 정직 3월을 제시하였을 뿐 원고에 대한 징계 자체를 거부하거나 징계위원회의 개최 또는 심의를 방해한 적도 없다) 구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상태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는데(원고의 경우 제1차 징계면직처분이 최종적으로 부당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일사부재리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조치라 할 것이다), 참가인이 아무런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의 의결요건에 관한 규정을 소급적용하여 원고를 직권면직한 것은 단체협약에 따라 축소되었던 참가인의 해고재량권을 부당하게 확대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구 단체협약 제35조에 따라 회사 측 5명과 노동조합 측 1명으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참석위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만 그 효력이 있다고 할 것임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면직을 의결한 징계위원회가 구 단체협약이 정하는 인원으로 구성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징계위원회에서 참석위원 전원의 동의로 이 사건 징계면직을 의결하지도 못한 이상 그와 같은 의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외 원고가 주장하는 징계절차상 하자 여부 및 징계사유의 유무와 상관없이 무효라 할 것이다.

2)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관한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의 배치전환 인사명령을 거부하고 조합원들의 출·퇴근 체크카드를 회수하는가 하면 방범용 CCTV를 해체하는 등 참가인의 정상적인 출·퇴근 및 사업장 관리업무를 방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불법파업을 계획·주도·가담하였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임직원은 물론 하청업체 임직원의 정상적인 출근을 방해함은 물론 참가인의 공장과 사무실로 들어가 직원들의 정상적인 조업을 방해하는 등의 비위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는 구 취업규칙 제7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구 취업규칙 제38조 제5호, 제6호, 제4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4호, 제5호, 제7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제1차 징계면직처분 이후 절차 등을 보완하여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을 한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징계처분을 두고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은 위법하고,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 중 부당해고에 관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석준(재판장) 양순주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