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2. 11. 30. 선고 2012구합13894 판결

부당직위해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 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고, 단지 당해 직위해제 처분이 근로자에게 가혹하고 다른 근로자의 유사한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처분 등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직위해제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이고,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휴직, 전직,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직위해제 근거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직위해제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직위해제를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직위해제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직위해제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2.

이 사건 직위해제의 사유가 인정되고 달리 절차규정을 위반하는 등의 하자가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 자체는 적법하고, 설령 형평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이를 사유로 직위해제 처분 자체를 부적법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원고가 직위해제 처분으로 인해 대기발령된 기간 자체가 그리 길지 않고, 그마저도 원고가 병가를 사용하여 실질적인 대기발령 기간은 더욱 짧으며,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고, 그 결과가 나온 직후 참가인이 원고에게 복직명령을 하였으므로 위 대기발령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는 점, 대기발령의 유지기간에 비추어 불이익이 매우 커서 원고가 감수하여야 할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은 인사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적법하다.

* 서울행정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13894 부당직위해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이◯◯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2.11.14.

* 판결선고 : 2012.11.30.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위 소재지에 본사를 두고 산하 17개 지역본부, 3개 철도차량정비단 및 직할사업소에 상시근로자 31,000여명을 고용하여 철도운송, 철도차량 정비 및 철도장비 제작판매업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3.12.23. 서울지방철도청 수원보선원으로 신규임용되어 의왕역 수송원, 수리산역·오이도역 역무원을 거쳐 2011.7.25.부터 수도권서부본부 정왕역에서 역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자로서 전국철도노동조합(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에 속하는 조합으로서 2009.9.1. 설립되었고, 현재 조합원의 수는 22,000여명인바, 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2011.4.부터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조직부장을 맡고 있음)인데, 2011.9.7. 참가인으로부터 직위해제처분(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가 2011.9.30. 다시 복직된 자이다.

나.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은 부당한 처분인 데다가 이는 원고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등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1.10.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1.12.5.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신청을 기각하였다(경기****◯◯****/◯◯***,*** 병합).

다.

이에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12.1.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3.29. 같은 이유로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병합, 원고는 위 재심판정 중 부당직위해제 부분에 관한 재심판정 부분만을 다투고 있고,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투지 않고 있는바, 이하 위 재심판정 중 부당직위해제 부분만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의 근거가 된 개정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4호는 기존에 “공사의 위상을 ‘현저히’ 손상하는 행위”에 대하여 직위해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공사의 위상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기만 하여도 직위해제를 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으로서 종전보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고, 참가인이 위와 같이 인사규정을 변경함에 있어 근로자 과반수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개정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4호는 무효이다.

2)

원고는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을 위하여 역사 내 피켓 시위라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박◯◯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욕설을 하고 피켓을 탈취하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여 피켓시위를 방해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하였고, 원고의 박◯◯에 대한 상해행위는 위와 같은 박◯◯의 부당한 침해에 대한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라고 보아야 하는 등 문제의 발생원인 및 경위에다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던 점까지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만을 일방적으로 “공사의 위상을 ‘현저히’ 손상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또한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신분상, 경제상의 불이익은 상당한 반면, 원고를 직위해제하여야 하는 업무상의 필요성은 존재하지 않거나 불분명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은 그 필요성의 측면에서도 인사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차량사업소 출발검사 소요인원(152명)을 역무원으로 전직시키고, 출발 검사업무를 입환업무와 통합하여 열차조성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화물열차조성시간단축을 위한 화차 출발검사와 입환업무 통합(안)’(이하 ‘통합안’이라 한다)을 마련하여 2011.2.경부터 시행하였는데, 이 사건 노동조합에서는 통합안에 대하여 그 효율성이 의심스럽고, 출발검수 생략으로 열차안전을 저해하며, 철저한 교육이 수반되지 아니한 채 역무원으로 전직한 차량관리원의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였다.

2)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1.5.29. ◯◯◯◯역에서 조합원이 중경상을 입은 재해발생 및 2011.8.10. 조합원 사망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차량관리원을 수송역무원으로 무리하게 업무를 통합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참가인에게 통합안의 폐기나 전면수정을 요구하기 위하여 2011.8.8. 제1차 운수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하고 2011.8.16.부터 별도지침이 있을 때까지 평일 10:00에서 12:00 사이에 전국 주요역 출입구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것을 결정하였다.

3)

위와 같은 결정에 따라 원고는 2011.9.6. 11:00경 ◯◯◯ 2층 맞이방(◯◯◯ 내에 위치하고 있는 시설로서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이 미치는 곳이다)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2~3명과 함께 ‘열차출발 마지막 정비검사 생략, 열차안전이 위험합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하였는데,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위와 같은 시위 진행과 관련하여 사전에 참가인과 협의를 하지 아니하였다(이 사건 노동조합과 참가인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 제11조제2항은 ‘조합은 조합활동에 필요한 제반시설을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공사와 협의하여 이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4)

당시 ◯◯◯ 역무팀장인 박◯◯(원고보다 직위가 높고, 원고 또한 그를 알고 있었다)은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원고를 목격하였고, 이를 제지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다가가 피켓을 들어 옮기려고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와 박◯◯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는데, 원고는 박◯◯의 가슴을 2회 밀치고, 목을 1회 누르고, 허리를 감싸 들어올리고, 팔로 목을 감고 발을 걸어 넘어뜨리려고 하는 등으로 폭행하여 박◯◯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부 염좌, 요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원고와 박◯◯은 위와 같은 일이 있은 직후 상호 폭행혐의로 수원서부경찰서에 고소를 제기하였다.

5)

참가인은 2011.9.7. ‘원고가 참가인의 직원으로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되고, 취업규칙 제8조에 따라 참가인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임에도 2011.9.6. 11:14경 ◯◯◯ 2층 맞이방에서 피켓시위 중 순회 중이던 역무팀장 박◯◯이 맞이방 바깥으로 퇴거를 요구하고, 피켓을 옮기려고 하자 박◯◯을 수차례 폭행하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4호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

6)

참가인의 감사실에서는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조사를 하기로 하였는데, 원고가 2011.9.7.부터 2011.9.14.까지 병가를 신청함에 따라 당초 조사 예정일인 2011.9.8.에는 조사를 하지 못하고 원고의 병가가 종료된 2011.9.15. 원고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2011.9.20.에는 박◯◯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2011.9.27. 위 사건에 관한 조사를 완료하고 2011.9.28. 참가인의 수도권서부본부장에게 위 사건의 내용 및 조치사항(해고)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송부하였다.

7)

원고와 박◯◯의 고소로 진행된 수사와 관련하여 수원서부경찰서에서는 원고에 대해서만 폭행치상죄를 적용하여 검찰에 송치하였고, 수원지방검찰청은 2011.9.29. 원고에 대하여 상해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하였으며, 2011.9.30. 고소인인 박◯◯에게 위와 같은 처분내용이 담긴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 통지서를 발송하였다.

8)

참가인은 2011.9.29. 원고에 대하여 2011.9.30.자로 복직하라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 결국 원고는 2011.9.7.부터 2011.9.29.까지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에 의한 대기발령 상태에 있었는데, 그로 인해 기본 급여에서의 감액은 없었으나, 2011년도 추석에 지급되는 명절휴가비 1,700,000원은 지급받지 못하였다.

9)

참가인은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과는 별도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였는데, 2011.12.7.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해임처분을 결정하였다가 징계재심위원회를 거쳐 2012.3.6. 원고에 대하여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원고는 위 정직 3월의 징계처분에 대하여 별도로 다투고 있다).

10)

한편, 수원지방법원은 2011.11.23. 원고에 대하여 상해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OO*****), 이에 원고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진행된 사건에서는 2012.8.17. ‘원고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고, 과잉방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박◯◯에 대한 상해혐의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원고에게 범죄경력이 없고, 원고의 피켓시위 자체는 적법한 노동조합 활동이며, 박◯◯이 먼저 물리력을 행사하였음에도 처벌받지 않아 처벌의 균형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정상을 참작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선고유예된 형: 벌금 100만 원)을 선고 하였고(수원지방법원 ****◯◯****), 위 판결은 2012.8.25. 확정되었다.

11)

관련 규정

제11조(시설공여 및 편의제공) ① 조합은 조합활동에 필요한 제반시설을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내에서 공사와 협의하여 이용할 수 있다.

나)

취업규칙

제8조(금지행위) 직원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하거나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는 행위

다)

2010.2.1. 전부개정 전 인사규정

제52조(직위해제) ① 임용권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공사의 위상을 현저히 손상시킨 자

2.

징계의결 요구중인 자

3.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해제된 자에 대하여 그 사유가 소멸된 때에는 지체 없이 직위를 부여하여야 한다.

④

임용권자는 직위해제된 자에 대하여 3월 이내 대기를 명할 수 있다.

라)

2010.2.1. 전부개정 후 인사규정(2011.10.12. 한 차례 더 개정되었으나 그 개정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

제46조(직위해제) ① 인사권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거나 담당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게(이하 ‘직위해제’라 한다) 할 수 있다.

1.

직무수행능력이 부족(소속직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포함)한 자

2.

징계의결 요구중인 자

3.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이 청구된 자는 제외한다)

4.

취업규칙 제8조(금지행위)의 위반행위로 직위해제가 필요한 때

②

제1항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해제 된 자에 대하여 3개월 범위내에서 대기를 명할 수 있다. 이 경우 대기명령을 받은 자에게 능력회복을 위한 교육훈련 및 특별한 과제부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③

직위해제 사유가 소멸된 때에는 지체 없이 직위를 부여하여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2, 갑 제2호증의 2, 갑 제3 내지 6호증,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2 내지 4, 갑 제20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인사규정의 불이익 변경 여부

취업규칙의 하나인 인사규정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나, 인사규정을 종전보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를 거치지 않고 불이익하게 변경된 인사규정은 효력을 가질 수 없는바, 2010.2.1. 전부개정된 인사규정 중 직위해제에 관한 규정이 종전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으로서 이에 대해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으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사실 및 증거들에 을 제9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종전 인사규정에서는 ‘공사의 위상을 현저히 손상시킨 경우’에 한하여 직위해제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개정 인사규정에서는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하는 경우’에도 직위해제가 가능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결국 ‘현저히’라는 표현이 삭제되어 직위해제에 관한 인사규정이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와 관련하여 종전 인사규정에서는 ‘공사의 위상을 현저히 손상시킨 경우’에 직위해제를 하도록 한 반면, 개정 인사규정에서는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한 경우로서 직위해제가 필요한 때’에 직위해제를 하도록 함으로써 그 표현 방식이 다르기는 하나, 결국 양 규정은 세부적인 표현방법을 달리하고 있는 외에는(‘위상-명예와 위신’, ‘손상-훼손’은 동일한 개념이다) ‘현저히’와 ‘직위해제가 필요한 때’라는 부분만이 다르다고 보이는데, 종전 인사규정의 ‘현저히’라는 부분의 의미는 공사의 위상을 손상시킨 경우 중 직위해제를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위반 정도가 강하거나 직위해제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 등을 요구하는 규정으로서 개정 인사규정의 ‘직위해제가 필요한 때’라는 의미와 대동소이하다고 보이므로 위와 같은 표현방식의 차이로 인하여 개정 인사규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점, ② 참가인이 2010.2.1. 인사규정의 전부개정과 관련하여 2010.1.18. 이 사건 노동조합에게 그 내용을 검토하고 의견을 제출하여 달라고 요청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러한 참가인의 요청에 대하여 2010.1.22. 인사규정 개정안과 관련하여 의견을 제출하였는데, 직위해제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이 없었던 점, ③ 또한 직위해제와 관련된 개정 인사규정은 종전에 직위해제 사유가 모호하였던 것을 다소 구체화하였고, 그 각 직위해제 사유가 적합성이 있는 등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이고, 이러한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 점(대법원 2004.5.14. 선고 2002다23185, 23192 판결 참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개정 인사규정 중 직위해제에 관한 규정이 종전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으로서 이에 대해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으므로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2)

직위해제 처분사유의 존부

원고에게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한 경우로서 직위해제가 필요한 때’라는 직위해제의 사유가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2011.9.6. 행한 피켓시위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방법이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피켓을 게시하는 등의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고, 비록 그 장소가 참가인의 업무시설이기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공공장소의 성격을 가지는데다가 원고가 그 공간을 일부라도 배타적으로 점거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의 일환으로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이기는 하나(설령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반하여 원고나 이 사건 노동조합이 참가인과 피켓시위의 진행장소인 ◯◯◯ 2층 맞이방 시설을 사용하기 위한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유만으로 그 활동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의 역무팀장인 박◯◯으로서는 위와 같은 원고의 ◯◯◯ 내에서의 피켓시위가 단체협약 등에 반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피켓시위의 장소를 변경할 것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요구할 수 있다고 보이는 등 원고와 박◯◯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원고와 박◯◯은 각자 책임이 있다고 보일 뿐, 박◯◯만이 일방적으로 부당한 요구를 하여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②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는 박◯◯에게 폭행을 행사하여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하였는바, 그 장소가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이어서 많은 승객들이 이를 목격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이를 지켜보는 승객들로서는 참가인의 직원들이 서로 언쟁을 하고 폭행을 하는 것과 관련하여 참가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이므로 원고의 행위는 참가인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보이는 점, ③ 참가인은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별도로 조사를 하여 징계 여부를 결정하려고 하였고, 그 밖에 원고와 박◯◯이 상호 고소를 하여 이에 따른 수사도 진행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에 대한 조사과정이 끝날 때까지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원고에 대해 직위해제 처분을 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④ 원고는 박◯◯에 대한 상해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가 이후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선고유예 판결을 선고 받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데에는 피켓시위의 정당성 외에도 전과가 없는 점이나 박◯◯과의 처벌의 균형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 등 직위해제 사유와 무관한 정상을 참작받았기 때문이라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에게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한 경우로서 직위해제가 필요한 때’라는 직위해제의 사유가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3)

인사재량권 남용 여부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 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고, 단지 당해 직위해제 처분이 근로자에게 가혹하고 다른 근로자의 유사한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처분 등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6.10.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다만, 직위해제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이고,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휴직, 전직,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직위해제 근거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직위해제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직위해제를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직위해제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직위해제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7.2.23. 선고 2005다399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이 적법한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위해제의 사유가 인정되고 달리 절차규정을 위반하는 등의 하자가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 자체는 적법하고, 설령 원고와 박◯◯ 사이에서 형평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이를 사유로 직위해제 처분 자체를 부적법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원고가 직위해제 처분으로 인해 대기발령된 기간은 2011.9.7.부터 2011.9.29.까지로 그 기간 자체가 그리 길지 않고, 그마저도 원고가 2011.9.7.부터 2011.9.14.까지는 병가를 사용하여 실질적인 대기발령 기간은 더욱 짧으며,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고, 그 결과가 나온 직후 참가인이 원고에게 복직명령을 하였으므로 위 대기발령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직위해제 처분으로 인하여 신분상, 경제상 커다란 불이익을 입었다고 주장하나, 대기발령의 유지기간에 비추어 그와 같은 불이익이 매우 커서 원고가 감수하여야 할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은 인사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석준

판사 양순주

판사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