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3. 1. 30. 선고 2012구합22898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근로계약관계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불요식행위로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아니하므로, 서면은 물론 구두에 의한 사직의 의사표시도 효력이 있으나, 사직의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그러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이를 수령할 권한이 있는 상대방을 향하여 발신되고 적법하게 상대방에게 도달되어야 한다.

마을버스 운전기사인 참가인이 배차과장과 배차 문제를 두고 다투는 과정에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두 번이나 표시한 적은 있으나 이는 부당배차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차원, 나아가 다툼이 연속되는 과정에서 홧김에 흥분된 상태에서 배차과장을 상대로 우발적으로 행한 것으로 보일 뿐 정식으로 회사를 향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고, 달리 참가인이 배차과장이 아니라 회사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는지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회사가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전제로 이를 수리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

* 서울행정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2289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OOOO 주식회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보조참가인 : 정OO

* 변론종결 : 2012.12.12.

* 판결선고 : 2013.01.30.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 1993.3.2. 설립되어 위 소재지에서 상시근로자 53명을 고용하여 마을버스 운수업을 경영하는 법인

2)

참가인 : 2010.11.5. 원고에 입사하여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11.12.1.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는 자

나.

불복절차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 : 2012.2.9.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함

2)

중앙노동위원회 : 2012.5.30.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함(참가인의 사직 의사표시가 비진의표시에 해당함을 주된 이유로 삼았음, OO****OO***,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2011.11.28. 원고 소속의 배차과장인 이OO에게 사직의사를 밝혔고, 이OO 과장이 재차 참가인의 사직의사를 확인하였기에 원고는 참가인의 의사를 받아들여 같은 날 참가인을 의원면직(2011.12.1.부)시켰고, 차량배차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여 그 다음날인 2011.11.29. 오전에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하였는바, 참가인의 사직 의사표시는 진의에 바탕한 것으로서 설사 그 이후에 참가인의 사직의사의 철회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효력이 없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종료 되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생략>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0.11.5. 원고와 아래<생략>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고, 2011.11.4. 이후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계속 근무하였다.

2)

원고는 마을버스 운수업을 영위하면서 1번에서 4번까지의 마을버스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데, 1번 노선에 5대, 2번 노선에 9대, 3번 노선에 4대, 4번 노선에 3대 등 총 21대의 마을버스를 운행하다가 2011.11.경 4번 노선의 마을버스 1대를 폐차하고 2번 노선의 3265호 마을버스를 4번 노선에 투입하였다.

3)

참가인은 2번 노선으로 운행되던 위 3265호 버스의 고정기사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원고는 2011.11.5.부터 위 4번 노선의 폐차된 차량을 운행하던 기사에게 참가인이 운행하던 3265호 버스를 배차하였고, 참가인에게는 2011.11.5.부터 고정배차에서 변동배차로 배차조건을 변경하였으며, 12월 배차에서도 변동배차 조건을 유지하였다(원고는 마을버스 1대당 2명씩 총 40여 명의 고정기사를 두고, 그 외 고정기사가 결근이나 연가 등으로 휴무할 경우에 그 버스를 대신 운행할 4~5명의 예비기사를 두고 있다).

4)

참가인은 2011. 10월말경 11월 배차표를 통하여 위와 같이 고정배차에서 변동배차로 변경된 것을 확인하고 배차과장인 이OO에게 ‘다른 사람은 고참 서열에 따라 고정배차를 하면서 나에게는 변동배차를 하여 힘드니 형평성에 맞게 해달라’고 하였으나 이OO 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5)

참가인은 2011.11.28. 14:30경 12월에도 고정배차로 변경되지 아니한 것을 확인한 후 이OO 과장에게 ‘왜 나한테만 이러느냐, 나한테 뭐 서운한 것이 있느냐’고 말하면서 고정배차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거절을 당하였고, 참가인은 그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이OO 과장에게 ‘자꾸 그렇게 하면 다음 달부터 그만두겠다’고 말한 후 오후 근무(15:00부터 24:00까지)를 시작하였다.

6)

이OO 과장이 같은 날 15:30경 운전 중이던 참가인에게 전화하여 ‘정말로 그만둘 것이냐, 신중하게 대답해 달라. 정말 그만두겠다면 보고하여 사직 처리하겠고, 수리되면 번복될 수 없다’고 하자 참가인은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7)

그 후 이OO 과장은 인사담당자인 김OO 관리부장에게 참가인의 의사를 보고하였고, 김OO 관리부장은 참가인에게 직접 사직의사를 확인하거나 사직서 제출을 요구함이 없이 참가인의 의원사직을 수리하되 2012.12.1.부터 사직하는 것으로 된 품의서(갑 제8호증, 이 품의서에는 품의일이 2011.11.28.로 되어 있다)를 작성케 한 후 전결 처리하였다.

8)

참가인은 2011.11.29. 14:00경 출근하여 이OO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제 흥분해서 언성을 높여서 미안하다. 어제 했던 말은 흥분해서 한 말이니 없던 일로 해달라’라고 하였으나, 이OO 과장은 ‘이미 끝난 일이다’라고 답변하였고, 참가인이 다음날인 2011.11.30.에도 출근하여 주차장에서 이OO 과장에게 ‘그제 있었던 일은 미안하고, 없었던 일로 해달라. 근무를 계속하겠다’고 재차 요청하였으나, 이OO 과장은 ‘다 끝난 일이다. 2011.12.1.부터 출근하지 마라’고 대답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3, 5 내지 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김OO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유효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여부

근로계약관계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불요식행위로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아니하므로, 서면은 물론 구두에 의한 사직의 의사표시도 효력이 있으나, 사직의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그러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이를 수령할 권한이 있는 상대방을 향하여 발신되고 적법하게 상대방에게 도달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갑 제4호증을 포함하여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경우 통상 버스 운전기사가 입사하면 예비기사로 배차한 후 고정기사가 퇴직하는 등 결원이 발생하면 운전기사의 입사일이 오래된 순서대로 예비기사를 고정기사로 배차하였고, 일부 차량을 폐차할 경우 고정기사 중에서 입사일이 늦은 순서대로 다시 예비기사로 변경하거나 새로운 차량이 출고될 때까지 폐차된 차량의 고정기사로 하여금 일시적으로 예비기사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관행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2011.11.5.부터 4번 노선의 마을버스 1대를 폐차하면서 폐차된 차량을 운행하던 기사에게는 참가인이 운행하던 마을버스를 배차한 반면, 입사일이 참가인보다 늦은 고정기사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고정기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던 참가인을 갑자기 예비기사로 변경한 것은 위 관행에 반하는 것이어서 참가인이 그 부당함을 호소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은 2011.11.28. 14:30경 11월 배차뿐만 아니라 12월 배차에서도 고정배차로 변동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배차과장인 이OO에게 부당배차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였다가 거절을 당하자 이OO 과장에게 그만두겠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나, 이는 배차과장에게 부당배차를 바로잡아 달라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차원에서 홧김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③ 그 후 약1시간 후인 2011.11.28. 15:30경 이OO 과장이 참가인에게 전화하여 참가인의 의사를 재차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참가인은 그만두겠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나, 그 당시 참가인은 승객들을 싣고 버스를 운행하는 중이라서 이OO 과장의 질문에 정상적인 답변을 하는 것이 극히 곤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불과 1시간 전에 이OO 과장과 배차문제로 다투었던 정황에 비추어 배차과장과의 다툼의 연장선에서 그만두겠다는 말을 또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의 취업규칙 제42조에는 사원이 퇴직을 원하는 경우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사직서에 퇴직 일자가 명시되었는지에 따라 퇴직일을 달리 정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참가인은 원고의 인사담당자에게 정식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사직서를 제출한 적이 없었고, 원고의 인사담당자도 배차과장으로부터 참가인이 그만두고자 한다는 보고를 받은 후 참가인에게 직접 사직의사를 확인하거나 사직서 제출을 요청한 적이 없었던 점(원고의 인사담당자가 참가인이 어떤 경위에서 그만둔다고 하였는지에 관하여 전·후 사정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배차과장으로부터의 보고만 받고 그 즉시 사직처리를 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OO 과장과 사이에 배차 문제를 두고 다투는 과정에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두 번이나 표시한 적은 있으나 이는 부당배차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차원, 나아가 다툼이 연속되는 과정에서 홧김에 흥분된 상태에서 배차과장을 상대로 우발적으로 행한 것으로 보일 뿐 정식으로 원고를 향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고, 달리 참가인이 배차과장이 아니라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는지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고가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전제로 이를 수리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

2)

해고의 정당성 여부

위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는 이상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자료들만으로는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킬만한 정당한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의사를 재차 확인하여 이를 수리하였고 그 다음날인 2011.11.29. 오전에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는 절차까지 진행하였기에 참가인을 다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이 원고에게 직접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킬만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1.11.29. 오전이 아니라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철회한 다음날인 2011.11.30.에서야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그 이유에 있어 부적절한 점은 있으나 결과적으로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석준

판사 양순주

판 사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