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2. 4. 선고 2013구합14689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3. 5. 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13부해205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가운데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 중 90%는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10%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자「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공공기관(준정부기관)으로 상시 약 5,070명의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과 고용보험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고는 1995. 5. 1. 참가인에 입사하였고 2008. 2. 12.경부터 참가인의 서울북부지사에서 B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09. 7. 28. 원고가 재요양 신청 처리 업무를 태만히 하였다는 점 등 다섯 가지 사유를 징계 사유로 들어 원고에게 '해임' 처분을 했다(이하 "2009. 7. 28.자 '해임'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위 '해임' 처분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도 같이 하였으나, 이 사건과 관련이 없으므로 설시를 생략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0. 3. 22. '원고에게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 양정이 과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원고의 복직 등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는 판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위 구제명령에 따라 2010. 4. 30. 원고를 복직시킨 다음 2010. 5. 19. 위 다섯 가지 사유를 들어서 다시 원고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하였다(이하 "2010. 5. 19.자 '정직' 처분"이라 한다).

다.

한편 원고는 2009. 7. 28.자 '해임' 처분을 받고 난 다음 '전국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에 가입하여 활동하였다. 원고는 2010. 4. 26. 서울 광진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였는데, 이 때문에 원고는「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지명통보' 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위 위원회 소속 C와 함께 2010. 7. 8. 서울 광진경찰서에 출석하여 위「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사건에 대하여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경찰관이 조사를 시작하려고 하자 "잘못 없는 사람을 수배 내렸다."라고 말하면서 10여 분간 소란을 피웠고, 조사 진행을 방해하는 C에게 퇴실을 요구하는 경찰관에게 항의하였으며, 경찰관이 증거수집을 위하여 책상 위에 캠코더를 올려 놓자 "캠코더로 왜 찍고 난리야, 이놈들 마음대로 해 봐라."라고 소리치면서 양손으로 캠코더를 집어 들어 바닥에 던져 시가 320만 원에 해당하는 캠코더를 깨뜨렸고, 앉아 있던 철제 의자를 집어 들어 경찰관을 향해 던져 경찰관의 왼쪽 팔 부분을 맞히고 시가 5만 원에 해당하는 책상 유리를 깨뜨렸다. 원고는 즉시 공무집행방해죄와 공용물건손상죄의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2010. 7. 13. 구속되었으며, 2010. 8. 18.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위 각 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를 벌금 500만 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그 판결은 항소와 상고를 거쳐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원고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를 '이 사건 비위 행위'라 한다).

라.

참가인은 2011. 1. 14. 이 사건 비위 행위를 징계 사유로 하여 원고를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비위 행위에 대한 징계 양정은 '정직 3개월'에 해당하지만 원고에게는 2010. 5. 19.자 '정직' 처분의 전력이 있으므로 참가인의「인사규정 시행세칙」제79조 제2항에서 정한 2단계의 징계 가중을 적용하여 원고를 파면에 처한다고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11. 1. 17. 원고에게 '파면' 처분을 하였다(이하 "2011. 1. 17.자 '파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위 '파면' 처분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는데(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도 같이 하였으나, 이 사건과 관련이 없으므로 설시를 생략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위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위 재심판정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2011구합41212호로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소송에서 법원은 2012. 9. 7. 이 사건 비위 행위가 징계 사유로는 인정되지만 이를 이유로 '파면' 처분을 하는 것은 징계 양정이 과하다는 이유로 위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그 판결은 당사자들이 상소를 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참가인은 2012. 9. 19. 위 판결에 따라서 2011. 1. 17.자 '파면' 처분을 취소하고 원고를 복직시켰다. 그런 다음 참가인은 2012. 9. 26. 다시 이 사건 비위 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를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비위 행위가 참가인의「인사규정」제51조 제1호, 제4호와「복무규정」제10조,「윤리규정」제3조를 위반한 행위이고 그에 대한 징계 양정은 '정직 3개월'에 해당하지만 원고에게는 2010. 5. 19.자 '정직' 처분의 전력이 있으므로 참가인의「인사규정 시행세칙」제79조 제2항에서 정한 1단계의 징계 가중을 적용하여 원고를 해임에 처한다고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12. 9. 27. 원고에게 '해임'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 처분"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12. 12. 24. 이 사건 '해임' 처분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2부해3021호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2. 19. '원고에게 징계 사유가 인정되고 징계 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위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13. 3. 6. 위 초심판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2013부해205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5. 15. 위 초심판정과 마찬가지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사.

참가인의「인사규정」,「복무규정」,「윤리규정」,「인사규정 시행세칙」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취업규칙'에 기재된 바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2, 갑 제2호증의 2, 갑 제3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2, 을나 제2, 3, 4호증, 을나 제5호증의 2, 3, 을나 제6호증의 1, 2, 3,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징계 사유의 인정 여부

참가인의「인사규정」제51조에 따르면 참가인은 직원이 참가인의 규정을 위반하거나(제1호)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참가인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제4호) 경우 그 직원에 대해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참가인의「복무규정」제10조에 따르면 참가인의 직원은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참가인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일이 없도록 항상 언행에 유의하고 바르게 실천하여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점, 즉 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과 고용보험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이고 그 업무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고려할 때 참가인의 직원에게는 일반적인 사기업의 근로자보다는 높은 수준의 윤리성·도덕성과 준법 의식이 필요하며「복무규정」제10조는 바로 이러한 윤리성·도덕성·준법 의식을 가질 의무를 참가인의 직원에게 부여하는 규정인데, 원고는 이 사건 비위 행위를 통해 공무집행방해죄와 공용물건손상죄 등을 범함으로써 위와 같은 준법 의무를 어겼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② 설령 원고가 직무와는 무관하게 이 사건 비위 행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복무규정」제10조는 참가인의 직원에게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유지할 의무를 과하고 있고「인사규정」제51조 제4호 역시 참가인의 직원에게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참가인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지 않을 의무를 과하고 있으므로 단지 원고의 비위가 직무와 무관하게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비위가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설령 이 사건 비위 행위가 언론 등을 통하여 외부로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비위 행위의 과정에서 경찰관이나 수사기관에 대한 관계에서 참가인의 명예나 위신이 손상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비위 행위는 참가인의「인사규정」제51조 제1호와「복무규정」제10조 또는「인사규정」제51조 제4호에서 정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징계 양정의 적정 여부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가 당연히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그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대법원 1998. 11. 10. 선고 97누1818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비위 행위만으로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사용자인 참가인과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를 해고한 참가인의 이 사건 '해임' 처분은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임' 처분을 부당해고로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앞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 사건 비위 행위는 직무와 무관하게 발생하였다. 즉 원고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비위 행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2009. 7. 28.자 '해임' 처분에 따른 해고 기간과 2010. 5. 19.자 '정직' 처분에 따른 정직 기간에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에서 참가인의 업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이 이 사건 비위 행위를 했다. 특히 갑 제14호증, 을나 제7호증의 17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참가인이 2008년 12월경부터 2012년 2월경까지 그 직원에 대하여 고용 관계를 종료시키는 '파면' 또는 '해임'의 징계를 한 사례들은 원고에 대한 2011. 1. 17.자 '파면' 처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금 횡령'이나 '금품 수수', '직장 이탈', '직무상 비밀 누설' 등 직무와 관련하여 비위를 저질렀던 경우에 한정되고, 위 기간 동안 참가인이 직무와 무관하게 비위를 저지른 직원에 대하여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한 경우는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직무와 무관하게 발생한 이 사건 비위 행위를 이유로 원고에게 '파면' 또는 '해임' 등 고용 관계를 종료시키는 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볼 여지가 있다.

2)

갑 제4호증의 1, 2, 3,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비위 행위를 할 당시 우울증, 불안감 등으로 충동 조절 장애를 겪고 있었고 이에 따라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비위 행위는 계획적이거나 의도적인 행위였다기보다는 경찰관이 원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을나 제5호증의 2,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비위 행위 과정에서 깨뜨린 캠코더와 유리의 값을 모두 변상하였음을 알 수 있고, 원고가 이 사건 비위 행위에 대하여 벌금 500만 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음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비위 행위에 따른 위법 상태는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비위 행위만으로 참가인과 원고가 고용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3)

원고가 이 사건 비위 행위를 하게 된 데에는 참가인의 잘못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한다. 즉 이 사건 비위 행위는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2009. 7. 28.자 '해임' 처분을 받은 다음 집회 등을 통하여 이를 다투는 과정에서 법을 위반해 수사를 받게 되고 그 수사 과정에서 소란을 피우고 폭행을 하며 기물을 파손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원고에게 한 2009. 7. 28.자 '해임' 처분은 최종적으로 부당한 해고임이 확정되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참가인이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지 않았더라면 원고가 이 사건 비위 행위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여지가 있다. 그러므로 참가인은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함으로써 이 사건 비위 행위의 발생에 일정한 기여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애초에 이 사건 비위 행위를 이유로 원고에게 2011. 1. 17.자 '파면' 처분을 했다가, 법원에서 이를 이유로 '파면' 처분까지 하는 것은 징계 양정이 과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확정되자, 그 처분을 취소한 다음 다시 이 사건 비위 행위를 들어 원고를 해임에 처하는 이 사건 '해임' 처분을 하였다. 그런데 원고는「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이 아닐 뿐만 아니라「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공공기관의 직원에게「국가공무원법」의 징계에 관한 조항을 준용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으므로 참가인이 한 '파면' 처분과 '해임' 처분을「국가공무원법」에서 정한 '파면' 또는 '해임'과 같이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참가인과 원고의 관계는「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관계에 해당하고, 이 관계에서는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 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일체의 행위가 모두「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그 실질은 민사상 '근로 계약의 해지'이다)로 포섭되어(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근로기준법」제23조 제1항 등의 규율을 받는 것이며, 그러한 행위의 명칭이 '파면'인지, '해임'인지, '해고'인지, '면직'인지는 위와 같은 법률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즉 근로관계에서는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를 통해 근로 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처분의 이름을 '파면', '해임', '해고', '면직' 등 가운데 무엇으로 정하였든지 상관없이 그 처분은 모두「근로기준법」상 '해고'로서 민사상 근로 계약을 해지하는 효력을 가져올 뿐이고,「국가공무원법」,「사립학교법」등에서처럼 '파면'과 '해임' 사이에 그 효력의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서 '파면'과 '해임'의 효력을 다르게 정하여 그 경중에 차이를 두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인사규정」제52조는 '징계의 종류 및 효력'을 정하면서 "'파면'과 '해임' 시는 직원의 신분을 즉시 해제한다."라고 규정하여 '파면' 처분과 '해임' 처분의 효력을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정하고 있고, 달리 위 두 처분의 효력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피고나 참가인은「국가공무원법」등 법령에서 '징계로 파면 처분을 받은 때에는 그로부터 5년, 해임 처분을 받은 때에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위 두 처분의 효력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파면'이나 '해임'은「국가공무원법」이나「사립학교법」등 법령에 근거해 이루어진 징계인 '파면'이나 '해임'을 의미하는 것일 뿐 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취업규칙에 따라 근로자와의 근로 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징계로서「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 '파면'이나 '해임'을 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근로 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징계의 이름은 '파면', '해임', '해고', '면직' 등 여러 명칭들 중에서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을 통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인데, 사용자가 그 이름을 무엇으로 정했는지에 따라 위 법령의 적용 여부가 달라지고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데 제한을 받는지가 결정된다는 것은 위 법령의 취지를 벗어난 타당하지 못한 해석이기 때문이다(예컨대 같은 비위 행위를 하여 징계해고를 당했어도 취업규칙에서 징계해고를 '파면' 또는 '해임'이라는 이름으로 규정하고 있는 회사 소속 근로자는 공무원 임용에 제한을 받고, 이를 '해고'나 '면직' 등 다른 이름으로 규정하고 있는 회사 소속 근로자는 그러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기이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또한 피고나 참가인은 참가인의「인사규정」제14조에서 '징계에 의하여 파면 처분을 받은 때부터 5년, 해임 처분을 받은 때부터 3년을 지나지 않은 사람은 참가인의 직원에 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이 하는 '파면' 처분과 '해임' 처분의 효력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위 규정의 '파면'이나 '해임'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위에서 본 법령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징계로서의 '파면'이나 '해임'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설령 이와 다르게 보아 적어도 참가인이 하는 '파면' 처분과 '해임' 처분이 피징계자가 참가인의 직원으로 다시 채용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는 효력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효력 차이는 '파면' 처분 또는 '해임' 처분에 따른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파면'이든 '해임'이든 참가인이 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는 그 해고 당시를 기준으로 근로자인 원고에게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이 있는 사유가 존재하였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그 해고 이후에 원고가 참가인의 직원으로 다시 채용될 때 얼마만큼 제한을 받는지는 해고의 정당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사건 비위 행위가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해고 이후에 원고가 채용기간의 제한을 5년간 받는지 3년간 받는지와 상관없이 그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참가인이 이 사건 비위 행위를 들어 원고를 해고하는 것이 정당한 해고인지를 따지는 과정에서 참가인이 그 해고를 '파면'의 방식으로 하였는지 '해임'의 방식으로 하였는지는 판단의 요소에 아무런 차이를 가져오지 않는다. 따라서 앞서 확정된 2011. 1. 17.자 '파면' 처분에 대한 판결에서와 같이 이 사건 비위 행위를 이유로 원고에게 '파면' 처분을 하는 것이 지나친 징계라고 본다면, 이를 이유로 '해임' 처분을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지나친 징계라고 보아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서범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