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3. 8. 22. 선고 2013구합168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용자가 이를 수리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처리된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인 ‘사직’에 해당하거나 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인 ‘합의해지’에 해당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인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나, 다만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고 사용자가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민법 제107조제1항), 사용자의 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이고 근로자가 이를 이유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취소한 경우(민법 제110조제1항)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되는 것이므로, 결국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이 되어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한 것이 된다.

2.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여기서 말하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원고는 귀국비용을 지급받기 위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것이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가 원고가 요구한 귀국비용이 지급되지 아니하자 참가인으로부터 이를 회수하였고 위 귀국비용이 지급되자 다시 참가인에게 이를 제출한 점, 원고는 위 사직서 수리 후 참가인에게 퇴직위로금 등의 지급을 요구하여 이를 지급받기도 한 점을 종합하면, 원고는 당시의 상황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라고 하려면 상대방이 불법으로 어떤 해악을 고지함으로 말미암아 공포를 느끼고 의사표시를 한 것이어야 하는바, 여기서 어떤 해악을 고지하는 강박행위가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강박행위 당시의 거래관념과 제반 사정에 비추어 해악의 고지로써 추구하는 이익이 정당하지 아니하거나 강박의 수단으로 상대방에게 고지하는 해악의 내용이 법질서에 위배된 경우 또는 어떤 해악의 고지가 거래관념상 그 해악의 고지로써 추구하는 이익의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부적당한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다.

원고가 참가인에게 귀국비용 지급을 요청하자 참가인은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면 귀국비용을 지불해주겠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되나, 참가인이 원고에게 귀국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는 이상 참가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한 것이 위법한 강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

* 사 건 : 2013구합168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B

* 변론종결 : 2013.07.04.

* 판결선고 : 2013.08.2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근로자 111명을 사용하여 원자력 개보수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5.3.2.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09.5. 참가인의 계열사인 D 주식회사(이하 ‘D’라고 한다)로 전적되어 근무하다가 2010.6.1. 다시 참가인으로 전적되었고, 2010.6.10.부터 중국 북경 소재 참가인의 중국합작법인인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에 주재원으로 파견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다.

참가인은 2012.3.1. 원고를 본사로 대기발령하였고, 원고는 2012.3.23. “사업축소에 따른 정리해고”라고 자필로 기재한 사직서를 참가인에게 제출하였으며, 참가인은 이를 수리하여 2012.3.31. 원고를 퇴직처리하였다.

라.

원고는 2012.6.2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부산지노위’라고 한다)에 원고가 2012.3.31.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F)을 하였고, 부산지노위는 2012.8.22. “참가인은 사직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귀국비용의 지급을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2.9.11.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위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C)하였고, 중노위는 2012.12.10. “원고가 사직서 제출 당시 사직의 의사표시를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귀국제비용 등을 지급받고 사직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고, 사직서 제출 당시 참가인의 기망 또는 협박이 있었고 원고가 그로 인한 착오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였음을 인정할만한 근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에게 당연히 지급하여야 하는 귀국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사직을 조건으로 이를 지급하겠다고 하여 원고는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것이므로, 위 사직서 제출은 비진의표시 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무효이고, 따라서 참가인은 2012.3.31. 원고를 해고한 것이며,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인바,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05.6. 중국 북경에 E를 설립하여 액상탄소나노를 이용한 배터리 사업과 유화유 사업을 하면서 2010.6.1.자로 원고를 기술담당자로 선임하여 주재원으로 파견하였고, 원고는 결혼 이민자인 아내를 동반하여 출국하였으며 가족 이사비용 등 출국비용은 모두 참가인이 지급하였다.

(2)

참가인의 결산보고서상 2011년도 자산총계는 803억 원, 부채총계는 1,291억 원, 자본총계는 -488억 원, 이익잉여금은 -636억 원이며, 당기 순손실액은 2010년도는 531억 원, 2011년도에는 387억 원이다.

(3)

참가인은 회사의 경영이 자본잠식상태에 처하게 되자 2011.8. 12 당시 주력 사업부문인 원자력 관련 사업부문에 관하여 주식회사 G과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고 2012.1.31.까지 자산 실사작업을 거쳐 영업을 양도하였다.

(4)

참가인은 주력 사업부문을 타사로 양도하여 건설업 부문만 남고 상시고용 규모도 당시 800여 명에서 111명으로 줄어들면서 E도 축소하기에 이르게 되자 2012.2.29. 15:00경 원고를 같은 해 3.1.자로 본사 경영지원본부로 대기발령하였다.

(5)

참가인은 위 인사발령 시 원고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고, 원고는 위 인사발령 직전인 2012.2.29. 10:00경 중국 아파트 임대료(2012.3.21.부터 2012.6.20.까지 3개월분 196만 원)를 지급하였다.

(6)

참가인의 H 상무는 2012.3.8. 본사로 복귀한 원고에게 그간 회사의 전반적인 사정을 설명하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탄소나노 및 첨가유 제조 관련 부분은 사업을 이미 포기한 상태이므로 사직하면 어떻겠냐?”고 말하며 사직을 권고하였다.

(7)

원고는 2012.3.13. 참가인의 대표이사 I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계속 근무의사를 밝혔으나,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자 귀국비용 838만 원[= 북경에서 한국으로 이사비용 450만 원 + 중국 아파트 임대료(3개월) 196만 원 + 입주자 이사비용 150만 원 + 2012.3.8. 일시귀국비용 42만 원]과 원고 및 배우자의 항공권 비용 지급을 요구하였다.

(8)

원고는 2012.3.10.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본사에 출근하면서 계속 근무의사를 밝히고 귀국비용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귀국비용을 지불해주겠다”고 말하자 2012.3.22. 참가인의 사직서 양식에 “사업축소에 따른 정리해고”라고 기재한 다음 작성일자를 “2012.3.31.”로 기재하고 서명하여 H 상무에게 제출하였다(이하 위 사직서를 ‘이 사건 사직서’라고 한다).

(9)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참가인이 귀국비용을 곧바로 지급하지 아니하자 2012.3.22.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직서를 회수하였고, 참가인이 2012.3.23. 원고에게 귀국비용조로 824만 원을 지급하자 다시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며, 참가인은 이를 수리하였다.

(10)

원고는 “잔여퇴직금, 3월 급여, 연차수당을 4.12. 급여와 함께 지급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하여 H 상무로부터 직인과 인감을 날인받았고, 참가인은 원고에게 2012.3.26., 같은 해 4.12., 같은 해 5.17. 3회에 걸쳐 원고 및 배우자의 항공료 및 퇴직위로금 등 합계 12,740,77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10.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용자가 이를 수리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처리된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인 ‘사직’에 해당하거나 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인 ‘합의해지’에 해당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인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나, 다만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①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고 사용자가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민법 제107조제1항), ② 사용자의 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이고 근로자가 이를 이유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취소한 경우(민법 제110조제1항)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되는 것이므로, 결국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이 되어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한 것이 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표시 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살펴본다.

(2)

비진의표시 해당 여부

(가)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여기서 말하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4.25. 선고 J 판결).

(나)

참가인이 H 상무를 통해 2012.3.8.부터 지속적으로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나, 원고는 그 주장에 의하더라도 귀국비용을 지급받기 위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것이고, 원고는 2012.3.22.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가 원고가 요구한 귀국비용이 지급되지 아니하자 참가인으로부터 이를 회수하였고 위 귀국비용이 지급되자 다시 참가인에게 이를 제출한 점, 원고는 위 사직서 수리 후 참가인에게 퇴직위로금 등의 지급을 요구하여 이를 지급받기도 한 점을 종합하면, 원고는 당시의 상황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해당 여부

(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라고 하려면 상대방이 불법으로 어떤 해악을 고지함으로 말미암아 공포를 느끼고 의사표시를 한 것이어야 하는바, 여기서 어떤 해악을 고지하는 강박행위가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강박행위 당시의 거래관념과 제반 사정에 비추어 해악의 고지로써 추구하는 이익이 정당하지 아니하거나 강박의 수단으로 상대방에게 고지하는 해악의 내용이 법질서에 위배된 경우 또는 어떤 해악의 고지가 거래관념상 그 해악의 고지로써 추구하는 이익의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부적당한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3.23. 선고 K 판결).

(나)

원고가 참가인에게 귀국비용 지급을 요청하자 참가인은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면 귀국비용을 지불해주겠다”고 말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나, 참가인이 원고에게 귀국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는 이상[원고가 중국에 파견 근무를 나갈 당시 출국비용을 참가인이 지급하였다는 점이나 원고가 제출한 갑 제6호증(D 해외현지법인 복무규정)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한 것이 위법한 강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소결론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한

판사 곽상호

판사 지창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